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배송 선구자 '마켓컬리', 대기업 공세에도 살아남을까?

조회수 2019. 8. 1.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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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배송으로 인해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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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시장 경쟁은 곧 배송의 경쟁이다. 배송시간은 점점 짧아지고 있고, 보다 빠르게 배송하는 것이 곧 쇼핑몰의 경쟁력이 되고 있다. 익일배송, 당일배송을 넘어서 지금의 화두는 새벽배송이다. 자정 전까지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나의 문 앞에 주문한 상품이 도착되는 새벽배송은 스타트업 ‘마켓컬리’가 시작했고 또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이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통해 여타 이커머스 플랫폼과 차별점을 나타낸 마켓컬리는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려, 지금은 중소벤처기업부를 통해 예비 유니콘으로 지정될 만큼 성장했다. 하지만 마켓컬리의 성장에도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유통 대기업들이 지금 마켓컬리가 점유하고 있는 시장을 본격적으로 조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벽배송으로 인해 성장, 하지만 커지는 적자

새벽배송을 시작한 마켓컬리는 선점 효과를 제대로 누리고 있다. 새벽배송 시장 점유율 40%를 유지하고 있으며, 매출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2015년부터 사업을 시작한 마켓컬리의 매출은 2015년 30억 원, 2016년 174억 원, 2017년 466억 원, 그리고 작년에는 1,571억 원으로 급증하고 있다. 회원 수는 200만 명을 넘어섰고 지난 2월에는 하루 최대 주문 건수인 3만 3천 건을 기록하기도 했다. 작년 한 해 동안의 마켓컬리의 배송 거리는 지구 78바퀴를 도는 거리인 313만 4,637km에 달했다.


▲새벽배송이라는 시장을 열고 또 성장시킨 선구자, 마켓컬리

하지만 새벽배송 일인자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마켓컬리는 많은 것을 포기해야만 했다. 규모를 유지하기 위해 톱스타 전지현을 기용해 전국적인 마케팅 활동을 펼쳤고, 그에 따라 늘어나는 주문량에 따른 비용이 급격히 증가했다. 작년 마켓컬리의 판관비를 살펴보자면 광고선전비가 148억 원, 운반비 150억 원, 그리고 상품의 포장비가 177억 원이 지출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톱스타 전지현을 기용해 대규모의 마케팅을 진행하기도 했다

커져가는 회사의 규모와 함께 마켓컬리의 적자도 깊어지고 있다. 마켓컬리는 2015년 54억 원, 2016년 88억 원, 2017년 124억 원, 그리고 작년에는 337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년 매출이 늘어나는 만큼 적자의 폭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커지는 적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위해 대규모의 비용을 계속 투여한다는 점에서 마켓컬리는 쿠팡과 거의 비슷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스타트업끼리의 경쟁에서는 승리를 거둔

늘어가는 적자에도 마켓컬리의 운영사인 컬리(구 더파머스)가 사업을 계속 영위할 수 있는 것은 대규모의 투자 유치 덕분이다. 컬리는 지난 4월 1,000억 원의 투자유치를 포함해 총 1,350억 원의 시리즈D 투자를 마쳤다. 시리즈D 투자는 벤처기업으로서 네 번째 투자를 받았다는 의미다. 컬리는 이번 투자를 통해 기존 투자처이자 글로벌 벤처캐피털인 세쿼이아캐피탈을 비롯해 미래에셋벤처캐피탈 등 국내외 주요 투자사들로부터 6,0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대항마로 거론된 서비스는 많았지만, 시장 점유율 1위는 여전히 마켓컬리

대규모의 투자금을 활용한 덕분에, 아직 새벽배송 하면 우리는 마켓컬리를 제일 먼저 떠올리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에서 주요 플레이어인 여러 다른 업체들은 마켓컬리를 벤치마킹해 신선식품 새벽배송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마켓컬리를 넘지 못하고 사업을 정리해야만 했다. 위메프는 신선식품 배달 서비스인 ‘신선생’을 중단했으며, 티몬도 신선식품 직매입 서비스인 ‘슈퍼예약배송’을 중단하고 대신 ‘산지직송관’, ‘대용량관’ 등의 위탁판매 운영 강화로 방향을 선회했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민찬’도 시원찮은 성적을 거뒀다.


