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가전으로 사업영역 넓힌 MP3 플레이어 명가, 아이리버

조회수 2020. 8. 31. 11:5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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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버의 재도약

양덕준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벤처 기업가였다. 영남대학교 응용화학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1978년 삼성반도체(현 삼성전자 DS부문)에 입사해 수출담당이사를 지내다 퇴직을 하고, 1999년 아이리버의 전신인 레이콤을 설립했다.


한때는 글로벌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이름 깨나 날리던

▲1999년 설립된 레인콤은 MP3 CDP 'iMP-100'으로 단숨에 음향기기 시장 선두에 올랐다

양덕준 회장은 1999년 1월 20일, 자본금 3억 원과 직원 7명으로 레인콤을 설립했다. 당시 MP3 플레이어 시장은 새한정보기술이 만든 최초의 MP3 플레이어 'MP맨'이 견인하고 있었는데, MP맨이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지지부진하자 레인콤이 발 빠르게 'iMP-100'이라는 MP3 CDP를 출시했다. iMP-100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한 기능 개선이 가능했는데, 당시에는 펌웨어 업데이트 자체가 워낙 획기적이어서 레인콤이 단숨에 국내 휴대용 음향기기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게 되었다.

▲파격적인 디자인을 갖춘 'iFP-100'으로 레인콤은 유례없는 전성기를 맞았다

iMP-100의 성공으로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레인콤은 2004년 이노디자인과 협업해 삼각형 MP3 플레이어 'iFP-100' 시리즈를 출시했다. 파격적인 디자인과 뛰어난 성능, 넉넉한 배터리를 갖춘 이 제품은 전 세계에서 100만 대 이상 판매되었고, 레인콤은 글로벌 MP3 플레이어 시장에서 1,2위를 다투게 되었다. 당시 레인콤의 매출액은 2000년 80억 원, 2001년 540억 원, 2002년 800억 원, 2003년 2,000억 원으로 상승 궤도를 달리고 있었는데, iFP-100 시리즈가 출시된 2004년에는 매출액이 4,500억 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에 밀려 막대한 적자를 낸

▲경쟁사가 빠르게 추격해오면서 레인콤의 입지가 좁아졌다

레인콤의 MP3 플레이어가 세계적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양덕준 회장은 2000년대 초반 대한민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벤처 기업가이자 신흥 갑부 중 하나가 되었다. 그런데 계속해서 탄탄대로를 달릴 것만 같았던 레인콤에 위기가 찾아왔다. 2005년 애플이 '아이팟 나노(iPod nano)'를 저렴한 가격에 내놓으면서 해외 시장에서 레인콤의 점유율이 떨어졌고, 삼성전자의 '옙(YEPP)'과 코원의 'iAudio'가 레인콤을 바짝 추격하면서 국내 시장에서도 레인콤의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여기에 각종 신제품의 흥행 실패로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내부 인사의 충돌로 업무 효율이 저하되자, 결국 양덕준 회장은 2008년 레인콤을 떠나 민트패스를 설립하고 MP3 플레이어와 전자책 뷰어 기능을 내장한 '민트패드'를 출시했다.

▲결국 레인콤은 아이리버로 사명을 변경하고, 전자사전을 비롯한 컨버전스 기기에 집중했다

양덕준 회장이 떠나고 레인콤은 2009년 사명을 아이리버로 변경하고, 이미지 쇄신을 위해 기업 로고를 수정했다. 이후에는 MP3 플레이어 기능을 탑재한 전자사전을 줄기차게 내놓으면서 컨버전스 기기에 집중했는데, 2010년 방영된 KBS 2TV 드라마 <공부의 신>이 히트를 치면서 뜻하지 않게 전자사전 'D100'이 판매 호황을 맞았다. 그러나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와 전자사전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면서 새롭게 개발한 신제품 3종이 고객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 출시를 포기했다. 결국 아이리버는 2010년 200억 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SK그룹에 인수되어 사명을 바꾼 이후에는

▲계속되는 적자를 만회하고자 무리수를 두기도 했다

막대한 적자를 낸 아이리버는 2011년 블랭크라는 휴대폰 액세서리 전문 브랜드를 개시해 아이리버의 디자인 능력을 기반으로 고급 액세서리를 선보였다. 2012년에는 뜬금없이 PC와 모니터를 발표하기도 했는데, 당시 아이리버 사장을 맡고 있던 박일환 사장이 TG삼보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아주 연관성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SK텔레콤에 인수된 이후 사명을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다

그렇다고 아이리버가 음향기기 사업을 완전히 접은 것은 아니었다. 2012년에는 프리미엄 음향기기 브랜드 '아스텔앤컨(Astell&Kern)'을 선보이고, 포터블 MQS 플레이어 'AK100'을 출시해 호평을 받았다. 그렇게 하이파이 오디오로 명맥을 이어오던 아이리버는 2014년 8월 SK텔레콤에 인수되었고, 2017년 8월 SM엔터테인먼트와 협력사업을 맺어 2018년 2월부터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 빅히트 엔터테인먼트의 음악 유통을 담당하게 되었다. 2019년에는 사명도 그에 맞게 드림어스컴퍼니로 변경했고, 아이리버라는 명칭은 산하 브랜드로 남게 되었다.


휴대용 액세서리로 다시 시장에 진입한

▲현재 아이리버는 휴대용 액세서리로 재도약 중이다

이후 드림어스컴퍼니는 새로운 돌파구를 찾았다. 구강 세정기와 칫솔 살균기, 무선 충전기 등의 휴대용 액세서리를 통해 다시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하게 된 것이다. 혹자는 한때 잘 나가던 아이리버가 이제 음향기기가 아닌 제품들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에 연민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처럼 다른 사업영역에 뛰어들어 시장에 재진입한다는 것이 보기 쉬운 사례는 아니다.

▲SK텔레콤의 'FLO'를 운영하면서 휴대용 액세서리도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이와 함께 드림어스컴퍼니는 SK텔레콤의 음악 스트리밍 플랫폼 'FLO'를 운영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은 막을 내렸지만 여전히 음향기기 브랜드로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생활가전 브랜드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업영역을 넓혀 재도약을 꿈꾸는 드림어스컴퍼니의 전무후무한 행보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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