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앱이 구글 플레이 보다 애플 앱스토어에서 더 비싼 이유

조회수 2019. 9. 25. 11: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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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환전 수수료를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니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는 2018년 상반기에 각각 118억 달러, 226억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의 점유율이 15%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수치다. 앱 다운로드 수는 애플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의 절반 수준이지만, 수익은 애플 앱스토어가 1.9배가량 많은 것이다. 애플 앱스토어가 부당이익이라도 취하고 있는 걸까?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 모두 30%로 동일해

▲구글 플레이의 다운로드 수는 압도적이지만, 매출은 그에 못 미친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액 차이에는 여러 이유가 있다. 우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사용자들은 구글 플레이 이외에도 다른 앱 마켓을 통해 앱 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수익이 배분될 수밖에 없다. 또한 중국 정부가 ‘유해 정보가 많다’라는 이유로 자국 내 구글 접속을 차단하고 있어 중국에서 구글 플레이는 사용할 수 없는 반면, 애플 앱스토어는 접속 가능해 매출 격차가 더욱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14억 명이 넘는 중국인들이 모두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것도 아닐 텐데, 매출액이 2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는 점은 조금 의아하다. 혹시 애플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부과해 매출액을 늘린 것일까?

▲앱스토어는 구글 플레이와 동일한 수수료를 책정하고 있지만, 매출은 2배 가까이 높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는 30%로 동일하다. 즉, 애플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에 비해 과도한 수수료를 챙겨 배를 불린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먼저 앱 개발자들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를 통해 앱을 출시하면 오픈마켓 사업자에게 수익의 30%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한다. 이에 개발자들은 구글 플레이로 앱을 출시하든 애플 앱스토어로 앱을 출시하든 오픈마켓 사업자와 7:3으로 수익을 분배해야 하기 때문에 거둬들이는 수익에는 차이가 없다. 하지만 소비자의 입장은 다르다. 같은 앱을 구글 플레이로 구입하느냐 애플 앱스토어로 구매하느냐에 따라 가격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출액에 차이가 생긴다. 이는 애플 앱스토어 사용자들에게 '또 다른 금액'이 추가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같은 앱인데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이 다른 이유는?

▲같은 앱이지만 가격이 다르다 (좌: 구글 플레이 / 우: 애플 앱스토어)

실제로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동일한 앱의 가격을 비교해보면 약간의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물론 가격이 같은 앱도 다수 있다). 예를 들어 광고 차단 앱 '유니콘'의 경우 구글 플레이에서는 2,200원에 판매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이보다 300원 비싼 2,5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 책정 정책이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 모두 인앱 상품의 가격을 설정해서 판매할 수 있다. 그러나 구글 플레이에서는 원화로 가격을 설정할 수 있는 반면,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티어'라고 불리는 등급에 따라 가격을 설정해야 한다. 이 티어는 1티어 당 0.99달러(약 1,187원)인데, 보통 구글 플레이는 애플에서 1티어의 상품을 1,000원에 판매한다. 즉, 광고 차단 앱 '유니콘'의 가격 차이를 분석해보면 애플 앱스토어에서 2티어의 상품으로 분류돼 구글 플레이에서는 2,000원에 부가세 10%를 합산해 2,200원에 판매하고 있지만,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1.99달러(2,385원)에 부가세 10%가 붙어 2,5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것이다. 쉽게 이야기하면, 애플의 가격 책정 정책이 미화 기준으로 되어 있어 환율에 따라 가격 차이가 난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 1달러 당 1,200원 수준인 미화가 1달러 당 1,000원으로 떨어지면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이 구글 플레이의 가격보다 더 저렴해질 수 있다.

