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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고로 시작된 한국 승합차의 계보

조회수 2017. 2. 20. 09: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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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1년 봉고로 시작된 국내 다인승 승합차는 언제부터 미니밴 승용차로 나눠졌을까. 그 계보를 찾아 떠나는 자동차 역사여행

1981년 기아차 봉고 코치
1981년 국내에는 자동차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른바 자동차산업 합리화 조치인데, 당시 정부는 중복 산업 투자 방지를 위해 자동차회사의 주력 제품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했죠. 이에 따라 현대차는 승용차만 생산하고, 기아차는 5톤 미만 소형 상용차를 만들도록 정리가 됐습니다. 어쩔 수 없이 승용에서 손을 떼야 했던 기아차는 마쓰다 승합차인 봉고를 한국에 가져와 소형 트럭으로 판매했는데, 사실 어떻게든 승용 시장 공략을 위해 사람이 탈 수 있도록 시트를 보강해 9인승 봉고 코치를 내놓은 것이지요.

물론 아이디어는 대박을 냈습니다. 당시 다인승이라고는 버스 외에 없었던 국내 시장에 9인승과 12인승 봉고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죠. 1톤 소형 트럭과 함께 쓰러져가는 기아차를 다시 세우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차종으로 지금도 차명이 활용됩니다. 봉고 트럭이 그것이죠..ㅎㅎ

1986년 기아차 베스타
어쨌든 봉고 코치로 승합차 시장에서 확고한 기반을 다지게 된 기아차는 1986년 3월 봉고 코치의 뒤를 이은 '베스타'를 내놓고 인기를 이어갔습니다. 그 때 일화가 베스타 EV입니다. 1986년 아시안게임 중계차로 기아차가 특별히 제작한 '베스타 EV'를 활용한 것이지요,,,그렇게 보면 국산 최초의 전기차는 이 때 등장한 겁니다. 지금처럼 리튬이온 배터리가 아닌 납축전기 수십개 연결했다고 하죠,,ㅎㅎㅎ

잠시 옆으로 빠졌는데, 베스타 또한 나름 인기를 모았습니다. 이전 봉고가 소형 트럭에 기반해 개발됐음에 비춰 베스타는 최대한 승용 느낌을 담아냈기 때문이죠. 차명 베스타는 '베스트(Best)'와 '에이스(Ace)'의 합성어로 승합차로는 처음 4WD 구동 방식이 적용되기도 했습니다.

1986년 현대차 그레이스
이처럼 기아차가 봉고에 이어 베스타로 시장 수성에 나서자 현대차는 같은 해 그레이스를 내놓고 반격에 나섰습니다. 미쓰비시의 3세대 델리카를 기반으로 개발한 뒤 9인승은 685만원, 12인승은 695만원에 내놨죠. 승합차 최초로 4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하는 등 편의성을 개선한 덕분에 그레이스는 봉고의 오랜 아성을 단숨에 뒤흔드는 차종으로 우뚝 오르게 됩니다.

1987년 아시아자동차 토픽
그러자 상용차에 강하던 당시 아시아자동차도 가만있지 않았죠. 아시아자동차는 1987년 승합차로는 최초로 15인승인 '토픽'을 선보였는데, 이를 두고 모기업인 기아차는 베스타 롱 바디로 불렀다고 합니다. 15인승이어서 주로 교회나 학원 등에서 인기를 얻은 것은 물론이었죠. 결국 승합차 시장은 쌍용차가 이스타나를 내놓은 1995년까지 기아차 베스타, 현대차 그레이스, 아시아자동차 토픽이 시장을 3분했던 겁니다. ㅎㅎㅎ

1995년 쌍용차 이스타나
이즈음 승합차 시장에 매력을 느낀 쌍용차는 독일 벤츠와 제휴로 이스타나(Istana)를 국내에 선보입니다. 9인승, 12인승, 15인승으로 가격은 1,056만원, 1,071만원, 1,249만원에 달했죠. 벤츠가 쌍용차에 디젤 엔진 기술을 주는 대가로 이스타나를 OE 생산, 수출은 벤츠 엠블럼으로 나갔습니다. 'MB300'이었던 것 같은데,,ㅎㅎ 2.9ℓ 디젤 엔진은 무쏘와 코란도에서 활용된 엔진이었고, 승합차로는 처음으로 앞바퀴굴림이 채택됐다죠...벤츠의 후륜구동 세로형 엔진으로 앞바퀴굴림을 만들었으니 엔진룸 공간이 매우 복잡했죠. ㅎㅎㅎ

1995년 기아차 프레지오
이스타나가 시장에 등장하자 기아차는 같은 해 베스타의 후속 차종으로 기아차 독자 기술을 활용해 '프레지오(Pregio)'를 선보입니다. 이전보다 승차감 개선 및 최대한 승용 느낌에 가깝도록 설계했고, 다인승 승합차에서 최대한 벗어나 승용 쪽으로 성격을 이동시켰다는 점에서 승용형 미니밴의 시작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합니다.

