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을 구독? 테슬라 "옵션도 구독하는 시대"
자동차 옵션을 구독하는 것이 당연한 시대가 머지않은 것 같다. 미국의 전기차 기업 테슬라의 행보만 보면 벌써 옵션의 구독화는 현실이 되고 있다. 테슬라는 이미 지난해 8월부터 국내에서 실시간 교통정보, 비디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OTA인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선보였다. 본래 계획대로라면 올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이었으나, 아직 추가로 전해진 소식은 없다. 현재 미국에서는 해당 서비스가 월 9.99달러 가격의 구독 형태로 제공되고 있다.
최근에는 테슬라의 3세대 오토파일럿 기능의 완전 자율주행, 즉 FSD(Full Self-Driving)를 구독 서비스로 제공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그간 테슬라는 FSD를 차량 구매 시 포함시킬 수 있는 옵션 외에도 기존에 타고 있는 테슬라 차량에 업데이트할 수 있는 개념으로 제공해왔다. 실제로 프리미엄 커넥티비티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FSD 역시 OTA 방식으로 차량 내 무선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FSD가 구독 서비스로 제공될 것이 공식적으로 확인된 건 지난 6월 테슬라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한 컨퍼런스콜에서다. 이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는 "올 연말에는 FSD 옵션을 구독 서비스로 제공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러한 발언을 통해 우리는 테슬라가 모든 소프트웨어를 옵션을 넘어 구독으로 발전시킬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짐작해볼 수 있다. 테슬라가 옵션의 구독화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그간 일론 머스크의 발언이 실제 테슬라의 행보와 불일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기 때문에 아직 단정하기는 이르다. 다만 FSD의 경우 이미 추가 소프트웨어 개념으로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 마찬가지로 패키지 형태로 판매되던 프리미엄 커넥티비티가 지금은 미국에서 구독 서비스로도 제공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아 FSD 역시 머지않았다는 것이 중론이다. 모건스탠리는 FSD의 구독 서비스가 한 달에 약 100달러 남짓으로 제공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이용자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기업은 자동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그친다 생각했다. 이제 테슬라의 사례만 봐도 자동차 기업의 수익모델은 그 이상의 가능성을 지닌다. 참고로 테슬라는 FSD의 옵션 가격을 초기 5,000달러에서 현재 8,000달러로까지 인상했다. 이러한 가격 인상이 용인되는 것은 FSD가 기능을 보강하고 추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인 것도 있겠지만, 추후 (합리적으로 보이는) 구독 서비스로 더욱 많은 사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함이라고도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