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 네이버와 NHN엔터

조회수 2019. 3. 27. 09:47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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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지분상 남남인 두 회사의 시작

NHN이란 회사는 이제 존재하지 않는다. 지난 2013년까지 건재했던 NHN이 현재는 포털 서비스를 담당하는 ‘네이버주식회사’와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NHN엔터테인먼트’로 분할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네이버가 NHN엔터테인먼트 분사 전까지 사용하던 NHN이란 사명이 오는 4월 새로이 부활할 예정이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사명을 NHN으로 변경할 계획임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NHN엔터테인먼트가 스스로를 과거 NHN의 계승자로 칭하면서, 두 회사 사이의 잡음이 커져가고 있다. 분할 이후 서로의 영역에서 상대방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던 두 회사의 관계는 지금, 다양한 영역에서 부딪히며 현재 엎치락뒤치락하는 경쟁자의 관계로 바뀌어 있다.


지금은 지분상 남남인 두 회사의 시작

네이버주식회사와 NHN엔터테인먼트는 같은 뿌리에서 출발한 회사다. 현재 카카오 의장을 맡고 있는 김범수 의장은 1999년 초 게임 포털 사이트 '한게임'을 창립해, 같은해 12월부터 정식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그리고 이듬해 4월 26일 '네이버컴'과 주식 스와프 방식으로 합병하며 네이버컴의 계열사가 됐다. 한게임을 품은 네이버컴은 주요 서비스인 네이버, 한게임, 엔토이의 머리글자를 따서 사명을 NHN으로 변경하게 된다.

▲NHN의 게임 사업 부흥을 담당해 왔던 한게임

숭실대학교 정보과학대학 컴퓨터학부의 부교수로 재직하며 검색 엔진 연구를 통해 자연어 검색 기술을 엠파스로 처음 선보인 인물이 있다. 현재 NHN엔터테인먼트의 의장을 맡고 있는 인물이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현 글로벌투자책임자, GIO)의 서울대학교 컴퓨터공학과 3년 선배인 이준호 의장이다. 이준호 의장은 2005년 NHN의 최고기술책임자로 합류해 다양한 위치에서 경영 전반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그 사이 한게임의 창업자인 김범수 의장은 NHN을 떠났으며, 이를 계기로 이준호 의장의 회사 내에서의 영향력은 더욱 강해지게 된다. 하지만 NHN이 점차 커짐에 따라, 이해진 GIO가 보유한 NHN의 지분(4.64%)과 비견할 만한 3.7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이준호 의장이 경영권에 위협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점차 나오기 시작했다. 자연스레 이준호 의장이 머지않아 NHN을 떠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점차 힘을 얻게 된다.

▲2013년 NHN은 네이버주식회사와 NHN엔터로 분할되었다

2013년에 이르러서 NHN은 공식적으로 게임 사업을 담당하는 한게임의 분할을 선언하게 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네이버의 검색사업과 한게임의 시너지가 더 이상 없다는 판단이었지만, 경영상의 갈등으로 인한 이준호 의장의 ‘한게임 독립’이 주된 이유였던 것으로 현재는 이야기된다. 2013년 5월 한게임은 NHN엔터테인먼트로 사명을 변경했고, 6월에 진행된 임시 주주총회에서는 분사 안건이 통과됐다. 네이버는 NHN엔터테인먼트의 지분 전량을, 이해진 GIO도 1%의 지분만 남기고 나머지 지분 전량을 이준호 의장에게 매각했다. 이준호 의장은 보유하고 있는 네이버 지분 매각 대금으로 NHN엔터테인먼트의 지분을 매입해 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권고하게 만들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이로 인해 완전히 네이버와 갈라선 남남이 되었다.


어려움 겪던 NHN엔터테인먼트의 부활

분사 이후 각자의 길을 걷기 시작할 때는 두 회사가 마주칠 일은 그다지 많지 않았다. 이해진 GIO와 이준호 의장은 분할 당시 ‘향후 3년 동안 서로의 사업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다’는 협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순히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필요한 경우 두 회사는 적극적으로 협력을 맺으며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갔다. 하지만 NHN엔터테인먼트는 분사 이후로도 승승장구했던 네이버와는 달리, 사업 초창기에는 난관에 봉착해 긴 시간 동안 어려움을 겪어야만 했다.

▲웹보드 규제로 인해 NHN엔터테인먼트는 실적에 타격을 입었다

2013년 당시 NHN엔터테인먼트는 사업 핵심 영역을 모두 네이버에 두고 분사한 회사라는 평을 받으며 성장성에서 많은 의문을 산 기업이었다. 실제로 2013년 8월 29일 재상장 첫날부터 시초가가 기준가 대비 하한선에서 결정되고,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폭락한 바 있다. 분사 이전부터 예고된 정부의 사행성 온라인 게임 규제로 인해, 초창기부터 한게임의 주력이었던 고스톱, 포커 등의 웹보드 게임들의 수익이 휘청거렸다. 고포류 외의 온라인 게임들도 스마트폰 게임 시장 성장으로 인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결국 2014년 2분기 NHN엔터테인먼트는 적자라는 성적표를 받아야만 했으며, 3분기에도 61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2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나갔다. 4분기에 이르러서는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2014년의 연간 영업이익은 113억 원으로 전년도보다 무려 93%(2013년 매출 2,653억 원, 영업이익 521억 원)가 감소한 실적을 기록하게 된다.