1997년 현대차 스타렉스
역시 프레지오의 인기는 높았습니다. 특히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에서 폭발적인 수요가 발생했죠. 버스는 덩치가 부담스럽고, 고객을 태워야 하는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한 겁니다. 그러자 현대차는 1997년 스타렉스로 공격(?)을 합니다. 기존 원 박스에서 다소 벗어나 앞을 돌출시켜 안전성을 강화하고, 운전석을 최대한 승용 느낌으로 강조하며 판매에 돌입했죠. 9인승, 12인승, 15인승에 4WD도 추가했습니다. 이때까지 원 박스 승합차에 익숙해 있던 국내 소비자들은 스타렉스를 '승용형 승합차'로 여기며 구매에 나섰죠. 실제 스타렉스는 출시 후 승합차 시장에서 독보적이었던 기아차를 서서히 물리치며 앞서갔던 겁니다.

1998년 기아차 카니발
위기감을 느낀 기아차는 소비자들이 보다 승용에 가까운 승합차를 원한다는 점을 주목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에 매진해 1998년 국내 최초 승용형 미니밴인 카니발을 등장시킵니다. 그러면서 프레지오는 실용적인 승합차로, 카니발은 고급형 승용 미니밴으로 구분을 지었죠.

1999년 현대차 트라제
물론 현대차도 가만있지는 않았습니다. 카니발 출시 이듬해 트라제를 승용형 미니밴으로 내놓고 맞불을 놨죠. 결국 카니발과 트라제는 치열한 경쟁을 펼쳤고, 덕분에 미니밴 전성시대를 개척하며 시장을 양분하게 됩니다. 이외 스타렉스, 프레지오, 이스타나 등은 원 박스 승합차로 묶어지며 사실상 성격 분리가 완성됐죠. 물론 인기는 여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승합차에 불똥(?)이 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부가 박스형 승합차의 안전성을 강화하고 나선 것이지요. 특히 승합차는 앞 돌출 부분이 거의 없어 충돌 시 사망사고가 빈번하자 충돌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기준을 마련해 시행에 들어갔습니다. '전방조종자동차 안전 기준 강화'이며, 이때가 2004년입니다.

2004년 쌍용차 로디우스
정부의 기준 강화에 따라 제조사들이 선택한 방법은 원 박스 승합차의 단종이었습니다. 대신 승용 미니밴을 보다 활성화 한다는 계획을 세웠는데, 이에 따라 쌍용차는 이스타나 단종 이후 2004년 승용 미니밴으로 로디우스를 세상에 등장시켰습니다. 그러나 기아차를 인수한 현대차는 인기 차종 스타렉스로 승합차를 유지하되 오히려 미니밴인 트라제를 단종시켰습니다. 승용 미니밴 시장을 기아차에 넘기는 전략의 일환이었던 것이지요. 대신 기아차는 승합차를 없애 스타렉스 독주 시대가 펼쳐진 것이지요. 그 결과 2005년 2세대 카니발이 등장했고, 2007년에는 현대차 스타렉스II가 세상에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2005년 카니발II
현재 국내 미니밴은 지난해 쌍용차가 내놓은 로디우스의 후속 '코란도 투리스모'와 기아차 카니발이 주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중고차 시장에선 15인승을 찾는 사람이 끊이지 않죠. 그만큼 다인승이 필요한 곳이 많다는 겁니다. 그래서 현대차가 최근 스타렉스 어린이 통학용 15인승을 내놓았죠. 결국은 시장의 끊임없는 요구를 받아들인 겁니다. 덕분에 15인승 중고차 시장은 잠시 주춤했지만 말이지요..ㅎㅎㅎㅎ

2013년 코란도투리스모
현재 판매되고 있는 쌍용차의 코란도 투리스모입니다. 쌍용차가 코란도 브랜드를 키우면서 로디우스를 코란도 제품군 안에 넣은 것이지요.

2014년 기아차 카니발III
요즘 절정의 인기를 누리는 기아차 카니발 미니밴입니다. 승합보다 승용으로 분류되죠. 현대차가 스타렉스로 상용에 가까운 승합을 추구한다면 기아차는 철저하게 고급 미니밴으로 시장을 양분하는 겁니다,,,^^

승합차 및 미니밴 간략 연보

1981년 기아차 봉고 9인승 및 12인승

1986년 기아차 베스타

1986년 현대차 그레이스

1987년 아시아 토픽(15인승)

1995년 기아차 프레지오...쌍용차 이스타나 등

1997년 현대차 스타렉스

1998년 기아차 카니발I

1999년 현대차 트라제

2004년 전방조종자동차 안전기준 강화...15인승 단종

2004년 쌍용차 로디우스

2005년 기아차 카니발II

2007년 현대차 스타렉스II

2013년 쌍용차 코란도 투리스모

2014년 기아차 카니발III

지금까지 한국 승합차의 계보를 살펴봤습니다. 도움이 되셨나요? 그렇다면 추천 꾸욱 ㅎㅎㅎ

By Dragon Ball.....오토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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