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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충전 케이블이 고장 났다. 언제부턴가 피복이 벗겨지기 시작하더니, 이내 충전이 되지 않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새로운 정품 충전 케이블을 구입할까 고민하던 찰나 '어차피 얼마 안 가 망가질 텐데 그럴 바에는 차라리 무선 충전기를 구입하는 편이 낫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마트폰에 직접 연결하는 방식이 아니다 보니 굳이 정품을 사용할 필요도 없고, 고속 충전도 지원되니 비슷한 가격이면 그 편이 더 합리적이라는 생각에 다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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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시중에 다양한 무선 충전기가 출시되어 있는 상황에서 나에게 딱 맞는 무선 충전기를 하나만 고르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두 가지 기준을 세우고 무선 충전기를 찾기 시작했다. 첫째는 충전 패드의 크기였고, 둘째는 발열 여부였다. 책상 위에 널브러져 있는 충전 케이블을 치워버리기로 결정했으니 무선 충전기는 최소한의 공간만 차지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고, 스마트폰을 충전하는 동안 열이 발생하면 스마트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오랜 고민 끝에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를 최종 선택했다.

그런데 막상 제품을 뜯어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작고 가벼웠다. 성인 여성치고 손이 작은 편인데도 손바닥 위에 올려두면 패드가 가려졌고, 가방 안에 넣어두어도 무게감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두께 역시 굉장히 슬림했다. 종이처럼 얇은 것은 아니지만, 스마트폰에 보호 케이스를 씌우면 두께가 얼추 비슷할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마음에 든 것은 동글동글한 디자인이었다. 이러한 원형 디자인이 보기에도 깔끔하고, 활용도도 높기 때문이었다. 충전 패드의 디자인이 활용도와 무슨 상관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직사각형 모양으로 제작된 무선 충전기의 경우 스마트폰을 올려두는 방향이 제한적이라 충전 위치를 조금만 벗어나면 제대로 충전이 되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는 스마트폰을 어떤 방향으로 올려두어도 곧바로 무선 충전이 시작되어 기대 이상으로 편리했다.

조금 더 자세히 살펴보면 픽스(FIX) 로고와 원형 프레임을 따라 약간의 홈이 파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단순한 디자인 같지만, 사실 이 홈에는 보이지 않는 비밀이 숨겨져 있다. 이 비밀은 잠시 후에 밝혀내도록 하겠다. 어쨌든 보이는 것에만 집중하자면 별도의 소재를 덧입힌 것이 아니다 보니 깔끔한 느낌을 준다. 특히 화이트 색상은 전자제품이라기보다는 예쁘게 디자인된 컵 받침 같다.

밑면에는 충전 패드가 아무렇게나 움직이지 않도록 미끄럼 방지 패드가 4개나 장착되어 있다. 미끄럼 방지 패드의 효과를 실험해보기 위해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상 위에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를 올려두고 손가락으로 제품을 밀어봤지만, 약간의 흔들림은 있어도 미끄러짐은 없었다.

측면에는 충전 상태를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2개의 LED 인디케이터가 적용되어 있다. 정상적으로 충전이 되고 있을 때에는 빨간색 불빛이, 충전이 완료되었을 때에는 초록색 불빛이 들어온다. 만약 빨간색 불빛이 깜빡인다면, 이는 충전에 이상이 있다는 의미다.

후면에는 충전 패드에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마이크로 5핀 포트가 마련되어 있다. 이곳에 마이크로 5핀 충전 케이블을 연결하기만 하면 무선 충전을 지원하는 스마트 기기를 충전할 수 있어 별도로 자체 케이블을 사용할 필요가 없다. 덕분에 지저분했던 책상이 한결 깔끔해졌다.

일반적으로 무선 충전기를 사용하다 보면 발열이 생기게 마련이다. 사실 발열은 흔하게 발생하지만, 무선 충전기의 적이라고 할 만큼 치명적이다. 무선 충전기 자체에만 발열이 심하다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무선 충전기의 발열 때문에 충전 중인 스마트폰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선 충전기를 구매할 때는 반드시 발열 여부를 체크해야 한다.

그런데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는 5시간이 넘는 무선 충전에도 발열이 없었다. 전자제품 특성상 약간의 열감은 있었지만, 스마트폰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닌 것 같았다. 그 이유는 앞서 언급했던 비밀 때문이다.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의 윗면에는 디자인을 위해 파놓은 듯한 홈이 있는데, 바로 이 홈이 발열을 최소화해준다. 스마트폰이 닿는 부분에 음각을 새겨 넣어 주변 공기가 이 음각 사이로 자유롭게 흘러 들어가고 나올 수 있도록 일종의 에어 플로(Air Flow)를 만든 것이다.

이외에도 과발열, 과전류, 과전압을 방지하는 FOD, OVP, OCP 등의 안전회로가 탑재되어 발열을 방지한다. 물론 배터리를 충전하는 기기인 만큼 약간의 열감은 발생하지만, 피치 못한 발열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들이 눈에 띄는 것도 사실이다.

무선 충전은 편리하지만, 유선 충전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그러나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는 최대 9W의 출력을 지원해 일반 무선 충전기 대비 1.5배 빠른 충전 속도를 제공한다. 이를 확인해보기 위해 고속 충전과 무선 충전을 동시 지원하는 스마트폰을 충전해보았는데, 확실히 유선 충전기보다는 느리고 일반 무선 충전기보다는 빠른 속도로 충전이 완료되었다. 단, 고속 충전을 하려면 9V/1.67A 이상의 충전 어댑터를 사용해야만 한다.

대다수의 스마트폰이 무선 충전을 지원하고 있지만, 기본 구성품으로 제공되는 유선 충전기와 달리 무선 충전기는 별도로 구입해야 한다. 그러나 정품 무선 충전기를 구입하자니, 그리 대단한 기능이 있는 것도 아닌데 비싼 가격을 치르기가 아깝다. 자고로 무선 충전기라면 충전이 잘 되고, 안전하기만 하면 장땡인데 말이다. 만약 이러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면, 픽스 큐 고속 무선 충전기가 꽤 괜찮은 선택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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