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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철원 비무장지대.. 총부리를 겨누던 이곳이 평화의 상징될까

"제가 지금 이걸 넘어가면 북한 땅으로 가는 겁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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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기자단과 이달 초 철원 군사분계선을 방문한 최문순 강원도지사

출처뉴스1

"제가 지금 이걸 넘어가면 북한 땅으로 가는 겁니까?"

"예, 그렇습니다."

"넘어가도 괜찮습니까?"

"안 됩니다. 허허."

두 남성이 강원도 철원 비무장지대(DMZ) 군사분계선 코앞에서 농담을 주고받았다. 이 지역 지휘관 전유광 육군 제5사단장과 최문순 강원도지사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안개가 짙었던 지난 3일, 두 사람은 외신 기자단과 철원 지역 DMZ를 방문했다.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 군사 분야 합의에 따라 이곳은 '남북 6.25 전사자 공동 유해발굴' 지역으로 선정됐고, 이를 위해 지뢰 제거, 도로 개설 등이 이뤄지며 급변하고 있다.

"이 지역은 국군과 북한군이 수색을 나와 맞닥뜨리면 서로 쏘는 지역이었습니다. 긴장이 최고조로 높은 지역인데, 이렇게 들어온다는 것이 엄청난 변화입니다"라고 최 지사는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본 감회를 전했다.

이에 전 사단장은 "현재까지도 작전은 서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평화체제로 완전히 전환하면 그런 것들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기존 작전이 변화된 것은 없습니다"라며 안보 태세가 유지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360도 영상으로 보는 현장 모습

남측 땅, 북측 땅을 가르는 경계는 생각보다 삼엄하지 않았다. 흰색 자갈을 깐 남측 도로와 붉은빛 흙길인 북측 도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군사분계선이었다.

그리고 길가에 '군사분계선'이라고 쓰인 작은 노란색 표식이 있었다.

"일부 구간에는 철조망이 있었고 군사분계선이라는 표식이 있었는데, 이 지역에 (도로)공사를 하면서 제거를 해 놓은 상태입니다"라고 전 사단장이 설명했다.

흰색 자갈을 깐 남측 도로와 붉은빛 흙길인 북측 도로가 만나는 지점이 바로 군사분계선이었다

출처BBC

사상 첫 DMZ 내 도로 연결

폭 12m의 비포장도로는 언뜻 보기에는 여느 시골의 비포장도로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도로는 남과 북이 최초로 비무장지대 안에 연결한 '군용도로'다.

한국과 북한은 2003년 한반도 서쪽 경의선, 이듬해 동쪽에 동해선을 연결했지만 이곳은 '민간 도로'였다.

"이곳은 원래 나무가 우거진 저런 땅이었는데, 길을 낸 것입니다. 이제 배수로 공사와 나무 정리, 환경 보존과 관련된 작업을 추가로 진행할 예정입니다"라고 전 사단장은 설명했다.

비무장지대 통문에서 방탄복을 착용 중인 기자

출처BBC

남북이 연결한 첫 '군사도로'에서 취재 중인 외신 기자단. 북측 땅이 안개로 자욱하다

출처BBC

예정대로 도로 개설이 완료되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되면, 이곳에서 남과 북의 군이 최초로 함께 근무하게 된다.

남북이 유해발굴을 하게 되면 필요한 장비와 발굴한 유해 등이 이 도로를 통해 전달되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에서 1차 감식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최 지사와 전 사단장 그리고 외신 기자단이 비교적 안전하고 자유롭게 이 지역을 둘러볼 수 있었던 것은 지난 10월 시작된 지뢰 제거 작업이 완료됐기 때문이다.

"지뢰 제거를 실시한 면적은 축구장 2배 크기인 1만2천650㎡였습니다. 투입된 병력은 200여 명이었고, 지뢰 27발을 발견했고 유해도 14구를 발굴했습니다"라고 전 사단장은 밝혔다.

화살머리고지. 휴전을 코앞에 두고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바로 이곳에서 피를 흘리며 목숨을 잃었다

출처BBC

화살머리 고지, 수백 명이 잠든 곳

지뢰 제거 작업에서만 유해 14구가 발견됐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 이 지역에만 6.25전쟁에서 전사한 수백 명의 유해가 묻혀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내년 4월, 봄이 완연해지고 얼어붙은 땅이 완전히 녹으면 바로 이 지역의 '화살머리 고지'에서 유해발굴이 시작될 예정인 이유다.

화살촉 모양으로 돌출된 형태를 띠고 있어 '화살머리 고지'로 불리는 이곳은 1953년 6월 29일부터 7월 11일까지 국군 제2사단이 중공군 제73사단 병력과 두 차례에 걸쳐 치열한 공방을 벌였던 곳이다.

휴전을 코앞에 두고 수백 명의 젊은이들이 바로 이곳에서 피를 흘리며 목숨을 잃은 것이다.

전 사단장은 "이 지역에 몇 분이 계실지 모르지만 비무장지대 전체적으로는 최대 1만 5천 구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라며 "미군, 프랑스군, 한국군, 북한군, 중공군이 다 같이 있는 지역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남북한이 DMZ 내의 6.25 전사자 유해를 공동으로 발굴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십, 수백 구의 유해가 쏟아져 나온다면 조율해야 할 사항들이 많을 것이다.

한국군, 북한군 외에도 미군, 프랑스군, 중공군 유해가 발견되면 더욱이 그렇다. 지난 7월 북한이 미군 전사자 유해 55구를 미국에 송환하기까지도 절차 조율이 오래 걸렸다.

"내년에 이 지역에서 많은 유해가 발굴되면 서로 간의 발굴과정, 송환문제 등을 협의하고 논의할 장소로, 저 지역에서 추가적인 공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라며 전 사단장은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될 장소를 가리켰다.

역사가 될 GP

화살머리고지 정상 부근 감시초소(GP)

출처BBC

기자단은 화살머리고지 정상 부근 감시초소(GP)도 방문했다. 남과 북이 지난 9월 약속한 것에 따르면 '언젠가 없어질' GP다.

안개가 자욱한 북녘땅을 바라보며 우뚝 서 있는 작은 경비 주둔지. 보통 몇 명이 어떻게 주둔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군 관계자는 민감한 사항이라 답변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남북은 지난 9월 궁극적으로 DMZ 내 GP를 전부 철수할 것을 약속했다. DMZ에는 60개의 남측 GP와 160개의 북측 GP가 있다.

GP는 '비무장지대(DMZ)'가 사실상 '비무장' 상태가 아니라는 점을 가장 잘 보여준다. DMZ는 이같은 초소와 지뢰, 화기, 탄약 등으로 전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무장화'된 것이 현실이다.

이런 점에서 GP 철수는 '비무장지대'의 진정한 '비무장화'의 첫걸음인 셈이다.

화살머리고지 정상 부근 감시초소(GP). 남북은 최근 시범철수 대상 GP 각각 11개 중 10개를 완전 파괴했다

출처BBC

220여 개의 GP를 다 철수하기 전, 남북은 시범적 조치로 우선 군사분계선을 중심으로 상호 1㎞ 이내 근접해 있는 남북 감시초소들을 완전 철수하기로 했다.

그리고 시범철수 대상 GP 각각 11개 중 10개를 파괴했다. 지난 17일 합동참모본부가 남북이 "시범적 상호 GP 철수를 충실히 이행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단, 남북이 각각 GP 1개에 관한 병력과 장비는 철수하되 원형을 보존했다. 일각에서 GP는 역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시설물이라며, 흔적도 없이 파괴하는 것을 비판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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