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가져온 금융 서비스의 혁명

조회수 2017. 9. 1. 07: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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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돌풍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카카오뱅크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두 개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 중이다. 올해 영업을 시작한 이 두 은행은 기존의 시중은행들이 지금껏 써내려온 역사를 모두 새로이 고쳐 쓰고 있다. 특히 지난 7월 영업을 개시한 카카오뱅크는 그동안 어떤 은행도 이룩해 내지 못한 성과들을 일궈내며, 실로 돌풍이라 불러 마땅한 흥행을 거두고 있다. 재직증명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공인인증서가 없어도 계좌를 개설하고 모바일 뱅킹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한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는 지금 사람들이 금융을 사용하는 방법을 완전히 바꿔가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시작, 그리고 카카오뱅크

우리가 쓰는 ‘은행’이라는 한자어는 중국에서 생겨난 것이다. 중국에 미주 지역의 은이 교역을 통해 유입되고, 이를 바탕으로 ‘은(銀)’을 중심으로 하는 세금제도가 시행될 정도로 시장에는 다량의 은이 유통되었다. 중국에서는 상인조합을 뜻하는 한자어로 ‘항(行)’을 주로 사용하는데, 은을 취급하던 행이 나중에 금융업의 주체가 되면서 은행이라는 말이 생겨나게 된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 한자어를 발음 그대로 읽어서 은행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 근대화를 거치며 전 세계적으로 체계화가 된 서비스, ‘은행’

우리나라에 최초의 은행이 설립된 것은 1878년 6월이었다. 일본의 제일은행이 부산에 우리나라 최초의 은행지점을 개설하면서 근대적 은행 제도가 도입되었으며, 1897년에는 조흥은행의 전신인 한성은행이, 1899년에는 순수 민족자본을 기반으로 대한천일은행이 설립된다. 일제강점기를 지나 광복, 6.25 전쟁을 거치면서 우리나라 은행들은 시대의 풍파를 겪게 되었으며, 금융위기 이후 대형 은행들 간의 인수합병으로 현재와 같은 체제를 갖추게 되었다. 긴 시간 동안 인수합병의 파도를 거치면서 새로운 은행의 설립인가는 23년 동안 이뤄지지 않았다. 그리고 그 오랜 기간의 침묵을 깨고 새로이 설립인가된 은행은 온라인으로 모든 은행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터넷전문은행’들이었다. 인터파크의 아이뱅크, KT가 이끄는 케이뱅크, 그리고 카카오가 주도하는 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2015년 신청했으며, 여기에서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가 인가를 통과했다.

▲ 먼저 영업을 시작한 케이뱅크, 그리고 뒤이어 등장한 태풍의 눈 카카오뱅크

평화은행 이후 오랜만에 탄생한 제1금융권 대한민국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는 2016년 12월 본 인가를 마치고 2017년 4월 3일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개시했다. 당시 기존의 시중은행은 인터넷전문은행을 그다지 눈여겨보지 않았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올해 상반기 국내은행의 당기순이익은 8조 1,000억 원이었다. 실로 많은 돈을 주무르는 시중은행들이 보기에 자본금 몇 천억 원의 인터넷전문은행은 보잘 것 없는 규모의 구멍가게와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케이뱅크는 예상하지 못했던 ‘대박’을 터트렸다. 서비스 첫날 수신 계좌 15,317개를 모집하며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낸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영업을 시작한 인터넷전문은행 2호 카카오뱅크는 케이뱅크의 그 놀라운 기록을 다시금 넘어서며 시장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연일 새로운 기록을 세우며 흥행 중 

 

카카오뱅크보다 먼저 영업을 개시한 케이뱅크는 지난 7월까지 약 50만 개의 계좌를 개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카오뱅크는 영업 첫 날 세 시간 만에 케이뱅크가 기록한 수치를 뛰어넘었고 12시간 만에 신설 계좌 18만 개, 예적금 426억 원, 대출 145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 5일 째에는 100만 계좌 돌파에 성공했다. 8월 초순을 넘어가는 기사 작성 시점에도 시간당 평균 1만 명이 계좌를 개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카카오뱅크는 전체 시중은행의 1년 치 비대면 계좌개설 수의 6배 이상의 계좌개설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 공인인증서, 증빙서류 없이도 즉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호응을 얻고 있다

