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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저출산: 전 세계 출산장려금은 과연 효과 있을까?

세계 많은 나라들이 출산 장려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하지만 과연 효과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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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etty Images

세계 많은 나라들이 출산 장려를 위해 다양한 형태의 지원금을 제공한다. 하지만 과연 정말 효과가 있을까?

꽤 오랫동안 핀란드, 프랑스, 한국 그리고 이란 같은 나라들은 여성들의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왔다. 그 중 대부분이 금전적인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었는데, 이 같은 금전적인 보상만으로는 출산 장려 효과가 없다는 사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나라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세계는 지금 출산율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 한 주 보도된 두 개의 뉴스만 보더라도 세계 강대국들이 이 문제에 대해 얼마나 우려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지난 16일,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여성들이 아이를 더 많이 가지도록 설득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다. 러시아 여성들은 이제 첫 아이 출산 시에는 7600달러(약 900만 원), 둘째 아이 출산 시에는 2500달러(약 300만 원)를 받게 된다.

같은 날, 중국에서는 2019년 출생한 아이들의 수가 60년 만에 가장 적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이렇게 출산율이 급감하는 만큼, 노령화 현상은 가속화되고, 국민이 노화될수록 국가가 부양해야 할 은퇴 노인의 수는 느는데, 세금을 낼 젊은이들이 줄어들기 때문에 출산율 감소를 겪는 수 많은 국가들은 시름이 깊어갈 수밖에 없다.

베이비 보너스

출산율 감소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이런 문제를 겪는 국가가 중국과 러시아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도대체 사람들은 왜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하는 걸까?

러시아는 2007년부터 출산지원금 제도를 도입했다. 처음에는 둘째와 셋째 아이에 대해서만 지원금이 나왔는데, 거의 전혀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출산율은 계속 곤두박질쳤다.

중국 정부는 2015년 마침내 악명 높던 '한 자녀 정책'을 폐기했고 이에 따라 베이비 붐이 불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그 해 출산율은 아주 미세하게 증가했을 뿐이었다.

중국과 다른 나라들의 출산률 비교

출처BBC

아시아가 준 교훈

이미 아이를 적게 낳으려고 결심한 사람들의 마음을 돌려놓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한국 역시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겪는 나라다. 2019년 집계된 한국의 출산율은 여성 한 명당 0.89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한국의 인구는 1970년대 이후 꾸준히 감소해왔다. 그리고 지난 10여 년간 한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700억 달러(약 81조 4600억 원)가 넘는 돈을 출산 장려금으로 쏟아 부으며 모든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한국에서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지예 씨는 BBC에 "아이를 갖는 데 별로 관심이 없었다"고 말한다. 하지만 부모님들의 성화에 못 이겨 결국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다고 했다. 그는 정부 지원금은 자신의 결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아이를 더 가질 생각은 없다고 했다.

출처AFP

또다른 한국 여성인 유인애 씨는 BBC에 "아이를 낳게 되면 나타날 몸의 변화가 두렵다"면서 "커리어가 무너지는 건 아닌지도 걱정"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를 낳을 생각을 못하는 이유는 너무나 많다"며 "천정부지로 치솟는 집값과 사교육비, 그리고 미세먼지 같은 환경문제도 너무 심각하다"고 말했다.

또 "한국 사회는 모성애에 대한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있어 도저히 그 기대에 부응할 자신이 없다"면서 "출산을 하면 딸려오는 금전적 보상은 자신의 생각을 바꾸는데 어떤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비 엄마들은 산전 지원금을 받는다. 아기가 태어나면 매달 2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이 나오는데, 아이를 더 많이 낳을수록 이 금액은 더 늘어난다. 또 공공보육 시설들이 있고, 사설보육 시설에 대한 보조금도 존재한다.

하지만 출산 장려를 위해 아무리 많은 돈을 쏟아 부어도 출산율은 증가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뜨거운 교육열

하지만 이는 그저 시작에 불과하다.

세 자녀를 둔 김예은 씨는 BBC에 "한국의 교육열은 아주 뜨겁고 사교육비에 들어가는 돈이 너무 많다"고 말했다. 정부로부터 받는 지원금이 제법 되지만 세 아이의 교육비에 들어가는 돈을 충당하기엔 충분치 않다고도 덧붙였다.

그는 "정부가 이 같은 사교육비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아이를 낳기로 결정하는 일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쟁이 심한 한국의 직장 문화도 한몫한다.

