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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차 산업혁명의 중심지로 진화하는 편의점

조회수 2017. 6. 29. 14: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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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하는 편의점 사업

유통 시장에 불황이 이어지는 현재의 시점에서, 꾸준히 호황을 맞고 있는 분야가 '편의점'이다. 오는 2030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되는 편의점 산업은 작년에도 오프라인 유통 산업 중에서 유일하게 성장세를 유지한 산업으로 꼽혔다. 우리 삶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되어가고 있는 편의점은 단순한 물품 판매를 넘어서, 생활 잡화뿐 아니라 금융, IT에 관련된 다양한 서비스까지 제공받을 수 있는 새로운 장소로 진화해 나가고 있다. 바야흐로 제4차 산업혁명의 시기에서, 편의점이라는 장소가 변화하는 산업의 중심에 서 있는 것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편의점의 지속적인 성장세

▲매년 폭발적인 성장을 이어가는 편의점 산업

편의점 산업의 성장에 대해서는 다양한 방향에서 원인이 분석되고 있다. 상품 다양화와 품질 향상, 가격 경쟁을 통한 편의점 본연의 경쟁력 상승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에서부터 싱글족, 1인 가구의 증가로 인한 사회적 요인에 따른 성장, 혹은 프랜차이즈 업계의 공격적인 마케팅 덕분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여하간 편의점 산업은 나 홀로 고속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지난 4월 4일 한국편의점산업협회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조 4,000억 원으로, 재작년의 17조 2,000억 원보다도 18.6%가 늘어난 것으로 잠정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편의점으로 이야기되는 1989년 세븐일레븐의 서울 송파구 방이동 국내 1호점 설립 이래 27년 만에 20조 원이 넘는 산업으로 성장한 것이다. 이런 고속 성장은 국내 유통업계에서도 이례적인 현상으로 기록되고 있다. 편의점 시장 규모가 2011년 10조 원을 넘어선 이래 2배의 성장을 이루기까지는 5년도 걸리지 않았다. 전국 편의점의 점포 수가 1만 개를 넘어선 것은 2007년이었다. 2006년 9,928개의 편의점 점포 수는 2007년 11,056개로 불어났고, 이것이 3배인 3만 개를 넘어서는 데에도 10년이 걸리지 않았다.
▲일본의 편의점은 질과 양에서 우리보다 20년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편의점 산업이 성장하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닌데, 우리와 비슷한 유통 체계를 갖춘 일본의 경우도 살아나지 않는 내수 소비 대비해 편의점 시장의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일본의 편의점 점포 수는 2008년 이래 매년 증가하고 있으며 매출도 상승세를 이어가는 반면 전통적 유통업인 백화점과 대형 마트는 오랜 기간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온라인 커머스의 확대에 따라 전통적 유통업의 매출 축소가 일어나고 있음에도, 편의점은 흐름에 상관없는 성장세를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편의점 산업은 우리나라보다 약 20년가량 앞서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현재 우리나라의 편의점 산업은 일본이 걸어온 길을 충실히 답습하고 있는 상황이다.

편의점, 금융과 만나다

▲금융 기업들은 편의점과 손을 잡고 ‘스마트 편의점’을 시도하고 있다

성장하고 있는 편의점은 기존 산업과 지속적으로 융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해 내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편의점과 융합하고 있는 산업은 금융이며 ‘핀테크’다. 현재 북유럽에 정착돼 있는 ‘동전 없는 사회’의 국내 시범사업이 대표적인 사례로, 이 사업은 현재 편의점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동전 없는 사회' 사업은 주요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한 소비자가 잔돈을 거스름돈으로 받을 때 현금이 아닌 선불카드에 충전하는 형태로 이뤄지고 있다. 이 사업에서 활용될 오프라인 사업장은 백화점, 슈퍼마켓, 대형마트 등이며, 이들과 함께 그 중심에 대형 편의점 체인이 위치해 있는 상황이다. 이 사업을 운영 중인 유통업체는 이마트, 롯데마트, 백화점, 그리고 우리나라의 편의점 체인인 CU, 세븐일레븐, 위드미의 3곳이다.
▲일본에서 세븐일레븐과 연계한 글로벌 ATM으로 유명한 세븐은행

인터넷 은행이 소기의 실적을 올리고 있는 작금, 금융 기업들은 보다 적극적으로 편의점과 연계한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븐은행이 이미 18,000곳의 세븐일레븐 점포를 이용해 현금자동입출금기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사업을 영위해 3년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이익 성장률을 기록 중인 사례가 이미 존재한다. 이 사례를 벤치마킹해 국내에서도 본격적으로 편의점의 금융 허브로의 진화 가능성을 탐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1호 인터넷 은행인 K뱅크는 GS25와 연계해 오프라인 편의점에 설치된 현금자동입출금기에서 현금을 입출금 할 수 있도록 해 오프라인 지점이 없다는 약점을 전략적으로 극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작년 3월 업계 최초로 CU의 운영사 BGF리테일과 편의점 금융 서비스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으며, 이를 통해 ‘CU 365 캐시존’이란 자동화 기기 코너를 일부 CU 지점에서 운영하고 있다. 신한은행 또한 CU 편의점 내에 스마트 ATM을 설치 시범운영 중이며, 작년 10월부터는 일부 편의점에서 10만 원까지 현금을 인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시범 운영되고 있다.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계획하고 있는 핀테크 전략의 중심에는 편의점이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상황이다.

