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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에서 중국산 싸구려 제품이 8배 비싼 제품으로 둔갑?

조회수 2019. 12. 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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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디즈의 논란과 해결책은?

페이스북이 득세하면서 ‘소셜’이라는 말이 여기저기 붙기 시작했다. 이커머스 시장에 붙은 소셜이라는 말의 의미는 ‘모여서 저렴해지는 제품 가격’을 의미했다. 이미 존재하는 상품을 소셜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사람들이 모여 대량으로 구매하면서, 통상가보다도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공급받는 형태가 일반화된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소셜커머스 다음으로, 소셜이라는 이름이 붙은 또 하나의 물품 구매 방식이 생겨났다. 바로 ‘소셜펀딩’이다.

▲소셜펀딩은 새롭게 생겨난 물품 구매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
그리고 와디즈

사실 소셜펀딩이라는 말은 정확하지 않다. 지금부터 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정확히는 소셜펀딩이라고 흔히 불리는 ‘크라우드펀딩’에 대한 이야기다. 자금이 부족하거나 없는 사람들이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 목표금액과 모금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본 다수의 군중(Crowd)가 여기에 투자를 하는 방식이다. 아이디어 혹은 시제품을 시연해서 투자자를 모으고, 투자금으로 제품을 만든 후 투자자들에게 발송하는 방식이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제품 획득의 방식이다. 크라우드펀딩을 위해 생겨난 다양한 플랫폼들은 단순히 제품뿐 아니라 기업의 비상장 공모주를 팔기도 하고, P2P 대출의 형태로 개인에게 투자가 이뤄지기도 한다.

▲미완성의 제품, 아이디어 혹은 신용을 바탕으로 군중으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하는 방식의 크라우드펀딩

여러 방식의 크라우드펀딩 중에서도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방식은 앞서 이야기한 제품 구매의 방식으로, 이는 후원형 펀딩으로 정의할 수 있다. 일정한 제품 혹은 아이디어에 대한 후원의 대가로 ‘판매자’가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다. 즉, 크라우드펀딩은 현재 또 하나의 구매 방식으로 제 역할을 하고 있다. 오픈월드 액션 어드벤처 게임의 시초로 꼽히는 게임 ‘쉔무’는 후원형 크라우드펀딩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 게임은 시리즈가 2편까지 발매된 후 수익성을 이유로 오랜 기간 후속작이 개발되지 않은 미완의 작품이었다. 하지만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빠른 비디오 게임 크라우드펀딩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 마침내 지난 11월 완전신작인 3편이 나올 수 있었다.

▲빠르게 해외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을 벤치마킹해 자리를 잡은 와디즈

쉔무 3탄의 크라우드펀딩에 참여한 이들에게는 게임의 발송이 이뤄졌다. 팬들은 긴 시간 고대하던 신작에 투자를 해, (그 결과가 만족스러웠는지는 별개로) 마침내 제품을 받을 수 있었다. 이 크라우드펀딩의 후원자들은 말 그대로 쉔무3를 상당히 이른 시점에 ‘구매’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크라우드펀딩에서 사업자들은 자신의 아이템을 시연하고 설명하면서 때로는 완성품의 배송을 약속하고, 군중들은 여기에 투자를 한다. 그리고 이 둘을 이어주는 것이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역할이다. 국내에서 크라우드펀딩 플랫폼들 중에서도 가장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곳으로는 흔히 ‘와디즈’가 꼽히고 있다.


이커머스의 한 창구로
정착한 와디즈

와디즈는 2015년 5월 설립된 회사로, 당시에는 국내에서 생소했던 크라우드펀딩 방식을 빠르게 선보여 시장에 자리를 잡은 기업이다. 이들의 수익모델은 군중과 스타트업을 플랫폼을 통해 연결하는 대가로, 후원금의 일부를 중개수수료로 받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타트업 붐이 일던 때를 타고 와디즈는 스타트업들이 유용하게 사업자금을 모을 수 있는 플랫폼으로 각광을 받았으며, 또 실제로 다양한 성공사례를 만들면서 성장할 수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끈 페블도 그 시작은 크라우드펀딩과 함께였다

창업 이래 7년 동안 와디즈는 총 2,200억 원 이상의 크라우드펀딩을 성사시켰으며, 올해에만 6,000개가 넘는 프로젝트를 진행할 정도로 성장했다. 개별 크라우드펀딩의 규모도 매년 2배 이상 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회사의 실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설립 후에 투자 받은 금액도 475억 원에 달한다. 탄탄대로를 달리고 있는 와디즈는 빠르면 내년 하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주관사도 선정돼 있는 상태다.

