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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아들을 휴대전화에서 떼어놓기 위해 몽골에 데려간 아버지

10대들이 전화기를 놓고 이야기에 집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이미 클라크는 이 해답을 찾기 위해 몽골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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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이미 클라크와 아들 코베

출처Jamie Clarke

모험가인 제이미 클라크는 몽골의 외진 골짜기를 오토바이로 내달렸다. 머릿속에는 여러 가지 생각이 떠돌았고, 마음속에는 웅웅거리는 엔진 소리와 바람 소리가 메아리쳤다.

몇 시간 후, 그는 헬멧을 벗고 지도를 꺼냈다. 고독과 풍경, 자신의 운명을 짊어지고 있다는 느낌 등. 이것이 그가 사랑하는 모험의 묘미다.

뒤이어 그의 18살 아들이 오토바이를 타고 와 멈춰 섰다. 아들에게는 방금까지 이어진 장거리 운행의 의미가 달랐다. 그에게는 고독 속에서 생각하는 것은 새롭고도 불안한 일이었다.

"정말 끔찍했어요. 내 머릿속을 그렇게 놔둘 수는 없었거든요."

하지만 이것이 바로 부자가 이 모험을 시작한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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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amie Clarke

제이미는 스키를 타고 트레킹을 하는 산악인으로 평생을 살아왔다. 그런데 어느 날인가부터 앨버타주 캘거리에 있는 집에서 늘 전화기만 붙잡고 있는 아들 코베와 교감을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이 상황의 책임이 일정 부분은 자신에게도 있다고 느꼈다. 그 역시 다른 이들처럼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고, 아들이 어렸을 때는 아들과 함께 블랙베리폰으로 게임을 즐기기도 했었다.

그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개인적으로 혹은 가족 차원에서 오늘날 우리가 어떤 것에 중독되어 있다면, 그것은 우리가 만들어낸 것"이라고 말했다.

"휴대전화는 멋진 도구입니다. 하지만 우리가 그것을 통제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것이 우리를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 그의 50세 생일을 기념해 가족과 스키 여행을 떠났을 때였다. 와이파이도 없고, 휴대전화 수신도 잘 안되는 외진 곳이었다.

코베는 BBC에 "휴대전화가 없는 주말을 경험해 본 적이 없었기 때문에, 당시 여행은 몹시 이상했다"고 말했다. 스냅챗이나 인스타그램이 없으면 친구들이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기에, 여행을 가는 게 비참하게 느껴졌고 심지어 화가 났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그의 아버지는 기술의 발전으로 가정 내에 생기는 부정적 영향을 따져보고, 어떻게 이에 대처할까를 생각하기 시작했다.

오랫동안 오토바이로 몽골 횡단을 꿈꿔왔던 그에게 한 가지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이제 아들도 충분히 성장했으니, 아들과 함께하면 어떨까?'

약 1년 전 그가 아들에게 제안을 했을 때, 아들은 그의 뜻을 따라주지 않았다.

코베는 "재빨리 '아니오'라고 말했다"고 했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몽골 여행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준비도 많이 하신 것 같고, 가보면 매우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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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Jamie Clarke

코베는 오토바이 면허를 땄고, 아버지와 함께 장거리 여행 훈련을 했다. 아버지는 에베레스트산을 두 번이나 올랐지만, 산에 가본적이 없는 코베는 등반 훈련도 해야 했다.

7월 28일 여행이 시작됐다. 부자는 한 달 동안 오토바이, 말, 낙타 등으로 2200km (1367마일) 몽골을 가로질렀다.

여정 중간중간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만도 했지만, 부자는 여행을 모두 마칠 때까지 자제했다. 코베는 휴대전화를 손에서 내려놓는 것이 도전이었다고 했다. 그는 "나는 항상 내 휴대전화에 사로잡혀 있었다"고 말했다.

"모든 건 지루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지루할 때는 유튜브를 보거나 넷플릭스를 볼 수 있죠. 그런데 (몽골을 여행하다 지루함을 느끼면) 별을 보면서 엄지손가락을 만지작 거리게 되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나 그는 아버지를 더 잘 알게 된 것 역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특히 길 위의 천막에서 함께 자거나 요리를 하며 커다란 유대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일터나 가정에서 벗어나 있을 때의 아버지가 우리 세대와 가깝게 행동한다는 점에 놀랐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제이미 역시 아들과 전형적인 부자관계로 얽매여있지 않을 때, 아들이 얼마나 성숙한지를 깨닫게 됐다.

"여행은 아들을 새롭게 보게 해줬어요. 그전에는 자기가 먹은 그릇을 치우지도 않고, 테이블에 자켓을 두고 다니는 아이로만 생각했죠."

그는 "한 명의 젊은 청년으로 발돋움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부담감 속에서도 잘 해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몽골의 산맥

출처Jamie Clarke

비영리 단체인 커먼 센스 미디어의 자녀교육 담당 에디터인 캐롤라인 노어는 자녀들과 유대감을 쌓기 위해 세계 반대편으로 갈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그녀는 미디어와 기술을 주제로 부모들을 교육하고 있다.

그녀는 "부모들은 일년내내 집안에 텔레비전 화면이나 휴대폰 화면을 보지 않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면서 "특히 휴가 시즌에는 이런 게 더 쉽다"고 말했다.

오프라인 게임이나 산책을 함께 하거나, 하다못해 영화라도 함께 보는 등 전자기기를 이용하지 않는 시간을 만들어 최대한 자녀와 함께 재미있는 활동을 해보라는 것이다.

휴일에 소파에 누워 손을 뻗어 휴대전화를 집는 일은 쉽다. 하지만 노어는 아이들이 따라했으면 하는 행동을 모델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정말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이 왜 가치있는 일인지를 부모들이 소통하는 것"이라며 "휴대전화로 타인과 연결하는 것 대신에 플러그를 뽑은 채 시간을 보내는 것이 왜 가족에게 소중한 가치인지를 깨닫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 가족이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나는 지금 휴대전화를 껐다'고 말해보세요."

노어는 기술을 악마로 만들지 않는 것, 기술을 사용하는 아이들을 해롭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코베

출처Jamie Clarke

그녀는 "많은 부모가 미디어가 아이들의 행동을 변화시키고 있다는 점을 걱정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 아이들이 대중문화에 관심을 갖고 가족과의 시간에 관심을 덜 갖는 것은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발달 과정의 한 부분입니다."

10대들의 자연스러운 이 성장 과정에서는 틱톡이나 스냅챗 같은 소셜 앱이 영향을 발휘한다. 이 앱들은 광고로 돈을 벌기 위해 사용자들을 최대한 오랫동안 붙잡아두려 한다. 노어는 "이 점이 이중고"라고 말했다.

클라크 부자의 여행은 끝이 났다. 이들은 여행에서 얻은 교훈의 일부를 일상에도 적용하려 노력중이다.

코베는 여행동안 텐트 생활이 가장 즐거웠다고 회상했다

출처Jamie Clarke

제이미는 "나는 기술이 소중하고 그것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며 "아들은 그것을 어떻게 활용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 자신과 앱 중에 누가 통제의 대상이 되어야 하는지를 잊지 말아야 하겠죠."

코베는 기술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하고 싶은 것"으로 만들고자 노력중이라고 했다. 그는 "함께 교류해야 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모두가 휴대전화를 하고 있을 때, 나는 내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람들에게 온전한 관심을 주지 않는 것은 무례한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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