▲마켓컬리의 배송 시스템은 유통 대기업들에게도 벤치마킹되고 있다

최근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오아시스’와 ‘헬로네이처’가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오아시스는 우리소비자생활협동조합(우리생협) 출신을 주축으로 지어소프트가 설립된 회사로, 산지 직거래와 오프라인 매장 연계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마켓컬리의 대항마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지난 7월 중순 레드오션에서의 경쟁 심화를 이유로 벤처투자 유치에 실패하면서 거침없는 성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새벽배송 시장에서의 스타트업, 이커머스 사업자들끼리의 1라운드 경쟁에서 마켓컬리는 압도적 우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유통 대기업들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승승장구하고 있는 마켓컬리지만 앞으로 이들에게 닥칠 해일은 지금보다도 훨씬 규모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마켓컬리의 다음 경쟁자는 유통 대기업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신세계가 적극적이다. 신세계는 온라인몰 통합법인 SSG닷컴에서 지난달 27일부터 서울 10개구에 한해 새벽배송을 시작했다. 주문 시간은 마켓컬리가 내건 밤 11시까지 주문, 아침 7시까지 배송에서 한 시간씩 당긴 밤 12시 주문, 아침 6시 배송으로 잡았다. 명백히 마켓컬리를 견제한 정책이다. 롯데, 농협하나로유통 등 여타 기업들도 당일배송 강화와 함께 새벽배송 확대를 검토 중이다.

▲대규모의 인프라를 이미 구축한 유통 대기업과의 경쟁은 힘들 것

유통 대기업이 마켓컬리에 비해 강점을 가지고 있는 것은 배송 인프라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마켓컬리는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마켓컬리는 신선식품 재고로 버려지는 폐기율 1% 미만을 지키며 사업성을 유지하고 있는데, 그 비결은 ‘멍멍이’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주문량을 계산하고, 계산된 양만큼 제품을 미리 확보해서 그만큼만 판매하는 형태로 마켓컬리는 폐기율을 관리하고 있다. 이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나오는 주문량 예측 자료를 컬리는 ‘데이터 물어다주는 멍멍이’라고 칭하고 있다. 컬리의 데이터 전문가들은 인공지능 시스템을 통해 실시간 매출과 주문 건수, 재고량 등을 30분 단위로 전 직원에게 전송하고 있다. 이 정보를 통해 마켓컬리는 획기적으로 폐기량을 감소시키고 있다.

▲현재는 신세계가 새벽배송 사업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주문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물건을 발주하기 때문에, 자칫 발주량이 주문량보다 커진다면 마켓컬리에는 치명타가 된다. 그리고 이 점이 마켓컬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마켓컬리는 밤 늦게 접속하면 대부분의 신선식품이 품절 상태다. 재고가 주문량을 넘어서지 않는 방향으로 주로 선주문이 이뤄지기 때문이다. 이는 마켓컬리가 성장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지만, 또한 이들이 일정 규모 이상 덩치를 키우기 힘든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유통 대기업처럼 물류창고에 물품을 비축해 두는 전략을 펼치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시너지를 내기 위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할 때

매일매일 주문량과 재고를 신경 쓰며, 폐기율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마켓컬리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자의 끝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마켓컬리는 2015년 100억 원 규모의 새벽배송 시장을 만들었고, 또 지난해 4,000억 원 규모로 이를 주도적으로 성장시킨 회사다. 이를 통해 마켓컬리는 새벽배송 시장의 패권을 거머쥐고, ‘규모의 경제’를 실현해 후일의 이익률을 극대화하고자 하고 있다.

▲마켓컬리가 힘들여 구축한 길을 유통 대기업은 인프라를 활용해 어렵지 않게 걸어갈 수 있다

현재 신선식품은 22조 7천억 원의 시장규모를 형성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온라인 거래액은 10%인 2조 원에 지나지 않는다. 비식품 분야에서의 온라인 거래 비중이 통상 20%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아직 신선식품 새벽배송 시장은 충분히 성장의 여력이 남아있는 상태라 할 수 있다. 마켓컬리는 이 시장을 통째로 집어삼키기 위해 지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앞을 유통 대기업들이 가로막고 있다는 점이 문제로 보인다. 미국에서는 신선식품을 이커머스로 특화한 스타트업들이 시장 초반에 두각을 나타냈으나, 종국에는 아마존닷컴, 월마트와 같은 대기업의 공세를 버티지 못했다.

▲성장 잠재력이 꺼지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때

마켓컬리가 걷고 있는 살얼음판에서의 한 걸음을 유통 대기업들은 별다른 고민 없이 내디딜 수 있다. 아직 수도권에 사업이 집중된 마켓컬리와는 달리 전국적 유통망을 가지고 있는 유통 대기업들은 쉽게 점유율을 높일 수도 있다. 스타트업들끼리의 1라운드를 마친 마켓컬리는 다음 단계인 대기업과의 경쟁을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시리즈D 투자를 마친 마켓컬리는 지금 매각의 적기를 놓친 상태로 이야기된다. 실제로 이들은 올해 초 카카오의 인수 제안을 뿌리친 바 있다. 지금이라도 마켓컬리는 대기업과의 협력을 통한 시너지를 도모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깊어지는 적자에 허덕이며 좋은 플랫폼을 잃어버리는 것보다는, 지금의 성장 잠재력을 보다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금에서라도 다시금 강구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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