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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가전 박람회 'IFA 2017'는 무엇을 주목했나?

조회수 2017. 9. 11.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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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홈, 인공지능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보는 IFA

스마트홈, 인공지능이라는 두 개의 키워드로 보는 IFA

매년 9월 독일의 베를린에서 열리는 전시회인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nternationale FukAusstellung, 이하 IFA)’는 1924년 처음 시작된 유서 깊은 산업전시회다. 1924년부터 1939년까지 매년, 그리고 세계대전 이후인 1950년부터 2005년까지 격년제로, 다시 2006년부터는 매년 개최되고 있는 IFA가 올해 9월에도 그 막을 올렸다. 전 세계의 ICT 기업들이 총출동해 경쟁적으로 신제품과 새로운 기술을 과시하는 행사로 자리를 잡고 있는 IFA의 올해의 키워드는 바로 ‘스마트홈’, 그리고 ‘인공지능’이었다.


인공지능의 각축전

IFA 2017에서 가장 많은 이목을 집중시킨 분야는 인공지능이었다. 구글이 구글 어시스턴트, 애플이 시리, 삼성전자가 빅스비, 그리고 아마존이 알렉사를 내세워 치열하게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인공지능 분야를 둘러싸고 다양한 기업들이 IFA 2017에서 새로운 기술들과 신제품들을 내놓으며 각축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화제가 되고 있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비롯해 많은 새로운 스마트 디바이스들이 인공지능을 탑재하고 관람객들에게 그 모습을 드러냈다. 특히 눈에 띠는 인공지능은 아마존의 알렉사, 그리고 구글의 구글 어시스턴트의 두 인공지능이었다. 많은 ICT 기업들은 IFA 2017에서 이 두 인공지능 중 하나를 탑재한 다양한 분야의 스마트 디바이스를 내놓았다.

▲ 2006년부터는 베를린에서 매년 개최되고 있는 국제가전박람회, IFA

두 인공지능 중에서도 특히 아마존의 알렉사가 폭, 양의 측면에서 두드러진 모습을 보였다. 프리미엄 가전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밀레가 채택한 인공지능은 구글 어시스턴트가 아닌 알렉사였다. 밀레는 이번 전시회에서 드럼세탁기, 의류 건조기, 오븐 등에 알렉사를 적용한 스마트 가전제품들을 선보였다. 아마존에 따르면 IFA 2017에서 플랫폼을 개방한 알렉사를 탑재시킨 가전제품 출품 업체는 총 33곳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알렉사가 아닌 구글 어시스턴트를 자사의 가전에 탑재해 선보인 대표적인 기업은 소니였다. 소니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하고 있는 블루투스 스피커를 선보였으며, 구글은 소니 외에도 다수의 제조사들의 신형 오디오 스피커에 구글 어시스턴트가 탑재될 예정임을 밝힌 바 있다.

▲ 전 세계 1,600여 업체가 참여하는 신기술 경쟁의 장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자사의 스마트폰에 공격적으로 구글 어시스턴트를 탑재하고 있는 LG전자는 백색가전 분야에서 구글 어시스턴트는 물론 알렉사도 적극적으로 채택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LG전자는 전시장에서 알렉사 탑재 인공지능 스피커 에코를 이용해 자사의 스마트 TV, 냉장고, 세탁기, 에어컨을 제어하는 모습을 시연한 바 있다. LG전자는 올해 미국에서 출시할 7개 가전제품에 알렉사 연동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임을 밝혔으며, 이와 함께 올해 출시한 모든 스마트홈 디바이스가 와이파이를 탑재하고 구글 어시스턴트와 호환될 것이라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외신 CNBC는 IFA 2017를 총평하며 “아마존과 구글은 모든 곳에 존재하고 있다”, “전시회에서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의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음성으로 제어하는 스마트홈

스마트폰으로 IoT를 제어하는 모습은 여전히 신기하지만 그다지 새롭진 않은 풍경이다. 스마트홈, 사물인터넷은 현재 널리 보급된 상태라고 말하긴 힘들지만, 매스미디어 혹은 웹의 사용기를 통해 이미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개념으로 자리를 잡았기 때문이다. IFA 2017에서 선보여진 스마트홈 기술들도 새로움과는 거리가 있는,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범위의 기술들이 주를 이뤘다. 그 와중에서도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느낌을 준 부분은 엄밀히 말해 신기술은 아니지만 그 동안 그리 자주 만나지는 못했던 풍경, 바로 음성으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음성인식’이었다. 음성인식으로 스마트홈을 제어하는 기술은 IFA 2017에서 주요 ICT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선을 보였던 기술로 꼽히고 있다.

