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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국제 외교 무대 위 새로운 인물

BBC 서울 특파원 로라 빅커가 새로운 국제적 지도자로 세계의 주목을 받는 김정은 위원장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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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News | 코리아 작성일자2018.06.11. | 12,785 읽음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새로운 국제적 지도자가 되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출처 : Getty Images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순식간에 2018년 정치계에서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도자로 떠올랐다.

수년 간 고립됐던 그는 이제 유력 정치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중국, 러시아, 시리아, 한국, 미국의 지도자들이 모두 김 위원장을 만났거나 만날 예정이다.

말 그대로 세계 지도자들이 김 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9월 블라디보스토크로 초청했고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도 평양을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했다.

전 AP통신 평양 편집장 진 리는 "우리는 김 위원장이 '국제적인 정치인'이 되는 과정을 목격하고 있다"며 "2010년 앳된 얼굴의 김 위원장이 베일에 쌓인 채 후계자로 나섰을 때와는 매우 다른 국제적 데뷔다"라고 말했다.

리는 "검증된 대륙 간 탄도 미사일을 보유한 김 위원장은 미국을 포함해 세계의 다른 핵보유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가의 지도자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판 하우스 오브 카드(North Korean House of Cards)'의 저자 켄 가우스(Ken Gause)는 이와 같은 (외교적) 위치는 김 위원장이 2017년 미사일 시험 프로그램을 가속했을 때 원했던 결과라고 저술했다.

가우스는 "김 위원장은 외교 무대에서 북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우선 '긴장을 고조시킴으로서' 결국 '긴장을 완화시키는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을 것이다. 북한은 힘 있는 자세로 협상에 임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정상회담은 김 위원장이 바라던 외교적 위치에 도달할 수 있게 했으며, 북한이 사업을 위해 개방돼 있다고 말할 기회를 제공했다.

리는 "김 위원장은 외부 세계와 너무 오랫동안 거리를 뒀다. 세계 지도자들은 김 위원장이 누구이고 그가 북한을 위해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알기 위해서라도 김 위원장을 만나려고 한다"고 말했다.

돌아선 우정 되찾기

김 위원장의 새로운 외교 활동에 도움이 된 두 가지는 무엇일까?

첫 번째, 북한과 교류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우고 선거 운동을 벌인 진보적 후보가 한국 대통령에 선출된 것이다. 이는 김 위원장이 남한과 교류하는 것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초청이다. 전임 미국 대통령들은 회담 전 일종의 보장을 원했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는 다르다. 지난 1년간 선제공격을 주장하며 북한을 위협해왔던 예측 불가의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을 직접 대면하기로 한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김 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하러 나올 때 기억할 부분은, 그가 고립된 국가의 지도자에서 세계 최대의 정치 드라마 중심에 있는 두 명의 지도자 중 한 사람이 됐다는 것이다.

북미 정상회담 자체가 김 위원장에게 정치적 영향력을 부여했다.

이러한 새로운 외교 전략은 단순히 힘싸움이 아닌 아니라 필요에 의해서도 생긴다.

핵미사일이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고 선언한 김 위원장은 경제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김 위원장은 동맹이 필요하고 오랜 우정을 다시 쌓을 필요가 있었다.

가장 첫 번째 대상은 북한의 주요 교역 상대국인 중국이었다. 시진핑 국가 주석은 지난해 말 북한을 향하는 주요 물자 공급을 중단하는 트럼프의 압박 정책을 시행하도록 도움을 줬다. 이에 북한은 중국이 지난해 말 북한 방문을 시도했을 때 중국 특사를 돌려보내기도 했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중국을 다시 돌아서게 했다. 김 위원장은 두 달 안에 중국을 두 번 방문했다. 먼저 베이징을 방문한 다음 5월 초에 다롄을 방문해 시 주석과 함께 해변을 산책하고 무역에 대해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과 시진핑 주석

출처 : AFP

이는 지난 4월 판문점에서 이루어졌던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과의 역사적인 만남을 상기시켰다.

길을 걸으며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처럼, 둘은 두 국가의 미래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아버지와 할아버지가 시도하지 않은 방식을 기꺼이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전 세계가 지켜보는 앞에서 포옹했다

출처 : Getty Images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시기도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다.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은 방문은 김 위원장이 마이크 폼페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기 바로 며칠 전에 이루어졌다.

이는 미국과 중국을 서로 겨루게 만들 수 있는 전략적 방법이었다고 할 수 있다.

중국은 단계적 비핵화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고, 북한의 경제 안정을 위해 제재를 해제하는 방향을 선호할 것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을 향해 '내가 누구를 궁지에 몰아넣었는지 보라'고 말할 수 있다.

새로운 계획들, 오래된 동맹들

김 위원장은 모스크바를 지렛대처럼 이용했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이 다소 큰 편지를 들고 미국으로 향하고 있었을 때, 김 위원장은 평양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맞이하기로 했다.

