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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개봉하지도 않은 영화에 평점 '1점'이 쏟아지는 이유

영화 평점 사이트에서 이와 비슷한 사례는 몇 차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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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봄바람영화사

영화 '82년생 김지영'이 10월 개봉을 앞두고 주요 영화 정보 사이트에서 극단적인 평점을 받고 있다.

영화는 1982년 한국에서 태어난 한 여성이 평생을 살면서 겪은 일을 담은 조남주 작가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제작됐다. 이미 소설이 출간될 때부터 페미니즘을 둘러싸고 양분된 평가를 받았다.

책을 읽었다고 소셜 미디어에 인증 사진을 올린 연예인은 일부 네티즌에게 뭇매를 맞기도 했다.

영화는 10월 중 개봉할 예정이다. 그러나 개봉 전부터 네이버, 왓챠 등 주요 영화 관련 웹사이트에서 최하점을 받으며 '평점 테러'를 겪었다.

논란의 중심이 된 소설의 바통을 영화가 고스란히 이어받게 된 셈이다.

극과 극으로 나뉜 평점

가장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네이버 영화에서 '82년생 김지영'의 평점은 9월 말 기준으로 3.7점이었다. 영화에 반발하는 이용자가 가장 낮은 1점을 주면서 영화 평점이 낮게 형성된 것.

이에 맞선 움직임도 나타났다. '82년생 김지영'에 공감하며 옹호하는 사람들이 최고점 10점을 매기면서 반발에 나섰다. 양측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영화는 3.7~4점 대를 유지했다.

현재 네이버는 개봉을 앞둔 '82년생 김지영'의 평점 등록과 조회를 막았다. 네이버 측은 10월 초부터 국내에 개봉된 영화에 한해서 평점 등록/조회가 불가능하도록 시스템을 변경했다고 BBC 코리아에 설명했다.

또다른 영화 평점 서비스 '왓챠'에서는 평점 테러의 흔적을 잘 찾아볼 수 있다.

0.5점부터 5점까지 나열된 평점 분포도에서 최저점과 최고점이 그래프의 절대다수를 차지한다. 네이버에서도 비슷하게 평점 테러가 있었고 이에 반발한 사람들간의 줄다리기가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댓글창에는 "개봉도 안 했는데 평점 테러하는 거 봐라", "여자들이 공감한다는데 왜 남자들이 나서서 분노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평점 테러를 질책하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달 30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주연배우에게 평점 테러와 악플에 관한 질문이 던져졌다. 정유미 씨는 "사실 큰 부담은 없었다. 이 이야기를 선택하고, 같이 만들고 싶은 마음이 컸기 때문에 '잘 만들어서 결과물을 다르게 공유하고 싶다'는 목표도 강했다. 모두가 같은 생각이었다.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공유 역시 "당연히 관련 기사를 접하고 볼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자체가 선택을 하는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문제가 됐다면 이 자리에 있지 못했을 것이다"라고 답변했다.

지난달 30일 제작보고회에서 정유미, 공유, 김도영 감독

출처NEWS1

여론전이 되어버린 영화 평점 사이트

한국에서 포털 사이트 영화 평점 서비스는 영화를 평가하거나 다른 사람의 평가를 참고하는 곳 이상으로 활용된다.

그러나 종종 정치, 사회 이슈와 결부된 영화가 개봉하면 정치, 사회적으로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서로 치고받는 전쟁터로 변하기도 한다.

최근 몇 년 사이 한국에 페미니즘 담론이 크게 떠오르면서 영화 평점 사이트는 젠더 갈등을 첨예하게 비추는 사회의 거울이 됐다.

젠더 갈등과 '평점 테러'

2018년 개봉한 '메가로돈'이 생뚱 맞게 첫 시작이었다. 당시 논란의 중심에 있었던 커뮤니티 '메갈리아'를 연상시킨다는 이유로 한국에서 영화 제목이 실제 발음에 가까운 '메갈로돈' 대신 '메가로돈'으로 정해졌다는 소문이 돌았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 평점 게시판에는 비판과 조롱이 쏟아졌다. 논란 속에서 영화는 영화 내용이나 만듦새에 아무런 상관 없이 박한 점수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지난 3월 개봉한 '캡틴 마블'은 젠더 논쟁을 둘러싼 평점 테러가 처음으로 본격화되는 계기였다.

DISNEY/MARVEL

당시 주연 배우 브리 라슨이 엔터테인먼트 투나잇과의 인터뷰에서 "위대한 페미니스트 영화로 만들겠다"고 말하는 등 페미니즘을 위시한 행보를 보이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페미니즘에 반발하는 사람들은 개봉 전후 영화 관람과 상관 없이 최하 평점을 매기고 "마블에 페미가 묻었다"라는 식의 악플을 달았다.

'캡틴 마블'은 이러한 논란 속에서도 한국에서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지난 5월에는 여성 경찰들의 활약상을 담은 코미디 액션 영화 '걸캅스'를 두고 비슷한 싸움이 벌어졌다. 평점 사이트에서 남성으로부터는 최악의 평점이, 여성으로부터는 최고의 평점이 쏟아졌다. 두 진영의 줄다리기 덕에 영화 평점은 5점대에서 균형이 잡혔다.

정유미 영화 저널리스트에겐 "여성 영화 아님", 박평식 평론가는 "여장남자 스타일"이라는 평을 받으며,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컬캅스'가 페미니즘을 잘 담아냈다는 평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그것과 상관 없이 평점 사이트에서 젠더 논쟁은 계속됐다.

이와 함께 페미니즘이 담긴 영화를 대상으로 '영혼보내기'라는 소비행태가 유행하기도 했다. 여성 제작자들로 만들어진 영화에 힘을 보태기 위한 여성들의 캠페인이다. 조조나 심야 등 관객이 많지 않은 시간대에 직접 가서 보지는 못하더라도 티켓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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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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