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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석에 앉지 않고 반자율주행하면 처벌 받을까?

오토모빌K 작성일자2018.10.09. | 20,057  view

한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라온 영상이다. 운전석은 비워져있고, 조수석에 사람이 앉아 스티어링휠에 있는 버튼만으로 차를 조작하고 있다. 자신의 차에 있는 반자율주행 혹은 자율주행 기술을 활용해 운전석에 운전자가 없이 주행하고 있는 영상이다.


많은 고급차종에 반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가있지만, 보통 한시적으로 작동하며 운전자가 운전석에 앉아서 비상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올라온 영상처럼 운전석에 앉지 않고 반자율주행 기능을 이용해도 괜찮을까?


별도의 허가 없이 운전석에 사람이 앉지 않은 채로 차를 운행한 경우, 처벌 대상이다. 더군다나 반자율주행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이 개입해야하는, 자율주행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은 차라는 의미다. 반자율주행차에는 비상 시 개입해 운전할 수 있는 운전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심지어 완전 자율주행차로 인증받은 경우도 운전자가 탑승해 있어야만 한다. 지금까지 다양한 완성차 브랜드에서 반자율주행 혹은 자율주행 기술을 홍보하면서 항상 사람이 운전석에 타고 있고 운전대에서 손을 놓은 영상만 공개한데는 다 이유가 있다. 물론 실험 과정을 공개한 경우는 제외하고 말이다. 완전 자율주행차인 경우, 연구 개발 목적으로만 아주 드물게 허가되고 있다.

전세계 곳곳에서 시도되고 있는 자율주행택시의 시험운행 역시 운전석에 사람이 앉아 있어 비상시에 대비하는 게 조건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실제로 운영 중 사람이 개입하는 경우가 많이 보고 되고 있다. 미국에서 최초로 자율주행 택시의 테스트가 허가된 지 2년이 지난 후에 웨이모가 밝힌 97%의 자율주행률이 가장 높은 수치다. 사람이 3%는 개입을 했다는 거다.


아직까지 완전 무인 자율주행은 웨이모가 미국 애리조나 피닉스 지역 근교에서 보조 운전자 없이 승객을 태우고 이동하는 완전 자율주행 택시 서비스를 시범적으로 운정한 정도에 불과하다.

자율주행 자동차 기술 단계

자율주행차는 운전자의 개입 없이 자율주행이 가능한 차량을 의미하며, 반자율주행은 자율주행 단계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서는 네 단계로, 미국자동차기술학회(Society of Automotive Engineers, SAE)는 여섯 단계로 기준을 정해 자율주행 수준을 분류하고 있다. NHTSA가 분류한 자율주행차의 자동화 레벨 1단계는 특정 기능의 자동화 단계인 선택적 능동제어 단계이다. 현재도 많은 자동차에서 지원하는 차선이탈경보장치나 크루즈 컨트롤 등의 기능이 이 단계에 속한다.


2단계는 테슬라의 오토파일럿처럼 기존의 자율주행 기술들이 통합되어 기능하는 능동제어 단계로, 운전자들의 시선은 전방을 유지시키지만 운전대와 페달을 이용하지 않아도 된다. 3단계는 차량이 교통신호와 도로 흐름을 인식해 운전자가 다른 활동을 할 수 있고 특정 상황에서만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한 제한적 자율주행 단계다. 최고등급인 4단계는 모든 상황에서 운전자의 개입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 단계이다.

SAE 기준에 따른 여섯 단계로 분류는 비자동화 단계인 레벨 0부터 시작한다. 레벨1은 운전자 보조 단계로 방향 또는 속도 제어 등 특정 기능의 자동화로 운전자가 차의 속도나 방향을 항상 통제해야한다. 부분 자동화 단계인 레벨 2는 고속도로 같이 특정 조건에서 차선과 간격 유지가 가능한 수준으로 운전자가 항상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가 적극적으로 주행에 개입해야한다.


레벨3은 조건부 자동화 단계로 정해진 조건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다. 자율주행 한계 조건이 도달하면 운전자가 정해진 시간 내에 대응해야한다. 레벨 4는 고도자동화 단계다. 정해진 도로의 모든 상황에서 자율주행이 가능하고 그 밖의 도로 조건에서 운전자가 개입하며, 완전 자동화인 레벨5의 경우에는 모든 주행 상황에서 운전자 없이 주행이 가능한 단계다.


