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실검, 2주 동안 없이 살아보니

조회수 2020. 4. 17.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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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검색어, 꼭 필요할까?

네이버에서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졌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특정 후보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유권자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이나 편견을 심어줄 수 있으므로, 본격적인 선거 운동이 시작되는 4월 2일 0시부터 투표가 종료되는 4월 15일 18시까지 급상승 검색어가 제공되지 않는 것이었다.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졌다

▲지난해 10월 실시된 국정감사에서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화제가 되었다

실시간 검색어는 여러 차례 존폐의 위기를 겪어왔다. 본격적으로 논란이 된 것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였는데, 당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임명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조국 힘내세요'라는 키워드를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올린 것이 시발점이었다. 이를 두고 야당에서는 실시간 검색어가 여론을 왜곡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실시간 검색어의 폐지를 촉구했다.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실시간 검색어를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늘면서 광고성 키워드가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을 독식하자 이에 피로감을 느낀 사용자들이 실시간 검색어 폐지 주장에 힘을 보탰다. 계속되는 논란에 결국 네이버는 지난해 11월부터 인공지능 '리요'를 활용해 사용자 맞춤형 검색어 차트를 제공하기 시작했고, 카카오는 지난 3월 20일부터 실시간 검색어 차트인 실시간 이슈 검색어를 전격 폐지해버렸다. 그래서 대다수의 포털 사이트 사용자들은 실시간 이슈를 확인할 때, 카카오 대신 네이버를 찾았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종료되는 시점까지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서비스 제공이 중단된다

그런데 지난 4월 2일부터 네이버에서도 실시간 검색어를 볼 수 없게 되었다. 네이버는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4월 2일 0시부터 투표가 종료되는 4월 15일 18일까지 2주 동안 공정한 선거를 위해 급상승 검색어를 제공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 평소 네이버로 실시간 이슈를 파악해오던 사용자들에게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물론 급상승 검색어를 제외한 뉴스토픽 키워드와 연예 및 스포츠 키워드는 그대로 제공되었지만, 급상승 검색어를 통해 실시간 이슈를 확인할 수 없으니 왠지 마음 한구석이 허전한 듯한 느낌이었다. 그나마 며칠 후에는 조금씩 적응이 되었는데, 네이버 메인화면에서 곧바로 실시간 이슈를 확인할 수 없다는 점은 여전히 불편했다.


다른 나라에도 실시간 검색어가 있을까

▲실시간 검색어는 해외 포털 사이트에서도 제공되는 서비스다

이러한 실시간 검색어는 포털 사이트 사용자들이 실시간 이슈를 재빠르게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음모론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었다. 정치적 사건이 발생하면 그것을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연예 기사를 터뜨려 대중의 관심을 그쪽으로 유도한다는 것인데, 보통 정치 사건과 연예 사건이 동시에 발생했을 때 그 주장이 더욱 힘을 얻었다. 때문에 포털 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사용자의 판단력을 흐트러뜨릴 수 있으므로 다른 나라처럼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되었다.

▲국내 포털 사이트와 방식은 다르지만 해외 포털 사이트도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다면 다른 나라에서는 실시간 검색어가 제공되지 않을까? 정답부터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해외 포털 사이트에서도 검색어 순위 제공은 빠지지 않는 서비스이다. 차이가 있다면 메인화면에서 곧바로 검색어 순위를 보여주느냐, 몇 번의 컬릭을 거친 다음에야 순위를 보여주느냐이다. 실제로 구글은 실시간 검색어는 보여주지 않지만 검색어 트렌드를 통한 검색 데이터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국 야후와 중국 바이두는 메인화면 또는 한두 번의 클릭으로 실시간 검색어를 확인할 수 있게끔 하고 있다. 즉, 실시간 검색어가 국내 포털 사이트에만 국한된 서비스는 아니라는 의미다.


실시간 검색어를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시간 검색어가 지속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데도 네이버가 이를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네이버 한성숙 대표는 "나라별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와 검색어 트렌드, 순위를 제공하는 것은 매우 많은 사업자가 하고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하게 되면 광고 매출도 줄어들기 때문에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예를 들어 급상승 검색어 1위에 '종합비타민'이 올랐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사용자가 종합비타민을 검색하면 네이버쇼핑에 각종 종합비타민을 구입할 수 있는 쇼핑몰들이 등장하고, 쇼핑 인기 검색어와 인기 브랜드, 인기 쇼핑몰 등이 나타난다. 사용자의 소비를 촉진할만한 장치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는 것이다.

▲실시간 검색어를 폐지하면 광고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를 중단하면 이러한 실시간 검색어가 자연스럽게 소비로 이어질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네이버에 있어 실시간 검색어 폐지란, 광고 매출 포기와 같은 의미로 통용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 없이 2주 동안 지내보니 실시간 이슈를 발빠르게 파악하기에는 불편했지만, 한편으로는 억지로 광고성 키워드를 볼 필요가 없어 쾌적하기도 했다. 처음에는 적응 기간이 필요했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니 실시간 검색어가 꼭 필요한 서비스인지 의문이 들었다.


실시간 검색어, 없어도 살만하네

물론 실시간 검색어의 순기능도 있다. 일례로 텔레그램 N번방 사건 같은 범죄 사건들이 연일 급상승 검색어에 오르면 해당 사건을 잘 모르는 사용자들도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수 있고, 수사가 얼마만큼 진행되었는지 발빠르게 알 수도 있다. 하지만 특정 인물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를 때는 조금 다르다. 특정 인물의 이름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면 해당 인물의 사소한 실수가 지속적으로 회자되면서 과도하게 비난을 받을 수 있고, 마녀사냥을 당할 수도 있다.

▲불편하긴 하지만, 없어도 살만하다

이처럼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에는 좋은 점도, 나쁜 점도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편이 더 쾌적했다. 실시간 검색어 없이도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이슈를 파악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당연히 실시간 검색어로 이슈를 확인하는 것만큼 편리하지도 않았고 평소 관심 있던 이슈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면도 없지 않았지만, 여론이 조작될 가능성이 적고 광고성 키워드를 억지로 볼 필요가 없어 피로도가 덜한 것도 사실이었다. 실시간 검색어가 사라지고 처음 3일은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는데, 며칠이 지나니 실시간 검색어 서비스 없이도 충분히 살만했다. 앞으로도 이렇게 쾌적하게 인터넷을 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을 정도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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