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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불시착'의 북한 고증은 '장난 아니다'

"드라마를 통해 '북한이라는 존재가 옆에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것 같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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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사랑의 불시착'은 북한 출신인 곽문안 작가가 보조 작가로 참여했다

"드라마를 통해 '북한이라는 존재가 옆에 있었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해주는 것 같아 좋다."

평양 출신인 김준혁 씨는 케이블 채널 tvN과 넷플릭스에서 방영 중인 로맨틱 코미디 '사랑의 불시착'을 챙겨본다.

그는 핵 도발이나 북한 김정은 위원장에 대한 뉴스 보도가 아닌 유명 배우들이 등장하는 로맨틱 코미디는 "북한 주민들의 실제 생활을 접할 수 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사랑의 불시착'은 북한 출신인 곽문안 작가가 보조 작가로 참여하고, 다수의 탈북인에게 자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월 9일, '사랑의 불시착' 제작 발표회에서 연출을 맡은 이정효 감독은 "처음에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이야기만 듣고 시작했다. 그리고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북한이구나'라는 생각에 가능할지 의문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대본을 보니 유쾌하고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였다"라고 드라마의 장르를 강조했다.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6%대 시청률에서 시작한 '사랑의 불시착'은 19일 방송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14.6%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탈북민이 본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만 수십 개다

"탈북민이 본 '사랑의 불시착'"

"탈북민이 본 '사랑의 불시착'"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올라온 영상만 수십 개다. 실제 북한에서 산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드라마에서 그린 북한 주민들의 모습에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탈북자 출신 주성하 기자는 SNS에 "고증이 장난 아니다"라며 실제 드라마 자문을 누가했는지 궁금하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유튜브 '난세 일기'를 운영하는 탈북인 김준혁 씨는 실제 '사랑의 불시착'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했다.

그는 평양에서 태어나 평양외국어학원과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영어를 전공하고 2012년 중국 유학 중 탈북했다.

김준혁 씨는 실제 드라마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유튜버 윤설미 씨와 함께 '사랑의 불시착' 리뷰를 진행했다

2018년 7월 처음 자문 요청을 받았다는 그는 북한 엘리트의 삶과 유학생의 삶에 대한 얘기를 주로 했다고 말했다.

"총 3번, 제작진과 직접 만났던 것 같다. 한번 만나면 약 6시간씩 길게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카톡으로도 추가 질문을 여러 번 받았다."

극 중 북한의 총정치국장의 아들인 리정혁 대위와 평양백화점 책임자의 외동딸인 서단은 해외 유학을 다녀온 북한 엘리트로 등장한다.

북한에서도 자비 유학을 갈 수 있나?

북한에도 국가가 모든 비용을 대주는 국비 유학생뿐 아니라 개인이 부담해 외국에 공부하러 가는 자비 유학생이 있다.

극 중 서단은 러시아에서 10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유학파 첼리스트로 등장한다.

극 중 서단은 러시아에서 10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유학파 첼리스트로 등장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통계자료에 따르면, 북한에서 중국으로 유학 가는 학생들은 학사, 석사, 박사, 연수생 포함 매년 약 400명으로, 이공계 전공이 주로 많다.

실제 자비로 중국 유학길에 올랐던 김준혁 씨 또한 대부분의 국비 유학생은 이공계 전공이라고 설명했다.

"인문계열 전공자의 경우, 국비 유학길에 오르기 어렵다. 하지만 정부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모두 충족하고, 자비로 유학비로 조달할 수 있으면, 충분히 해외로 유학을 하러 갈 수 있다."

예로 극 중 서단은 러시아에서 10년간의 유학 생활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온 유학파 첼리스트로 등장한다.

러시아 교육과학부 자료를 보면, 2019년 10월 기준 북한 유학생은 146명으로 이는 2018년의 84명보다 70%가량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2019년 기준, 미국 대학교에서 공부한 북한 국적 유학생은 2명에 불과했다.

