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iOS의 처음 그리고 지금

조회수 2020. 7. 2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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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주년을 맞은 iOS, 앞으로는

2007년 1월 9일, 애플은 역사적인 새 제품을 공개했다. 음악 플레이어와 인터넷 브라우저, 그리고 휴대폰을 하나로 합친 새로운 개념의 제품 ‘아이폰’이었다. 제품이 공개되고 약 반년이 지난 2007년 6월 29일 아이폰은 출시됐으며, 올해로 출시 13주년을 맞게 됐다, 지난 13년 동안 아이폰은 실로 많은 것을 바꿨다. 우리의 삶은 이제는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의 삶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바뀌었으며, 그 선두에는 스마트폰의 시대를 연 애플의 아이폰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이러한 변화를 가능케 한 것은 단순히 ‘아이폰’이라는 디바이스의 성능이 기존의 다른 것들보다 좋고 뛰어나서가 아니었다. 그보다는 아이폰을 스마트폰의 표준으로 내세울 수 있었던 혁신적인 OS, 바로 iOS의 공이었다고 평가해야 할 것이다.

▲OS X의 연장선상에서 시작한 iOS

NeXTSTEP, 그리고 OS X

마이클 패스벤더는 가까운 시일 내에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수상할 것으로 점쳐지는 배우다. 그가 처음 아카데미의 남우주연상 후보로 노미네이트된 영화는 2015년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 ‘스티브 잡스’다. 월터 아이작슨이 스티브 잡스의 이야기를 직접 듣고 저술한 동명의 전기를 원작으로 삼은 영화였다. 이 영화는 크게 세 개의 파트로 구성돼 있다. 1984년 매킨토시 발표, 1988년 NeXT 이벤트, 그리고 1998년의 아이맥 이벤트다. 영화의 절정은 NeXT 이벤트에서 마이클 패스벤더는 고 스티브 잡스가 돼 관객들에게 OS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OS가 필요한 애플이 결국 NeXT에게 아쉬운 소리를 하게 될 것이라는 스티브 잡스의 비전이 이 장면을 통해 설명된다.

▲마이클 패스벤더가 고 스티브 잡스로 분한 영화 ‘스티브 잡스’

데스크톱을 제작하던 NeXT는 자신들의 OS인 ‘NeXTSTEP’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기반의 NeXTSTEP은 시장의 뜨거운 호응을 받았다. 반면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몰아낸 애플은 OS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95의 대항마로 애플이 개발한 ‘코플랜드 OS’는 완성이 차일피일 미뤄졌으며, 결국 1996년 8월 개발이 취소되게 된다. 그리고 애플은 NeXT를 인수하며 스티브 잡스, 그리고 NeXTSTEP을 품었다.

▲iOS, iPadOS, watchOS 등의 시발점이 된 NeXTSTEP

코플랜드 OS 대신 애플은 NeXTSTEP의 후계가 되는 새로운 OS를 2001년 3월 24일 내놓았다. 바로 ‘OS X’이었다. 현재는 macOS로 불리는 OS X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에 이어 PC OS 점유율 2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한편 OS X에서 파생된 애플의 모바일 OS도 PC와 마찬가지로 시장 2위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아이폰, 그리고 아이패드에 적용된 OS X의 모바일 버전, 바로 ‘iOS’의 이야기다.


OS X for iPhone, 그리고 아이폰 OS

아이폰이 공개될 당시만 하더라도 이 폰의 OS에는 명칭이 붙어있지 않았다. 이용자가 임의로 앱을 설치할 수 없었기에 OS로의 확장성이 전혀 없는 폐쇄적인 OS였기 때문에, 당시만 하더라도 OS가 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스티브 잡스는 아이폰의 OS를 맥의 OS X가 확장된, OS X를 활용한 OS인 ‘OS X for iPhone’이라고 칭했다. 아이폰 이전에도 스마트폰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아이폰 이전의 스마트폰은 펜과 같은 도구를 통해 지극히 작은 버튼을 클릭하는 것을 전제하고 있었다. 하지만 아이폰은 달랐다. 이용자가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을 큼지막한 아이콘에 모았고, 페이지를 옮기는 기능을 ‘스와이프’로 구현해 냈다. 확대와 축소는 두 손가락을 터치스크린에 대해 벌리고 오므리는 기능으로 구현했다. 이것이 가능했던 것은 아이폰이 기존의 감압식 터치 방식이 아니라 정전식 터치 방식을 채택했기 때문이었다.

