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모바일 게임은 '이 세대'에 주목했다

조회수 2020. 9. 23.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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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게임 시장에서 Z세대의 역할

게임의 수명은 얼마나 될까? 바둑이나 체스처럼 수 세기, 아니 수십 세기 이상의 수명을 가진 게임이 있다. 반면 온라인 게임은 오픈부터 서버 종료 때까지를 수명이라고 볼 수도 있고, 인기를 얻은 전성기까지를 칭하기도 한다. PC나 콘솔과는 달리 모바일 게임이 주류 시장이 되면서 게임의 수명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 적게는 수천, 많게는 수억, 심지어 수십억도 들이는 게임 개발. 하지만 한 게임이 인기를 얻고 저무는 과정은 너무나 짧으며, 이는 개발사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기도 하다. 그렇지만 그렇게 게임은 저물고, 또 새로운 게임이 나타나기를 반복하기 마련이다. 여기에 덧붙여, 당연한 것이지만 게임만 나이를 먹지 않는다. 게임을 플레이하는 사람도 나이를 먹고, 또 새롭게 태어난다. 본 기사에서는 미래 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게이머들, Z세대가 어떤 역할을 할지 알아보도록 한다.

▲모바일 네이티브(어릴 때부터 스마트폰이 익숙한)인 Z세대는 소비 시장의 주류가 될 전망이다

모바일 네이티브 Z세대, 동영상을 더 선호

게임 시장에서 점점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할 Z세대는 영미권에서 밀레니얼 세대 다음 세대를 의미하는 용어이다. 정확히 세대를 가르는 기준은 없으나 인구통계학자들은 대체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1981년생부터 1996년생으로, Z세대는 1997년생부터 2010년대 초중반 출생한 세대를 지칭한다. Z세대는 어린 시절부터 인터넷을 접한 세대이다. 이는 밀레니얼 세대 중에서도 해당하는 사람이 많은데, 한 가지 차이는 Z세대는 모바일 네트워크 기기를 보다 빨리 접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Z세대는 언제 어디서든 인터넷을 사용하는 환경에 익숙하다.

▲Z세대는 게임 참여도는 높지만 사용 시간은 낮은 것이 특징이다

어린 시절부터 스마트폰을 접한 Z세대가 앱 참여도가 더 높은 건 자연스럽게 추측 가능하다. 그런데 게임에 있어서는 다소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앱 분석 및 시장 데이터 리서치 기업 ‘앱애니’의 분석에 따르면, Z세대는 25세 이상보다 앱 참여도는 높으나 게임 앱 월평균 사용 시간은 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Z세대보다 높은 연령대가 자신이 가장 즐겨 플레이하는 게임에 월평균 75% 이상 더 시간을 쓰고, 50% 더 자주 접속한다는 통계 결과가 나왔다.

▲많은 젊은 층이 유튜브 감상을 즐기는 숫자가 많아졌다

물론, 많은 Z세대도 충분히 게임을 즐긴다. 대신 Z세대의 ‘영상’ 소비 시간의 비율이 상당해졌다. IBM기업가치연구소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부터 Z세대가 여가시간에 하는 일(복수 응답) 중 82.2%가 유튜브 감상이었다. 응답 비율은 대학생(74.9%)보다 고등학생(88.0%), 중학생(83.7%)이 더 높았다. 2년 전 조사지만, 나이가 어릴수록 더 동영상에 친숙한 세대임이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Z세대 이해는 게임업계의 숙제

개발사에서는 밀레니얼 세대 이상을 겨냥하여 옛 게임을 리마스터링하거나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하기도 하지만, 분명 Z세대도 무시할 수 없는 소비층이다. 2025년 기준 한국 인구 11%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되며, 스마트폰 보유율이 98%에 하루 4분의 1 이상을 모바일 기기와 함께 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개발사는 영상 매체와 경쟁하는 대신 상생하는 케이스가 많다.

▲많은 게임사가 개인 영상 제작자와 컬래버레이션을 진행한다

그렇지만 유명 크리에이터 방송을 활용한다고 무조건 게임이 뜬다고 생각할 수는 없다. 스폰서 방송을 일컬어 ‘숙제 방송’이라고 부르는 은어가 있다. 협찬 방송 분량을 채우기 위해 숙제하듯 찍는 것처럼 보인다는 의미에서 붙여진 용어이기도 하다. 모든 협찬 게임 방송이 숙제처럼 지루하지는 않고, 성의 있는 방송이어도 농담 삼아 부르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은어가 생겨난 배경에는 시청자가 봐도 그렇게 큰 매력이 느껴지지 않는 스폰서 게임 방송이 나온 사례가 꽤 있었을 것이다. 개인 방송 기획자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지만, 그 게임을 즐기는 건 결국 유저의 몫이다. 그 유저에는 홍보하는 게임 크리에이터도 포함된다. 보는 재미와 하는 재미를 동시에 충족하지 않으면 단순한 스트리머 홍보로 살아남기는 어려워 보인다.

