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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에쿠스를 버리고 제네시스를 선택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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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와 토요타 모두 해외, 그중에서도 특히 북미 시장에 괜찮은 품질과 적절한 실용성을 갖춘 준중형 이하의 자동차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며 성장했다. 소위 ‘가성비’를 무기로 브랜드의 볼륨은 커졌지만, 이 때문에 ‘싸구려’ 브랜드 이미지가 꼬리표처럼 붙게 된다.


고급 자동차는 필요에 의해 구매하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을 보여주는 사치품 또는 기호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크다. 이런 경우 브랜드 이미지가 자신의 이미지에도 반영된다는 생각으로 구매를 결정하는 비중이 커지기 마련이다. 고급차를 팔기 위해서는 ‘럭셔리 브랜드’를 만들어 이미지를 입히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값싼 차를 많이 팔아 성장한 현대와 토요타가 성장한 기술력으로 만든 좋은 차를 잘 포장해서 팔기 위해서는 ‘럭셔리 브랜드’가 절실히 필요했다.


토요타를 철저하게 숨긴 렉서스

2014년에 제네시스를 론칭한 현대와 달리,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미 1980년대 중후반부터 미국 시장에 럭셔리 브랜드를 성공적으로 론칭했다. 혼다의 아큐라, 닛산의 인피니티, 그리고 토요타의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 모두 기존 자동차 제조사를 숨기고 소비자에게 완전히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인 것처럼 인식시켰다.


렉서스는 미국 시장에 먼저 진출한 뒤 일본으로 역수입하는 전략을 펼쳤다. 토요타는 철저하게 기존의 색을 지우고 1989년 미국 시장에 렉서스 LS400을 출시해 큰 성공을 거뒀지만, 2005년이 되어서야 일본 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토요타는 기존 브랜드와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인 렉서스를 전략적으로 완전히 분리했다.

현대 안에서 성장해 독립한 제네시스

현대차의 전략은 토요타와 정반대다. 제네시스는 현대 브랜드 안에서 성장해 독립해 나왔다. 제네시스의 신차 발표도 모기업이 있는 한국에서 먼저 이루어졌다. 현대와 한 가족이라는 것을 숨기려는 기색이 전혀 없다.


2004년 처음 현대 제네시스(BH)를 개발할 때는 독자적인 럭셔리 브랜드로 키울 계획이었다. 그러나 론칭 목표 시기인 2008년 세계 금융 위기로 고급차 시장이 위축되고 미국 딜러들의 브랜드 분리 반대에 부딪혀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현대 브랜드의 고급차 라인에 넣어 1세대 제네시스를 출시하게 된다. 제네시스는 현대차의 라인업 중 하나로 2세대 모델까지 발표되며 10여 년에 걸쳐 추가 개발이 이루어졌다. 제품 경쟁력을 키워나가며 현대 브랜드 안에서 인지도를 올려 '제네시스’로서 인정받은 후에 브랜드로 독립했다. 


현대는 오랜 시간 브랜드의 기함 역할을 한 에쿠스를 제네시스 브랜드로 흡수시켰다. 럭셔리 브랜드로 렉서스를 론칭했지만 브랜드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모델로 아발론을 유지하고 있는 토요타와는 다른 행보다. 이제 현대의 플래그십 모델은 그랜저다. 한 브랜드의 기함이라고 하기에 그랜저는 크기도 가격도 어딘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에쿠스 역시 현대자동차 브랜드의 엠블럼이 아닌 독자적인 엠블럼을 사용하며 현대 브랜드를 벗어난 고급화 전략을 추진했다. 그런데 현대는 왜 에쿠스를 럭셔리 브랜드로 독립시키지 않고 제네시스를 선택했다. 심지어 에쿠스 라인업조차 없애버리고 그랜저에게 다소 무리인듯한 플래그십 자리를 넘겨줬다. 현대는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첫째, 현대 에쿠스로는 부족한 경쟁력

이미 확고하게 자리 잡은 이미지를 바꾸기란 쉽지 않다. 현대가 미국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사용한 강력한 무기였던 저렴한 가격은 고급차 시장에서 스스로를 공격하게 되었다. 현대의 꼬리표가 달렸던 에쿠스는 독자적인 엠블럼을 사용하고 각종 편의 및 안전장치를 추가해, 독일 프리미엄 세단을 경쟁 상대로 꼽으며 '가성비'를 앞세워 홍보했지만, 고급차 시장에서는 오히려 비웃음만 사는 결과를 낳았을 뿐이다.