10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시중은행들의 기록을 손쉽게 갈아치우고 있는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8월 10일 기준으로 카카오뱅크 앱은 340만 건의 다운로드, 216만 건의 계좌 개설, 체크카드 신청 150만 건을 기록하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현재 카카오뱅크의 전 직원은 예상치 못했던 성공 덕에 비상근무 체제를 이어가고 있으며, 카카오의 주가는 연일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 카카오뱅크의 성공의 요인은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가 이처럼 성공가도를 이어갈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다양한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혹자는 카카오뱅크를 일시적인 성공으로 보고, 이 돌풍이 길게 가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안일했던 기존의 시중은행들의 서비스 행태를 비판하면서 카카오뱅크가 궁극적으로 금융 혁신을 이룰 것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과연 카카오뱅크는 일시적일 수도, 혹은 큰 변화의 시작일 수도 있는 이 성공을 어떻게 일궈낼 수 있었을까. 그 요인은 크게 서비스의 편리함, 카카오의 네임밸류, 그리고 서비스 품질 본연의 경쟁력, 이 세 가지로 분석된다. 


하나, 시중은행보다 빠른 속도와 편리함 

 

시대가 완전히 스마트폰, 모바일 중심으로 옮겨지면서 시중은행들의 모바일 앱 서비스도 예전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편리해 진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 비해서도 카카오뱅크는 압도적으로 빠른 속도와 편리함을 자랑하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출범식 간담회에서 다른 시중은행들과 ‘같지만 다른 은행’을 모토로 내세우며, 어떠한 타 은행보다 신속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카카오뱅크가 상정한 계좌 개설 시간은 약 7분이었다. 휴대전화와 신분증만 있으면 어디서든 편리하게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심지어 상대방의 계좌번호를 모르더라도 금액 이체를 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수신인이 카카오톡으로 연결돼 있는 상태라면 이름만 입력해도 바로 송금을 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카카오뱅크는 누구나 쉽게 쓸 수 있는 앱을 상정해 설계됐다

신속성, 편의성을 위해 모바일 앱으로만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도 특이점이다. 이는 인터넷 웹으로도 서비스되고 있는 같은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도 차이를 보이는 점이다. 카카오뱅크의 윤호영 공동대표는 간담회에서 “PC보다 모바일이 더 안전하다고 보고 있다”며, “랜섬웨어 공격도 PC에서만 일어나며, 은행법상 보안 규준을 준수해 출범한 앱 기반 뱅킹이기 때문에 안정성 면에서는 여느 은행보다도 자신 있다”라고 말한 바 있다. 모바일 앱으로만 서비스되는 덕에 직관적인 유저 인터페이스와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복잡한 여러 메뉴를 노출시키고 있는 다른 은행의 앱 서비스와는 달리, 보유 계좌를 간결하게 보여주고 필요한 행동을 즉시 취할 수 있도록 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 사용자 경험에 기반한 인터페이스, 당연하지만 지금까지는 없었던 것

카카오뱅크에 자극을 받은 시중은행들은 자사의 모바일 뱅킹 앱을 전면 개편하기 위한 움직임을 취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은 모바일 뱅킹 앱 ‘올원뱅크’의 시스템을 전면 개편할 예정인데, 기존의 8단계였던 회원가입 단계를 5단계로 축소하고 로그인 시간을 단축할 예정이다. KB국민은행은 자사의 앱 ‘리브’를 개편해 공인인증서 없이도 최고 300만 원까지 대출받을 수 있도록 편의성을 개선했다. 신한은행 또한 조직개편을 통해 디지털 채널본부를 신설하고 두 개의 모바일 뱅킹 앱을 하나로 통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며, 우리은행도 ‘위비뱅크’ 앱 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지금껏 모바일 뱅킹 앱이 오프라인 대면, PC 웹 서비스의 보조적인 기능으로 제공돼 왔던 것과는 달리, 앞으로는 점차 은행 서비스도 앱을 중심으로 개편될 것이 예상된다.