한국 드라마에 등장한 장마당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2018년 북한 정부가 허가한 공식 장마당만 적어도 436개에 달한다고 보고했다. 여기 불법으로 운영되는 시장까지 합치면 훨씬 더 많은 시장이 전국적으로 퍼져있다고 예상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장마당이다 보니 '사랑의 불시착'에도 장마당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예로 2회에서 리정혁이 남한 사람인 세리를 위해 장마당에서 한국 샴푸와 린스, 속옷 등을 사는 장면이 나온다.

'사랑의 불시착'에 장마당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장마당에서 리정혁이 머뭇거리자 상인은 외부에 진열된 상품이 아닌, 매대 밑에 숨겨 둔 "아랫동네" 물건을 보여주며, 당당하게 "뭐로 드릴까요?"하고 묻는다.

2011년에 탈북한 제시는 이 장면을 보고 정말 실제 장마당과 유사하게 표현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양강도 혜산 출신인 제시는 "장마당에 가면 올리브영처럼 화장품이 몇백 개 있지는 않아도 장사하는 사람들은 20~30대의 취향을 안다. 스킨, 로션, 립스틱, 향수, 파운데이션 쿠션 등 기본적인 한국 제품은 장마당에서 구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드라마에서는 매대 밑에 한국 상품을 숨겨놨다. 그러나 제시는 좋은 외국 화장품의 경우, 안전하게 집에 물건을 두고 판매를 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갑자기 단속반이 들이칠 수도 있기 때문에, 장마당에서 그렇게 많은 외제 물건을 진열할 수 없다. 매장에는 샘플용으로만 조금 구비해 놓고, 진짜 화장품 사는 사람들은 집에 가서 물건을 봤다."

원두 커피, 외국 향초 등 북한에서 쉽게 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물건들을 극 중 장마당에서 다 구할 수 있다

그는 혜산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성 때문에 외국 물품을 흔히 접할 수 있었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일반 시골 장마당에서는 북한에서 나오는 공산품 외에 외국 화장품을 손쉽게 구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혜산, 평성, 개성 등 큰 시장들 같은 경우에는 10년 전에도 다 암암리에 구매가 가능했다."

북한의 인권 실태

'사랑의 불시착'이 로맨스물이다 보니 북한 내 이런 인권 침해 내용을 상세히 담고 있지 않다. 이정효 감독은 드라마 제작 발표회 당시 "드라마상에서 북한이라는 나라를 캐릭터들의 로맨스를 위한 한정된 공간이자 재미를 위한 상황적 요소로 받아들여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한 바 있다.

북한의 인권 침해를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북한인권 결의안은 2005년부터 유앤 총회에서 채택되고 있다.

미국 정부가 발행한 '2018 인권보고서'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 사이 북한에서 340건의 공개처형이 이뤄졌고 전기 충격이나 물고문, 폭행 등이 자행됐다.

김준혁 씨는 드라마가 북한 정권을 미화했다기보다는, "사람간의 사랑"을 담은 드라마인 것 같다면서, 그래도 드라마가 "북한에 관해 한국에서 잘 몰랐던 부분들을 전달해주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극 초반 마을에 정전 되는 모습이 여러 차례 등장했다

예로 심각한 전력난에 시시때때로 나는 정전과 일반 가정에서 자전거로 불법 발전기를 돌리는 장면은 북한의 경제난을 보여준다.

'귀때기'로 불리는 도청감실 소속 군인의 등장은 북한 정권이 어떻게 서로를 감시하고 믿을 수 없게 만들어 주민들을 통제하는지 잘 보여준다.

제시는 한국에서 시청자들이 드라마를 보고 '북한 사람들도 저렇게 평범하게 하루하루를 보내겠구나'라는 생각에서 멈추지 않고, "북한 사람들에게는 이동의 자유나 발언의 자유 같은 가장 기본적인 인권도 보장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도 한번 생각해봐 주셨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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