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상용화 1년, 우린 정말 초고속 시대에 살고 있을까

조회수 2020. 4. 17.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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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상용화 1년을 돌아보며

5G 이동통신이 전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에서 상용화가 된 것이 작년인 2019년 4월 3일이었다. 이동통신 3사가 동시에 돌입한 5G 이동통신은 현재 국내에 약 550만 명이 가입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무선통신서비스 가입회선 통계’에 따르면, 지난 2월 5G 가입자는 536만 699명으로 파악되니 현재의 시점에서는 순 증가분을 감안할 시 550만 명을 훌쩍 넘어섰을 것으로 계산된다. 최근에는 이통사의 프리미엄 스마트폰들 대부분이 5G 대응 제품으로 출시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를 통해서 최신 스마트폰을 구입하려는 이들의 거의 대부분은 5G 서비스로 가입하는 추세다. 많은 이용자들이 가입해 있으며, 또 지금 이 순간에도 가입하고 있는 5G 서비스는 그렇다면 과연 지금까지 쓸 만한 서비스였노라고 평가할 수 있을까?

▲세계 최초 상용화, 그 후 1년을 돌아보며

5G 서비스에 대해 소비자는

▲정부의 주도로 이동통신 3사가 5G 상용화 공동 개시에 합의했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10 5G는 출시 두 달 반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대를 돌파했다. 스마트폰 폼팩터의 변화를 주도한 갤럭시폴드도 5G 이동통신 대응 제품으로 출시됐으며,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인 V50 또한 5G 전용 스마트폰으로 출시됐다. 최근 들어서 양대 제조사는 프리미엄 라인업을 넘어서 중저가 제품으로까지 5G 대응 제품 라인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국내에만 적어도 550만 대 이상의 5G 스마트폰이 판매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가입자만 550만 명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1명은 5G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며,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들은 5G 이동통신의 품질에 만족하고 있을까. 아직 현재의 시점에서는 여기에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기가 힘들어 보인다. 작년 12월 컨슈머인사이트가 5G 스마트폰 이용자 33,29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5G 이동통신에 대한 만족도는 30%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자면 데이터 속도는 SK텔레콤 34%, KT 36%, LG유플러스 이용자들이 37%의 만족도를 보였다. 커버리지에 대한 만족도는 더 낮게 나타난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각각 28%, 30%, 29%다.

▲이동통신 3사의 5G 상용화가 개시된 지 1년의 시간이 흘렀다

서비스의 안정성을 나타내는 품질에 대해서도 평가가 낮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31%, 32%, 33%다. 이동통신 3사의 5G 서비스 품질에 대한 만족도는 회사별로 큰 차이가 없었으며, 전반적으로 30%대의 낮은 평가를 기록한 것이다. 반면 4G LTE 서비스의 품질에 대해서는 평가가 다르다. 같은해 상반기에 조사한 LTE 만족도에 대한 조사에서는 전반적인 서비스 품질 만족도가 50%를 상회한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각각 59%, 49%, 47% 수준이었다.


5G의 키워드인 ‘속도’ 면에서는

▲이동통신 3사는 모두 ‘속도’를 4G LTE와의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5G 이동통신의 메리트로 이동통신 3사가 내놨던 차별점은 ‘속도’였다. 4G LTE 이동통신 서비스에 비해 약 20배가량이 빠른 서비스라며 5G 서비스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고자 했다. 1세대 이동통신은 음성통화, 2세대 이동통신이 내세운 차별점은 문자 메시지였다. 2세대 이동통신이 3세대로 넘어갈 때 이동통신사들은 ‘화상통신’, ‘인터넷’을 주로 이야기했으며, 3세대에서 4세대로 세대가 바뀔 때에는 지금처럼 속도를 차별점으로 내세운 바 있다.


소비자들은 4G LTE 시대의 도래 이후 줄곧 새로운 세대의 이동통신 기술 차별점으로 ‘더 빠른 속도’라는 이야기를 들어왔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소비자들은 5G 서비스에서 고화질, 고용량 콘텐츠에 대한 기대(32%)가 가장 컸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 만족도를 조사한 자료는 이러한 소비자들의 기대를 이동통신사들이 충족시켰노라고 평가하기가 머쓱한 상황이라 볼 수 있다.

▲높은 판매고를 기록한 대표적인 5G 스마트폰, 갤럭시S10 5G

우리나라의 5G 이동통신은 3.5GHz 대역, 즉 6GHz 이하 대역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5G 다운로드 속도는 백본망 기준으로, 24GHz 이상 밀리미터파(mmWAVE) 대역과 6GHz 이하 대역을 함께 활용했을 때 최대 20Gbps다. 속도에 대한 기여도는 밀리미터파가 더 높다. 퀄컴이 시그널스리서치그룹에 의뢰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리미터파는 6GHz 이하 주파수 대역 대비 약 47% 빠른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현재 미국, 일본 등지에서는 밀리미터파 대역의 5G 이동통신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인프라가 구축되지 않아 제대로 테스트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 버라이즌, 퀄컴, 모토로라는 미국에서 28GHz 5G 테스트에 성공해, 스마트폰으로 5G 네트워크에서 초당 4.2Gbps 최고 속도를 구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본에서는 올해 5월 28GHz 대역의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 이어지지만 아직 커버리지도 그닥

▲이통사는 5G 기지국 증설에 전력을 쏟고 있다

광고만큼 빠른 속도도 아니고, LTE보다 빠르더라도 5G 이동통신 환경에서만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은 것도 아니다. 인프라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밀리미터파 대역 투자에 국내 이동통신사들은 상대적으로 소극적이기도 하다. 28GHz 대역은 초고주파의 특성상 3.5GHz 대역에 비해 전파 도달 범위가 짧기에, 기지국을 보다 촘촘하게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아직 현재의 3.5GHz 대역의 기지국도 충분히 증설되지 않아 커버리지의 문제가 심각한 상황이다.