▲맥용 OS X가 휴대폰 속으로 들어가다, OS X for iPhone

최초의 아이폰이 출시되었을 때, OS로서 확장성을 가질 수 있는 ‘앱스토어’가 없었다. 아이폰에는 오직 애플이 직접 제작한 앱만 설치돼 있을 뿐이었다. 스티브 잡스의 최초의 설명처럼 음악을 듣고 인터넷 서핑을 할 수 있는, 조금 더 똑똑한 ‘피처폰’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애플은 아이폰을 출시하고 보급시키며, 피처폰에 가까운 아이폰을 ‘스마트폰’으로 진화시키기 위한 준비를 했다. 제작자들이 자유롭게 앱을 제작해서 배포하고, 소비자들은 다양한 앱을 선택해서 설치할 수 있는 앱 장터를 준비하기 시작한 것이다.

▲개발자들의 앱이 아이폰의 발전을 함께 이끌다

2007년 10월 애플은 아이폰의 소프트웨어 개발자 킷(SDK)을 발표했다. SDK의 배포가 이뤄진 것은 이듬해 3월이었다. 2008년 7월에는 두 번째 아이폰인 아이폰3G가 발표됐으며, 아이폰 OS의 버전이 1.0에서 2.0으로 올랐다. 아이폰 OS 2.0은 한글이 지원되며, 3G 네트워크를 지원하는 OS였다. 이전까지만 하더라도 소프트웨어의 메이저 업데이트는 주로 ‘판매’됐다. 다양한 기능이 업데이트되면서 디바이스의 사용성이 올라가는 결과로 이어지니, OS 메이저 업데이트는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이 당연시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애플은 아이폰 OS의 2.0 다운로드에 별도의 요금을 요구하지 않았다. 모바일 OS 업그레이드 버전을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다는 정책은 애플 아이폰 OS를 철저하게 벤치마킹한 안드로이드 OS에도 적용되고 있다.


앱스토어의 오픈, 그리고 iOS 명명

2008년 7월 11일, 애플 앱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개인 개발자 기준으로 1년에 99달러를 지불하면 누구나 자유롭게 앱스토어에 자신이 제작한 앱을 업로드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도 있다. 소비자들 또한 아이폰의 기본 기능 외에 새로운 기능들을 앱스토어의 앱을 통해 누릴 수 있었다. 애플 앱스토어는 18개월 동안 30억 건의 다운로드, 서비스 개시 5년 만인 2013년 5월 500억 다운로드라는 천문학적인 숫자를 기록했다. 이는 매년 100억 다운로드, 일 평균 3천만 다운로드 횟수가 이뤄진 것으로 환산할 수 있다.

▲애플 앱스토어가 문을 열고, 다양한 앱이 쏟아졌다

아이폰 OS 2 발표 이듬해인 2009년 6월 17일, 마침내 대망의 3.0 메이저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아이폰3Gs의 판매와 함께 발표된 아이폰 OS 3.0에서는 더 많은 기능 개선이 이뤄졌다. 복사와 붙여넣기 기능이 추가됐고 MMS를 받고 보낼 수 있게 됐다. 지금의 스마트폰에서는 당연시되는 테더링, 블루투스를 통한 P2P 지원 등이 가능해졌다. 2009년 11월에는 아이폰3Gs는 대한민국에도 KT를 통해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우리나라에도 아이폰 OS, 앱스토어, 스마트폰의 붐이 불기 시작했다.

▲아이폰 이전에 스티브 잡스가 먼저 구상했다고 알려진 디바이스, 아이패드

2010년 4월 3일에는 이전까지 없던 새로운 디바이스가 세상에 출시됐다. 바로 태블릿 PC다. 아이폰 OS와 같은 OS를 탑재한 태블릿 PC ‘아이패드’가 출시되고, 아이폰 OS 3.2가 배포됐다. 2010년에는 아이폰4와 함께 아이폰 OS의 버전도 4.0으로 업데이트됐다. 그리고 이 시점에서 아이폰 OS에는 아이폰, 아이패드의 i를 딴 ‘iOS’라는 이름이 붙었다. 비로소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OS 이름이 붙은 것이다. iOS 4부터 아이폰은 멀티태스킹을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사파리 브라우저 업데이트, 폴더 기능 등을 지원하기 시작했다.


