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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조 원 적자? 위기의 소프트뱅크, 부활 가능성은

조회수 2020. 4. 2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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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소프트뱅크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은 ‘투자의 귀재’로 불린다. 야후와 알리바바는 그의 대표적인 투자 성공의 사례로 꼽힌다. 하지만 이 별명이 꼼꼼하게 검토하고 투자해서, 투자 건마다 성공을 거둬서 붙은 건 아니다. 아직 제대로 가치가 입증되지 않은 초기 기업들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그 과정에서 탈락하는 기업들보다도 성공하는 소수의 투자 기업들에 집중한다.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투자를 통해 손정의 회장은 지금의 부를 축적하고 소프트뱅크를 성장시켰다. 공격적 투자를 통해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하게 된 주요 주식의 가치는 중국 알리바바, 일본 소프트뱅크, 미국 스프린트 등의 기업들을 포함해 총 27조 엔 규모로 추산된다. 한화로는 300조 원에 달한다.

▲테크버블 붕괴의 신호탄? 연이은 손정의의 투자실패

위워크 투자 실패에서 촉발된

▲일본 최고의 갑부인 손정의 회장, 하지만 지금은 위기에 처해있다

다수의 투자 기업 중에서 소수의 성공 사례만 나오더라도 그동안에 짊어진 리스크가 모두 극복되는 구조의 투자다. 천문학적 규모의 적자를 내는 우리나라의 쿠팡에 소프트뱅크그룹의 비전펀드가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 이어가는 것도 그러한 이유다. 비록 지금 적자를 내더라도 이커머스 시장 전체를 집어삼킨다면 단숨에 그동안의 손해를 만회하고 몇 배의 이익을 회수할 수 있다는 믿음 덕분이다. 웬만한 배포가 아니면, 그리고 300조 원에 달하는 자산이 없다면 실행할 수 없는 투자 방식이다.


지금까지는 이런 투자를 통해 소프트뱅크그룹은 심심치 않게 성공 사례를 배출해 냈다. 우버가 그러했고 위워크가 그 바통을 이어받을 것으로 이야기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서 상황이 급변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20조 원 이상 투자해 온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의 위기가 시발점이었다. 위워크는 손정의의 또 한 번의 투자 성공 사례로 기록될 것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작년 9월 기업공개를 준비하다가 실상이 밝혀지면서 존폐 위기에 현재 처해있다.

▲비전펀드의 위기를 촉발한 것은 IPO가 좌절된 위워크

위워크는 기업공개를 위한 실사 단계에서 매출의 두 배 이상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으며, 임박해 있는 부채 상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파산에 이를 수도 있는 상황임이 밝혀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위워크에 대규모의 금액을 투자한 소프트뱅크그룹도 함께 위기에 처하게 된다. 손정의 회장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작년 말 주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 30억 달러를 투입해 위워크 지분을 사들이는 추가 지원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는 현재 실현되지 않고 있으며, 위워크의 어려움은 이전보다도 더 심각하게 이어지고 있다. 현재 위워크의 기업가치는 실상이 밝혀지기 전의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어 있으며, 소프트뱅크는 위워크 투자 지분 상당수를 손실 처리했다.


투자를 줄이고 있는 비전펀드

▲위워크 투자를 주도한 마이클 로넨 매니징파트너는 지난 2월 사임했다

지난 4월 7일, 위워크 이사회 특별위원회는 소프트뱅크그룹과 비전펀드를 자사 주식 부분공개매수 계약을 이행하지 않은 혐의로 델러웨어 법원에 제소했음을 밝혔다. 소프트뱅크그룹이 주식매입 시한인 4월 2일까지 사전에 밝힌 대로 위워크 주식을 사들이지 않은 것이다. 기존의 소프트뱅크 투자처에 추가 투자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것은 비단 위워크만은 아니다. 비전펀드와 소프트뱅크그룹은 올해 들어 눈에 띄게 투자를 줄이고 있으며, 투자 담당자들은 연이어 비전펀드를 떠나고 있다. 런던 지역의 캐롤라이나 브로차도 파트너, 미국 투자를 담당했으며 위워크 투자를 주도한 마이클 로넨 파트너, 데이비드 테브논 파트너, 미셸 혼 최고 인사책임자 등이 줄줄이 비전펀드와 이별을 고했다.


손정의 회장은 위워크에 기존 입장과는 달리 추가 투자를 진행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 아직 명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경제 전문 매체인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위워크에 대해 “새로운 관리와 사업 계획 추진을 통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리고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위워크를 포기하지 않았음을 피력한 바 있다. 하지만 실상은 위워크 임원진의 고소가 이뤄질 정도다. 그룹사 차원에서는 위워크가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 등으로부터 법적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을 이유로 들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은 지분 80%를 보유할 계획이었던 위워크를 이제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봐야 할 것이다.

▲비전펀드의 최근 1~2개월간의 투자는 전무한 상황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의 투자사 중에서 위워크만 파산의 위기에 처해있는 것은 아니다. 손정의 회장은 직접 “비전펀드 투자사 88곳 중 15곳 정도는 파산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추가로 15곳 정도 더 파산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라고 전하고 있다. 이는 그 스스로가 현재가 어려운 상태임을 인정하는 것과 함께, 이미 이를 예견하고 조치를 취하고 있음을 피력한 것으로 읽을 수 있다.


