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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있는 착한 게임? 로드 오브 히어로즈와 라스트 오리진

조회수 2020. 7. 7.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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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오브 히어로즈', '라스트 오리진'이 게임계에서 살아남는 방법

2020년, 확률성 뽑기와 강화비용으로 적게는 수십만 원, 많게는 수천 수억 원까지 받아 가는 극악의 과금 유도가 견인한 ‘국산 모바일 MMORPG’ 시대가 리지니의 독재 정권으로 인해 서서히 저물고 구글과 유튜브 광고를 등에 업은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차트를 점령하는 시대를 보내고 있다. 간간이 등장하는 슈퍼셀의 웰메이드 모바일 게임들이 수많은 게이머들의 답답한 마음을 치료해 주고 있긴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짝퉁 중국산 모바일 게임들이 나타난다. 이런 상황에서 게이머들에게 단비처럼 내려온 두 개의 게임이 있다. 바로 ‘로드 오브 히어로즈’와 ‘라스트 오리진’이다. 애니메이션 같은 데포르메의 캐릭터를 지원한다는 점에서 이 두 게임은 비슷한 것 같지만 매우 다른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이 두 게임이 지금 각자의 영역에서 살아남고 있는 방법을 분석한다.


캐릭터 뽑기 없는 착한 게임

▲턴제 RPG 게임인 동시에 뽑기 시스템을 사용하는 게임 세븐나이츠

로드 오브 히어로즈와 라스트 오리진의 공통점은 ‘캐릭터를 수집하는 게임’이라는 점이다. 물론 이 게임들의 정체성은 아주 다르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턴마다 행동을 얻고 보유한 영웅 캐릭터들의 스킬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게임을 진행하는 턴제 RPG이다. 모바일로는 ‘세븐 나이츠’와 결이 같다. 라스트 오리진은 유닛의 특성과 배치위치를 정하고 전투 자체는 캐릭터들이 자동으로 수행하는 일종의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이다. 한때 한국 게임시장을 강타했던 게임 ‘소녀전선’의 시스템을 더 간편하게 개량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극악한 뽑기 확률을 자랑하는 페이트 그랜드오더의 캐릭터 뽑기

이 두 게임은 장르의 특성상 가지고 있는 영웅 캐릭터의 머릿수가 플레이어의 중요한 전략적 자산이 된다. 보유한 캐릭터의 개수가 절대적인 강함의 척도가 될 순 없으나 많은 캐릭터를 보유할수록 플레이어는 다양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팀을 꾸릴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이런 게임들의 ‘캐릭터 얻기’는 대부분 ‘뽑기’를 통해 이루어진다. 등급이 높은 캐릭터일수록 등장 확률이 극도로 낮아지며 이런 게임들 대부분 10회 뽑기에 필요한 현금을 3만 원대로 책정하고 있다. 최고 등급 캐릭터들은 등장 확률이 2~3%대에 육박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수십, 수백만 원을 쓰더라도 원하는 캐릭터를 데려오지 못하는 경우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뽑기 없이, 재화를 모아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는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유니버스

하지만 이 두 게임은 조금 다르다. 일단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경우 캐릭터 뽑기 시스템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에는 ‘유니버스’라는 시스템이 있으며 이 유니버스에는 영웅 캐릭터를 얻기 위한 조건이 적혀 있다. 조건을 만족시키고 요구하는 재화를 가지고 유니버스에서 결재하면 연출 애니메이션과 함께 해당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대부분의 요구 재화는 게임에서 수급할 수 있으며, 유료 재화를 요구하는 영웅 또한 게임에서 꾸준히 주는 무료 다이아를 모으면 어렵지 않게 얻을 수 있다. 또한 일부 영웅의 경우 계약을 맺고 정해진 기간 동안 꾸준히 로그인하거나, 현금 55000원의 가격으로 판매된다. 계약영웅의 경우 기간을 달성할 때까지 꾸준히 로그인 보상으로 선물을 받을 수 있으며, 계약기간을 채우는 데 성공하면 5성영웅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구매 영웅의 경우 해당 영웅들이 특정 레벨을 달성할 때마다 보상아이템을 받을 수 있다.

