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도약하는 HTML5 게임

조회수 2019. 8. 29.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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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주목을 끄는 건 '플랫폼의 탈피'

2018년 4개의 GOTY(Game of the year)를 수상하는 등 상업적으로도, 작품적으로도 성공을 거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는 시장에 다양한 화두를 던진 게임이다. 배틀로얄 장르의 진화, 멀티플랫폼의 가능성 등 이들이 시사하는 많은 점들 가운데 특히 주목을 끄는 건 ‘플랫폼의 탈피’다. 포트나이트는 현재 PC, 가정용 콘솔 게임기는 물론 모바일 환경으로도 제공되고 있는데, 주목해야 할 점은 이들이 OS 제조사의 공식 스토어가 아닌 ‘오픈 플랫폼’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글 플레이를 통해 출시되지 않고 제작사인 에픽게임즈가 직접 APK 파일을 배포하는 방식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포트나이트를 계기로, 시장에서는 모바일 게임의 탈 구글, 탈 애플 시도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스스로 브랜드가 되기 위해 도약하는 HTML5 게임

클라이언트 모바일 게임의 대안, HTML5 게임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시장에서 거론되는 횟수가 많아진 것이 소위 H5 게임으로 불리는 HTML5 게임이다. 인터넷 브라우저만 있으면 플랫폼을 가리지 않고 어디서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HTML5 게임은 포트나이트의 탈 구글 행보가 있기 전부터 가장 유용한 ‘탈 플랫폼’ 수단으로 이야기되어 온 바 있다. HTML5는 웹 제작에 활용되는 기본 프로그래밍 언어인 HTML의 최신 규격으로, 이를 활용하면 단순한 웹페이지는 물론 멀티미디어 콘텐츠나 서버와 연동되는 게임까지 구현할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디바이스를 가리지 않고 어디에서든 플레이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

HTML5 게임이 기존의 다른 모바일 게임과 다른 가장 근본적인 차이점은 낮은 진입장벽이다.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등을 통해 콘텐츠를 다운로드해야 하는, 그리고 게임에 따라서는 사양의 문제로 즐길 수가 없는 상황을 HTML5 게임은 겪지 않아도 된다. 게임을 즉시 즐길 수 있을 뿐 아니라, 클라이언트 기반의 모바일 게임처럼 계정과 연동시키거나 때로는 결제도 할 수 있는 형태를 띠고 있다. 대용량의 파일을 다운로드하지 않아도 되고 플랫폼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여러모로 HTML5 게임은 포화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HTML5 게임 시장에서 선두에 서 있는 포털 ‘게임엔’의 휴먼웍스

실제로 중국에서는 HTML5로 만들어 서비스되는 게임들이 천문학적인 시장 규모를 형성하고 있다. 추산되기로는 HTML5 게임 시장은 1,000억 위안, 한화로 약 16조 원 규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중국 모바일 게임 시장 현황’ 자료에 따르면, 중국 HTML5 게임 누적 사용자는 4억 명을 넘어설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중국 모바일 게임 이용자 수가 6억 명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전체 모바일 게임 이용자의 70% 수준의 인구가 HTML5 게임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뮤온라인이나 라그나로크와 같은 국내 IP의 게임들은 현재 HTML5 게임으로 만들어져 중국에서 서비스되고 있으며, 또 높은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캐주얼 게임 중심에서 점차 옮겨가는

HTML5 게임을 서비스할 경우, 게임사는 스토어에 따라 20%에서 30%에 달하는 스토어 수수료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실제로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의 경우에는 자신들이 탈 구글을 선언한 주된 사유 중의 하나를 구글에서 부과하는 30%의 수수료로 들고 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가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구글과 애플이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로부터 거둬들인 판매 수수료는 각각 1조 6,229억 원, 6,363억 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애플과 구글에 종속된 모바일 게임 생태계에서, 수수료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는 점 또한 게임사들이 HTML5 게임에 주목하는 이유다.

▲카카오톡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게임별’

하지만 다양한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HTML5 게임은 다양한 편견에 시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어 게임을 만들어내기 쉽지 않은 플랫폼’이라는 인식을 들 수 있다. 실제로 현재 HTML5로 서비스되는 대부분의 게임들은 캐주얼 장르의 가벼운 게임들이다. 높은 매출을 발생시키는 하드코어 유저들의 선호 장르 게임들이 국내에 HTML5 게임으로 소개된 사례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대부분이 주로 이벤트로 서비스되는 웹앱 게임 혹은 각종 플랫폼을 통해 제공되는 미니 게임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스레 HTML5 게임이 곧 깊이가 얕고 짧은 시간 즐길 수 있는 스낵 게임, 라이트 게임, 캐주얼 게임인 것처럼 사람들에게 인식되고 만 것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턴트 게임의 성공으로 게임 시장에 충격을 가져왔다

HTML5 게임은 그 개념조차 생소했던 과거를 지나, 현재는 어느 정도 대중화를 이룬 것으로 볼 수 있다. 많은 이들이 CGV, 카카오톡, OK캐쉬백 등의 앱을 통해, 혹은 HTML5 게임 포털을 통해 캐주얼 장르의 HTML5 게임을 즐기고 있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등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들도 자신들 스스로가 게임 플랫폼이 되기 위해 HTML5 게임을 적극적으로 공급했다. 하지만 이들이 공급한 HTML5 게임들 또한 친구들끼리 URL을 공유해서 채팅 창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라이트한 장르의 게임들이 주류를 이뤘다. 덕분에 HTML5 게임의 저변은 넓어졌지만, 클라이언트 기반 모바일 게임에 비견할 정도의 성적을 거둬낸 코어 장르의 HTML5 게임들은 오히려 성장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말았다.