첨단 기술이 모여 편의점을 ‘미래형 점포’로

▲무인 편의점의 시대가 열리는가?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

편의점 내에 존재하는 ATM기기는 계좌개설은 물론 대출 신청, 신용카드 및 체크카드 발급 신청까지 가능한 기기다. 본인인증을 위해 신분증 인식 스캔은 물론 지문, 홍채, 정맥 등 다양한 생체 인식 기능도 결합돼 있는 등 단순한 입출금을 위한 기기가 아니라, 핀테크 비대면 인증 IT 기술이 집약돼 있는 기기로 이야기할 수 있다. 바야흐로 ‘편의점 금융’의 시대가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편의점과 결합되는 첨단 기술은 금융 부문에 한정되지 않는다. 통신업계도 앞다퉈 편의점과 손을 잡고 있다. KT는 GS리테일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양사가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미래형 점포를 개발할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KT는 이 사업에 사물인터넷,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ICT 신기술을 제공하며, GS리테일은 GS25, H&B 등의 오프라인 점포를 제공할 계획이다. 서울 잠실에 위치하고 있는 롯데월드타워 31층에는 ‘미래형 편의점’이 들어서 있다. 미래형 편의점으로 이야기되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점은 국내 최초로 점원 없이 운영되고 있는 ‘무인 편의점’이다.

롯데카드 핸드 페이 등록 후 정맥을 등록한 이용자는 세븐일레븐 시그니처에서 현금, 카드, 휴대폰 없이도 생체정보를 이용해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세븐일레븐의 무인 편의점은 지난 2015년 중국대사관점에 SK텔레콤과 협업을 통해 증강현실 공간으로 꾸민 첫 번째 스마트 편의점을 선보인 지 2년 만에 선보이는 신기술 적용 점포다. 세븐일레븐의 무인 편의점 기술은 오는 7월 말까지로 안정화 기간을 상정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이외에도 서울 명동에 오픈한 ‘도시락 카페 2호점’을 통해 웹서핑과 경품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마트 테이블’을 제공하는 등 첨단 기술 적용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편의점과 연계해 카셰어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쏘카

기존 모바일 앱 서비스와 편의점의 결합도 주목할 만하다. 카셰어링 서비스인 ‘쏘카’는 CU와 만나 새로운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쏘카 앱을 통해 사전에 차량을 예약하면 편의점에서 차량을 빌릴 수 있는 형태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GS25는 사물인터넷을 활용한 ‘원격 점포 관리 시스템’을 LG CNS와 손을 잡고 선보인 바 있는데, 이 시스템을 이용하면 모바일 단말기나 PC를 통해 어디에서건 매장의 냉난방 시스템, 조명 점등, 장비 이상 여부를 관리할 수 있다. GS25는 내년까지 1,500개 점포에 원격 점포 관리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어쩌다 편의점은 ICT 경합장이 되었나

▲사물인터넷과 결합된 점포 관리 시스템을 선보인 GS25

핀테크, 금융은 물론이고 다양한 IT 기술들이, 업체들이 편의점을 배경으로 각축전을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결론은 명료하다. 먼저 금융 분야에서의 요인은 앞서 이야기한 바대로 편의점 산업에서 전 세계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일본에서 이미 이 비즈니스 모델의 시장성이 검증되었기 때문을 들 수 있다. 일본과 유사한 구조를 띠고 있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일본의 성공사례를 충실히 벤치마킹한 결과가 편의점과 금융의 결합이라는 형태로 나타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K뱅크와 편의점의 협력은 일본의 세븐은행과 세븐일레븐의 공조와 상당 부분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다.

외부적인 요인이 아니라 내부적인 요인만 따져보았을 때는 두 가지의 편의성을 원인으로 들 수 있다. 하나는 24시간 영업을 한다는 시간적인 접근성, 그리고 또 하나는 전국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는 공간적인 편의성이다. 편의점만큼 오랜 시간 안정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업종이 없다는 점, 그리고 수도권은 물론 전국 어디에서나 동일한 브랜드의 매장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는 점은 기업들이 새로운 사업을 시도함에 있어 무엇보다도 매력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앞으로도 시간적, 공간적 편의성을 가진 편의점의 영향력을 활용한 ICT 신기술 적용 사업들은 지속적으로 편의점을 통해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술 적용, 신사업에 앞서 일하고 경영하는 사람을 우선해야 할 때

다만 이것이 마냥 긍정적인 측면만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편의점 산업이 비약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 요인을 편의점 자체의 경쟁력 향상에서만 찾을 수는 없다는 점을 우선 들 수 있다. 편의점 매출 향상의 가장 큰 직접적 요인은 담뱃값의 상승이었다. 편의점의 다양한 상품들이 일률적인 매출 상승을 이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상품이 담배라는 점은 편의점의 성장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볼 수는 없게 만든다. 실제로 매출은 상승하는 데에 비해 편의점 점주들의 1인당 연간 순이익은 오히려 감소하는 추세다.

이런 상황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에서 추진되는 ICT 연계 신사업은 점주들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해선 안 될 것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아르바이트생들이 심야 시간, 혼자 근무하는 일이 많은 편의점이 특히 금융 산업과 긴밀하게 연계되고 있다는 점도 우려해야 할 사항이다. 금융 산업과의 연계는 곧 편의점 보유 현금의 증가를 뜻하며, 이는 곧 범죄 발생 가능성의 증가로도 이야기할 수 있다. 미래형 편의점에 대한 시도에 앞서, 편의점에 근무하며 생업을 영위하는 ‘사람’에 대한 고민이 항상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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