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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런던브릿지 테러범을 막아선 시민 영웅의 이야기

존 크릴리는 범죄자 재활 컨퍼런스에 참석한 전과자 중 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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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크릴리는 런던브릿지 테러범을 막아선 '시민 영웅' 중 한명이다

출처BBC

지난 11월2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브릿지 흉기테러의 '시민 영웅' 중 한명이 다른 이들을 살리기 위해 다른 이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희생할 준비가 돼있었다고 말했다.

존 크릴리는 소화기를 들고 테러범과 맞섰다. 그는 경찰이 현장에 도착하기 전까지 범인을 제압해 더 큰 참사를 막아낸 영웅 중 한명으로 칭송받고 있다.

존은 과거 강도행각을 벌이다 실수로 사람을 살해한 혐의로 수감 생활을 한 전과자다. 그는 범행이 시작된 범죄자 재활 컨퍼런스 '러닝 투게더(Learning Together)'에 참석한 사람 중 한명이었다.

그는 흉기 난동범인 우스만 칸이 자살 폭탄 벨트를 차고 있는 것을 알았음에도 그를 제압하기 위해 나섰다.

"전 그 사람에게 계속 (폭탄을) 터트려보라고 소리쳤어요. 죽을 준비는 돼있었죠."

그는 다른 용감한 시민들과 함께 칸을 제압했고, 경찰들이 현장에 도착하자 범인을 총으로 쏘라고 소리쳤다.

"경찰이 그를 쏘기까지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린 듯 했어요. 그들은 최대한 차분한 태도로 충분히 상황을 파악하려는 듯했는데, 제가 '빨리 쏴'라고 소리질렀죠"

칸은 2012년 테러 혐의로 복역후 2018년 출소한 상태였다. 그는 이날 케임브리지대 대학원생 잭 머리트(25)와 졸업생 사스키아 존스(23)을 살해하고 3명에 부상을 입혔다. 칸과 피해자들 역시 존과 마찬가지로 케임브리지대 범죄학과가 주최한 재활 컨퍼런스에 참석 중이었다.

런던브릿지 흉기 테러에서 숨진 캠브릿지 대학원생 잭 머리트(오른쪽)과 존 크릴리(왼쪽)

출처BBC

크릴리는 컨퍼런스 도중 "굉장히 높은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고, 그 때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느꼈다고 말했다.

곧바로 비명이 들려온 아래층으로 달려간 그는 상처를 입은 채 바닥에 쓰러져있는 23세의 사스키아를 발견했고, 곧 복도 끝에서 칼 두 자루를 양손에 들고 있는 칸과 마주쳤다.

그가 무슨 짓을 하는 거냐고 소리를 쳤을 때, 범인 칸의 소름 끼치는 대답을 크릴리는 잊지 못한다.

"'다 죽여버릴거야' '널 죽여버릴거야' 뭔가 사람들을 죽이겠다는 식의 말을 했어요."

칸이 특정 누군가를 목표로 삼았던 것 같냐는 질문에 그는 "모두가 표적이었던 같다"고 답했다.

"아마도, 거기 있던 모든 사람들이 그의 목표였을 거예요. 그 곳에는 기득권층 사람들로 가득차 있었죠. 판사들, 재소자들, 경찰, 경비 모두요."

현장에 있던 행사 스텝들과 참가자들 중 일부는 주변에 있던 기물들을 이용해서 칸을 공격하고 나섰다.

크릴리는 처음에는 목재 독서대를 가지고 그와 맞서다가, 나중에는 소화기를 집어 들었다. 당시 그는 범인이 자살폭탄 벨트를 차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그게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그는 "본능적으로" 움직였다.

"그를 향해 '(폭탄을) 터트려봐라'고 소리치면서 계속 도발했어요."

이런 그의 도발에 칸은 "경찰이 오기 전엔 벨트를 폭파시키지 않겠다"라고 말했다. 그가 착용하고 있던 폭탄 벨트는 가짜였던 것으로 나중에야 밝혀졌다.

"전 제 목숨을 바칠 준비가 되어있었어요."

두 남자가 장대와 행사장 벽에 걸려있던 외뿔고래의 송곳니를 휘둘러 칸을 우선 건물 밖으로 몰아냈다.

당시 상황을 포착한 이 영상에서 크릴리가 소화기를 분사해 칸의 시야를 흐리게 만드는 동안, 외뿔고래 송곳니를 든 다른 한 남자가 칸을 제압하는 모습이 보인다.

"영상에서도 볼 수 있듯이, 소화기가 그의 주의를 분산시켰어요. 그래서 고래 송곳니를 들고 있던 남자가 그를 송곳니로 찔러서 넘어뜨릴 수 있었죠."

