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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영국 타블로이드는 왜 메건 마클을 싫어할까

영국 언론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메건 마클은 왜 '여신'에서 '악녀'로 추락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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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건 마클

출처Reuters

7월 7일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의 아들 아치 해리슨이 윈저 성 근처의 한 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 그동안의 관례와 달리 이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됐고 그 결과 마클을 향한 비난의 물결이 쏟아졌다.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들은 메건 왕자비가 패션지 보그의 9월호 객원 편집자로 참여했다는 소식에도 탐탁치않은 눈길을 보냈다.

익스프레스는 여왕이 이를 '멍청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것이라고 했고, 더 선은 보그에 실릴 '변화를 위한 개혁자'의 명단에 여왕을 포함하지 않은 것에 대해 마클을 비난했다. 데일리 메일은 마클을 정치에 개입하게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2019년 봄과 여름,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는 메건 마클을 악녀로 묘사하고 있다.

2년 전만 해도 언론은 마클에게 깊은 연민을 느꼈지만 요즘은 그가 움직일 때마다 왕실의 일원으로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며 공격한다.

완벽한 왕자비

2017년 봄, 메건 마클은 영국 언론의 연인이었다. 처음으로 공식 석상에 커플이 등장하자 더 선과 같은 타블로이드 신문은 그녀를 칭송하는 헤드라인으로 지면을 장식했다.

학구적인 형 윌리엄과 달리 해리 왕자는 마약에 손을 대거나 요란한 파티에 참석하는 등 추문에 자주 오르내렸지만 영국 언론은 이를 잊은듯 했다.

마클은 변화하는 현대사회의 상징과 같은 존재였고 언론은 마클을 좋아했다. 세상은 그녀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것처럼 보였다.

2017년 11월,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이 약혼을 발표했다

출처Press Association

2017년 마클이 해리 왕자와 결혼할 당시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마클의 특이한 점을 기사화했지만 어조는 호의적이었다.

먼저, 마클의 아버지가 결혼식 참석을 거절했다. 공식적인 이유는 건강 악화였다. 그다음, 마클이 원했던 왕관을 여왕이 쓰지 못하게 했다. 러시아에서 만든 것이라는 이해 가능한 이유였다.

지난해 영국에서 발생한 러시아 이중 스파이 출신 세르게이와 딸 율리야 스크리팔에 대한 독살 시도 사건이 있었던 시점에서 영국 왕실은 결혼식에 연관될 가능성이 있는 어떤 부정적인 요소도 피하고자 했다.

그러나 올해 초, 첫 아이를 출산한 메건 마클은 영국 타블로이드 매체로부터 가장 비난받는 대상이 되었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집수리 비용, 외모, 공식 행사에서의 행동, 심지어 SNS를 사용하는 방법까지 헐뜯고 있다.

환상적인 먹잇감

지난 6월 언론은 윈저 성 근처에 위치한 프로그모어 코티지를 수리하는데 든 비용으로 왕자비 부부를 비난했다. 수리 비용은 2백4십 만 파운드(35억원)였으며 모두 국민 세금으로 지출됐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왕실과 친분있는 소식통을 인용해 왕자비 부부가 이사한 지 일주일도 안되 값비싼 카페트를 내다 버렸다고 보도했다. 가족이 키우는 로열견이 카페트를 망가뜨렸고, 청소부가 복구하려다가 오히려 더 망가뜨렸다는 내용이었다.

해리, 메건 부부는 추가 비용에 '눈 한 번 깜박이지 않았다'고 전해진다.

프로그모어 코티지

출처Getty Images

메건의 약혼반지를 두고도 논란은 계속됐다.

해리 왕자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진 이 반지는 세 개의 보석으로 장식되었다. 그 중 두 개의 다이아몬드는 왕자의 어머니 다이애나 비의 유품이며 다른 하나는 연애 시절 두 사람이 첫 휴가를 보낸 보츠나와에서 가져왔다.

결혼 후 일년 뒤 마클은 이 반지를 리폼해 여러 개의 다이아몬드를 추가했다. 이를 두고 언론은 마클이 해리의 마음이 담긴 선물을 별 의미 없는 패션으로 전락시켰다고 평가했다.

이후 왕실 직원의 사퇴가 이어졌다. 먼저 마클의 개인 비서 멜리사 투바티가 2018년 가을 그만두었다. 그다음 엘리자베스 여왕의 개인 비서 사만사 코헨이 사퇴했다.

마지막으로 2019년 3월 또 다른 개인 비서 에이미 피커릴이 그만두었다. 피커릴의 업무는 메건 마클이 왕실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었다.

요즘 마클은 한 달 만에 세 명의 유모를 해고한 것에 대해 비난받고 있다.

리폼되기 전 마클의 약혼반지

출처AFP

타블로이드지에 따르면 왕실의 고용인들은 메건(Meghan)의 이름을 변형해 'Me-Gain(요구한다는 뜻)', 'Duchess Difficult(까다로운 왕자비)'라는 별명을 붙였다.

시도 때도 없이 언성을 높이고 이른 아침부터 자신의 요구 사항을 적어 이메일을 보낸다는 것이다.

마클은 2019년 5월, 첫 아이를 출산했지만 왕실가족의 이미지는 좋아지지 못했다.

