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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최강자 '스포티파이', 국내서도 통할까

조회수 2020. 4.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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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스포티파이

어린 중학생 때 웹사이트를 만들면서 일찌감치 인터넷 사업을 통해 돈을 번 인물이 ‘다니엘 엑(Daniel Ek)’이다. 고등학교 재학 시절에는 이미 매월 수만 달러의 수익을 올릴 정도였다. 스웨덴 출신의 그는 스웨덴왕립공대에 진학하며 대학 생활을 시작했지만, 공부에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1년도 안 돼 학교 중퇴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에는 줄곧 인터넷 사업 일변도였다. 온라인 경매 업체에서 일하다가 광고 회사인 ‘애드버티고’를 설립해, 이를 트레이드더블러에 매각해 억만장자가 됐다. 뮤토렌트의 개발자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스포티파이

비교적 후발주자로 시작한 음원 스트리밍 사업

평생을 일하지 않고서도 생활할 수 있는 돈을 번 이후,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삶에 회의를 느끼게 된다. 흥청망청 돈을 쓰면서 방탕한 생활을 하던 그는 의욕을 느끼기 위해 다시금 사업에 도전했다. 2006년에 자신이 설립한 애드버티고를 인수한 트레이드더블러의 창업자인 마틴 로렌손(Martin Lorentzon)과 손을 잡고, 인터넷 비즈니스를 위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한 것이다. 그것이 바로 스포티파이(Spotify)였다. 회사의 서비스명이자 사명인 스포티파이는 스팟(Spot)과 아이덴티파이(Identify)를 합쳐서 만든 것이다.

▲전 세계 음원시장에서 가장 강한 영향력을 지닌 인물, 다니엘 엑

스포티파이가 타겟팅한 분야는 음악 산업이었다. 당시는 자신이 개발하기도 한 뮤토렌트 등의 툴을 활용해, 사람들이 음원을 사기보다 불법적으로 내려받기 일쑤였다. 전통적인 음반의 판매가 절정이었던 것은 1999년이었으며, 이후 고전적인 음반 판매 사업은 하락세였다. 반면 이를 대체하는 디지털 음악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의 변화의 과정에서, 불법 다운로드가 시장 한편에 자리를 잡았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스포티파이는 음악에 대한 사람들의 욕구는 충분하다는 판단을 내리고, 불법적인 개인 공유 모델이 아니라 소유하지 않고도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사업 모델을 구상하기 시작했다.

▲방탕한 생활을 청산하고 다니엘 엑은 스포티파이를 설립했다

당시에도 음악을 사지 않고서도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방법은 많았다. 지금과 같은 형태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는 물론 누군가가 송출하는 음원 리스트를 실시간으로 스트리밍하는 라디오 형태의 서비스도 있었다. 스포티파이의 첫 시작은 미국의 유사 서비스인 판도라보다 3년 늦었으며, 우리나라의 벅스보다는 8년이 늦은 것이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스포티파이는 명확하게 이용자들이 인지할 수 있는 두 개의 키워드를 내밀어 차별을 꾀했다. ‘10달러’와 ‘광고’였다.


‘10달러’와 ‘광고’로 빠르게 성장하다

첫 번째는 월 이용요금 ‘10달러’를 내면 스포티파이의 데이터베이스 내의 모든 곡을 제한 없이 청취할 수 있다는 점, 두 번째는 비과금 이용자도 ‘광고’를 청취하면 무료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음원을 소유하지 않아도 듣도록 하면서 이용자 편의를 꾀하고, 광고 수익을 창작자에게 저작권료로 지급하겠다는 취지의 서비스였다. 음원 서비스를 위해 스포티파이는 처음으로 사업 모델을 구상한 이후, 2년 동안 업계의 이해 관계자들을 찾아다니면서 설득 작업을 벌였다. 그리고 소니, 유니버셜, 워너 등 유의미한 파트너사를 유치한 2008년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개시했다.

▲스포티파이 성공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이튠즈를 넘어설 서비스가 나올 것이라는 건 상상도 하기 힘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당시 전 세계 디지털 음원 시장 1위 서비스였던, 그리고 음원 다운로드 방식을 고수하던 애플 아이튠즈를 누르고 순식간에 업계 정상의 자리에 올랐다. 2008년 10월 스웨덴에서 공개된 스포티파이 서비스는 이듬해 영국으로, 2011년에는 미국으로 진출했다. 이용자들이 폭발적으로 늘어나던 2012년에는 무료 체험기간을 설정하면서 고객 유치에 전력을 기울였다. 젊은이들의 필수 앱으로 스포티파이가 자리를 잡으면서, 유명인들은 이를 자신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버락 오바마 전 미합중국 대통령은 흑인 문화, 흑인 인권운동과 관련이 있는 곡들을 모아 2013년 취임 기념 파티용 스포티파이 플레이리스트를, 2015년에는 여름휴가용 플레이리스트를 공개하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2017년 스포티파이는 퇴임을 앞둔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스포티파이 대통령이 돼 달라”는 농담 섞인 메시지를 던지기도 했다.

