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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2살 때 아버지에 의해 난로 속에 던져진 소년

올해 16세인 로샤는 아버지가 자신을 산채로 난로에 불태우려고 한 이후 유년기 대부분을 치료 센터에서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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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avel Volkov

"보세요, 제 피부는 해변가 모래 같죠" 16세의 료샤가 키득대며 말한다.

이 농담에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모르겠다. 나도 웃어야 하나? 어쩐지 그럼 안될 거 같다.

료샤는 시베리아 동부의 외딴 마을 출신이다. 그곳에 만연한 가난과 알코올 중독이 그의 운명에 영향을 끼쳤다.

2005년 새해맞이 잔치 후 료샤의 아버지는 착란 상태에서 자신의 두 아이를 커다란 난로에 던져버렸다.

태어난 지 14개월 됐던 아기는 불에 타 숨졌고 당시 두 살이던 료샤는 어머니에 의해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는 머리와 어깨, 팔, 폐에 끔찍한 화상을 입었다. 하지만 살아남았다.

Lyosha

출처Pavel Vol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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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할머니는 매주 시장에 가서 신문을 가져오곤 했다.

난로에 던져진 소년의 이야기를 그 신문에서 읽었을 때의 충격을 나는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불꽃이 타닥이며 타고 있는 난로를 보는 것만으로도 공포에 빠졌던 것을 나는 기억한다. 료샤의 치료를 위한 기부 요청이 있었던 것도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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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avel Vol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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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샤는 부랴트에서 벗어났다. 그의 어머니는 그를 돌볼 여력이 없었고 대신 모스크바에 사는 한 가족이 후견인이 돼 주었다. 회복은 10년이 걸리는 긴 과정이었다. 피부 이식과 수술, 재활 치료가 뒤따랐다.

그가 16세가 됐을 때 그는 이미 세계의 절반 가까이를 여행했다.

"스위스에도 있었고, 미국에도 있었고요. 독일, 프랑스, 리투아니아... 많은 곳에 있었죠." 그는 말한다. "다 제 화상 때문에요. 재활 클리닉과 센터들을 찾았어요."

"장애는 사물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줄 수 있어요. 심지어 새로운 기회를 주기도 하죠. 하지만 인생 전체가 장애를 중심으로 돌아가게 해서는 안된다는 것도 중요합니다. 그렇게 되면 죽을 수밖에 없을 거에요."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Lyosha

출처Pavel Volkov

료샤 같은 아이가 어떤 삶을 살았을지, 그가 갖고 있는 흉터를 갖고서 학교를 간다는 게 어떤 것인지를 상상하기란 어렵다. 아이들은, 그리고 어른들도 정말 잔혹해질 수 있으니까.

"제가 더 어릴 적에는 사람들을 증오하곤 했어요." 료샤는 고백한다. "사람들이 저를 일종의 동물처럼 대했다고 느꼈어요."

"어느 때부턴가 심리학을 좋아하게 됐어요. 세상일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됐죠. 증오도 어느 순간 사라졌어요. 그냥 놓아버렸죠."

시간이 지나도 료샤의 외모는 관심의 대상이 됐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모르는 것에 대해 겁을 먹고 싫어하거나 호기심을 갖고 더 알고 싶어하죠."

Lyosha

출처Pavel Vol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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료샤는 '두 번째 기회'라든지 '구사일생'이라든지 하는 이야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가 그에게 당시 발생한 비극이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바꿔놓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을 때 그는 그저 어깨를 으쓱인다.

"제 선택이 아니었는 걸요. 전 어렸어요.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죠. 결과가 달랐다면 저는 죽었을 거고 그럼 아무것도 없었겠죠. 아니면 여전히 부랴트에서 살고 있었겠죠. 그게 다에요."

료샤는 나를 놀라게 하고 당혹케 한다. 그는 스스로와 주변의 세계를 비웃는다. 그는 누군가 탓할 대상을 찾지 않는다. 그는 두려워하지 않고 그저 자신의 삶을 산다.

Lyosha

출처Pavel Vol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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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에 대한 그의 태도조차도 놀랍다.

"저는 불을 좋아해요. 모닥불도 좋아하고요. 과거에 화상을 입은 사람들이 불을 두려워하기도 한다는 건 압니다. 하지만 저는 두려워하는 데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해요. 저는 불의 빛과 온기를 좋아합니다. 아름다워요. 평생 바라볼 수도 있을 거에요. 친근해요."

료샤는 신화 속의 새 피닉스를 좋아한다. 피닉스는 죽을 때 자신의 몸을 태우고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영원한 생명, 죽음에 대한 삶의 승리를 상징한다.

"저를 거기에 비교할 수 있어요. 어릴 때 저는 불에 탔죠. 그러니까 어떤 의미에서는 저도 재 속에서 다시 태어난 거죠."

Lyosha

출처Pavel Volko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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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료샤는 모스크바에 살면서 학업을 계속 하고 있다. 그는 최근에서야 출소한 자신의 생물학적 아버지와 연락을 유지하고 있다. 자신을 불타는 난로에 던져넣은 바로 그 사람이다.

료샤는 내가 그를 용서했느냐고 묻자 놀란다. "용서가 아니에요. 저는 오래 전에 아버지를 용서했습니다. 이젠 그냥 보통 사람들이 하듯 서로 대화할 뿐이죠."

"전 결코 그를 증오하지 않았어요. 아버지는 아마도 제가 그에게 화가 났으리라 생각했을 거에요. 하지만 제가 부랴트에 가 그를 만났을 때 저는 모든 것을 말했고 이제는 편지를 쓰면서 연락을 계속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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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Pavel Volkov

파벨 폴코프는 모스크바에 살고 있는 러시아 다큐멘터리 사진가다. 그의 인스타그램 계정은 @pavelvolkovphoto 이며 웹사이트는 http://volkovpavel.com/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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