▲사용자는 결제를 하고 난 뒤에야 '추가 수수료가 부과된다'라는 내용의 문자를 받게 된다

여기에 애플 앱스토어의 경우 이중수수료까지 부과돼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더 크다. 앞서 애플은 2018년 9월 5일, 사용자들이 앱스토어에서 콘텐츠를 구매할 때 자국 통화로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자국통화결제(DCC) 시스템을 도입했다. 자국통화결제란 마스터, 아멕스 등의 국제 카드 브랜드가 가맹 계약을 통해 카드 발행국 통화로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인데, 오히려 이 자국통화결제 시스템 때문에 수수료가 증가했다. 쉽게 말하자면 지난해 8월까지는 애플 앱스토어의 통화가 달러로 표기돼 결제 시 카드사 해외 이용 수수료를 한 번만 지불하면 됐는데, 애플이 국내 가맹점을 거치지 않고 아일랜드 소재 자회사인 애플 디스트리뷰션 인터내셔널(ADI)를 통해 원화→달러→원화 순서로 결제되는 자국통화결제방식을 적용했다. 이 과정에서 환전 수수료가 추가돼 수수료를 이중으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애플은 원화 결제가 아닌 단순 원화 표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DCC 차단 서비스를 신청한 국내 카드로는 앱스토어 결제를 할 수도 없다. 국내에서 애플 앱스토어를 사용하는 소비자들에게는 여러모로 불편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앱스토어에서 추가 수수료 없이 결제하는 방법, 어디 없나?

▲결국 애플은 국내 카드사의 진입을 받아들였다

애플이 자국통화결제 시스템을 도입한 후로 사용자들은 이전보다 콘텐츠 구입 비용이 비싸졌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결국 애플은 지난 8월, 소비자들의 원성에 못 이겨 국내 신용카드와 체크카드를 앱스토어 결제 수단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이에 국제 카드사들의 영향력은 지금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앱스토어에 새롭게 진입하게 된 국내 카드사들의 수익성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국내에서 순수 원화 결제가 가능하도록 NHN한국사이버결제를 전자지급결제 대행사로 지정하고, 롯데카드와 BC카드, 현대카드, 삼성카드, 신한카드, NH농협카드, KEB하나카드, KB국민카드 등 8개 카드사와 제휴해 국내 전용 신용 및 체크카드를 지불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또한 SKT, KT, LGU+ 등 이동통신 3사의 휴대폰 결제 서비스로도 앱스토어의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으며, 간편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애플 앱스토어의 사용자 정보에서 계정을 선택한 다음
▲지불 방법을 선택해 추가하면 된다

등록방법도 간단하다. 우선 애플 앱스토어에 접속해 우측 상단의 사용자 정보에서 자신의 계정에 접근한 다음 [지불 방법 관리]에서 [지불 방법 추가]를 선택한다. 먼저 지불방법으로 신용/직불카드를 선택했다면 앞서 언급한 국내 8개 카드사에서 발급받은 신용카드 또는 체크카드의 카드번호, 만료일, 비밀번호 앞 2자리를 기입하고, 청구 주소를 입력하면 된다. 이어 카카오페이로 앱스토어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고 싶다면 카카오톡 로그인을 선택해 카카오 계정과 앱스토어 계정을 연동하고, 카카오페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마지막으로 휴대폰 결제를 지불방법으로 설정하고 싶다면 이 휴대폰 번호를 사용할 것인지, 다른 휴대폰 번호를 사용할 것인지 선택하고, 앱스토어에서 콘텐츠를 구입할 때마다 본인인증을 거치면 된다. 다만 새로운 결제 수단을 이용한다고 해도 환전 수수료가 부과되지 않을 뿐,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 책정 정책으로 인한 가격 차이는 좁힐 수 없다.


환전 수수료, 이제 안녕

▲같은 앱인데 애플 앱스토어의 가격이 더 비싼 이유는 환전 수수료 때문이었다

그동안 구글 플레이가 애플 앱스토어보다 다운로드 수는 많은데, 매출액은 더 적어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가 더 높은 것은 아닐까 의심했다. 하지만 이것은 말도 안 되는 오해였다. 구글 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의 수수료는 30%로 동일했고, 개발자에게 돌아가는 몫도 같았다. 하지만 애플 앱스토어는 '티어'라는 가격 책정 제도와 자국통화결제 시스템으로 아이폰 사용자의 콘텐츠 구입 비용을 높였다. 이에 애플은 국내 카드사와 이동통신 3사, 카카오페이로도 결제를 할 수 있도록 지불 방법을 개선했으나, 아직까지도 가격 책정 정책에 대한 변화의 움직임은 없는 상태다. 지금까지 앱 마켓을 사용하면서 같은 앱인데 왜 앱스토어가 구글 플레이보다 더 비싼지 의문이었다면, 그 궁금증이 조금은 해결됐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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