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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습 환불 고객, 진상 손님 아니면 잠재적 구매왕인가?

인터넷 쇼핑 확산으로 기업들은 더 많은 고객을 확보했지만, 덩달아 늘어난 환불 비용에 골치를 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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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Getty Images

환불 고객의 숫자가 늘면서 안 그래도 주머니 사정이 어려운 소매업계가 고심이다.

어차피 환불할건데 사람들은 왜 물건을 사는 걸까? 이런 고객을 업계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런던 레스토랑 컨설턴트인 해리엇 고든은 인터넷에서 구매한 옷의 절반 정도만 실제로 입는다. 한 달 평균 400파운드(한화 57만 원)어치의 물건중에 반을 환불 하는 셈이다.

주로 실제로 입어 보니 '핏'이 생각과 달랐다거나, 색상이나 옷감이 쇼핑몰 사이트에서 본것과 달랐다는 게 환불의 주된 이유다.

해리엇 고든은 온라인 쇼핑몰 옷은 막상 입어보니 별로였다며 환불 이유를 설명했다

출처Harriet Gordon

단순 소비자 변심 외에도 영국에선 환불 절차가 비교적 쉬운 것도 고든 같은 사람이 많은 이유.

업체들은 환불을 원하는 물건의 재배송을 기꺼이 돕기까지 한다.

고든은 자신의 회사 근처인 런던 유명 쇼핑가 코벤트 가든에는 상점들이 코앞이지만 온라인 쇼핑이 낫다고 한다. 줄을 서야 하는 등의 오프라인 쇼핑 스트레스가 온라인에서는 없어서다.

또 다른 영국 여성 헤스터 그레잉거도 '상습 환불 고객'이다.

예비 신부인 이 41세 여성은 영국의 유명 의류 쇼핑몰 ASOS에서 웨딩드레스 7벌을 주문했다.

물론 7벌 중 자신에게 맞는 한 벌만 '킵'할 예정이다.

헤스터 그레잉거는 구매한 물건의 대부분을 환불 한다

출처Hester Grainger

그는 새 청바지가 필요할때도 넉넉하게 5벌을 온라인 쇼핑몰에서 주문했다.

그레잉거는 통상적으로 한 달에 300~400파운드 치의 옷을 사는데, 환불하는 물건을 빼면 실제 쇼핑 금액은 70~80파운드다.

"진상 고객인 거 아는데 여러 쇼핑몰에서 산 수백 파운드어치 물건 중 80%는 환불 하는 거 같아요"라며 그레잉거는 멋쩍어했다.

인터넷 맘카페 'Mumala Club'의 주인 레잉거는 키가 작으니 이런 식으로 쇼핑할 수밖에 없다고 항변한다.

그의 키는 152cm인데 맞는 치수를 찾기 위해 3가지 각기 다른 사이즈의 옷을 구매한다.

고든과 그레잉거 같은 고객 때문에 소매 업계에선 고민이다.

영국 금융 기관인 바클레이 은행에 따르면, 소매업계의 25%가 지난 2년 동안 환불건수 상승을 겪었다.

특히 온라인 의류 및 신발 쇼핑몰 고객의 절반은 구매한 물건을 환불했다.

SNS 또한 환불을 부추긴다. 영국 내 소비자 10%가 단순히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 인증 사진을 찍기 위해 물건을 산 뒤 바로 환불 한다고 고백했다.

돈 안 들이고 느끼는 스릴감

영국 엣지힐 대학교 제프 비티 심리학 교수는 환불건수가 더 높지 않은 게 오히려 의아하다고 한다.

급속히 늘어난 온라인 쇼핑으로 환불을 요구하는게 더 이상 민망한 일이 아니고, 굳이 환불 이유를 설명할 필요도 없게 환불 조건도 느슨해져서다.

비티 교수에 따르면 쇼핑할 때 사람의 심장박동은 빨라진다. 그 뒤 물건을 집에 가져 가고, 자랑하고 나면 심장박동도 제자릴 찾는다.

차분해 지면서 '괜히 쓸데없는 돈을 쓴 건 아닌지' , '한 번 입고 말건 아닌지' 와 같은 후회가 밀려오는 게 사람의 심리라고 비티 교수는 설명한다. 그러면서 결국 '환불'을 하게 된다는 것.

"만약 상습 환불 소비자라면, 공짜로 물건을 살때 느끼는 스릴감을 느끼는 셈" 이라고 비티 교수는 설명했다.