▲ IFA 2017에서 최대 규모의 부스를 운영한 삼성전자

빅스비의 삼성전자는 ‘삼성 타운’이라고 불리는 전시 부스에 스마트홈 체험 공간을 꾸미고, 음성으로 가전을 제어하는 기술을 선보여 많은 주목을 받았다. 자사의 신제품인 갤럭시노트8의 빅스비에게 ‘영화 볼 거야’라고 말하면 거실의 커튼이 내려오고 조명이 어두워지며 스마트TV에서는 영화가 재생된다. 손님 맞을 준비를 해야 된다고 명령하면 로봇청소기가 청소를 시작하고 실내 온도가 조절된다. 삼성전자는 이처럼 매력적인 광경을 관람객이 직접 갤럭시노트8을 이용해 체험할 수 있는 체험존을 마련해 운영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삼성전자 이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단순히 스마트홈 기술을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인공지능 비서에게 음성으로 명령을 내려 스마트폰 음성 제어를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 LG전자도 체험에 방점을 찍고, 전시회에서 대규모의 IoT 존을 운영했다
다만 IFA 2017는 음성인식, 제어 기술이 큰 발전을 이뤘음을 증명하는 전시회였지만 그와 동시에, 아직 나아갈 길이 멀다는 것을 보여주기도 한 행사로도 평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빅스비 체험관에서는 주변의 소음 때문에 관람객의 명령을 빅스비가 알아듣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였고, 이야기한 문장과 실제 디바이스가 인지한 명령이 다르게 입력되는 사례가 자주 발생했다. 또한 올해 인공지능 비서의 음성인식 기술을 시연한 업체는 많았지만, 음성인식 인공지능 해킹의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대로 제시한 기업이 없었다는 점도 아쉬운 점으로 회자되고 있다. IFA 2017에서 삼성전자는 물론 구글, 아마존 모두 현 단계에서의 음성인식 기술의 보안, 해킹에 관한 명확한 대책과 해답을 내놓지 못했기 때문이다.

차세대 TV 주도권도 큰 화두 

 

인공지능과 스마트홈 외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놓고 벌인 차세대 TV 주도권의 경쟁 또한 IFA 2017에서 큰 화제가 되었다. 삼성전자의 QLED 디스플레이와 LG전자의 OLED 디스플레이는 각자 진영을 이뤄 차세대 TV 경쟁에 임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QLED TV 진영의 참가사는 TLC, 하이센스, 그룬디히, 하이얼 등 총 7개사, 그리고 LG전자가 주도하는 OLED TV 참가사는 필립스, 파나소닉, 소니, 도시바, 메츠 총 13개 업체다.

▲ 작년까지 부진하던 일본 기업들도 활발하게 신제품을 발표하고 홍보했다

삼성전자는 기존의 55인치, 65인치, 75인치에 이어 88인치의 QLED TV 라인업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커브드 타입만 있던 Q8 시리즈 라인업에 플랫 타입의 도입을 발표했다. 화면을 선명하게 구현하는 HDR 기술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눈에 띄는데, 삼성전자는 HDR 영상을 구현하는 최신기술인 HDR10플러스를 개발해 오픈플랫폼으로 개방하고 이를 초고화질 라인업에 모두 적용시켰다. 삼성전자는 HDR10플러스를 HDR 표시 설정값을 매 장면마다 분석해 지정하는 다이나믹 톤 맵핑 기술로 정확한 색체를 표현하는 기술로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4월 아마존과 HDR10플러스 관련 콘텐츠 파트너를 맺은 데 이어, IFA 2017에서는 20세기 폭스와 파나소닉과 연대를 구축해 진용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 OLED 디스플레이 진영을 이끌고 있는 LG전자

