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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으로 생체리듬 조절? 커피보다 효과 좋은 조명 '올리'

조회수 2020. 9. 2.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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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옛말에 ‘잠이 보약이다’라는 말이 있다. 상투적이긴 하지만, 그만큼 잘 자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잠을 잘 자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밤에는 숙면을 취하지 못하고, 낮에는 학업이나 업무 때문에 잠을 깨려고 카페인을 잔뜩 섭취하니 몸이 망가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들을 위해 루플이 팔을 걷고 나섰다. 낮에는 카페인과 같은 효과를 내는 빛을, 밤에는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빛을 내보내는 인공지능 조명 ‘올리(Olly)’를 만든 것이다. 대체 이것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루플 김용덕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인공지능 조명, 올리

루플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린다

루플은 전 삼성전자 엔지니어들이 사내 벤처 프로그랩 ‘C랩’을 통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우리는 AI 내장형 라이트 테라피 디바이스 및 케어 솔루션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HCL(Human Centric Lighting, 인간중심조명)과 행동인식 기반의 인공지능을 통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구성원들은 각각 어떤 일을 맡고 있나

9명의 구성원 중 3분의 2가 엔지니어다. 서비스가 아니라 실제 제품을 만드는 스타트업이라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가 모두 있다. 2명의 디자이너와 마케터도 있다. 스타트업인 것을 감안하면 다양한 구성원으로 이루어진 편이다.


루플의 인공지능 기반 조명 ‘올리’에 대해 소개해 달라

‘올리(Olly)’는 빛을 통해 집중과 이완을 시켜 주는 제품으로, ‘데이(Day)’와 ‘나이트(Night)’ 두 가지 버전으로 구성되어 있다. 데이는 햇빛과 유사한 파장으로 일상에 활력을 불어넣고 커피보다 빠르게 집중력을 높여 주는 한편, 나이트는 숙면에 도움을 준다.

▲낮에는 햇빛과 유사한 파장을, 밤에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는 파장을 내보낸다

빛으로 생체리듬을 조절한다는 것이 상당히 생소한데, 어떤 원리인가

우리 몸에는 생체리듬이라는 것이 있어 아침이 되면 깨어나고, 밤이 되면 잠이 든다. 이것을 가장 잘 조절해 주는 것이 바로 햇빛이다. 하지만 현대인들은 많은 시간을 실내에서 보내고, 인공조명 아래에서 생활을 하기 때문에 햇빛을 충분히 쬐지 못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햇빛이 깨어 있는 데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햇빛을 잘 쬐지 못하면 생체리듬이 불균형해져 잠자는 것도 방해를 받게 된다. 그런데 올리는 햇빛과 유사한 파장을 통해 생체리듬을 조절해 준다. 우선 올리 데이는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는 파장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 주고 활기를 준다. 우리가 불을 켜고 자면 피곤함을 느끼지 않나. 그런데 이것이 단순히 ‘밝은 빛’이 문제가 아니라 빛의 파장이 멜라토닌을 억제해서 잘 자지 못해 그런 것이다. 반대로 올리 나이트는 멜라토닌을 생성하지 않는 파장으로 잠드는 데 도움을 준다.


사용 방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올리 데이는 빛을 쬐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조명을 사용자와 30㎝ 정도 떨어진 곳에 두고, 빛을 눈 쪽으로 향하게 해 준 다음 빛을 쬐면 된다. 20분이면 에스프레소 한 잔에 버금가는 집중 효과를 얻을 수 있는데, 30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이 꺼진다. 올리 나이트는 잠들기 전에 켜 두어도 수면에 방해를 받지 않는다. 다만 올리 나이트를 사용할 때는 수면을 방해하는 다른 조명을 최소화하는 것을 권장한다.

▲학생, 직장인, 교대근무자 모두가 올리의 타깃이다

올리를 처음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잘 일어나고 잘 잠드는 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이 당연한 것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이 되었다. 햇빛을 쬐고 생체리듬에 맞춰 생활을 하는 것이 인류의 기본 속성인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카페인으로 강제로 잠을 깨우고, 인공조명으로 수면을 방해받기 때문이다. 기술은 발전했지만 우리 몸은 퇴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이 생활 패턴을 바꿀 수 없다면 빛을 통해 생체리듬의 균형을 찾아 주고 싶었다. HCL은 이러한 생각이 반영되어 있는 인간중심 조명이다. 이것을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루플의 역할이다.