아이클라우드, 아이메시지, 시리…

2011년 애플은 맥 앱스토어의 오픈과 함께 iOS 5를 발표했다. 그때까지만 하더라도 새로운 iOS는 아이폰과 함께 발표됐다. iOS 5 이벤트는 아이폰 발표와 분리된 최초의 업데이트 발표였다. iOS 5는 소프트웨어 위주의 발표였는데, 핵심은 ‘아이클라우드’와 ‘아이메시지’, 그리고 ‘시리’였다. 발표 이후 아이클라우드는 2011년 10월 12일 아이폰 4s 출시와 함께 정식으로 공개됐으며, 문자와 사진, 동영상, 연락처 등을 아이폰 사용자끼리 나눌 수 있는 아이메시지의 업데이트도 이뤄졌다. 경쟁자로 부상한 안드로이드 OS의 기능도 일부 탑재했는데, iOS 5에서 업데이트된 알림 센터가 대표적이었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기능은 ‘시리’였다. 시리를 시작으로 ICT 기업들의 인공지능 경쟁이 본격화됐다.

▲시리가 공개되면서 ICT 공룡들의 인공지능 경쟁이 시작되다

2012년 6월 11일 WWDC 2012에서는 iOS 6가 공개됐다. 아이패드에서도 시리가 지원되기 시작했으며, 페이스타임, 게임센터 등의 기능이 추가됐다. 2013년 6월 10일 WWDC 2013에서는 64비트 명령어 체계로 전환되는 기점인 iOS 7이 발표됐으며, 전반적인 UI의 디자인이 개선됐다. 사진풍의 디자인이 심플하게 미니멀리즘을 지향한 디자인으로 바뀌었다. 앱스토어를 통해 iOS 앱을 서비스하는 개발자들에게는 자신들의 앱을 64비트 명령어 체계로 전환시킬 것이 권고됐다.

▲애플의 개발 언어인 오브젝트C를 대체할 ‘스위프트’가 공개되다

이듬해 발표된 iOS 8은 ‘통합’을 중시한 업데이트였다. 앱 구입 내역을 가족과 공유할 수 있고, iOS와 OS X가 아이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연결됐다. IoT 기기와의 연결성을 예고한 키트들이 순차적으로 업데이트됐으며, 오브젝트C를 대체할 새로운 프로그래밍 언어 ‘스위프트’가 함께 공개됐다. 이후 버전인 iOS 9은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것이 아니라 기존의 기능이 업데이트되고 더 지능화된 업데이트였으며, iOS 10은 UI의 개선이 이뤄지고, ‘밀어서 잠금해제’가 사라졌다.


13주년을 맞은 iOS, 앞으로는

2017년 6월 5일 발표된 iOS 11은 32비트 미지원, 애플펜슬을 위한 기능 업데이트, 아이폰X 전용 애니모티콘 업데이트가 이뤄졌다. 애니모티콘은 아이폰X의 트루뎁스 카메라가 50개 이상의 근육들을 포착해, 세밀한 표정을 16개 애니모지에 반영한 기능이었다. 애플페이를 이용한 P2P 송금도 지원되기 시작했다. WWDC 2018에서는 기존의 기능이 더 빨라진 iOS 12가 공개됐다. 작년 WWDC에서는 아이패드용 OS가 iOS가 아닌 iPadOS로 따로 분리됐으며, iOS 13은 다크모드, 애플 아케이드 등이 추가됐다.

▲애플의 정액제 게임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가 iOS 13에서 추가됐다

올해의 WWDC 2020에서는 iOS 14가 마침내 공개됐다. iOS 14는 6월 23일 개발자를 위한 첫 베타 버전이 배포됐으며, 일반 사용자를 위한 퍼블릭 베타 버전이 7월 9일 추가로 공개됐다. iOS 14는 안드로이드 앱 서랍과 비슷한 기능인 앱 보관함이 업데이트됐으며, 전화가 오면 전체화면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팝오버 바 형식으로 내려오는 콜바 기능이 추가됐다. 또한 아이패드의 PIP(화면 속 화면) 기능을 아이폰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됐으며, 언어 패키지를 다운로드해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외국어를 번역할 수 있는 번역 앱도 추가됐다.

▲곧 사용자들에게 배포될 iOS 14

아이폰이 처음의 OS X for iPhone의 상태였다면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사람들의 삶을 바꾼 시대는 찾아오지 못했을 것이다. 아이폰은 그저 조금 더 많은 기능을 이용할 수 있는 피처폰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앱스토어를 통해 다양한 앱이, 게임이, 서비스들이 사람들에게 모바일 디바이스의 형태로 제공될 수 있었던 것도 애플 iOS 덕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로 론칭 13주년을 맞은 iOS는 앞으로 우리 삶을 얼마나 더 바꿔놓게 될 것인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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