작년 국내 이동통신 3사는 설비투자에 8조 7,800억 원 가까운 금액을 투자한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의 이동통신사들이 작년에 5G 설비에 투자한 금액이 4.2조 원(240억 위안)으로 집계되니, 이 수치는 우리나라의 규모를 생각해 봤을 때는 실로 천문학적이라 할 수 있다. 5G 기지국만 약 11만 개가 세워졌다. 상용화 당시의 3만 5,851국보다 3배가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도 5G 이동통신의 커버리지는 여전히 소비자의 눈높이에 부합하지 않는다. 작년 12월에는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자율분쟁조정위원회에 참여연대와 소비자 7명이 함께 이동통신 3사를 상대로 한 분쟁 조정 신청이 접수된 바 있다. 정상적인 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들은 통신사 고객센터, 방송통신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민원을 넣었지만 “LTE 우선모드로 사용하라”는 답변만 들었노라고 전하고 있다.

▲5G 인프라가 여전히 수도권, 대도시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은 가장 큰 과제

수도권에 5G 네트워크의 인프라가 집중돼 있으며, 정작 수도권에서도 실내에서는 5G 네트워크를 제대로 이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올해에도 이동통신 3사는 5G 이동통신 서비스에 대한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갈 예정인데, 금번 상반기에 투자되는 금액이 기존의 2조 7천억 원에서 4조 원으로 늘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반기에 투자될 금액을 합치자면 올해도 작년만큼의 비용이 투여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렇게 투여되는 비용은 28GHz 대역이 아니라, 기존의 3.5GHz 대역의 품질 안정화에 주로 소요될 계획이다. 하지만 이조차도 현재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난항을 겪는 중이다.


양적으로는 성공, 질적으로는 낙제점인 지난 1년

▲눈에 띄는 5G 서비스만의 킬러 콘텐츠가 없다는 점도 큰 문제

1년 동안 이동통신사들의 5G 서비스는 뭇매를 맞았다. 커버리지가 제대로 확보되지 않았으며 속도도 광고만큼 나오지 않는 상황임에도 요금이 비싸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초창기 이동통신사들의 5G 요금체계는 LTE 요금제에 비해 비약적으로 비쌌다. 가정의 통신비 인하를 꾀하는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한목소리로 이동통신사에 요금 인하를 요구했고, 이동통신사들은 서비스 전에 한차례 요금제를 내리기도 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에도 다시 중저가 요금제를 신설해 5만 5천 원의 최저 요금제를 선보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아직은 LTE 요금제에 비해서 5G 요금제가 평균적으로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가입자들의 초기 유치 확보에 큰 영향을 끼쳤던 공시지원금도 작년 10월 이후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매월 50만 명씩 증가하던 5G 이동통신 가입자는 올해 들어 꺾이는 모양새다. 작년 8월 5G 순증 가입자는 88만 명까지 증가했지만 이후 쭉 하락세를 타고 있는데, 작년 11월과 12월에는 각각 37만 명, 31만 명을 기록한데 이어 올해 1월에는 29만 명 증가로 그친 바 있다. 이동통신 3사가 목표로 하는 가입자는 약 1,500만 명으로 SK텔레콤이 600~700만 명, KT 약 450~500만 명, LG유플러스는 약 450만 명 수준이다. 하락세를 완화하기 위해 SK텔레콤은 알뜰폰에 5G 요금제를 도매로 제공하면서 5G망을 알뜰폰에 본격적으로 개방하기도 했으니 앞으로의 귀추가 주목된다.

▲지난 1년은 낙제점에 가깝지만, 앞으로의 1년은 다르기를 바라본다

서비스의 품질은 소비자의 높은 기대치를 아직까지 충족하지 못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공격적인 투자가 단행되고 있지만 앞날이 그리 순탄치는 않아 보인다. 높은 요금제로 인한 장벽은 신규 가입자 유치에 장벽이 되고 있다. 세계 최초 상용화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지만 28GHz 대역의 상용화는 경쟁 국가들에 뒤처질 것이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5G 서비스가 소비자들에게 만족을 주지 못하고 있는 것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다. 중국은 비싼 5G 스마트폰 가격과 제한적인 서비스 가능 지역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불만을 사고 있으며, 우리나라보다 2시간 늦게 상용화를 개시한 미국 또한 상황은 마찬가지다. 여러모로 5G 이동통신 서비스의 원년은 최초 상용화가 이뤄진 작년이 아니라, 서비스 1주년을 맞은 올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지난 1년은 양적으로는 성공했더라도 질적으로는 낙제점을 면할 수 없을 것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초를 넘어 서비스 품질도 ‘최고’라는 타이틀도 우리나라가 과연 거머쥘 수 있을지, 그래서 우리나라 이동통신 서비스가 올해 또 한 번의 도약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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