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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지 않는 한국 게임의 대제국, 리니지의 성공 역사

조회수 2020. 1.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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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 21년의 역사

한국 게임 역사상 가장 유명한 게임, 한국 게임의 생태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게임, 좋건 싫건 한국 게임에 대해 이야기를 하게 될 때 가장 먼저 나오는 게임의 이름은 거의 100%의 확률로 리니지 일 것이다. 최근 리니지2M이 몇 년 동안 스토어 1위 자리를 거의 내주지 않았던 리니지M을 2위로 밀어내는 광경을 본 게이머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이렇게 말한다. ‘역시 리니지를 이길 수 있는 건 리니지밖에 없다.’ 이 거대한 가상의 대제국은 어떻게 대한민국을 뒤덮었는가? 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한다.

▲리니지 21년의 역사를 알아보자

40MB의 우량아

▲클릭과 단순한 키보드 조작만 할 수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다

1998년 발매 당시, 리니지의 용량은 40MB였다고 한다. 지금이야 카카오톡으로 이거 한번 봐 달라며 보내는 영상의 용량이 25MB, 큰 그래픽이 없는 가벼운 게임의 용량이 100MB 근처, 스마트폰 저장 공간의 크기가 64GB는 거뜬히 넘는 2019년의 우리가 볼 때는 저 용량으로 게임이 돌아가다니!라며 경이로운 마음을 갖게 되겠지만 겨우 1.5MB 남짓의 저장 공간을 가진, 지금까지도 저장을 뜻하는 아이콘으로 줄기차게 쓰이는 플로피 디스크가 2000년대 초반까지 쓰였다는 걸 생각해보면 발매 당시의 리니지는 대단한 우량아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 어쨌거나 플로피디스크 약 40장에 나눠 들어가야 하는 용량을 가진 리니지는 당시로서 1테라 정도의 용량을 가진 하드디스크에 200GB쯤 되는 오픈월드 게임을 다운로드하는 것만큼 큰 부담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쉬운 게임성

▲아덴 안에서 뭐든 할 수 있다. 물론 결혼도 할 수 있다

이런 리니지가 크게 히트한 이유는 뭘까? 이 이야기를 할 때 나오는 가장 큰 성공 비결은 2000년대 초반의 정부 사업이었던 PC방의 확장세이다. 리니지는 PC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었기 때문에 PC방 사업은 리니지에게 날개를 달아줬고 지금의 리니지를 만들어내는 데 가장 핵심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전에 리니지는 이미 성공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아무리 훌륭한 게임도 쉽게 배울 수 없다면 그건 하나의 벽이 되어 플레이어를 가로막는다. 하지만 리니지는 마우스 클릭만 할 줄 알아도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조작이 단순하다. 손가락으로 가위바위보를 만들어 서로 물고 무는 승패 관계를 만드는 가위바위보가 온갖 이유로 활용되는 이유와 마찬가지이다. 시작할 때부터 마우스와 키보드를 동시 조작하며 천천히 복잡하게 움직이는 법을 배워야 하는 여타 게임들과는 달랐다. 누구나 배울 수 있는 게임은 누구나 한 번쯤은 건드려 볼 수 있다는 소리다.


앞만 보고 달리는
업데이트

서비스 초기, 리니지의 업데이트 속도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런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얼마나 업데이트 속도가 빨랐느냐 하면 1998년부터 2003년까지, 5년 동안 총 12번의 대규모 업데이트를 실행하며 게임의 기반이 되었던 원작 만화 ‘리니지’의 대부분을 게임 위로 옮겨냈을 정도. 2019년 기준 10년 넘게 장수하며 아직도 높은 동시 접속자를 유지하는 게임들의 1년 업데이트 횟수를 생각해보면 이 업데이트 속도가 얼마나 말도 안 되는가 쉽게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이 즐길 거리를 공급해주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유저가 쉽게 떠날 수 있을 리 없고 이렇게 리니지의 동시 접속자는 업데이트 속도만큼 빠르게 급상승한다.


한국 게임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스템, 공성전

▲리니지는 세계 최초로 공성전을 도입한 게임이다

공성전이란 시스템을 들었을 때 당신이 떠올리는 이미지는 어떠한가? 이미 대륙을 호령했다는 용사들 수백 명이 모여 하나의 성을 차지하고 왕을 세우기 위해, 지금 있는 성을 지키며 누리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살벌한 전쟁터인 공성전의 시초는 리니지이다. 그렇다. 이 시스템의 시작이 한국이었던 것이다. 유저가 만들어 내는 콘텐츠는 개발사가 의도를 갖고 만들어 제공하는 콘텐츠보다 수명이 길다. 그리고 공성전이란 시스템은 무대만 개발사가 제공해주었을 뿐 모든 서사는 유저가 만들어낸다. 데이터로 이루어진 NPC가 아닌 내가 소속된 혈맹의 군주를 성의 가장 높은 곳에 세우는, 또는 내가 이끄는 혈맹이 땅의 가장 높은 곳에 서기 위한 대서사시, 그리고 그 끝에 얻은 성이 갖는 게임 내 이점과 성을 차지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유저라면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진짜 판타지 소설 속 왕좌였으며 리니지는 그걸 훌륭하게 현실로 만들어냈다.