▲Z세대에 진입하며 온라인에서 소속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졌다

Z세대는 이전 세대보다 비대면 소통에 개방적이다. 대학내일 20대 연구소에 따르면, Z세대의 22.3%가 ‘온라인 커뮤니티 회원’을 친구로 생각한다고 응답했다. 밀레니얼, X세대, 86세대가 각각 14.3, 10.7, 11.3%로 답한 것과 비교하면 꽤 높은 수치이다. Z세대는 각각 31.9%, 29.3%의 응답자가 온라인 게임이나, 특정 유튜버나 채널을 함께 즐길 때 소속감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Z세대는 자신의 소신과 불호 표현에 더욱 적극적이다. 취향과 소비가 곧 자기 자신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임을 통해 소통뿐 아니라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욕구가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영상으로 관심을 이끄는 게임, 유저 간 새로운 이야기를 만드는 게임, 비게임앱 시간과 병행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 즐기는 게임 등, Z세대에게 다가가는 방법은 다양할 것이다.


개인 방송과 상생하는 기업

소위 ‘게임 방송’은 아프리카를 중심으로 과거에도 유명한 콘텐츠였다. 2010년 전후에도 게임 BJ와 신작 게임의 컬래버는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개인 방송 기획자가 스마트폰 보급률 상승과 함께 점차 각광을 받으면서, 대형 게임사에게 영상을 통한 홍보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소통’이 강화되면서, 많은 개발사가 인플루언서를 잡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다. 넷마블은 지난달 29일 구글 행아웃을 통해 ‘넷마블 크리에이터 데이’를 열어 기업과 개인 방송 제작자와의 소통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넷마블은 크리에이터 데이를 여는 등 소통에 적극적이다

TV 광고는 돈만 된다면 인기 스타에게 홍보를 맡기는 편이 유용하다. 게임 크리에이터 마케팅도 마찬가지일까? 1인 미디어의 선구자인 아프리카 이후 트위치, 유튜브 라이브 등 플랫폼의 종류가 늘어났듯 스트리머 역시 규모와 스타일 모두 다양해졌다. 유명한 크리에이터일수록 파급 효과가 크고, 중소 규모 스트리머보다 많은 비용을 지불할 가치가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다 해서 반드시 대형 스트리머에게만 기댈 필요는 없다. 역대 가장 많이 팔린 PC 게임 1위를 기록한 배틀그라운드 역시 개발 초기에는 중소 규모 스트리머를 공략해 함께 상생해 나아갔다. 베타키를 지급하고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받는 등 함께 성장해나가는 방향이 모토였던 것.

▲배틀그라운드는 초기 중소 규모 스트리머와 상생한 게임이다

배틀그라운드의 성공이 마케팅에만 있다고 보긴 어렵겠지만, 여러 중소 규모 스트리머가 함께 즐기면 더 많은 효과를 불러올 것이다. 다양성과 개성이 존중받고 동영상에 친숙한 세대인 만큼, 같은 개인 방송이어도 여러 채널을 통해 게임에 접근하기 때문이다.


Z세대에게 게임이란? 새로운 놀이터 필요

이렇게 보면 Z세대가 동영상이 아닌 실제 게임 플레이에는 매력을 느끼지 않는 건지 우려가 생기기도 한다. 다행히 아직 게임 앱에 대한 Z세대의 참여율은 높다. 2019년 상반기 Z세대 참여도에서 게임은 가장 높은 지표를 기록했다. 밀레니얼 세대 이상보다 사용 시간이 줄어들긴 했지만, 여전히 게임은 Z세대를 사로 잡는 콘텐츠이다. 다만 Z세대와 이전 세대가 즐기는 게임 플레이 방식은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Z세대는 게임 자체뿐 아니라 가상 공간이 필요하다.

▲브롤 스타즈처럼 빠르고 소통할 수 있는 게임이 Z세대를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앱애니 데이터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게임 분야 Z세대 지표 1위 게임은 클래시 로얄, 브롤 스타즈 등 플레이 시간이 짧은 캐주얼 게임이었다. 브롤 스타즈는 시간이 짧은 것뿐 아니라 친구와 함께 즐기는 소셜 창구의 기능도 함께 겸하고 있다. 또래와 함께 게임을 즐기는 건 2000년대에도 흔히 찾아볼 수 있는 일이었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고 컴퓨터 앞에 앉았던 과거와는 달리 쉽고 빠르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다르다. Z세대 남성 50% 이상은 게임이 친구와의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된다고 답변했다.

▲인디게임 어몽어스 등 Z세대에겐 일종의 디지털 놀이터가 필요하다

플레이어가 별로 없던 인디게임도 인플루언서의 영향으로 접속자가 폭발하는 경우도 있다. 마피아 형식의 서바이벌 게임인 어몽어스는 2018년 출시 당시에는 크게 알려지지 않았으나, 개인 방송 제작자들이 플레이하며 인지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했다. 스트리머 플레이로 관심을 끈 것이 인기의 요인이기도 하지만, 매번 역할을 바꿔 즐기는 마피아 게임이라는 형식이 Z세대에게도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게임 밖에서도 자신이 즐긴 게임 내용을 SNS에 공유하며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나간다. 게임이 일종의 ‘놀이터’ 역할을 했을 것이다. 앞서 인플루언서 마케팅, 캐주얼 게임 등 여러 예시를 들었지만, Z세대가 어떤 게임을 좋아할지는 정확히 측정할 수 없다. 몇 년간 묻혀있던 게임이 갑자기 SNS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끄는 경우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시대 변화를 발 빠르게 인지하되, 게임 본연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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