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시대는 끝났다, 황금알 낳는 디지털 콘텐츠

조회수 2020. 7. 28.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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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료 디지털 콘텐츠 구매율 증가, 앞으로 생각해야 할 것은?

사람들의 거래는 기본적으로 ‘실물’을 필요로 했다. 물물교환의 다음 단계로 화폐가 등장하고, 화폐를 지불하고 그 대가로 실물이나 서비스를 받는 것이 거래의 기본이었다. 실물 거래가 아니라 임대의 경우에도 실제 물건은 필수적이었다. 게임을 하기 위해서는 CD나 팩을 사야 했고, 음악을 듣기 위해서는 테이프나 CD를 사야 했다. 임대가 활발했던 분야에서도 실물이 오고 가는 행위는 반드시 필요했다. 영화를 보려면 돈을 지불하고 비디오테이프라는 실물을 받아왔고, 독서를 하고자 하는 경우에도 실물인 책을 빌린다는 행위가 수반되기 마련이었다.

▲유료 디지털 콘텐츠 구매율 증가, 거침없이 콘텐츠에 지갑을 여는 시대

수집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실물 콘텐츠

넷플릭스를 예로 들어보자. 넷플릭스의 초기 사업 모델은 영상물 DVD의 임대였다. 업계의 패러다임을 바꾼 넷플릭스의 초기 사업 모델도 기본적으로는 실물을 전제로 한 것이었다. 멤버십에 가입하면 기간 내에 실물 DVD를 빌릴 수 있었으며, 새로운 DVD를 빌리기 위해서는 기존의 임대 영상물의 반납이 필요했다. 오랜 기간 이런 식으로 실물을 전제로 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형의 ‘콘텐츠’를 거래하는 사업 모델이 제대로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당신은 디지털 콘텐츠에 한 달 평균 얼마의 금액을 소비하고 있습니까

현재 시장에서 거래되는 콘텐츠는 나의 ‘계정’에 특정한 콘텐츠를 받거나 스트리밍으로 즐길 ‘권리’를 부여받는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언제 어디에서나 플랫폼에 접속만 하면 실물 제품으로 얻을 수 있는 것과 동일한 결과물을 즐길 수 있으며, 딱히 나의 디바이스에 자료를 저장하지 않더라도 스트리밍으로 모든 콘텐츠를 열람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거래되는 것은 오직 나의 계정에 남는 ‘결제내역’ 하나뿐이다.

▲CD는 이제 우리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없고, 또 재생하기도 힘든 매체가 됐다

지금의 시장은 실물거래를 기반으로 한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실제 제품을 구매하는 행위는 이제 ‘마니아’의 영역으로 치부되고 있다. 아티스트들의 음반은 음악 플랫폼을 통해 거래되며, 이들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를 통해 송출되고 있다. 심지어 실물 상품을 구매한 이들조차도 실물 상품을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이용하고 있지 않다. 실제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취하는 액션은 CD나 DVD, 블루레이를 플레이어에 집어넣어 구동시키는 것이 아니다. 그저 플랫폼에 접속하는 것뿐이다. 대부분의 아티스트의 결과물은 플레이어가 아니라 케이스에 담겨 벽장에 장식돼 있다. 아티스트의 팬들에게도 콘텐츠를 담은 실물 콘텐츠는 ‘수집’ 이상의 효용성을 가져다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디지털 콘텐츠 전환이 가속화된 이유

실물을 전제하지 않은 콘텐츠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주된 이유로는 기술의 발전, 플랫폼 통합에 따른 편의성의 증진, 그리고 디바이스의 변화를 꼽을 수 있다. 아날로그 중심에서 디지털로 시대가 전환될 때 실물 상품이 필요했던 가장 큰 이유는 네트워크가 실물 상품이 담고 있는 콘텐츠를 빠르게 전송할 수 없었던 점이 될 것이다. CD에 담은 음악이, 대용량의 동영상을, 고화질의 만화를 느린 네트워크로는 제대로 전송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사람들은 보다 고품질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실물 상품을 구매했다.

▲아티스트들의 음반은 수집용 아이템으로서의 가치가 가장 큰 상태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네트워크는 빨라졌고, 저장 매체에 담긴 콘텐츠보다도 고품질의 결과물을 스트리밍으로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책장에서 CD를 꺼내서 플레이어에 세팅하는 시간보다도 플랫폼에 접속해 음악을 스트리밍하는 것이 더 빠르고 간편하다. 네트워크 기술의 발전과 함께 플랫폼의 거대화도 이용자의 편의성 증진에 한몫했다. 서점에서, 음반점에서, 영화관에서 찾아보기 힘든 콘텐츠가 거대 플랫폼의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어렵지 않게 조회하고 또 바로 즐길 수 있도록 마련돼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콘텐츠의 불법 공유의 감소 현상을 불러오기도 했다. 불법 사이트를 통해 자료를 무단으로 내려받는 행위가 금액을 지불하고 합법적으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불편해진 것이 유료 이용률의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불법 다운로드가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수고를 요하는 상황