주 타깃은 누구인가

작고 예쁜 디자인이 강점이다 보니 20~30대 사무직 여성들을 주 타깃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공부를 하는 학생들, 업무에 지친 직장인, 수면 패턴이 불규칙한 교대근무자 등 각성이나 이완이 필요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올리의 타깃이라고 생각한다.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매우 다양하지 않나. 올리는 그보다 더 사용자층이 넓지 않을까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이 더 활기차게 하루를 보내는 것이 루플의 기대다

사용자들의 반응이 궁금하다

우선 주위 분들은 올리를 보고 ‘예쁘다’고 많이들 하셨다. 설명을 들어도 조금 생소해하시는 분들도 있었는데, 일단은 디자인이 마음에 든다고 하셨다. 일전에 킥스타터를 통해 올리를 판매한 바 있는데, 당시 다양한 반응들이 있었다. 부작용이 없는 집중 효과라고 하니 기대된다는 분들도 있었고, 계절성 우울증에 올리를 사용해 보고 싶다는 분들도 계셨다.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많은 관심과 기대를 받아 책임감이 생겼다. 아직 고객들에게 배송을 하기 전이라 실사용 후기는 듣지 못했지만,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올리를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조금 거창해 보일 수 있지만,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행복해졌으면 좋겠다. 균형 잡힌 생체리듬으로 더 활기차게 하루를 보내고, 잘 자고 잘 깰 수 있다면 이보다 좋은 일이 있을까.

▲킥스타터에서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올리가 ‘킥스타터’에서 3시간 만에 목표 금액을 달성했다. 소감을 전한다면

기뻤다. 우리가 옳았다는 생각도 들고(웃음). 빛을 통해 집중력을 높여 주고 수면을 도와준다는 것이 조금 생소한 부분도 있지만, 분명 수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펀딩에 참여해 주신 백커분들께 정말 고맙다. 국내보다는 해외에서 빛에 대한 관심이 높다 보니 킥스타터에서 먼저 펀딩을 하게 되었는데, 이 정도면 국내에서도 충분히 올리를 찾는 분들이 많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생겼다.


루플을 창업하기 전에는 어떤 일을 했는지 궁금하다

삼성전자에서 20여 년간 근무하면서 엔지니어링과 경영혁신 분야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 입사 후 10년간은 노트북 개발 부서에서 40여 개 전문 개발 분야 인력들을 리딩하며, 얇고 가벼우면서도 세계 최고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는 초기 레이아웃 설계를 주도했다. 이러한 엔지니어링 기술을 기반으로 전사 가치 혁신 전문가로 활동하며, 다양한 제품의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후 무선사업부 PC사업팀의 개발 전략 업무를 담당하며 원가 기획, 표준화 전략, 라인 효율화, 선행 기술 기획 등을 주도했다.

▲학부모들의 공통된 걱정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창업에 뛰어들었다

창업을 결심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다면

2014년 삼성전자 사내 모바일 콘테스트에서 웨어러블 360도 카메라를 제안해 대상을 수상했다. 당시 회사에서 중요한 업무를 맡고 있어서 개인적으로 사내 벤처 활동을 하지는 못했다. 이후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많은 학부모들을 만나게 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공통적인 걱정거리를 발견했다. 바로 학생들이 공부를 하면서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 같은 카페인을 많이 섭취한다는 것과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카페인 과다섭취가 몸에 해롭다는 것을 인지하면서도 막을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야근이나 마감을 앞둔 직장인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내 벤처에 지원하게 되었고, 그 가치를 인정받아 창업까지 이어지게 되었다.


개발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었다면 무엇인가

사실 각성과 이완은 누구나 필요하지만, 기존 라이트 테라피 분야는 우울증 치료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이를 일반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사람들이 집중하고 싶을 때 커피를 마신다는 것에 주목했다. 카페인 한 잔의 효과를 구현하기가 쉽지는 않았지만, 이 분야의 전문적인 대학과 산학을 통해 실험을 했고, 결국 빛으로 커피 한 잔의 효과를 구현할 수 있었다.


창업 이후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을 꼽는다면

얼마 전 킥스타터에서 펀딩을 진행했다. 펀딩한 백커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는데, 아들을 돌연사로 떠나보낸 분이 ‘도움이 될까 싶어 올리를 구매했다’고 하셨다. 나도 아들 둘을 키우고 있는데, 그분이 어떤 마음일지 감히 짐작할 수가 없었다. 마음이 무겁기도 했고, 그만큼 올리에 대한 책임감을 느꼈다.

▲기본적인 것에 집중하는 것이 루플의 목표다

루플의 다음 목표가 궁금하다

인간은 누구나 잠을 잔다. 하지만 점점 잠드는 것이 어렵다는 분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수면테크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기술의 발전으로 세상이 편리해졌다고는 하지만, 정작 기본적인 것들은 놓치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이쪽으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고민하고 있다.


스타트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아직 내가 조언을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것만큼은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다. 이 세상에는 해결해야 할 문제가 많다. 그 문제를 발견하고,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 과감히 도전해 보시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그러한 도전들이 모여 더 나은 세상이 만들어지니 말이다.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린다

우리는 고객을 사랑하고, 고객에게 사랑받는 브랜드가 되고 싶다. 고객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사회에 환원하는 루플이 되겠다. 많이 지켜봐 주시고, 사랑해 주시면 감사하겠다.


▲루플 김용덕 CEO

임직원 프로필 : 주요 구성원의 간략한 프로필


김용덕 CEO 前) 삼성전자 / 박현준 이사 前) 삼성전자 / 이남수 이사 前) 삼성전자 / 김희정 마케터 前) LG유플러스 / 최진비 디자이너 前) 아모레퍼시픽 / 정여진 디자이너 / 백동원 엔지니어 / 박원우 엔지니어 / 김서아 엔지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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