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스토리

최근 세차를 하다 몰랐던 흠집을 하나 발견했다. 운전할 때 어디에 닿거나 찧은 기억도 없었고, 흠집을 보아하니 누군가 차로 살짝 긁고 간 듯했다. 세차를 자주 하는 편이라 기간을 특정해 블랙박스에 저장된 영상들로 용의자를 찾아보기 시작했다. 그런데 웬걸, 앞으로 지나다니는 차량들의 번호판이 너무 흐릿해 보이지 않았다. 밤에는 너무 어두워 제대로 찍히지도 않았다. 오랜 시간을 들여 용의 차량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찾긴 했지만, 결국 범인을 잡지는 못했다.

이런 경우가 되면 블랙박스가 왜 필요한가 싶을 때가 많다. 정작 필요할 때 제 기능을 하지 못하니, 없으면 불안하고 있어도 별 쓸모없는 애매한 존재다. 하지만 TV에 나오는 블랙박스 제보 영상들만 봐도 선명한 화질에 각종 사고를 모두 담아내는 걸 보면 ‘나도 블랙박스 새로 사야 하나’ 싶다. 사고가 났을 때 블랙박스로 시시비비를 가려 과실 비율을 크게 줄였다고 하는 걸 보면 더더욱 그렇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차를 사면서 블랙박스를 구매할 때 어떤 점을 가장 중점적으로 고려할까. 지난 2019년 12월 2일부터 12월 15일까지 2주 동안 앱스토리 회원 683명을 대상으로 ‘블랙박스 구매 시 고려하는 사항은?’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39%인 267명이 ‘화질’을 꼽았다. 앞선 사례에서도 떨어지는 화질로 번호판을 특정하지 못해 범인을 잡지 못한 경우다. 밤낮 할 것 없이 주행 중에도 선명한 화질로 모든 것을 기록하는 것은 블랙박스가 갖춰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2위는 전체 응답자의 31%인 212명이 선택한 ‘가격’이었다. 블랙박스의 가격은 타제품군들에 비해 성능 대비 나름 정직한 비례 곡선을 탄다. 저렴하면 저렴할수록 화질이나 용량은 떨어지게 마련이니, 그 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서는 꽤 많은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있겠다. ‘스마트폰 연동 기능’도 전체 응답자의 10%인 70명의 선택을 받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안전운전 보조(ADAS) 기능’과 ‘화각’이 각각 전체 응답자의 6%의 선택의 선택을 받아 4위, 5위를 기록했으며, ‘브랜드’가 그 뒤를 이어 6위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으로 ‘기타’ 의견이 전체 응답자의 3%의 선택으로 7위를 기록했다.  

많은 사람들이 남긴 추가 의견에 따르면, 블랙박스에서 화질은 기본이라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중요하게 선택할 만한 사항이 아닌, 무조건 블랙박스가 갖춰야 할 기본 사양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저렴한 가격이나 스마트폰 연동 기능, ADAS 등 다 좋지만, ‘기본’을 갖춘 좋은 성능의 블랙박스가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