▲간편결제를 포함한 다양한 영역에 투자를 단행한 NHN엔터

어려움을 겪던 NHN엔터테인먼트가 선택한 타개책은 신규 사업 투자였다. 기존의 자신들의 주력 사업인 게임 사업과 함께 신사업으로 간편결제 분야 등에 적극적인 투자를 벌였다. 공격적인 투자로 인해 2015년 영업이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지만, 2016년에 이르러서는 본격적인 이들의 전환기가 찾아오게 된다. 웹보드 게임에 대한 규제가 완화됨과 함께 투자를 단행한 신사업들이 점차 성과를 거두기 시작한 것이다. 2016년 NHN엔터테인먼트는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인 8,564억 원, 영업이익 833억 원을 기록하며 흑자전환에 성공하게 된다.


부활의 비결은 신사업의 성공

분사 이후 NHN엔터테인먼트의 매출 규모는 5배가 증가했으며, 자산 규모는 2조 5천억 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작년에는 연 매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시가총액은 1조 5천억 원 수준으로 확대됐다. NHN엔터테인먼트가 시장의 비관적인 전망에도 불구하고 크게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당초의 ‘게임’ 외에 다른 산업에 적극적으로 진출한 결과로 분석된다. 그리고 이것이 현재는, 과거 한솥밥을 먹던 네이버와의 ‘경쟁’이라는 새로운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 확보에 집중한 전략이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현재 NHN엔터테인먼트를 대표하는 브랜드는 한게임이 아닌 ‘페이코’일 것이다. 간편결제 ‘페이코’는 NHN엔터테인먼트가 네이버 분사 이후 가장 심혈을 기울인 신사업이다.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를 필두로 2014년부터 준비된 페이코는 네이버, 카카오 등과는 달리 종속된 플랫폼이 없는 간편결제였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페이코는 광고, 할인 등 다양한 캠페인을 전개하며 대규모의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제휴 업체를 적극적으로 늘리며 외연 확장에 집중했다. 그 결과 페이코는 2016년 월 거래액 천억 원, 누적 거래액 1조 원을 돌파했으며, 작년에 이르러서는 누적 거래액 8조 4천억 원, 연간 거래액 4조 5천억 원을 돌파하는 성장세를 맞을 수 있었다.

▲온라인 쇼핑의 영역에서 절대적 영향력을 보유한 네이버페이

핀테크 붐을 타고 폭발적으로 성장한 페이코는 네이버페이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다. 거래액 규모의 면에서는 네이버페이가 우세를 보이고 있지만, 온라인 쇼핑이 중심인 네이버페이와는 달리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가맹점 270만 곳을 확보하며 오프라인 간편결제 시장을 개척한 측면에서 오히려 페이코의 실적을 더 높게 사는 이들도 있다. 네이버와 NHN엔터테인먼트는 핀테크 분야에서만 아니라, 현재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의 영역에서 직접적인 경쟁을 펼치고 있는 ‘라이벌’의 관계다.


곳곳에서 부딪히고 있는 두 회사

NHN엔터테인먼트는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음원 서비스 ‘벅스’를 인수한 바 있다. 음원시장에서 벅스는 멜론과 지니뮤직에 이어 3위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네이버의 음원 서비스인 ‘네이버뮤직’보다도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서비스다. 네이버가 꽉 잡고 있는 웹툰 서비스에 있어서도 NHN엔터테인먼트는 해외에서 운영하던 ‘코미코’를 국내에 들여오면서 직접적으로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두 회사의 경쟁은 네이버의 영역에 NHN엔터테인먼트가 발을 들이는 형태로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또한 NHN엔터테인먼트의 고유의 사업 영역에 다시금 손을 뻗는 중이다. 분사 이후 대외적으로 “게임 사업은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해 오던 네이버는 최근 손자회사 라인게임즈를 통해 PC, 모바일, 콘솔 게임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적극적으로 웹툰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NHN엔터의 코미코

B2C의 영역에서만이 아니라 B2B 영역에서도 두 회사는 경쟁을 펼치고 있다. 2017년부터 두 회사는 클라우드 사업 영역에서도 맞대결을 벌이는 중이다. NHN엔터테인먼트는 2014년부터 퍼블릭 클라우드 서비스 ‘토스트(TOAST)’를 제공하고 있는데, 2017년에는 네이버의 시스템 사업을 전담하는 네이버비즈니스플랫폼(NBP)가 ‘네이버 클라우드 플랫폼’을 선보임에 따라 두 회사가 클라우드 서비스 영역에서도 경쟁을 펼치게 된 것이다.

▲손자회사 라인게임즈를 통해 게임 시장에 다시금 뛰어든 네이버

시장에서 경쟁자로 마주치는 일이 잦아지는 가운데, NHN엔터테인먼트는 사명을 과거 두 회사의 분할 전의 사명이었던 ‘NHN’으로 변경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정우진 NHN엔터테인먼트 대표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4월부터 NHN으로 변경할 계획”이라며, “NHN이 한국 IT 산업에서 갖는 의미와 가치를 계승할 것”이라고 사명 변경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는 NHN엔터테인먼트가 과거 분할 전의 NHN의 적자임을 주장하겠다는 포부와 다를 바 없다. 과거 한 식구였던, 분할 직후에도 우호적인 관계를 이어가던 두 기업 사이의 묘한 긴장감은 앞으로도 점차 커져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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