블랙 프라이 데이 같은 대규모 세일기간 일수록 특가를 놓칠까 하는 두려움에 소비자들은 충동 구매를 한다.

하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환불 처리도 다 비용이다.

배송뿐 아니라 포장 및 청소에 드는 비용 또한 발생한다.

또, 기업 입자에선 환불로 인해 발생하는 시간도 고려해야 한다.

환불 처리 완료가 재고에 반영되는 시간이 지연돼, 재고가 바닥나는 경우를 대비해 기업들은 예상보다 많은 양의 물건을 주문한다. 이 또한 숨겨진 비용이다.

패션 업계가 느끼는 환불의 또다른 문제점은 사이클이 너무 빠르다는 점이다.

최근까지 매출 압박을 받는 상점들은 환불 조건을 쉽게 만들어 고객을 끌어모았다.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거나 '직접 써보고 맘에 들 때만 사기' 등의 프로그램을 고객에게 제공했다.

이런 시스템을 고객이 남용하는 건 예상된 일이었다. 많은 소비자들이 실제로 사용할 의도는 없지만, 특정 금액 이상 주문 시 제공되는 무료 배송 혜택을 받기 위해 필요 이상의 물건을 산다.

상습 환불 고객, 진상 고객인가 잠재적 구매왕 인가?

최근 많은 기업이 상습 환불 고객 맞대응에 나섰다.

거대 온라인 상점 아마존은 상습 반품·환불고객의 계정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아마존은 고객 모두에게 열려 있습니다. 하지만 가끔 저희 서비스를 오랫동안 남용하는 고객들이 가끔 있습니다"라고 아마존 대변인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밝혔다.

아마존은 상습 반품·환불고객의 계정을 폐쇄하기로 했다

출처Getty Images

덩치가 워낙 크다 보니 이런 아마존의 움직임에 수많은 기업이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환불 처리 소프트웨어 업체 리바운드 리턴스의 비키 브록 데이터 혁신 팀장은 생각이 다르다.

그는 상습 환불 고객을 진상 고객이라고 단정 짓기 어렵다며, 환불 건 대부분이 소수의 고객에게서 나오는데 이들이 최고의 고객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다.

이런 이유로 상습 환불 고객을 금지하는 건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브록은 덧붙였다.

환불 때문에 소비자를 막아 버리면 잠재적인 평생 고객을 잃게 된다며, 이는 소매업계가 소비자 행동을 제대로 이해 못 했다는 방증이라고 브록은 지적했다.

상습 환불 고객을 금지하는 건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브록은 덧붙였다

출처Ashley Coombes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더 나은 제품 사진을 사용하고 치수를 좀 더 정확하게 하는 방법 또한 환불 건수를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유니클로나 ASOS 같은 의류업체들은 소비자의 구매 내역이나 체중과 키에 따라 옷 치수를 고객에게 제시하고 있다.

개인 맞춤형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도 환불을 줄이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어떤 소비자가 바지 말고 신발은 늘 되돌려 보내면 이 사람에게는 바지 광고를 노출하는 식이다.

궁극적으로 브록은 구매만큼이나 환불 또한 쇼핑에서는 중요한 과정이니 기업들이 이에 맞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이런 방법이 상습 환불 고객의 맘도 바꿀 수 있을까?

그레잉거는 "저는 온라인 상점에 미안한 마음은 없어요. 기업들이 배송료를 공짜 아니면 저렴하게 책정한 거니 환불이 많은 건 기업 책임도 있다. 온라인 상점들도 치수에 더 많은 신경을 써야 합니다"라며 자신의 쇼핑 방식을 바꿀 의향이 없다고 말했다.

영국의 환불 및 반품 규정

영국의 일반 상점들에 환불이 의무는 아니지만 많은 업체가 환불 혹은 반품 서비스를 제공한다.

파손된 상품의 경우에는 30일 안에 환불할 경우에만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온라인에서 구매한 물건에는 더 많은 소비자 보호 조항이 따른다. 온라인상 제품 설명에 따른 물건이 실제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온라인에서 산 물건이 배송된 지 14일 까지인 '쿨링 오프(cooling-off)' 기간에는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

그로부터 14일이 지난 뒤까지도 전액 환불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환불 조항이 모든 상품에 적용되는 건 아니다.

구매 시 고객에게 맞춤형으로 제공됐던 물건이나 변질이나 부패가 쉬운 물건, 혹은 구매 당시와 같은 상태에 있지 않은 물건의 경우엔 환불이 안되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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