▲테일러 스위프트는 과거 스포티파이의 스트리밍 시스템과의 정면승부를 택한 대표적인 아티스트로 꼽힌다

스포티파이는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비스 품질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취하게 된다. 2014년에는 머신러닝을 이용해 음악을 분석하는 기술을 가진 에코네스트(Echo Nest)를 1억 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에게 최적화된 추천 플레이리스트를 제공할 솔루션을 갖추게 된다. 에코네스트의 기술을 활용해 만든 추천 리스트 ‘Discover Weekly’는 스포티파이의 킬러콘텐츠가 됐으며, 사용자들의 서비스 만족도를 획기적으로 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애플도, 구글도, 아마존도 꺾지 못한 플레이어

매년 연 매출 40% 성장을 달성하면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던 스포티파이가 증시에 데뷔한 것은 7,000만 명이 넘는 유료 사용자를 확보한 2018년이었다. 이들은 30조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으며 2018년 4월 3일 성공적으로 뉴욕 증시에 기업공개를 단행했다. 이듬해 1분기의 실적발표에서는 유료 회원 수가 1억 명을, 월간 이용자 수는 2억 1,7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 이들은 전 세계 79개국에서 2019년 기준 한 해 동안 6조 8천억 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기업가치는 상장 당시보다도 높은 34조 원 수준이다.

▲2018년 기업공개를 단행, 30조 원의 가치를 인정받다

앞으로도 스포티파이는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이 점쳐지고 있지만, 이들의 아성에 도전하는 플레이어들의 이름값이 만만치 않아 앞으로의 행보가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스포티파이에 시장 정상의 자리를 빼앗긴 애플은 스포티파이를 닮은 ‘애플뮤직’을 출시했으며, 구글은 ‘유튜브뮤직’을, 아마존닷컴도 ‘아마존뮤직’을 선보이며 스포티파이의 앞을 가로막고 있다. 현재 스포티파이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것은 애플로, 애플뮤직의 유료 가입자는 5,600만 명 수준으로 집계된다. 작년 말 기준 1억 2,400만 명의 유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스포티파이와의 차이는 아직은 큰 편이다.

▲전 세계의 K-POP 붐에도 스포티파이가 한몫을 한 것으로 평가된다

우리나라에서도 현재는 고전적인 디지털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보다도 스트리밍이 더 인기다. 이미 대부분의 음원 서비스사들은 스트리밍 위주로 서비스를 재편한 상황이며, 스포티파이를 충실하게 벤치마킹하면서 콘텐츠를 채워나가고 있다. 전 세계에서의 영향력과는 달리 우리나라에서 아직 스포티파이라는 이름이 익숙하지 않은 것은, 이들이 아직 한국에서는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스포티파이의 대한민국 진출은 작년부터 언급되기 시작했다.


가시화된 대한민국 서비스

매체를 통해 언급이 많았던 스포티파이의 한국 진출이 가시화된 것은 올해 들어서였다. 스포티파이코리아 주식회사가 지난 1월 8일 서울시 강남구의 위워크 건물에서, 자본금 9억 원에 피터 그란델리우스 스포티파이 본사 법무 총괄이 대표로 선임돼 설립됐다. 현재는 한국 정식 서비스를 위해 우리나라 기획사들의 음원 확보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며, 데이터베이스가 갖춰지는 대로 국내 정식 서비스에 돌입할 것이 점쳐진다.

▲스포티파이의 한국 서비스가 가시화되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는 ‘음원 사재기’가 화제가 되고 있다. 아티스트보다도 플랫폼 운영사가 보다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정산 구조에 대한 지적도 많아지는 시점이다. 스포티파이는 기존의 국내외 다른 플랫폼 운영사들과는 달리, 음원 스트리밍으로 발생한 수익의 70%를 아티스트에게 지급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 지금은 왜곡된 한국의 기존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대신, 보다 투명하면서 개인화된 새로운 서비스에 대한 사용자들의 요구가 높아져 있는 시점이라 할 수 있다. 이때 절묘하게도 스포티파이의 국내 서비스 계획이 발표된 것이다.

▲스포티파이는 우리나라 아티스트들의 제작 환경을 바꿔놓을 가능성을 품고 있다

과거 스티브 잡스조차도 실패할 것이라고 예견했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를 스포티파이는 성공시켰다. 국내에서도 스포티파이가 해외에서처럼 성공을 거둘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이미 스포티파이의 장점을 벤치마킹한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가 국내에는 다수 존재하며, 이동통신사의 요금제와 묶여있는 서비스 이용자들도 상당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미디어 환경을 바꾸고 있는 넷플릭스 또한 론칭 당시의 상황은 지금의 스포티파이와 비슷했음을 상기할 필요도 있다. 스포티파이는 우리나라의 음원 시장에서 성공을 거둘 가능성을, 그리고 넷플릭스처럼 아티스트들의 제작 환경에까지 변화를 가져올 가능성을 상당히 많이 내포하고 있는 서비스로 평가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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