검증된 무기로 일궈낸
또 다른 성공,
해외 리니지

▲대만 리니지M. 오리지널 리니지의 대히트에 이어 모바일 시리즈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현재 리니지 모바일이 15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며 무패행진을 하고 있는 대만 리니지M. 대만과 리니지가 손을 잡은 지도 거의 20년이 다 되어간다. 리니지가 상승곡선을 그리던 2000년 7월, 리니지는 대만에 서버를 오픈하게 된다. NC소프트 최초의 해외 정식 서비스였다. 앞서 설명한 쉬운 게임성을 무기로 한 리니지는 대만 땅 역시 빠르게 장악해 나갔다. 리니지가 대만에서 동시 접속자 1만을 달성하는 데 걸린 시간은 고작 12일. 누구나 시작할 수 있는 쉬운 시스템은 정말 수렁처럼 이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 사람들의 발목을 닥치는 대로 붙잡고 끌어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고작 1년 만에 회원 수 100만 명을 돌파한 대만 리니지는 대만 게임업계 사상 최초로 데이터 센터를 구축하고 선불카드시스템까지 도입하게 만드는 등 센세이션을 일으켰고 지금도 대만에서 국민 10명 중 한 명은 리니지 유저일 정도로 리니지의 위치는 굳건하다. 대만에서 성공을 이룩한 리니지는 기세를 이어 차근차근 일본과 중국, 홍콩에서도 성공을 이룩했다.


또다시 성공한
리니지 2와
사회현상이 된 리니지

▲풀 3D 그래픽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난 리니지2

그렇게 리니지가 성공 가도를 달리던 와중, NC소프트는 리니지의 이름을 달고 리니지의 후속작이 출시되었으니 그 이름하여 리니지 2이다. 2003년에 출시된 리니지 2는 당시로서는 대단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풀 3D 그래픽의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났다. 역시나 과거 리니지가 우량아로 태어났던 것처럼 리니지 2 역시 우량아로 태어난 것이다. 그렇게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에 리니지가 성공했던 시스템들을 물려받고 자신만의 스타일로 해석하여 나타난 리니지 2의 무대 위에서, MMORPG라는 장르에서만 나타날 수 있는, MMORPG가 또 하나의 세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건이 발생하였으니 그것이 바로 ‘바츠 해방전쟁’. 2004년 바츠 서버를 장악한 드래곤 나이츠 혈맹에 맞서 무려 20만 명의 유저가 서버의 해방을 목적으로 일으킨 해방전쟁은 2007년 두 번째 해방전쟁까지 게임 내 인간관계와 사회의 형태에 대한 연구논문이 쏟아질 정도로 사회적 이목을 끌었다.

▲NC소프트에서 공개한 바츠 해방전쟁 기념 일러스트

무너지지 않는 철옹성
리니지M,
세상에서 가장 단단한
방패를 뚫는 유일한 검
리니지2M

▲어김없이 성공신화를 만들어낸 리니지M

리니지M의 모바일 진출은 모바일 MMORPG가 저물기 시작했다는 2017년이다. 하지만 NC가 아닌 넷마블에서 개발했음에도 리니지M이 발매되기 전까지 모바일 게임 매출 1위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던 게임이 리니지 레볼루션이었음을 미루어 볼 때 한국 게임 시장에서 리니지라는 이름이 갖는 영향력은 그저 아득하기만 하다. 어쨌거나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범람하는 2019년까지도 스토어 랭킹 1위의 자리는 절대 변하지 않으니 그냥 뚫을 수 없는 벽이라고 생각해야 할 정도로 굳건했던 리니지M을 절대 왕좌에서 끌어내린 것은 역시나 같은 리니지의 이름을 달고 있는 리니지2M이었다. 그야말로 왕위를 계승하는 중이다. 마치 정통한 후계만이 왕좌를 이을 수 있는 절대왕정체제처럼, 리니지는 리니지에게 계속해서 왕위를 물려주고 있는 중이다.

▲올해로 21주년을 맞는 리니지

리니지는 20년의 한국의 온라인 게임의 모든 역사 위에 군림하고 있으며 어느 시간대에서도 그 역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거대한, 말 그대로 ‘해가 지지 않는 나라’이다. 하지만 태양은 언젠간 지고 밤이 찾아오며 100일간 피어 있는 꽃도 지는 순간이 온다. 리니지의 태양은 언제까지 떠있을까? 정말 영원히 지지 않는 태양인 것일까? 리니지가 저물어 갈 때 이 계보를 잇는 또 다른 리니지가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전혀 모르는 밤이 올 것인가? 지금은 그저 여러 가지 가능성을 상상해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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