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할때 하면 시간 '순삭', 모바일 시뮬레이션 게임
시드 마이어의 문명이라는 게임은 ‘문명하셨습니다’라는 유행어로 아주 유명하다. 이 게임 때문에 시간이 사라져 버렸음을 웃으며 안타까워하고, 놀리는 뉘앙스로 사용되는 이 유행어만으로 얼마나 문명이 시간을 삭제하는 게임인지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문명은 한 나라를 아주 태초의 시기부터 거대한 역사의 흐름을 타며 미래까지 어떻게 이끌어 나가는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이다. 시뮬레이션. 이 어딘가 어렵고 추상적인 듯한 이름의 게임 장르는 정말 수많은 모양새로 표현되지만 단 하나의 공통점을 갖는다. 시간을 삭제한다. 그렇다면 이 시뮬레이션은 오늘 하루, 당신이 견디기 힘든 시간을 흘려버리고 삭제해주는 대책이 되어줄 수 있지 않을까? 스마트폰으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시뮬레이션 게임들을 소개한다.
이블 헌터 타이쿤
> 을씨년스러운 마을이 당신을 반겨준다
> 마을에 있는 헌터들에게 일을 의뢰할 수 있다
> 마을에 건축물을 건설해 헌터들을 지원해보자
> 필요한 아이템은 헌터들에게 의뢰할 수 있다
Check Point :
마왕에 의해 황폐해진 세상, 당신은 당신이 용사였을 시절 흔히 거쳐갔을 작은 마을 하나를 보수하고 이곳을 거쳐가는 헌터들에게 퀘스트를 주며 마을을 부흥시켜야 한다. 이 마을을 거점으로 여러 위험한 땅으로 모험을 떠나는 헌터들은 보수를 위해 몬스터를 사냥하고 물자를 구해온다. 당신이 마을을 개척해 나갈수록 이 땅을 찾는 헌터들은 당신의 마을을 거점으로 더 깊은 심연으로 모험을 떠날 것이다. 그리고 과거의 당신처럼 마왕에게서 세상을 구하는 헌터가 당신의 마을에 나타날 것이다. 검을 들지 않았을 뿐, 당신은 여전히 세상을 구하는 용사인 것이다.
월간 아이돌
> 월간 아이돌의 타이틀 화면. 픽셀이지만 마치 현실의 아이돌 공연 같다
> 게임에 처음 접속하면 매니저가 당신을 맞아준다
> 아이돌의 빛나는 모습은 함께하는 프로듀서들의 피땀눈물
> 내 손으로 세상에서 가장 빛나게 될 원석을 발굴해보자
Check Point :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랜덤으로 뽑힌 멤버들이 당신을 기다린다. 당신은 스타보단 일반인에 가까운 이 멤버들을 탑 아이돌로 만들어야 한다. 앨범을 제작하고 트레이닝을 시키고 팬 이벤트를 열고 어딘가 많이 본 것 같은 아이돌 이벤트에 참여하며 열심히 팬을 끌어모으자. 나무 판 몇 개를 덧대 놓은 것 같은 보잘것없던 무대가 서서히 커지고 모이는 돈으로 시설을 업그레이드하다 보면 어느새 귀여운 도트 그래픽의 팬들이 당신이 키운 아이돌들을 향해 아름답게 빛나는 팬 라이트로 빛의 바다를 만들어주고 있을 것이다.
미니 메트로
Check Point :
미니 메트로의 모든 역은 도형으로 표시된다. 가장 기본적인 네모(업무지구), 세모(상업 지구), 원(주거지구)를 시작으로 소수의 특수 도형역(랜드마크) 역이 있다. 정해진 시간에 출근을 하고 업무를 보고 퇴근을 하는 우리의 삶처럼 미니 메트로 역시 시간에 따라 사람이 몰리는 역이 다르고 이 사람들이 최대한 빠르고 효율적이게 원하는 역으로 도착할 수 있도록 노선을 까는 것은 플레이어의 몫이다. 하지만 게임이라고 무턱대고 노선을 깔 수 있다는 생각은 금물. 강이나 바다를 통과할 수 있게 해주는 터널도, 환승이 가능한 교차 역도, 증축할 수 있는 노선의 개수도 제한되어 있다. 주어진 한계 속에서 신나게 머리를 굴리다 보면 도시개발자의 비애와 지역구 정치인들의 고단함을 아주 조금은 이해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레알 팜
Check Point :
게임이 출시된 2013년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레알 팜은 ‘레알리’라는 약간 맹랑한 이름의 시골로 귀향하여 농사꾼이 된다는 흔한 인트로로 당신을 맞이한다. 하지만 스마트폰 두덕리 온라인이라는 평을 듣는 이 게임의 NPC들은 다른 귀농형(?) 게임들처럼 친절하지만은 않다. 당신을 금방 질려 떠나갈 젊은이로 바라보는 나이 지긋한 NPC들 사이에서 실제 강원도의 날씨를 기반으로 한 날씨 시스템 속에 환경요소들을 신경 쓰며 애지중지 작물들을 길러내다 보면 점점 어딘가 숭늉처럼 깊이 있는 현실 반영에 빠져들어 곡괭이를 들고 종자전쟁에 참여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내 꿈은 정규직
> 패기롭게 면접에 뛰어든 당신의 미래는…??
> 회사 안에는 당신의 회사생명을 위협하는 수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 회사 안에서 당신의 미숙함과 서투름은 올챙이 시절을 기억하지 못하는 개구리들에겐 눈엣가시일 뿐이다
> 지나치게 현실적이어서 잔혹한 게임, 내 꿈은 정규직
Check Point :
한때 모바일 게임 시장을 크게 강타했던 생존 시뮬레이션 게임 ‘살아남아라 개복치!’를 기억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픽 하면 돌연사하는 개복치보다도 더 픽 하면 실직자가 되어버리는 나약한 존재가 이 게임 속 당신이다. 가만히 있어도 온갖 퇴직 사유가 당신을 향해 밀려오며 새로운 퇴직 사유를 발견할 때마다(회사 때려치운다는 소리다) 얻을 수 있는 건 쥐꼬리만한 돈뿐. 이렇게 극악의 난이도 속에서 생존하며 하루하루 벌어 살아야 하는 이 게임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이 게임이 당신의, 그리고 당신 주변의 사람들과 지극히 닮아 있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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