이런 흐름을 가속화한 것이 소비자들이 콘텐츠를 소비하는 디바이스의 변화였다. 스마트폰의 시대가 찾아오면서 모든 콘텐츠가 앱스토어로, 모바일 페이지로 모였다. 음악 감상은 오디오로, 예능 프로그램은 TV로, 독서는 책으로, 영화는 VHS로 소비할 수 있던 시대가 바뀌었다. 음악도, TV 시청도, 심지어 독서도 스마트 디바이스로 할 수 있게 됐다. 소비자들은 스마트폰으로 더 많은 것을 빠르고 편리하게 누릴 수 있기를 바랐고, 여기에 순응한 업체들이 대형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디지털 콘텐츠의 소비가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급증하고 있는 콘텐츠 유료 결제율

단순히 디지털 콘텐츠 플랫폼이 많아지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사람들은 플랫폼의 편의성을 누리기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이 발표한 ‘디지털 콘텐츠 이용현황’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빠른 속도로 디지털 콘텐츠를 유료로 이용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본 자료에서는 2016년 한국미디어패널조사를 활용한 연구에서 매우 적은 수의 이용자가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그 후 2년 동안 유료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들의 인식이 급격하게 변화한 점을 이야기하고 있다. 2016년의 유료 이용률은 9.2%에서 이듬해에는 2.1%p가 증가했으며, 2018년에는 응답자 4명 중 1명 이상이 되는 27.7%의 응답률이 나타났다.

▲유료 디지털 콘텐츠 저변 확대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젊은 연령층, 밀레니얼 세대를 중심으로 증가하던 콘텐츠 유료 이용률은 최근 다시 급격하게 변화하고 있다. 고연령층의 비율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2017년부터 작년까지 3년 동안 음악, 영상, 도서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주요 가맹점 10곳의 결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0대와 60대의 결제율이 각각 2.9배, 3.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50대의 영상 콘텐츠 결제액(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은 9.5배 증가했으며, 60대의 경우 전자책 관련 결제액(리디북스, 밀리의 서재 등)이 20배 이상 급증했다.

▲장년층의 콘텐츠 결제 비율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디지털 콘텐츠의 유형별 이용 비율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자면, 유료 결제의 비율이 가장 높은 분야는 ‘음악’으로 집계된다. 뒤를 이어 게임, 신문/잡지/책, 동영상의 순이었다. 콘텐츠를 즐기는 단말기는 전 분야에서 스마트폰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는데, TV방송, 동영상, 책, 음악, 게임 등 모든 분야에서 스마트폰이 9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우리가 집중해야 할 것은

디지털 콘텐츠로의 전환은 다양한 분야에서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서점을 통해 책을 판매하던 출판사들은 이제 웹소설 퍼블리셔로 전환을 꾀하고 있고, 포털 사이트의 웹툰 서비스는 과거 주간 만화잡지들의 역할을 떠안아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제작자들의 수익은 보다 나아진 것으로 평가된다. 플랫폼을 통해 판매 내역이, 조회수가, 음악 재생수가 투명하게 공개되며, 보다 많은 비율의 수익이 제작자들에게 돌아가고 있다. 콘텐츠를 세상에 내놓기 위해 투여되는 비용도 낮아졌다. 인쇄의 과정이 없어도 소설책은 웹소설의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고, CD를 찍어내지 않더라도 음악은 스트리밍 서비스로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진다.

▲유료 이용률의 지속적인 증가와 구독 서비스의 활성화가 맞물리고 있다

가치 있는 콘텐츠에는 모든 연령대의 소비자들이 거침없이 지갑을 연다. 이와 같은 세태는 단순히 유료 콘텐츠 이용률의 증가를 넘어, 현재는 구독 서비스의 붐으로 이어지고 있다. 어도비 포토샵, MS오피스와 같은 고가의 패키지 상품들도 현재는 멤버십을 정기적으로 결제해 이용하는 구독 상품으로 전환되는 추세다. 구독 서비스는 현재는 콘텐츠를 넘어 서비스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막강한 힘을 가진 플랫폼을 견제할 수 있는 수단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

다만 이 과정에서 플랫폼을 운영하는 회사에 많은 권력이 집중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 플랫폼은 너무나 쉽게 자신들의 입맛대로 콘텐츠를 선별할 수 있으며, 또 언제든 차단시킬 수 있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콘텐츠로 인해 발생하는 수익의 최소 30% 이상을 수수료로 수취하고 있다. 지금은 유료 디지털 콘텐츠 전성시대이자 또한 콘텐츠 범람의 시대다. 우리는 이런 시대의 변화를 예상보다도 너무 빨리 맞았다. 권한만큼의 책임이 플랫폼 운영사에 제대로 지워지지 않은 시점이기에, 앞으로는 플랫폼 사업자들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는 제대로 된 대책을 마련하는 데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유료 디지털 콘텐츠 비즈니스 시장은 전 분야에 걸쳐 앞으로 더욱 빠르게 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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