자율주행의 장점

자율주행차는 인간처럼 상태나 상황에 따른 동요 없이 오롯이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율주행차가 술에 취하거나 졸린 상태는 있을 수 없으며, 화가났거나 조급해지는 일도 없다. 자율주행차가 상용화되면 운전자의 과실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줄일 수 있다.


또한 운전하는 시간을 다른 일에 활용할 수 있고, 운전이 어려운 노인이나 장애인도 어려움 없이 자동차를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자율주행차는 정밀지도와 주변환경 인식, 외부 네트워크 등을 이용해 다른 자동차와 교통정보를 공유할 수 있으므로 연료소비를 최소하고 하고 목적지까지의 이동시간도 줄일 수 있다.

알고리즘의 한계

자율주행차가 인간보다 계측 정확도나 판단 속도는 빠를 수 있지만, 도로에서 발생하는 갑작스럽고 종합적으로 판단해야하는 까다로운 상황에 대처하는 데는 인간이 더 뛰어나다. 자율주행차는 기본적으로 프로그래밍 된 소프트웨어가 조절하며, 상황 판단 시 적용되는 기준이 제조사마다 다 다르다. 알고리즘에 수백만 건의 시나리오를 입력한다 해도, 테스트 환경을 벗어난 상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는 안전 범위에서 주행하지만, 인간의 불완전하고 충동적인 운전이 개입되었을 경우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고속도로에서 주행 중, 앞뒤 차의 간격이 줄어들자 이를 맞추기 위해 속도를 줄여 간격을 안전한 수준으로 넓혔다. 이 때 갑자기 옆 차선의 차가 끼어든다면? 속도를 줄였을 때 뒤 차와 충돌 가능성이 있고 옆차선에는 모두 다른 차들이 달리고 있다. 이 때 자율주행차는 과연 어떻게 반응할 것인가?

윤리적 관점

알고리즘에 의한 판단이기 때문에 자율주행차는 인간과 같은 윤리적 판단을 하기가 어렵다. 이것 역시 제조사에서 정해서 입력하는 데 그치기 때문이다. 2015년 구글은 자신들이 만드는 자율주행차는 피할 수 없는 충돌의 순간에 누가 더 나은 사람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추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 대신에 구글은 좀 더 약자, 차에 탄 사람보다는 보행자를 보호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고 말했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차 안에 있는 사람을 구하거나 밖에 있는 보행자를 보호할 수 있는 선택권을 준다면, 차 안에 있는 사람은 확실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차 안의 사람을 보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차에 윤리적 문제에 대해 가장 먼저 고민한 나라는 바로 독일이다. 2017년 8월. 독일에서 윤리지침을 만들어 발표했다. 물론 강제성을 지닌 법률이 아니라, 권고사항인 지침일 뿐이다. 제안된 규칙 중 핵심 내용 몇 가지를 살펴보면, 먼저 인간의 생명은 재산이나 동물의 생명보다 항상 우선시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블랙박스와 같은 감시 시스템이 모든 것을 기록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가 확실할 수 있도록 모든 데이터가 저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율주행차 탑승자의 신원도 명확히 확인되어야 한다. 또한 사고를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자율주행차는 누구를 구할 것인지 결정할 수 없다. 예를 들어 아이를 살리기 위해 노인을 죽이거나 하는 행위를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차는 연령, 성별, 인종, 장애에 대해 판단을 할 수 없다.

법률 및 보험 문제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을 때, 이 책임 소재를 누구에게 물을 것인지가 문제다. 이는 자율주행차의 보험과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사고의 책임은 결국 어떤 보험에서 처리되는 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율주행차가 사고를 냈다면, 그 책임은 운전석에 앉아있기는 했던 운전자에게 물어야 하나, 아니면 자율주행차 제조사인가. 혹은 소프트웨어 개발자가 책임을 물어야할까? 만약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있어 발생한 사건이라면 말이다. 문제는 또 있다.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해킹이 가능하다는 것. 해커가 통제권을 탈취해 사고를 일으킨다면 이는 어떻게 처리될까?