고급차 시장에서도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며 실패한 에쿠스보다는 처음부터 독자적인 브랜드로 키우려고 준비한 제네시스의 이미지가 새로운 럭셔리 브랜드로는 더 적합했다. 해외 시장에서 에쿠스는 이름의 흔적조차 남기지 않고 제네시스 G90으로 출시됐다. 다만, 국내에서는 지난 16년간 현대의 기함 역할은 물론 국산 최고급 세단으로 인식되어 온 에쿠스에 대한 예우로 내수시장 한정으로 EQ를 붙여 EQ900으로 출시했다고 한다.

둘째, 제네시스 브랜드 정착의 밑거름

제네시스는 현대에 속해 있다가 분리되어 나왔기 때문에 또 다른 독립된 하나의 브랜드라는 인식이 자리 잡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단일 차종만 존재하기 보다 차급 별로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고 있어야 더욱 확고히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다.


더군다나 현대자동차그룹에서 현대와 비슷한 포지션인 기아와 달리, 제네시스의 포지션은 럭셔리 브랜드이자 현대의 '윗급' 브랜드다. 제네시스보다 더 가격이 비싼 라인업이 현대 브랜드 내에 존재한다는 것이 문제가 됐을 수도 있다. 럭셔리 브랜드로서 제네시스가 확고히 자리 잡게 하기 위해, 현대차에서 고급차로 분류되는 에쿠스를 남겨 두기보다는 제네시스 브랜드를 복수 라인업으로 론칭하는 방향을 선택한 것이다. 


현대는 특히 미국 시장에서 ‘싼 가격에 적당히 탈만한, 돈이 없는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자동차’를 앞세워 브랜드를 키웠다. 그 후에도 여전히 다른 브랜드 대비 저가 정책을 펼쳐왔다. 이미지를 바꾸기 위한 노력보다는 기존의 ‘싸구려’ 정책을 고수하며 더욱 확고하게 이미지를 굳혔다. 


평판을 바꾸려는 노력도 없이, 다른 브랜드의 프리미엄 세단들을 흉내 내 에쿠스를 내놓았다. 쏟아진 비웃음은 당연한 일이다. 크기가 커지고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고급’이 되는 것은 아니다. 품질도 중요하겠지만, 고급품 시장에서 그 이상 중요한 것이 바로 브랜드 이미지이기 때문이다. 

제네시스 역시 ‘현대’ 꼬리표를 달고 탄생했다. 현대로부터 나왔다. 다행히 제네시스는 현대가 자신들의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는 시기에 등장했고, 에쿠스보단 확실히 브랜드 독립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는 모습이 보이고 있는 것 같다. 현대는 최근 기술력을 높여가며 안전 테스트와 모터스포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이전보다 크게 발전했다는 걸 내세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물론 완전하게 신뢰를 회복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여전히 기존 현대 이미지를 완전히 떨쳐낸 것도 아니다. 제네시스가 등장한 타이밍이 에쿠스보다 나을 뿐이지 결코 프리미엄 브랜드로 충분하진 않다. 메르세데스, 렉서스와 비교하는 것은 그들의 기준이지 소비자의 기준이 결코 아니다.

처음에 계획한 데로 제네시스를 독립된 브랜드로 론칭하고, 현대를 철저히 숨기는 전략이었으면 지금보다 제네시스의 이미지는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새로운 브랜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을 다시 처음부터 기울이는 것이 부담이었는지, 현대는 최악인 에쿠스보다 차악인 제네시스를 선택했다고 생각된다.


아직 출범한지 3년밖에 안 됐다. 자리를 잡으려면 기다림이 아주 많이 필요하다. 국산 브랜드가 세계에서 명성 있는 브랜드로 뻗어나가는 것을 마다할 국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와 제네시스는 언제나 한국 소비자의 비판 도마에 오른다. 순서가 잘못됐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순서가 있다. 현대차를 비롯한 제네시스가 전 세계적인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가 되려면 한국에서의 신뢰부터 회복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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