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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일본 '미투 운동의 상징' 이토 시오리 승소가 한국 사회에 시사하는 점

이토는 성폭행 피해를 알린지 4년 8개월만에 민사 소송에서 승소했다. 형사 소송을 진행할 수 없게 되자 그는 민사 소송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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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토 시오리 승소 후 심경을 밝히고 있다

출처Getty Images

일본 '미투'의 상징인 프리랜서 저널리스트 이토 시오리가 자신을 성폭행한 유명 방송기자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에서 승소했다.

성폭행 피해를 공개적으로 알린 지 4년 8개월 만의 일이다.

도쿄지방법원은 지난 18일 전직 TBS방송 고위 간부인 야마구치 노리유키가 330만 엔(약 3514만 원)을 이토에게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당시 로이터통신 인턴이었던 이토는 2015년 4월 TBS 워싱턴지국장이었던 야마구치와의 식사 자리에서 의식을 잃고 호텔로 끌려가 성폭행을 당했다며 2017년 12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민사소송을 냈다.

이토는 피해 직후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체포영장을 발부했던 경찰은 돌연 영장 집행을 정지했고, 결국 형사 소송은 진행되지 않았다. 결국 이토는 민사 소송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토는 판결 직후 취재진에 "많은 분들이 지원해 주셔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며 기쁨을 표했다. 하지만 "승소했다고 해서 제가 받은 상처가 없던 것으로 되지 않는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어 "형사 절차에서 불기소됐을 때 어떤 증거와 증언이 있었는지는 나는 전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민사 소송을 제기해 법정에서 증거 등을 제시할 수 있어 조금이라도 공개됐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마구치는 기자회견을 열어 성폭력은 없었다면서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토 기자와 서지현 검사

이토가 도쿄지방법원 밖에서 '승소'라고 쓰인 펼침막을 들고 있다

출처Getty Images

이토는 지난해 12월 한국의 미투 운동을 촉발한 서지현 검사를 만났다.

지난 18일 서 검사는 이토의 승소 기사를 인용하며, "그녀는 참고 이겼다"라며 "우리는 이겨가고 있다. 세상은 변하고 있다"라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썼다.

서지현 검사는 지난해 이토를 만나 함께한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우리는 전혀 다른 나라에서 전혀 다른 나이의,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여성이었는데 우리 이야기는 너무 많이 닮아있어요"라고 했다.

"가해자는 권력자의 최측근으로 막강한 힘을 갖고 범죄를 은폐했고 지금 이 순간도 범행을 부인하고 있죠."

이토는 서 검사 폭로 후 이어진 한국의 미투 운동에 대해 "한국여성들이 여러 사건 이후에 (밖으로) 나와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문화가 더욱 인상적이었습니다. 목소리를 낸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게 됐어요"라고 말했다.

지난 5월 서지현 검사가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서지현 검사를 지지하는 여성 국회의원 모임에 입장하고 있다

출처뉴스1

서 검사는 지난해 1월 검찰 내부통신망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자신을 성추행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자신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가했다고 폭로했다.

안 전 국장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지난 1월 23일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안 전 국장은 이에 항소했지만, 지난 7월 18일 2심에서도 1심과 같은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성추행 혐의 공소시효(7년)가 완성돼 인사 불이익을 준 혐의만 기소했다. 형사 소송이 아닌 민사 소송만 진행할 수 없었던 이토의 상황과 겹쳐진다.

서 검사는 지난해 BBC 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바라는 세상은 미투가 계속되는 세상이 아니라, 미투가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일본의 강간죄 개정 촉구는 현재 진행 중

2017년 일본 정부 조사에 따르면, 성폭력 피해자의 단 4%만이 피해를 신고한다.

성폭행 당시 폭력이나 협박이 있었는지와 피해자가 저항할 능력이 없었는지를 증명해야 하기 때문에 피해자는 신고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지난 9월 열린 강간죄 개정 요구하는 집회

출처뉴스1

이토 역시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남성 경찰관이 지켜보는 가운데 실제 사람 크기의 인형을 가지고 성폭행 장면을 재연하길 강요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BBC가 지난해 방영한 다큐멘터리 "일본의 감춰진 수치"에서 이토는 자신의 폭로 이후 강간죄가 개정됐다고 했다.

2017년 6월, 일본의 '강간죄' 처벌은 최소 3년 형에서 5년 형으로 늘어났다. 또 친고죄가 폐지됨에 따라, 성폭력 피해자가 직접 신고하지 않아도 검찰이 기소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일본 내 여성단체들은 '폭행·협박이 있어야 강간이 성립된다'는 조항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 여성단체들 또한 강간죄 구성요건을 '폭행·협박'이 아닌 '동의 여부'로 개정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 형법 제279조 강간죄에는 '폭행 또는 협박으로 사람을 강간한 자에 대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라는 조항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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