제조사에 책임을 물어야 하는 지 여부에 대한 공방이 아직도 논의 중이며, 구체적 사례가 발생해 판례가 쌓이길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자율주행 차량과 관련한 책임을 명시하는 규정은 자율주행차 기술을 이끌고 있는 미국, 유럽 등에서도 아직 마련되어있지 않은 상태다. 영국이 2021년까지 자율주행 상용화와 기술 선도 국가를 목표로 선언하며, 2018년 3월, 법규 논의 시작을 공표한 정도다. 이 역시 향후 3년동안 이루어질 예정으로 2021년 자율주행 상용화 시기에 맞춘 것이다.

사람의 공포심

반자율주행하는 영상만 올라가도 조회수가 높아지는 걸 보면 알 수 있듯, 스스로 움직이는 기계인 자율주행차는 아직까지 그저 신기한 존재다. 신기하다는 건 곧 익숙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람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미국자동차협회의 조사에 따르면 운전자의 78%는 자율주행차에 탑승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100㎞/h의 속도로 달리는 몇 톤의 금속 덩어리를 안전하다고 느끼기는 어려운 게 사실이다.


2017년 8월, 인텔은 자율주행차를 타는 사람의 심리에 대해 연구 중이라고 밝혔다. 인텔은 사람들의 두려움을 조사하고 궁극적으로 자율주행의 불안 요소를 해결할 수 있는 지를 확인하려는 것이다. 만약 평균적인 대다수가 자율주행차에 공포를 느낀다면 아무리 좋은 안전 장치가 들어가 있더라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사고

2016년 5월 7일, 미국 플로리다 주에서 발생한 테슬라 모델 S와 트레일러 트럭과의 교통사고로 운전자가 사망했다. 당시 운전자는 테슬라의 준자율주행 시스템인 ‘오토파일럿’ 기능을 사용하던 중이었다. 테슬라측에 따르면, 당시 밝게 빛나는 하늘 때문에 모델S와 운전자가 모두 트레일러의 하얀 측면을 인식하지 못하고 브레이크를 밟지 않아 사고 났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이에 대해 오토파일럿은 운전 보조 장치일 뿐이며 운전자가 항상 운전대에 손을 올리고 있어야 한다며 운전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2018년 3월 23일, 모델 X의 오토파일럿 중 운전자 사망 사고가 또 발생했다. 모델 X는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잇는 캘리포니아 101번 고속도로에서 콘크리트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은 뒤 뒤따라오던 두 대의 차량과 충돌했고, 이후 화재가 발생했다. 운전자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전다. 테슬라는 오토파일럿이 왜 중앙분리대를 인식하지 못했는 지에 대한 해명은 없이 사고 나기 직전 6초 동안 운전자가 운전대에 손을 올리지 않고 있었다는 사실을 이유로 들어 사고의 원인을 또 다시 운전자에게 돌렸다.

우버 자율주행택시 사고

2016년 9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시에서 승객을 자율주행차에 태우는 시범운행을 시작했다. 물론 운전석에 탑승해 비상 시 운전을 담당하는 운영 담당자가 존재했다. 이후 애리조나주 템페, 캐나다 토론토,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등으로 점차 확대. 그러나 2018년 3월 템페에서 길을 건너던 여성 보행자를 자율주행차가 치어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우버는 자율주행택시의 운영을 즉각 모두 중지하고, 7월에는 아예 팀을 폐지했다.


물론 우버가 자율주행택시 사업을 완전히 접은 건 아니다. 우버는 볼보와 손을 잡고 2019년부터 3년간 2만 4천 대의 SUV 차량 XC90을 납품받아 XC90에 센서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장착하여 자율주행 자동차 차량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반자율주행 기술이 들어간 차는 이미 많다. 이미 자율주행이 가능한 수준의 기술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자율주행차를 개발하는 연구소에서도 조심스럽게 나라의 허가를 받고 운전석에 사람을 앉혀서 테스트를 한다. 만의 하나라도 오류로 사고가 발생했을 때의 위험과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모두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것이다.


내 차의 반자율주행 기술을 자랑하고 싶은가? 다른 사람들이 못하는게 아니라 안하는 거다. 그 위험성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사고는 저지른 본인만이 아니라, 타인의 생명까지도 앗아갈 수 있는 심각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단지 자랑하고 과시하고 주목받고 싶어서, 위험한 행동을 시도하는 것은 자제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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