현장을 지나던 다른 사람들도 칸을 제압하는 것을 도왔고, 오후 2시3분, 칸은 경찰의 총을 맞고 사살되었다.

크릴리는 현장에서 사망한 대학원생 두 명 중 한 명인 존와 친한 친구였다. 잭은 재소자 재활 프로그램인 더 러닝 투게더의 코디네이터였고, 크릴리는 그가 자신의 인생을 바꾸어 놓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크릴리가 기억하는 잭은 "대화를 나눌 때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하고,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그와 대화를 나눌 때면, 그가 정말 진심을 다해 이야기를 듣고 있다는 걸 느낄 수 있었어요."

칸의 공격을 막은 사람들은 여론으로부터 '대단한 시민 영웅'으로 불리고 있다.

자신의 행동이 영웅스러웠다고 생각하냐고 묻자, 크릴리는 이렇게 답했다.

"아뇨. 잭은 목숨까지 잃었자나요, 저에겐 그가 영웅이에요."

잭은 "대화를 나눌 때 사람을 참 편안하게 하고, 중요한 사람인 것처럼 느끼게 하는 사람"이었다

출처MET POLICE

크릴리는 2005년 공범인 데이비드 플린과 함께 영국 맨체스터에서 71세 노인의 집에 침입해 강도 행각을 벌이던 중 노인이 사망하면서 살인과 강도혐의로 종신형을 선고받았다.

노인을 때린 건 데이비드 플린이었지만, 살인사건 현장에 있거나 어떤 수로든 범행을 도왔을 시 살인죄가 함께 적용되는 영국의 '공동 범죄 집단(Joint Enterprise)'이라는 법리가 적용돼 크릴리도 무거운 형을 받은 것이다.

이 법은 사실상 범죄에 거의 가담하지 않은 사람들도 방조자가 아닌 공범으로 취급함으로써, 살인 같은 중범죄의 경우 종신형까지 받을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되는만큼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결국 2016년 2월 영국 대법원은 이 법이 30년 이상 잘못 해석되어 왔다고 판단했고, 공동 범죄 집단 성립요건을 수정했다. 수정된 성립요건에 따르면, 살인죄에 대한 공동 범죄 집단으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검사 측이 피고가 범죄를 돕거나, 권장할 의도가 있었음을 밝혀야만 한다.

하지만 이미 공동 범죄 집단으로 처벌받은 사람들 중 대부분이 항소 시기를 놓친 상태였고, 대법원은 이들이 항소 불가로 인해 겪을 '심각한 부당함'이 있음을 증명할 수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항소를 허락했다.

크릴리는 수감 중 법 학위를 받았다.

그가 2016년 공동 범죄 집단 성립요건이 바뀌었다는 것을 들었을 때, 그는 이 결정이 자신이 받은 높은 형량을 낮추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항소심에서 승소한 크릴리는, 살인죄 대신 과실치사죄를 적용받았고, 2016년 법이 바뀐 이후 공동 범죄 집단 판결에서 벗어난 첫 사례가 되었다.

항소심 승소 당시 이미 13년간 복역한 크릴리는, 2018년 가석방됐다.

항소심에서 승소한 크릴리는, 살인죄 대신 과실치사죄를 적용받았다

출처BBC

그가 풀려나자 살해당한 노인의 가족들은 "그 사건은 가족들 모두에게 지울 수 없는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아버지를 살해한 범인 중 한 명이 감옥에서 더 일찍 출소했다는 사실을 듣는 것은 정말 구역질이 난다"고 말했다. 가족들은 이어 "어찌됐건 살인범이 출소 이후에 잘 지내기를 빌지만, 동시에 우리 아버지도 살아 돌아오실 수 있는 거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법 수정을 이끈 운동단체인 '젱바(Jengba·Joint Enterprise Not Guilty by Association)'는,공동 범죄 집단으로 살인이나 과실치사죄를 적용받고 수감 중인 사람들을 돕고 있다.

젱비의 공동창립자인 젠 컨리프는 범죄의 피해자들의 심정도 헤아리려고 늘 노력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그는 법이 바뀐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지만 "충분한 부당함"을 증명해야 항소가 가능하다는 조건 때문에 판결에 항소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비판했다.

그는 크릴리가 젊은 시절 끔직한 범죄를 저지르긴 했지만 "누구에게나 반성을 통해 새로운 인생을 살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며 "만약 존이 아직 종신형을 살고 있었다면 그 사건이 있던 날 사람들을 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가오는 2020년 젱바는 공동 범죄 집단으로 살인죄를 적용 받은 미성년자에 대한 종신형 선고를 금지하기 위한 캠페인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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