둘, 카카오라는 이름이 갖는 신뢰감 

 

먼저 영업을 개시한 케이뱅크보다 카카오뱅크가 높은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케이뱅크와 차이점이 발생한 결정적인 부분은 카카오뱅크의 사명에 있는 '카카오'라는 이름 덕이라 할 수 있다. 출자자를 추측하기 힘든 케이뱅크와는 달리, 카카오뱅크는 누구나 서비스명만 듣더라도 자연스레 카카오톡, 카카오프렌즈를 떠올릴 수 있다. 자산을 맡기고 빌리는 은행 서비스는 신뢰도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명도가 높은 이름을 통해 카카오뱅크는 손쉽게 그 신뢰도를 얻을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카카오프렌즈 체크카드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도 카카오뱅크의 초기 흥행돌풍에 한몫을 했다. 캐릭터별로 마련된 다른 디자인의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현재 줄을 서서 발급을 받아야 할 정도로 신청자가 폭주하고 있는 상황을 맞이했다. 출시 일주일 만에 발급 수 100만 장을 넘어섰다고 전해진다. 카카오뱅크 계좌를 개설하면 받을 수 있는 ‘브라보 라이언 이모티콘’, 그리고 기프트팩으로 배송되는 한정판 캐릭터 스티커를 위해 서비스를 신청했다는 이용자들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 케이뱅크도 라인프렌즈를 내세운 체크카드를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직접적인 경쟁자인 케이뱅크는 카카오뱅크의 캐릭터 전략에 대응하기 위해 네이버와의 제휴를 강화하고, 라인프렌즈 캐릭터를 담은 네이버페이 체크카드를 오는 8월 18일 출시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자체 캐릭터인 ‘위비프렌즈’를 내세워 마케팅을 강화할 계획이며, NH농협은행도 자사의 올원뱅크의 캐릭터인 ‘올원프렌즈’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KEB하나은행은 핀란드를 대표하는 인기 캐릭터 ‘무민’ IP를 획득해 한정한 ‘무민 코인뱅크’ 상품을 개발하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포켓몬스터 캐릭터를 내세운 어린이주택청약종합저축통장도 출시했다. SC제일은행은 마블코믹스의 IP를 활용한 체크카드와 통장을 출시하고 기념행사를 연 바 있다


그 무엇보다 본질적인, 서비스의 질

하지만 앞선 연유들도 카카오뱅크 흥행돌풍의 본질적인 요인을 다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공의 키포인트로는 단연 카카오뱅크의 서비스 품질을 들어야 할 것이기 때문이다. 시중은행의 10% 수준의 해외송금 수수료, ATM 수수료 면제 혜택, 마이너스통장 대출 시의 낮은 금리, 그리고 별도의 조건이 붙지 않는 정기예금 금리와 같은 금융 서비스의 본질적인 차이점들이야 말로 카카오뱅크가 가지고 있는 압도적 강점이라고 할 수 있다.

▲ 우대조건 없이 합리적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것이 큰 장점

금융감독원이 제공하는 정기예금 금리 비교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의 이자가 시중은행보다도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이율은 현재 세전 연리 2%다. 또한 마이너스통장 금리는 신용도에 따라 최저 연 2.84%로 나타난다. 시중은행들보다 높은 정기예금 금리, 낮은 대출금리를 제공할뿐 아니라 자유적금 자동이체 설정 외에 다른 요소에서 우대금리를 무분별하게 적용하지도 않는다. 시중은행 계좌개설과 대출 업무 등을 경험한 이들이라면 누구나 우대금리 적용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별도의 통장을 개설하거나 특정 서비스에 가입하는 등의 조건을 충족할 경우에만 우대금리를 적용한다는 말로 고객들에게 원치 않는 서비스를 강제하는 시중은행의 영업방식과는 달리, 카카오뱅크는 순수하게 규정된 숫자만 지킨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다. 

▲ 금융 서비스는 갈수록 더 쉽고 직관적인 방향으로 바뀌게 될 것이다

카카오뱅크의 가장 큰 성공요인은 두 말 할 필요 없이 ‘간편한 대출’ 덕분이다. 5분만 소요하면 간편하게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은 카카오뱅크 초기 돌풍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시중은행들은 실제로 현재 적극적으로 새로운 대출 상품을 내놓고 대출 금리를 대폭 낮추면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그칠 줄 모르고 성공 가도를 이어가고 있는 카카오뱅크를 아직도 일시적인 ‘로또 당첨자’로만 볼 수 있을까. 사용자 편의성, 적극적인 브랜드 파워 활용, 은행 서비스의 본질을 지키는 충실함.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카카오뱅크의 성공을 결코 안일하게 여겨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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