LG전자 또한 55인치부터 77인치까지의 풀라인업의 TV를 선보였으며, OLED 진영 참가사들도 많은 수의 신제품을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다. 또한 HDR 주도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LG전자는 자사의 OLED 디스플레이가 돌비비전, HDR10, HLG 등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을 구현하는 데에 최적이라는 점을 인지시키는 데에 중점을 뒀다. 이들은 OLED가 완벽한 블랙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과 다양한 규격의 HDR 영상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그외에 주목해야 할 이야기거리들 

 

우리는 아직도 많은 이들이 중국이라는 나라, 그리고 그 중국에 위치한 기업들을 베끼는 데에 특화된 ‘카피캣’ 혹은 ‘모사꾼’으로만 여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IFA 2017에서 확인된 중국은 예전처럼 뒤따라오는 자가 아닌, 엄연히 다른 누구보다 ‘앞서가는 자’의 면모를 보이고 있었다. IFA 2017에는 세계 50개국의 1,600여 업체가 참가했는데, 여기에 중국 기업의 수는 전체의 40%에 육박하는 650여 개였다. 단순히 수만 많은 것이 아니라 예전과는 달리 스마트홈 등 첨단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다른 어떤 국가의 기업들보다도 높았으며, 디자인의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중국 기업들의 제품들은 전반적으로 우수한 평가를 받았던 것으로 이야기된다. 물론 여전히 기술의 수위의 측면에서는 국내의 대기업이 중국의 그것을 압도한 것은 사실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스마트홈 기술은 중국은 물론 다른 어떤 국가의 기업들보다도 높은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플래그십이 아닌 엔트리급에서의 최강자는 한국도, 미국도, 그리고 일본도 아닌 중국이었다는 점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 공중에 부유하는 3D 홀로그램 기술을 보여준 영국의 스타트업, 키노모

기술의 측면에서 주목해야 할 참신한 제품들은 작년까지 테크와치로 운영되다 올해 탈바꿈한 스타트업 중심의 전시관 ‘IFA 넥스트’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었다. 신체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헬스케어 기능은 물론 스마트 디바이스와 연동돼 게임 컨트롤러로도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 의류를 선보인 ‘제노마’, 3차원 영상을 공중에 떠다니는 것처럼 보이는 기술을 선보인 영국의 ‘키노모’, 그리고 사용자가 손목에 차고 손가락을 귀에 대면 전화를 수신할 수 있는 스마트 시계줄인 시그널을 선보인 우리나라의 ‘이놈들연구소’ 등의 기업들의 기술들은 IFA 넥스트에서 여느 대기업 못지않은 주목을 받았다. 전 세계 20개국의 160여 스타트업이 참여한 IFA 넥스트에서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던 것은 중국의 스타트업들이었다. 중국의 스타트업들은 다양한 형태의 드론, 로봇을 선보여 관람객들의 눈길을 끌었으며, 특히 사용자가 직접 로봇을 조립하고 또 다양하게 작동시킬 수 있는 제품을 선보인 중국의 ‘아비릭스’가 큰 호응을 받았다.

▲ 다양한 확장성을 가진 스마트 의류를 선보여 주목을 끈 제노마

IFA 2017에서는 보는 이들 누구나 경악할 만한 놀라운 제품은 발표되지 않았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하드웨어가 전시회의 주축이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LG전자가 발표한 V30 이외에는 아직 크게 회자되는 제품도 없다. 올해의 IFA는 예년과는 달리, 하드웨어보다는 ‘소프트웨어’와 ‘플랫폼’이 주된 화두였다. 눈에 띄는 특정 제품보다는 인공지능, 스마트홈, 사물인터넷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는 경쟁, 그리고 이들이 제공할 사람들의 미래 생활상을 확인할 수 있는 전시회였던 것으로 총평을 내릴 수 있다. 작년까지만 해도 신기술이었던 IoT가, 올해의 전시회에서는 ‘지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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