러시아 고위 외교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물론 우연의 일치였을 수도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달갑게 여기지 않았다.

러시아 고위 외교관이 북한을 방문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출처 : Reuters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북한과 러시아의 만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러시아와의 만남이 무엇을 의미하겠느냐. 긍정적인 만남이라면 정말 좋지만, 부정적인 만남이라면 달갑지 않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달갑지 않다"고 말한 데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을 수 있다. 러시아는 북한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러시아를 대체 조정자로 보고 있다. 중국은 북한과 국경을 접하고 있고, 주요한 경제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따라서 만일 미국이 북한이 궁지에 몰려있다고 생각한다면, 김 위원장은 러시아에 메시지를 보내 다른 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

미국 과학자 연합회의 애덤 마운트는 "각각의 새로운 관계는 정권을 압박하려는 미국에 영향을 미친다"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평화 협상을 위협하는 존재로 자리매김한 점을 고려하면 중국은 사실상 제재 완화를 확실하게 해왔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와의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는 점이 특히 우려된다. 만일 계속해서 (북한과 러시아의) 관계가 확장된다면 러시아는 북한이 미래에 봉쇄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공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이 핵미사일을 실험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출처 : Getty Images

시리아와 북한의 관계는 미국과 유엔의 고민거리가 될 수 있다.

북한의 관영 매체는 아사드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리아와 북한을 오래된 동맹이다. 북한은 1966년에 시리아와의 외교 관계를 수립했고 1973년 10월에 있었던 아랍과 이스라엘의 전쟁 동안 시리아에 군대와 무기를 보냈다.

지난 2월 유엔은 보고서에서 북한이 2012년부터 2017년 사이에 화학 무기 제조에 사용될 수 있는 저항성 타일, 밸브, 파이프 등을 포함한 40개 물자를 시리아로 보내왔다며 북한을 비난했다.

국제 사회는 이제 시리아와 북한의 동맹 관계를 더욱더 주의 깊게 지켜볼 것이다.

자포자기의 위기?

모든 것이 북한의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지난달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멍청하다"고 비난하고 협상에 실패할 시 핵 대결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미국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한반도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은 이가 전형적인 북한의 미사여구라는 것을 알고 있고 한국 정부 또한 이러한 비슷한 경고에 대응하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왔다.

이는 펜스 부통령과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비핵화를 리비아와 비교한 결과로도 충분히 예측 가능한 것이었다.

하지만 북한의 이러한 경고는 백악관을 혼란스럽게 만들었고,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할 수 있게끔 했다. 이에 미국의 많은 분석가는 북한이 공격을 가할지, 미사일 실험을 재개할지 등 다양한 분석을 내놓았다.

김 위원장은 어떠한 공격적인 반응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도덕적 우위를 차지하려고 시도했다. 남한과의 문제를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문 대통령과 판문점에서 2차 정상회담을 서둘러 가졌다.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포옹했는데, 이는 아마도 좀 더 부드러운 인상을 보여주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이후 김 위원장은 상황을 정상으로 되돌리기 위해 자신의 오른팔인 김영철 부위원장을 미국으로 보냈고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요한 편지를 전달했다.

일부는 김 위원장의 절박함이 보인다고 느꼈을 수도 있다. 사라져가는 자신의 소중한 북미회담을 지키기 위해 매우 열심인 것처럼 보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는 김 위원장에게는 다행히도, 백악관 트럼프 정부에서 매일같이 벌어지는 드라마와 비교해볼 때 그렇게 큰 일은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사람은 트럼프 대통령이 진짜 생각을 하고 북미회담을 취소한 건지 궁금해했다.

사회학자 아이단 포스터 카터는 트위터에 "북한은 거칠고 무례하지만 진지하게 북한과의 회담 및 협상을 원하면 하지 말아야 할 말이 있다. 첫째, 북한이 우리한테 간청했다. 둘째, 북한은 돈을 원한다 (맞는 말이지만 눈치 없는 말이다). 셋째, 리비아. 정상회담이 과연 열릴까? 잘 모르겠다. 분위기가 너무 안좋고 험담이 너무 많다"고 게시했다.

김 위원장은 이 게임의 규칙을 바꿨다. 작년에 그의 핵무기는 골칫거리였고, 이제 김 위원장은 이를 외교적 도구로 바꿨다.

북한의 비장의 카드는 무엇일까? 그리고 북미 정상회담 후엔 어떤 결과가 있을까?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를 설립한 조엘 위트 선임연구원은 기자 회견에서 "이것은 '매력 공세' 혹은 일종의 전술적 속임수가 아니다. 평양에는 그들이 하는 일에 엄청난 추진력이 있다. 나는 개인적으로 그것이 제재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트 연구원은 "제재가 작은 역할을 했을 수도 있지만 그건 북한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것이고 북한의 핵무기 보유 크기와 미사일, 경제 현대화에 대한 열망과 관련이 있다. 이는 단순한 선전이 아니다. 김 위원장은 말만 하는 게 아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새로운 경우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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