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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싸질까? 단말기 자급제가 가져올 휴대폰 유통 시장의 변화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단말기를 자급자족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단말기 자급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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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을 위시한 휴대전화는 제조사에서 제조한 제품을 이동통신사에서 공급하는 기본적인 구조를 취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이 구조에서 지금까지 제조사보다는 공급하는 이동통신사의 역할에 보다 더 무게를 싣고 운영돼 왔다. 핸드폰에 이동통신사의 마크가 찍히고, 이동통신사의 앱이 기본 설치돼 있는 것이 당연시되어 온 것이다. 이런 구조를 바꾸고자 하는 움직임이 최근 거세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에서 단말기와 휴대전화를 함께 구매하고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선택적으로 단말기를 자급자족하고 이동통신 서비스를 취할 수 있도록 하는 ‘단말기 자급제’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가 자급제폰 유통에 뛰어들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영향력이 강한 인터넷 매체로는 열이면 열 모두가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꼽을 것이다. 네이버는 우리나라에서 검색엔진뿐만 아니라 인터넷에 관련된 모든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으며, 그 모든 영역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 쇼핑에 대해서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는 직접 물품을 판매하진 않고 온라인 결제 등에 대한 솔루션, 또한 각각의 쇼핑몰들의 가격을 일률적으로 열람하고 또 중계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또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다.

▲네이버가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자급제 휴대폰 유통채널을 확대했다

지난 1월 15일, 네이버는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쇼핑중계 서비스를 시작했다. 자사의 플랫폼인 ‘스마트스토어’에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한 것으로, 네이버가 직접 자급제 휴대폰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판매 사업자들이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자급제 휴대폰을 판매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는 지금껏 네이버 쇼핑에서 판매되고 있던 자급제폰 상품을 스마트스토어에 입점하도록 확대시킨 조치로 정의 내릴 수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자급제 휴대폰 카테고리를 신설한 것은 다른 어떤 오픈마켓의 채널 구축보다도 커다란 파급력을 지니게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자급제 휴대폰의 온라인 채널 유통이 빠른 속도로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오프라인 중심의 휴대폰 판매점들은 네이버의 카테고리 신설 소식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다. 휴대폰 자급제의 확대라는 이슈에는 정부 차원의 정책 드라이브, 이동통신사의 태도 변화, 소비자의 행태 변화, 자급제 단말기 유통 채널의 확대, 여기에서 도태되는 판매점 종사자들의 입장이 복합적으로 얽혀있다.

▲​정치권에서도 휴대폰 유통구조 개선과 통신비 인하는 중요한 화두다

우선 정책의 면에서 살펴보자면, 정부와 여야 정치권은 모두 현재 휴대폰 자급제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는 중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작년 12월 ‘소비자 관점의 완전자급제 이행방안’을 통해 “통신사 가입 없이 휴대폰만 구매할 수 있는 자급제 모델을 늘리고, 10만 원대의 스마트폰도 자급제 형식으로 출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회의원들도 여야를 막론하고 일그러진 휴대폰 유통 구조를 혁신하고 휴대폰 자급제를 활성화시키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으고 있다.


이전까지의 지지부진했던 휴대폰 자급제

휴대폰 자급제는 휴대폰 유통 경쟁을 활성화해 휴대폰 단말기와 서비스 가격을 낮추자는 취지로 2012년 처음 우리나라에 도입된 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 그 실효성은 턱없이 낮은 편이었다. 첫 번째로는 이동통신사의 약정상품을 이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구입할 수 있는 단말기의 폭이 좁았던 점을 들 수 있다. 제도 시행 초창기에 판매되던 자급제용 휴대폰은 대부분이 출시된 지 한참이 지난 제품들이었으며, 매스미디어를 뒤덮고 있는 최신형 휴대폰은 통신사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형태가 대부분이었다.

▲자급제 휴대폰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샤오미의 홍미노트 라인업

자급제용 휴대폰은 제조사가 이동통신사를 거치지 않고 직접 출시해야만 시장에 나올 수 있는 형태다. 제조사의 입장에서는 자발적으로 자급제 휴대폰을 내놓고 유통하는 데에 몇 가지의 부담이 뒤따르게 된다. 자체 판매를 위한 유통채널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 가장 큰 부담으로, 여기에는 당연히 비용이 뒤따르게 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는 제조사의 기존 물량 대부분을 소화하는 이동통신사에 대한 ‘눈치’가 될 것이다. 이동통신사의 입장에서 자급제 휴대폰 활성화는 곧 휴대폰 유통을 통해 자신들이 거머쥘 수 있는 이익의 감소를 뜻한다. 제조사의 자급제 휴대폰 출시를 반길 리 없는 이동통신사가 혹여나 제조사로의 발주량을 줄인다면, 그건 당연히 제조사에 직접적인 타격으로 가해지게 된다.

