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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남은 시간 얼마 없어... 한 분이라도 더 찍고 싶어'

한국인 사진작가 라미 현 씨는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참전용사들의 초상을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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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RAMI HYUN

6.25전쟁 68주년을 닷새 앞둔 지난 20일, 또 한 명의 참전 용사가 별세했다.

향년 91세로 세상을 떠난 영국인 빌 스피크먼(Bill Speakman)은 6.25 전쟁 참전 공로를 인정받아 영국에서 가장 명예로운 훈장 중 하나인 빅토리아 십자 훈장을 받았다.

한국 국가기록원에 따르면 영국은 6.25 전쟁 당시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의 병력을 한반도에 보냈다.

하지만 미군 참전용사들의 활약상에 비해, 한국에선 스피크먼 같은 영국인 참전용사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한국인 사진작가 라미 현(Rami Hyun) 씨가 영국과 한국을 오가며 이들의 초상을 남기는 이유다.

현 씨를 영국 런던 BBC 스튜디오에서 만났다.

"시체 썩는 냄새에 눈 떴더니 부산항이었다고 회상했다"

현 씨는 참전용사들의 프로필 사진을 찍고, 이를 액자로 만들어 선물한다. 그는 자신의 작업에 '프로젝트 솔져(Project Soldier)'라는 이름을 붙였다.

현 씨가 영국을 돌며 만난 참전용사들은 처음 한국 땅을 밟았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다.

사진작가 라미 현(Rami Hyun)

출처RAMI HYUN

현 씨는 "17살에 영국 육군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던 한 전직 군인은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배를 탔다고 했다"며 "시체 썩는 냄새가 너무 고약해 놀래서 눈을 떴더니 부산항이었다고 회상했다"고 전했다.

이 참전용사는 현 씨가 찍어준 자신의 사진 앞에서 같은 정복을 입고 사진과 똑같은 자세를 취한 '셀카'를 찍어 보내기도 했다.

현 씨는 "사진이 많이 마음에 드셨던 것 같다"며 "많은 참전용사들이 촬영 후 감격스런 마음을 담은 후기를 보내온다"고 설명했다.

"남은 시간 얼마 없어... 한 분이라도 더 찍고 싶어"

작업 초반엔 사비로 모든 걸 진행했다. 비용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후원자를 모으기로 결심한 현 씨는 지난해 페이스북에 조심스레 글을 올렸다.

그는 "아무도 연락이 안 오면 어쩌나 하는 심정으로 글을 썼는데, 2시간이 채 안 돼 13명이 도움을 자처하고 나섰다"고 했다.

마흔 살 직장인, 여섯 살 유치원생, 30대 신혼부부까지 다양한 이름으로 후원금이 모였다. 이후 참전용사들에게 배달되는 액자엔 후원자들의 이름이 박히게 됐다.

2018년 2월 한 자리에 모인 영국군 6.25 전쟁 참전용사들

출처RAMI HYUN

지난 4월 8일, 영국에선 6.25전쟁 참전용사들의 기념식이 열렸다. 현 씨도 촬영 장비를 짊어지고 한국에서 11시간을 날아왔다.

이날 기념식에선 현 씨가 만든 사진 액자 증정식도 진행됐다.

현 씨는 "이제 많은 분들이 여든 살이 넘었다"면서 "한 분이라도 더 찍어드리고 싶은 마음이고, 당신들이 얼마나 훌륭한 일을 한 건지 알려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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