▲재화를 투자해 캐릭터를 제조하는 라스트 오리진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기본 베이스를 일본의 캐릭터 수집게임 ‘함대 콜렉션’에 두고 있다. 함대 콜렉션의 캐릭터 수집방식은 ‘조합’으로 가지고 있는 재료를 정해진 ‘식’에 맞게 투자한 후 제작 시간을 거쳐 캐릭터를 뽑는 형태이다. 이때 캐릭터의 유닛에 따라 제작 소요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제작시간이 얼마로 정해지느냐에 따라 어떤 캐릭터가 뜰지 대략적으로 예측할 수 있다. 또한 재료는 현금으로 구입할 수도 있지만 게임플레이만으로 충분히 수급할 수 있으며 특정 캐릭터가 등장할 확률을 높이는 ‘저격식’이란 것도 존재한다. 누구나 꾸준히 노력만 한다면 원하는 캐릭터를 얻을 수 있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의 ‘남녀노소’와 라스트 오리진의 ‘특정 유저’

▲옛날 RPG, 판타지 웹툰, 슬레이어즈 같은 애니메이션을 연상시키는 로드 오브 히어로즈

하지만 두 게임이 타깃으로 하는 ‘유저층’은 하늘과 땅만큼 큰 차이를 보인다. 이 두 게임의 차이는 장르보다도 타깃 유저층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남녀노소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게임’을 표방한 게임이다. 그들의 타깃 유저는 게임에 관심이 있고 어린 시절 디지몬이나 포켓몬, 애니메이션 전문 채널 ‘투니버스’의 애니메이션들을 즐겨봤던 ‘라이트 유저’ 층이다. 이런 이들의 성향은 게임 전반에 두드러지는데, 턴제RPG는 게임 플레이에 큰 피지컬을 요구하지 않고 룰이 쉽기 때문에 라이트 유저층을 유입하는 데 편리하다. 여성 캐릭터들의 노출이 과하지 않아 게임을 좋아하지만 잔인한 묘사나 성적인 그래픽을 부담스러워했던 게이머층을 유입하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한국 판타지 소설을 대표하는 작가 이영도의 소설들을 패러디한 여러 텍스트들과 정교하게 짜낸 스토리는 한편의 잘 만든 판타지 소설을 보는 듯한 기분을 만들어 낸다. 결과적으로 로드 오브 히어로즈는 라이트 유저층을 끌어들여 구글 플레이스토어 20위대라는 성적을 내는 데 성공한다.

▲성적 어필을 통해 특정 취향의 유저층을 공략하여 좋은 성적을 거둔 라스트 오리진

라스트 오리진의 타깃 유저는 로드 오브 히어로즈와 정 반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스트 오리진은 대놓고 성인, 오타쿠, 남성을 겨냥한 게임이다. 라스트 오리진의 모든 유닛은 여성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것도 굉장히 ‘성적으로 어필하는 여성의 형태’를 하고 있다. 그녀들은 매우 풍만한 가슴과 엉덩이를 가지고 있다. 이는 거유를 넘어서 ‘폭유’라고 불리는 속성이다. 또한 캐릭터가 일정 hp이하로 내려갈 경우 ‘중파’라는 상태 이상으로 진입하는데 이때 캐릭터의 일러스트는 중파 일러스트로 변경된다. 일반적으로 함대 콜렉션 장르 게임들의 중파 일러스트는 옷이 뜯어지고 부상을 입는 등 자극적인 형태를 취한다. 라스트 오리진의 경우 앞서 설명한 폭유라는 그래픽 특징이 더해진다. 안 그래도 자극적이었던 일러스트는 한층 더 자극적이고 성적으로 변한다. 그리고 이런 ‘야한’ 요소들은 이 게임을 구글 스토어에서 내쫓았지만, 전화위복으로 원스토어 1위를 꾸준히 유지하는 결과를 만들어낸다.


이렇게 해도 팔린다

이두 게임의 존재는 현재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캐릭터로 플레이어를 협박하지 않아도 게임을 서비스할 수 있다는 하나의 표본이다. 하지만 동시에 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유저들에게 있어선 이 게임들의 특징은 족쇄이다. 플레이어에게 강요하지 않는 게임을 플레이하려면 끊임없이 돌아올 수밖에 없고, 게임사는 플레이어들이 떠날 것이라 위기감을 느끼지 않아 나이브 해진다. 좋은 사례가 있으면 분석하고 더 좋은 방향으로 가는 디딤돌로 사용해야 마땅하다. 뽑기로 플레이어를 협박하지 않는, 더 좋은 게임들이 많이 출시되어 게임업계가 더 풍족해지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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