2살배기 아이를 키우고 있는 김지예 씨는 "애를 하나 더 낳고 싶지 않다"면서 "한 명 키우기도 힘들어 지금 아이에게만 집중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역시 정부 지원금을 받고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그래도 그는 복지제도가 잘 갖추어져 있는 회사를 다니고 있어서 운이 좋은 편이라고 했다. 출산과 육아를 위해 총 16개월 정도의 휴가를 쓸 수 있었고 회사에는 직장 어린이집도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런 제도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은 흔치 않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주변 눈치 때문에 출산 후 최소한의 기간만 쉬고 회사로 돌아가야 하는 친구들을 많이 봤다"면서 "적극적으로 출산 휴가나 육아 휴가를 쓰도록 해주는 회사는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만의 특수한 상황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웃국가인 일본과 중국에서도 비슷한 패턴을 찾아볼 수 있다.

여성들의 교육 수준이 올라가고 사회 활동이 늘면 아이를 갖는 일은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게 된다. 또 현실적으로 아이를 갖는 일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우루과이, 태국, 이란처럼 서로 멀리 떨어진 나라들도 한번 떨어진 출산율을 다시 올리기 위해 발버둥을 치는 모습이다.

작은 성과들

곳곳에 퍼져있는 커뮤니티에서 지역 사회에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발견했다.

일본에 있는 작은 마을에서는 충분한 지원금 제공을 통해 지난 9년간 출산율을 여성 한 명당 1.4명에서 2.8명으로 두 배 끌어 올린 경우도 있었다. 핀란드의 레스티제비 마을은 아이 한 명당 1만1000유로(약 1400만 원)를 지원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작은 마을에서 아이들이 많이 태어난다고 해도 이들이 자랐을 때 대학 진학이나 일자리를 위해 대도시로 이주할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대도시들의 높은 생활비는 그 어떤 것보다도 효과적으로 피임을 부추기는 요인이다. 유럽의 작은 나라 에스토니아도 출산 장려금에 어마어마한 투자를 한 결과 출산율이 약간 증가했다.

에스토니아에서 세 명의 자녀를 둔 가족의 경우 한 달에 576달러(약 70만 원) 정도의 지원금을 받는다. 그러나 옥스퍼드 대학의 고령화 연구팀의 리슨 박사는 "솔직히 완전히 돈 낭비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학생들에게 "사람들은 왜 아이를 더 낳으려고 할까?"라고 묻는다고 했다.

출산율 감소는 새롭게 등장한 문제가 아니라고 그는 덧붙였다. 유럽에서는 이미 40년 전부터 출산율이 감소하기 시작했고, 그런 추세는 교육과 사회 활동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높아질수록 점점 더 많은 개발도상국으로 퍼져 나갔다.

그는 또 "일부 사람들의 생각은 바꿀 수 있을지 몰라도 지금의 사회적 수준을 고려하면 이러한 현상을 되돌릴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다.

출산율 높이는 데 돈을 쓰는 이유

대부분 선진국들의 경우, 인력 부족 문제는 이민자들을 받으면 해결된다. 전 세계적으로 보았을 때 젊은이들의 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들과 파키스탄, 인도 같은 나라들의 인구는 여전히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국수주의를 표방하거나 혹은 외국인 혐오증이 있는 일부 지도자들은 바로 이 부분을 두려워한다. 지난주, 헝가리 총리인 빅토르 오르반은 헝가리의 모든 불임 센터들을 국유화한 뒤 앞으로 모든 헝가리 국민들에게 인공수정 시술을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서 작년에는 4명 이상의 자녀를 가진 여성에게 세금 면제 혜택을 부여하기도 했다.

출처Getty Images

오르반은 출산 장려 정책의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 기독교 신앙을 가진 백인 아기들이 더 많아져야 한다는 것이 그것이다.

그는 "우리 사회가 다문화 되고 섞이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우리만의 피부색, 전통, 문화가 다른 문화, 다른 인종, 다른 전통과 섞이는 것이 싫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의 계획이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헝가리에서는 지난 2005년부터 출산 장려금 정책이 도입되었지만 효과는 없었다. 오히려 헝가리 젊은이들이 유럽의 다른 지역들로 이주하는 일이 증가했을 뿐이다.

결국 아이를 가지는 가족들에게 돈을 주는 것은 여성들의 사회 진출 욕구라는 본질적인 문제의 해결책이 되어주지 않는다. 스웨덴과 프랑스의 경우, 직장을 가진 엄마들이 충분한 출산 휴가를 누리고 걱정 없이 직장으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정책들은 물론, 무료 공공보육 시설과 마음 편히 부모가 될 수 있는 직장문화 정착 같은 사회 안전망을 제공함으로써 출산율을 유럽 평균 이상으로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직접적인 현금 제공보다는 실질적으로 아이를 낳고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다양한 지원책들이 제공되어야만 '출산율 증가'라는 모두의 염원을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이다.

추가취재 : 이윤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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