해리와 메건은 첫 아이의 사진을 인스타그램에 먼저 공개했는데, 3일 후 더 미러는 "(팬들은) 아치의 발을 찍은 인스타그램 예술 사진을 원하지 않는다. 왕자비 부부의 사진은 지나치게 작위적이다. 사람들이 보고 싶은 것은 해리, 메건, 신생아, 예복, 그리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전부다. 이것은 전통이다. 로열 베이비를 대할 때 조금 전통적이 된다고 해서 잘못은 아니다"라고 논평했다.

불평불만의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7월 초에 있었던 아치 해리슨의 세례식도 불평불만 중 하나였다.

전통적으로 공식 행사로 치러졌지만 이번에는 기자도, 일반 대중 어느 누구도 초대받지 못했다. 왕자비 부부는 나중에 사진을 공개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텔레그래프는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로 답했다. "메건에게 보내는 공개 서한: 아치의 세례식을 비밀로 치른 이유는 무엇인가? 그 일로 우리 영국인은 상처받았다."

버킹엄 궁전에서는 이 일에 어떤 논평도 하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왕족의 삶은 궁전과 명성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유명인사의 삶과 가장 큰 차이점은 책임감이다. 왕족은 내킨다고 비행기를 타고 주말여행을 갈 수 없다. 왕족에게는 규칙이 따른다"고 BBC의 왕실 전문 기자 조니 다이몬드는 말한다.

왕족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언쟁을 벌여서는 안된다. 그런데 메건과 해리 왕자가 '격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왕족은 사인을 해줘서도 안된다. 그러나 메건은 사인해주는 것을 즐긴다.

메건은 모든 규칙을 다시 쓰기로 결심한 것처럼 보인다. 어떤 이들은 이런 모습을 마음에 들어하지 않는다.

"영국 왕실 가족을 이해하려면 리더쉽이 아니라 이 나라 모든 국민들에게 보기 좋은 완벽한 이미지를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고 다이몬드는 말한다.

"비록 전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왕실 가족은 유명인사 산업의 일부분이 되었다. 여왕은 안정감, 봉사, 희생의 상징이며 다른 일원들은 작지만 다른 왕족의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다. 1면에 실린 이들의 얼굴은 신문이 잘 팔리도록 돕고, 메건 마클은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다."

메건은 끊임없이 케이트와 비교된다

출처WPA Pool/Getty Images

다이몬드는 타블로이드지가 마클의 이미지를 만드는데 부분적으로 기여를 했다고 말한다.

"메건이 영국에 도착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이야기를 계속하기 위해 이와 같은 내러티브가 필요하다."

왕자비에 대해 연일 쏟아지는 부정적인 기사를 무시하기는 어렵다.

"우린 요구사항이 많고 마음대로 돈을 쓰는 메건의 모습을 보았다. 그가 다른 배경에서 왔다는 사실이 더해지면서 지금의 이미지가 생겨난 것이다" 라고 다이몬드는 평한다.

왕위 서열 순위가 6위임을 고려하면 해리가 왕이 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메건이 동서 케이트와 비교되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완벽한 악당

가족 구성원을 서로 대조되게 묘사하는 것은 타블로이드 매체가 갈등 구조를 만들기 위해 흔히 쓰는 수법이다.

1960년부터 1980년까지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자신의 임무를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반대로 동생 마가렛 공주는 바람을 피웠으며 흡연과 술을 했고, 파티에 참석하는 것을 좋아했다. 심지어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 사진에 찍히기도 했다.

1974년 마가렛 공주와 가수 엘튼 존 - 파티를 즐겼던 마가렛 공주는 언니 엘리자베스 여왕과 자주 비교됐다

출처Hulton Archive/Getty Images

1980년대 언론은 다이애나 비의 겸손함을 사랑했지만 앤드류 왕자와 결혼해 요크 공작부인이 된 다이애나비의 친구 사라 퍼거슨은 견딜 수 없이 싫어했다.

처음엔 사라를 '대중의 왕비'로 찬양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출생이 천하다며 멸시했다.

공식 석상에 남편이 아닌 다른 남자와 동석한다며 좋지 못한 행실로 비난받았고, 출산 후에는 몸이 불었다고 욕을 먹었다.

후에 퍼거슨은 '돼지 공작부인'이라고 신문에서 불린 이후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생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제 언론은 해리 왕자· 메건 마클 vs. 윌리엄 왕자·케이트 미들턴 간의 대립 구도를 만든다.

케이트는 흠잡을 데 없고 '타고난 모성'의 소유자로 묘사된다. 그러나 메건의 경우 '여배우와는 잠깐 만나기만 해야 한다, 결혼하지 말고'라는 필립 공의 말이 종종 인용된다.

두 가족 간의 최종 결별은 자선사업을 두고 벌어졌다. 6월 해리와 메건 부부는 윌리엄 왕자가 설립한 왕립 재단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부부는 다른 자선 활동에 집중하는 자신들만의 재단을 설립했다.

그리하여 더이상 마클 혼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두 형제간, 그리고 왕실 내 두 가족의 갈등이 되었다.

"메건에게 모두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것을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고 조니 다이몬드는 경고한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왕실 가족의 구성원들은 부담감 속에서 살아가며 충격에 대처하는 능력을 증명해야 했다."

"한 국가의 국민인 우리는 우리 자신에게서 보고 싶은 모습들을 왕실 가족에 투사한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은 우리의 상상력을 사로잡는 동시에 우리의 거울 속 이미지다. 이런 이야기에 끌려하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보여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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