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에서 애플페이 못쓰는 이유

조회수 2020. 6. 18.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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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는 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아이폰을 사용하다 보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가 부러울 때가 있다. 특히 외출할 때 스마트폰 하나만 손에 들고나가는 모습을 보면 더욱 그렇다. 분명 삼성페이가 출시되기 전까지만 해도 아이폰이 더 트렌디해 보였는데, 4차 산업혁명이 코앞으로 다가온 지금도 외출할 때마다 스마트폰과 지갑을 따로 챙겨야 하니 기술의 발전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것 같아 뭔가 억울하다. 대체 우리나라에서는 왜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없는 것일까?

현대카드가 애플페이를 출시한다?

▲한동안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기반의 애플카드를 출시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사실 애플이 2014년 애플페이를 첫 선보인 이후, 국내에서는 꾸준히 애플페이 도입설이 제기되어 왔다. 심지어 얼마 전에는 현대카드의 스테디셀러인 제로(ZERO)카드 발급이 중단되면서, 현대카드가 제로카드를 없애는 대신 애플카드를 단독 출시한다는 소문까지 돌았다. 애플카드를 이용하면 결제금액의 1% 가량이 캐시백으로 제공되는데, 제로카드 역시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결제금액의 0.7~1.5% 가량을 할인받거나 적립할 수 있는 유사한 성격의 상품이어서 제로카드가 애플카드로 바뀌어서 출시된다는 꽤 구체적인 소문이었다.

▲그동안 현대카드가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기대감이 더 높아졌다

여기에 현대카드가 국내외 대기업과 협업해 고객을 유치해왔다는 사실이 재조명되면서 기대감을 한층 더 높였다. 앞서 현대카드는 이베이코리아와 손을 잡고 '스마일카드'를 출시했으며, 코스트코와 단독 제휴를 하고, 항공사 첫 PLCC카드(상업자 표시 전용카드)인 '대한항공카드'를 선보인 바 있다. 이에 현대카드가 애플페이 기반의 애플카드를 단독 도입해 애플 이용자들의 주거래 카드로 자리매김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왔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도입설을 일축시켰다

그러나 당사자인 현대카드는 애플페이 도입설에 당혹감을 표했다. 현대카드의 한 관계자는 "제로카드와 애플카드 사이에 어떠한 연관성도 없다"며 "(애플페이 도입 진척상황 역시) 특이할만한 내용이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제로카드는 9년 동안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고 있는 상품이라 굳이 없앨 이유가 없다"며 "트렌드 변화에 따라 실익이 있는 새로운 버전을 선보인다는 차원으로, 조만간 제로카드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의 말처럼 제로카드는 '제로카드 에디션2'로 출시되었다. 당연히 애플카드와 전혀 관련 없이 말이다.


애플페이로 결제하면 결제금액의 1%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고?

▲애플페이로 결제를 할 때마다, 결제금액의 일정 부분을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수년 동안 끊임없이 제기되어 왔던 애플페이 도입설은 왜 설로만 머무는 것일까?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는데, 첫 번째로는 결제 수수료 문제를 들 수 있겠다. 우선 애플은 애플페이가 무카드거래(CNP)인 만큼, 결제 건에 대한 수수료를 국내 카드사로부터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플라스틱 카드가 아닌 아이폰으로 결제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에 대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여기까지만 보면 애플의 입장이 충분히 이해된다.

▲결제금액의 1%를 수수료로 애플에게 지불하면, 국내 카드사의 매출은 반 토막이 나버린다

하지만 문제는 애플이 카드사에 요구한 수수료가 너무 높다는 것이다. 국내 카드사의 일반적인 결제 수수료가 2% 정도인데, 애플은 애플페이를 이용한 결제 건에 대해 약 1%의 수수료를 요구했다. 즉 애플페이를 이용해 국내에서 카드결제를 하면, 카드사의 몫이었던 결제 수수료 중 절반이 애플의 주머니로 들어가는 셈이다. 삼성페이가 국내 카드사에 별도로 수수료를 요구하지 않는 것과 비교하면 더욱 대비된다. 게다가 애플이 요구한 수수료도 애플페이가 도입된 다른 나라에 비해 2배 이상 높다. 이 정도면 국내 카드사에서 애플페이를 곱게 받아들이려야 받아들일 수가 없어 보인다.


NFC 전용 단말기도 국내 카드사가 준비해야 된다니?

▲애플페이의 NFC 방식은 전용 단말기를 필요로 한다

첫 번째 이유가 결제 수수료라면, 두 번째로는 카드결제 단말기의 교체비용 문제를 들 수 있겠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모바일 결제는 크게 마그네틱 보안 전송 방식(MST)과 바코드나 QR코드를 이용한 방식으로 나뉘는데, 별도의 단말기가 필요하지 않아 새로운 결제방식이 도입되었을 때에도 카드결제 단말기를 교체할 필요가 없었다. 이와 다르게 NFC 방식은 전용 단말기가 필요한데, 애플은 NFC 전용 단말기를 국내 카드사가 직접 보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NFC 전용 단말기 가격이 개당 15만 원을 넘는데도 말이다.

▲다만 애플은 NFC 전용 단말기를 국내 카드사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 애플페이를 사용하려면 비자카드나 마스터카드 같은 해외 카드사와 제휴를 해야 하는데, 비자카드의 결제 수수료는 1.1%, 마스터카드의 결제 수수료는 1%에 달해 이러한 수수료까지 고려하면 국내 카드사의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애플페이를 도입을 추진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애플페이 도입, 당분간은 어려울 듯

▲애플이 '갑질'을 멈추지 않는 이상, 애플페이 도입은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국내에서는 언제쯤 애플페이를 사용할 수 있을까? 예상컨대 애플과의 합의가 원만하게 이루어지지 않는 이상, 애플페이가 국내에 도입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굳이 애플페이를 도입하지 않아도 이미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 80%가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으니, 카드사의 입장에서는 결제 수수료의 절반을 애플에 떼어주면서까지 애플페이를 도입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물론 애플이 기존에 내세웠던 조건을 완화할 가능성도 있는데, 과연 애플 디바이스 1차 출시국도 아닌 우리나라에 그러한 자비를 베풀어줄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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