▲온라인 제품 구매의 한 형태로 자리를 잡은 크라우드펀딩

문제는 이들의 성장 밑거름이 된 크라우드펀딩 수의 증가로 인해, 만만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로 그 부작용은 중국산의 저질 제품을 스타트업이 고심해 개발한 제품으로 둔갑시켜 크라우드펀딩을 유치하고, 이를 통해 투자자들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입히는 형태로 나타나는 중이다. 특히 올해 들어 와디즈에서 벌어진 중국산 싸구려 제품의 둔갑, 그리고 이를 통해 발생된 소비자들의 피해 사례가 급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00원짜리 칫솔이
2,500원이 되다

지난 10월 30일부터 11월 20일까지 와디즈에서 ‘다모칫솔’이라는 제품의 크라우드펀딩이 열렸다. 이 제품은 0.001mm의 칫솔모를 가진 초미세 칫솔로, 칫솔 하나의 가격은 2,500원으로 게재됐다. 즉 초미세모 칫솔 하나를 2,500원에 판매한 것과 마찬가지의 크라우드펀딩이었다. 하지만 이 제품은 크라우드펀딩 기간 중에도, 그리고 이것이 종료된 지금의 시점에서도 큰 논란이 되고 있다. 펀딩 기간 중에는 제품을 받아본 소비자들이 칫솔모가 예시된 것보다 두껍다는 불만을 제기했고, 곧 판매자는 제품 소개글의 설명이 0.003mm로 변경된 바 있다. 하지만 이보다도 더 큰 문제는 다모칫솔이 회사가 개발한 제품이 아니라, 중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단순히 떼다 다시 파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면서 벌어지게 된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것과 동일한 제품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된 다모칫솔

중국 알리바바에서는 지금도 다모칫솔과 동일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다모칫솔과 비슷한 이름의 ‘만모칫솔’이라는 제품이 유통되고 있는 상황이다. 문제는 가격인데, 중국에서 유통되는 동일 제품의 판매가는 300원가량이다. 제품의 원가와 관세, 운송비를 감안하고서라도 2,500원이라는 가격은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다모칫솔의 판매사는 제품이 중국 OEM 제품이라고 항변했으나, 제기된 의문은 논란으로 커지고 말았다. 제품 판매사뿐 아니라 플랫폼 운영사인 와디즈에까지 비판이 번지면서, 결국 11월 18일 오전 와디즈는 다모칫솔의 펀딩 프로젝트를 취소하고 사과문을 올리면서 대응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와디즈의 빔프로젝터 제품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가장 최근에 벌어진 다모칫솔이 이러한 중국산 싸구려 제품 둔갑의 첫 사례는 아니며, 또 마지막 사례도 아니다. 다모칫솔과 함께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던 와인 냉장고도 중국산으로 밝혀지며 펀딩이 함께 취소됐고, 기사가 작성된 시점에서 ‘4,500루멘 나만의 빔프로젝터’라는 제품도 중국산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현재 ‘사망여우’라는 닉의 유튜버가 지속적으로 와디즈라는 기업과 이들이 진행하고 있는 펀딩 프로젝트들에 대한 의혹을 영상을 통해 제기하고 있으며, 이 콘텐츠들이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며 와디즈에 대해 몰랐던 이들에게조차 화제가 되고 있다.


점차 커져가는,
쉽게 잡히지 않을 논란

사망여우는 단순히 프로젝트를 개설한 회사에 대한 의혹이 아니라, 와디즈라는 회사가 중국산 싸구려의 둔갑판매를 방조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조장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기업공개를 앞두고 매출을 올리기 위해, 방조를 넘어서 보다 직접적으로 파트너사들이 프로젝트를 개설하게 유도까지 하고 있다는 의혹이다. 단순히 프로젝트를 개설한 개별 사업자에 대한 의혹을 넘어서, 지금 이 문제는 와디즈라는 플랫폼과 이를 넘어 크라우드펀딩이라는 방식에 대한 신뢰도까지 흔들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와디즈가 만약 내년 말 코스닥에 입성하게 된다면, 이는 아시아 최초의 크라우드펀딩 상장 사례로 기록되게 된다. 이 상징성을 획득하기 위해 와디즈가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

▲스타트업들에게 크라우드펀딩은 자사 제품을 홍보할 몇 안 되는 유용한 수단이다

사태가 커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와디즈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는 중이다. 와디즈는 지난 11월 22일 잇단 논란을 진화시키기 위해 ‘펀딩금 직접반환정책’을 내놓았다. 심사와 모니터링 기준을 강화하고, 펀딩금의 와디즈 직접반환을 도입해 이용자들의 피해를 막겠다는 것을 골자로 한 정책이다. 프로젝트의 결과가 당초 제시 조건과 확연히 다르거나 제안자가 약속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경우에는 펀딩에 참여한 서포터들에게 투자금을 와디즈가 직접 돌려준다. 또한 메이커 평판지수(가칭)를 도입해서 서포터의 판단을 도울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내부 모니터링을 확대하면서 이용자들이 직접 의혹을 제기할 수 있는 ‘신고하기’ 기능도 강화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신고하기’ 기능 강화 이전에, 와디즈의 보다 적극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조치가 이뤄지더라도 와디즈의 크라우드펀딩 서비스의 품질이 빠르게 개선될지는 미지수다. 지금껏 내부 모니터링으로 잡아내지 못했던, 혹은 지적하지 않았던 프로젝트들의 문제점이 일시에 개선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것이다. 와디즈는 국내 크라우드펀딩 시장의 선두에 서 있는 기업이며, 이들의 태도는 그대로 시장 전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질 소지가 크다. 단순히 중국산의 둔갑문제를 넘어서 제품이 미배송되거나 설명과는 다른 제품이 결과물로 전해지는 일이 크라우드펀딩에서는 비일비재했다. 그리고 이런 사례들이 쌓이면서, 현재 크라우드펀딩의 파이는 쉽사리 커지지 못하고 있다. 부디 지금 불거지고 있는 문제점들의 해결점을 찾아, 자금이 부족하며 아이디어가 좋은 스타트업들의 디딤돌이 될 수 있는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의 장점이 우리나라에서도 발휘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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