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과 현기차도 뛰어든 알뜰폰, 주목받는 이유

조회수 2020. 9. 25.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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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폰 시장, 이동통신 시장에 변화 일으킬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2020년 7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 수는 731만 7,830명으로,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의 10.48%를 차지하고 있다. 이처럼 이동통신 시장에서 알뜰폰의 존재감은 여전히 미미하다. 그런데, 이 잔잔해 보이는 알뜰폰 시장에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에 이동통신사는 물론 비(非)통신 기업들도 너 나 할 것 없이 알뜰폰 시장에 발을 내딛고 있다.


이동통신 가입자 “멤버십 못 쓸 바엔 알뜰폰으로 간다”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쓰는 알뜰폰, 당연히 통화품질에는 문제가 없다

알뜰폰은 SK텔레콤, KT, LGU+ 등 기존 이동통신사의 통신망을 빌려 통신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때문에 통화품질에도 문제가 없고, 유심 단독 개통으로 해지도 쉽다.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혜택이나 고객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점이 흠이긴 하지만, 가계통신비를 눈에 띄게 줄일 수 있으니 멤버십 제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들에게는 꽤 괜찮은 선택이다.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혜택을 필요로 하지 않는 소비자들은 알뜰폰으로 갈아탈 준비를 하고 있다

실제로 한국소비자원이 2017년 주요 이동통신사 고객을 대상으로 멤버십 포인트 이용실태를 조사한 결과, 이동통신 가입자는 멤버십 포인트의 59.3%를 기간 내에 소진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상품 구매 시 포인트로 결제할 수 있는 비율이 낮고, 연말에 잔여 포인트가 자동 소멸돼 멤버십 포인트를 완전히 소진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해가 갈수록 이동통신사의 멤버십 혜택이 축소되고 있어 “어차피 멤버십 포인트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할 바에는 알뜰폰으로 갈아타겠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자급제 스마트폰의 등장, 알뜰폰 시장에 ‘훈풍’

▲알뜰폰 시장에 유의미한 변화를 일으킨 삼성 ‘갤럭시 노트20’

알뜰폰은 신규가입은 물론 번호이동도 가능하다. 이 때문에 그동안은 이동통신 3사에서 2년 약정을 채우고 알뜰폰으로 넘어온 이들이 다수였다. 그러나 최근에는 자급제 스마트폰을 구입해서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 8월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노트20’ 시리즈가 변화를 주도한 것으로 평가된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이동통신 3사에 5G 이동통신 불법 보조금 제재를 내린 이후, 이동통신 3사가 단말기에 대한 지원금을 크게 줄이면서 자급제 모델을 구입해 알뜰폰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 노트20 시리즈가 출시된 첫 주, 개통량의 15%가량이 자급제 모델이었다. 이는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 중 최고 기록이다.

▲후불 요금제 가입자가 늘면서 수익도 안정화됐다

알뜰폰 가입자 수가 늘어나면서 요금제도 재편됐다. 기존에는 해외 산업연수생이나 단기 여행자 같은 단타성 고객들이 선불 요금제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아 수익이 불안정했는데, 지난 4월을 기점으로 후불 요금제 가입자가 선불 요금제 가입자를 앞지르면서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해진 것이다. 이처럼 알뜰폰 시장에 훈풍이 불자 이동통신사는 물론이고 이름만 대면 알만한 비통신 대기업들도 알뜰폰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알뜰폰 시장에 뛰어드는 비(非)통신 기업들

▲대부분 온라인으로 개통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알뜰폰 가입자가 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이미 국내에는 수십여 개의 알뜰폰 사업자가 있고, 그중 아이즈모바일, 헬로모바일, KT 엠모바일 등이 알뜰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은 온라인으로 개통 신청을 하거나, 전국에 몇 개 안 되는 대리점을 찾아가 개통 신청을 해야 하기 때문에 온라인에 익숙지 않은 중장년층 소비자들은 알뜰폰 가입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는 실정이었다.

▲KB국민은행은 ‘리브엠’을 통해 민간 알뜰폰 사업자 중 최대 규모의 오프라인 유통망을 개방했다

이에 KB국민은행은 그동안 온라인으로 판매해오던 알뜰폰 ‘리브엠’을 오프라인에서도 판매하기로 결정했다. 우체국을 제외하면 오프라인 판매처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민간 알뜰폰 사업자 중 최대 오프라인 유통망을 가동한 것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KB국민은행의 행보가 알뜰폰 인지도 제고와 저변 확대에 일조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종국에는 금융과 통신을 결합한 상품 판매로 시너지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육성을 위해 최근 알뜰폰 사업자 지위를 확보했다

알뜰폰 시장에 발을 내딛은 것은 KB국민은행뿐만이 아니다. 현대기아차도 커넥티드카 서비스 육성을 위한 기반 인프라로 알뜰폰을 활용하기 위해 최근 알뜰폰 사업자 지위를 확보한 바 있으며,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큰손’들도 알뜰폰 시장을 눈여겨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활성화 정책에 이동통신사도 ‘긴장’

▲LGU+는 자사 고객들에게만 제공했던 가족결합 상품을 U+ 알뜰폰 고객으로 확대했다

비통신 대기업들이 알뜰폰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이동통신사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했다. 먼저 LGU+는 이동통신 3사 중 최초로 자사 소비자들만 이용할 수 있었던 가족결합(휴대폰+인터넷+TV) 상품을 9월부터 U+ 알뜰폰 고객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여기에 10월 10일까지 편의점이나 대형마트, 온라인 마켓 등에서 알뜰폰 유심을 구입하면 최대 2만 원의 제휴처 상품권 또는 포인트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KT의 자회사인 KT스카이라이프도 알뜰폰 시장 진출을 준비 중이다

KT도 기존 알뜰폰 자회사인 엠모바일뿐만 아니라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에 KT스카이라이프는 9월 중 알뜰폰 시장 진출을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사업 조건 및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움직임, 이동통신 시장에 변화 일으키나

▲알뜰폰 시장이 활기를 띨수록 통신요금은 인하되지 않을까

지난 8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알뜰폰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이래로 알뜰폰 시장에도 볕이 들고 있다.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알뜰폰의 지속적인 성장과 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 가계통신비 절감 등을 내세우며 ① 통신망 도매대가 인하와 ② 전용 할인카드 출시를 내세웠다. 이에 알뜰폰의 서비스 품질이나 안전에 대한 대책이 아닌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정책이라는 비판이 일기도 했지만, 소비자들은 기존 이동통신사와 알뜰폰 업계가 벌일 치열한 각축전에서 ‘통신요금 인하’와 같은 콩고물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직 알뜰폰이 이동통신사의 점유율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예측하기에는 시기상조이지만, 한동안 정체돼 있던 알뜰폰 시장에 가입자들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는 사실은 확실히 눈여겨볼 만한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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