이어진 '고퀄' HTML5 게임에 대한 투자

캐주얼 장르에 편향된 공급은 현재, HTML5 게임이 클라이언트 기반 모바일 게임의 대안으로 제대로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다른 브랜드를 인지시키는 데에는 유용하지만 HTML5 게임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지 못했고, 따라서 HTML5 게임 시장 전체의 성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못하는 문제에 봉착해 있는 것이다. 이제 다음의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즉 클라이언트 기반 모바일 게임의 대체재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HTML5 게임 스스로가 브랜드가 되어야 하는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웹젠은 올해 3종 이상의 HTML5 게임을 선보일 준비를 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HTML5 게임의 브랜드화를 이루기 위한 다양한 방법이 강구되고 있다. 가장 많이 시도되는 것은 HTML5 게임 인지도 향상을 위한 플랫폼의 개발이다. 페이스북 인스턴트 게임과 궤를 같이 하는 형태의 HTML5 게임 플랫폼에 대한 시도가 현재 해외에서는 줄을 잇고 있다. 중국 최대 게임사인 텐센트는 자사의 앱 위챗에 HTML5 게임과 연동되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한화 약 8,000억 원을 개발 자금으로 투자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출시된 그라비티의 방치형 HTML5 게임 ‘라그나로크 클릭 H5’

페이스북의 사례를 벤치마킹한 스냅챗 또한 HTML5 플랫폼을 준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 ‘후르츠닌자’로 유명한 호주의 게임사 프리티그레이트에 투자를 단행했다. ‘스냅 게임즈(Snap Games)’라고 이름 붙여진 스냅챗의 게임 서비스는 채팅창에서 플랫폼에 바로 접속하고, 또 친구들과 실시간으로 HTML5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형태로 구성되고 있다. 론칭 시점에 공개된 스냅 게임즈의 라인업은 총 6종으로, 프리티그레이트를 포함해 징가, 젭토랩, 픽폭 등의 개발사의 HTML5 게임 신작이 포진해 있다.


시장 격변기, 또는 코어 HTML5 게임 부흥기

HTML5 게임의 고도화, 그리고 이를 통해 HTML5 게임이 곧 캐주얼 게임이라는 인식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그 시작은 중국에서 성공을 거둔 HTML5 코어 게임들의 국내 진출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라그나로크, 뮤온라인 등의 우리나라 IP의 중국산 HTML5 게임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에서도 순차적으로 출시되고 있으며, 또 일부는 괄목할 성과를 나타내고 있다. 웹젠, 그라비티 외에도 위메이드에서 미르의전설2 IP를 활용한 HTML5 게임이, 드래곤플라이에서는 온라인 게임 스페셜포스2 IP를 활용한 프로젝트H5가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자체 브랜드인 ‘스푼즈’를 활용해 HTML5 게임을 내놓고 있다

대규모의 순수 국내 개발 HTML5 코어 게임들도 조심스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대표적인 국내 HTML5 게임 포털 게임엔, 카카오톡 게임별, 엔씨소프트 스푼즈 등 HTML5 게임 전문 플랫폼들의 게임 퀄리티는 나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HTML5 기반의 오리지널 게임들을 연이어 내놓고 있는 개발사 집연구소의 행보도 주목할 만하다. 대형 IP 게임을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코어 장르의 HTML5 게임은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곧 HTML5 게임의 질적 향상과 하드코어 이용자층의 확대로 이어질 것이 예상된다.

▲위메이드의 대표 IP인 ‘미르의전설2’도 곧 HTML5 게임으로 선보여질 예정

HTML5 게임은 이미 기술의 측면에서는 클라이언트 게임에 뒤지지 않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을 만큼 발전해 있다. 개별 콘텐츠의 질적 향상이 이뤄질 것이 전망되며, 중국에서의 HTML5 게임 시장 성장이 국내에서도 재현될 것이 기대된다. 지금은 게임 시장 전반에 새로운 바람이 부는 때다. 구글 스타디아를 계기로 클라우드 게임이 성장할 것이고, 포트나이트가 불러온 탈 플랫폼 바람은 거세질 것이다. 변화의 시기를 맞는 지금의 시점에서, 기존 모바일 게임의 대안이 될 HTML5 게임은 과연 스스로 ‘브랜드’가 될 수 있을까. 게임 시장의 격변기와 HTML5 게임의 성장의 시기가 곧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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