▲​자급제 휴대폰 시장의 요금제 경쟁은 날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이동통신사의 눈치를 봐서 그들이 꺼릴만한 상황을 피하고자 하다 보니, 이용자의 선호도가 높은 최신형 휴대폰은 이동통신사에만 공급하고 자급제용 휴대폰으로는 구색 맞추기로 저가 단말기나 출시 시기가 한참 지난 구형 휴대폰들만 내놓게 된 것이다. 거기에 이동통신사의 휴대폰 단말기 지원금을 받게 될 경우가 이용자 스스로 단말기를 제값을 주고 구매한 후 별도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하는 것보다 압도적으로 저렴하다는 소비자 입장에서의 단점도 존재한다. 여러모로 휴대폰 자급제는 시행 당시에는 시장에 자리를 잡기 힘든 구조를 띠고 있었다.


바뀐 시장, 확대되는 자급제

하지만 최근 들어 휴대폰 자급제의 가입 비율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자료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한국 휴대폰 자급제의 점유율은 전체의 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휴대폰 자급제가 더 활성화된 2018년에는 10%를 훌쩍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전까지는 소비자 입장에서 큰 메리트가 없었던 휴대폰 자급제가 갑자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는 데에는 소비 행태의 변화와 단말기의 발전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프리미엄 라인업의 제품들이 연이어 자급제 휴대폰으로 출시되고 있다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직면한 가장 큰 고민은 소비자들의 단말기 교체 주기의 증가가 될 것이다. 사람들은 예전처럼 한 해에 한 번씩 휴대폰을 교체하지 않는다. 최근의 단말기들은 저가형 제품들도 고스펙의 게임을 즐기지 않는 한은 일반적인 환경에서 사용에 큰 무리가 없는 평균적인 성능들을 다들 보이고 있다. 신제품의 새로운 성능들은 소비자들에게 효과적으로 소구되지 않는다. 2년 혹은 3년의 약정기간을 모두 채운 소비자들의 많은 수는 새로운 단말기를 구매하고자 하지 않는다. 기존의 단말기를 그냥 계속 사용하는 대신, 더 저렴한 요금제를 이용해 통신비 자체를 낮추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LG전자 또한 자급제 휴대폰에 대한 비중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중저가 단말기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자급제 휴대폰들 안에서의 선택지도 늘어났다. 외국산 저가 단말기의 국내 수입이 늘어나고, 제조사들의 자급제 휴대폰 라인업도 과거에 비해 풍부해졌다. 주요 제조사들은 자사의 플래그십 제품들도 자급제 전용으로 내놓고 있다. 이제 소비자들은 최저 10만 원대의 제품에서부터 프리미엄급까지 다양한 라인업의 단말기를 이동통신사 약정 없이도 자유롭게 구매할 수 있는 실정이다. 그리고 이 자급제 휴대폰의 유통에 유수의 온라인, 오프라인 채널들이 연이어 뛰어들고 있으며, 금번에는 네이버까지 자사 스마트스토어를 통해 자급제 휴대폰을 수급할 수 있도록 채널을 오픈한 것이다.


통신비 인하 실현과 새롭게 마주한 문제

▲이통사에서 직접 관리하는 대리점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

다만 여기에서 남는 숙제는 대규모의 휴대폰 판매점 종사자들이다. 이동통신사가 휴대폰 유통에서의 파이를 내려놓고 자급제 시장이 커질수록 판매점들이 기대할 수 있는 수익도 자연스레 줄어들게 된다. 우리나라의 휴대폰 판매점은 약 2만 점, 판매점 종사자는 7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휴대폰 자급제는 단말기 구매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같은 유통채널을 통해, 서비스 가입은 가입채널을 통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향으로 유도해 나가고 있는 제도다. 즉, 휴대폰 자급제가 유도하는 방향 내에 지금의 휴대폰 판매점들이 차지할 수 있는 파이는 고려돼 있지 않은 것이다. 휴대폰 한 대를 판매하고 수십만 원의 리베이트를 판매점이 차지하는 지금의 구조 하에서 유지되고 있는 판매점의 구조는 바뀌게 될 것이며, 그 흐름 속에서 판매점들이 지금 서 있는 자리는 빠르게 좁아지고 없어지게 될 것이다.


▲휴대폰 판매점의 입지는 앞으로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다

일그러진 통신 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고 국민들의 통신비 인하를 위해 의욕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휴대폰 자급제는 이제 성과를 거두고 있다. 통신비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낮아질 것이며, 단통법이 이야기하던 이통사 간의 경쟁이 휴대폰 자급제를 통해 본격적으로 활성화될 것이 기대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의도치 않게 일그러진 구조 내에서 생계를 영위하던 7만 명의 종사자들의 현실적인 어려움이라는 새로운 문제에 우리는 봉착하게 됐다. 이제 우리는 통신비 인하의 염원 실현과 함께, 새로이 맞닥뜨린 또 다른 문제점을 해결해 나갈 방도를 찾아야 하는 시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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