최악의 사태로 치닫는 소프트뱅크그룹의 위기

▲알리바바그룹의 주가하락도 소프트뱅크그룹에는 큰 위기를 가져오고 있다

최악의 사태를 예견하고 있음을 시사했으나 시장의 분위기는 그리 긍정적이지 않다. 소프트뱅크그룹의 작년 4~12월 결산에서 영업손익은 한화 약 1,380억 원의 적자였다. 소프트뱅크그룹에게는 2004년 이후 15년 만의 첫 적자 결산이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세계 경제가 불황의 늪에 빠져있다.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2020년 3월 결산에서 연간 영업손익이 한화 약 15조원의 적자가 날 것이라는 전망치를 발표했다. 이런 어두운 전망으로 인해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3월 중순까지 한 달 만에 50%가 급락하기도 했다. 이는 소프트뱅크의 1994년 상장 이후의 최대 낙폭으로 기록되고 있다. 소프트뱅크가 13조 엔 이상, 25%의 주식을 보유한 알리바바그룹의 주가도 두 달 사이 23%가 빠졌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는 3월 25일,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을 투자부적격 등급인 Ba1에서 Ba3로 하향 조정했다.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손정의 회장이 꺼낸 카드는 자산매각 계획이었다. 최대 4조 5천억 엔, 한화로 50조 원이 넘는 자산을 팔아서 위기를 극복할 계획을 밝혔다. 세부 계획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매각될 자산은 주로 알리바바그룹, 소프트뱅크 등 그룹사 내에서 비교적 현금화가 유용한 기업들의 주식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금액에서 2조 엔가량은 자사주 매입에 쓰일 예정이며, 현금 확보를 통해 손정의 회장은 향후 구체적인 구제책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이 투자한 영국 위성통신 스타트업 ‘원웹’은 지난 3월 파산 신청을 했다

유례없는 손정의 회장의 조치에 급한 불은 꺼졌다. 소프트뱅크의 주가는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여전히 장기적인 전망은 어두운 상황이다. 추가로 현금을 창출할 수 있는 그룹사의 기업공개는 코로나19로 인해 줄줄이 미뤄졌으며, 여기에 일본 금융권에서 소프트뱅크그룹의 대출금을 회수할 것이라는 소문까지 돌고 있다. 소프트뱅크그룹의 부채는 약 1,400억 달러(한화 약 174조 원)로, 소프트뱅크그룹이 보유한 300조 원 이상의 주요 주식 가치보다도 낮다. 하지만 주가가 지금처럼 연일 하락세를 기록한다면, 부채가 보유 주식의 가치를 상회할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여겨진다.


손정의의 투자 스타일은 변할 수 있을까

▲소프트뱅크그룹은 급한 불을 끄고자 자사주 매입에 나섰다

위워크의 기업공개 실패 이후 부상하던 ‘테크버블’의 이야기는 연말이 지나면서 다소 사그라들었다가, 소프트뱅크의 그룹사 차원에서의 위기가 불거지면서 다시금 회자되기 시작했다. 벤처 그룹으로의 투자가 거품이 아님을 피력하던 손정의 회장은 자신의 반론을 증명할 새도 없이, 이제는 코로나19로 인해서 더 큰 위기를 겪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는 소프트뱅크그룹과 비전펀드의 투자 실패가 전 세계적인 테크버블의 붕괴로 이어질 가능성이 조심스레 제기된다. 이게 당연한 것이, 비전펀드의 운영자금이 세계 벤처캐피털 운영자산의 26%에 달하기에 비전펀드와 소프트뱅크그룹의 테크 분야 투자 중단이 곧 거품의 붕괴와도 같은 의미이기 때문이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00년 주가가 100분의 1 토막이 나는 위기를 겪은 바 있다. 그리고 긴 시간의 어려움을 5년 동안 인내하다가 2006년 보다폰 재팬을 인수하면서 보란 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과연 지금의 어려움을 손정의 회장은 과거처럼 다시금 딛고 일어설 수 있을까. 현재는 아직 그 방법이 요원해 보인다. 지금은 알리바바와 야후처럼 천장을 뚫는 성공의 케이스가 다시 나와서, 극적으로 손정의 회장의 실적이 반전되기를 기대할 수가 없어 보인다.

▲유례없는 위기를 손정의 회장은 과연 다시 극복해 낼 수 있을까

일본의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손정의 회장이 지금 처해있는 상황에 대해 “소프트뱅크그룹 투자 전략이 확장에서 축소로 전환하는 기로에 섰다”라고 분석한 바 있다. 확장 일변도의 투자 전략을 재점검할 상황에 놓인 소프트뱅크그룹, 비전펀드, 손정의 회장은 과연 어떤 선택지를 취하게 될까. 예전처럼 ‘잭팟’을 노린 공격적 투자 기조를 이어가며 도박을 할까, 아니면 기존의 전략을 수정하고 길고 지난한 재무 정상화의 길을 걷게 될까. 어느 쪽이 되었건 손정의 회장은 당분간 ‘위기에 놓인’이란 수식어를 달고 다녀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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