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자 1500만 시대, 격전의 대한민국 IPTV시장

조회수 2018. 12. 2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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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큰 혈전이 시작될 2019년 IPTV 시장의 장막을 살짝 들어 올려본다.
▲셋 중 누가 남과 차별화될 것인가

2018년도 상반기 IPTV 가입자 수가 1,471만 명에 도착했다. KT, SK, LG 등 조국 산업보국의 영웅들이, 이동통신 시장도 모자라서, 결합과 할인으로 IPTV까지 쥐어짠 결과, 우리는 양질의 콘텐츠와 고화질 영상이 가득한 IPTV 시대에 살 수 있게 되었다. 갈수록 치열해진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IPTV 공룡들은 케이블과 위성을 집어삼키려 하고, 넷플릭스 같은 더 큰 공룡을 데려와서 상대방을 위협하고 있다. 더 큰 혈전이 시작될 2019년 IPTV 시장의 장막을 살짝 들어 올려본다.


디지털과 결합할인으로 성장한 IPTV의 지난 10년

▲​1위의 문제는, 영원히 1위여야 한다는 치명적인 숙명에 있다

Internet Protocol Television, IPTV는 인터넷 회선을 기반으로 콘텐츠를 제공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속도를 구현할 수 있는 인터넷망이 디지털 방송과 결합되어야 고화질의 영상을 TV 스크린에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2008년 하반기 상용 서비스 시작부터 기존 인터넷 사업자를 구축하고 있던 이동통신 3사에게 시장을 헌납할 수 있는 구조였다. 현재 우리나라 IPTV 시장은 KT의 ‘올레tv’, SK브로드밴드의 ‘B tv’, LG유플러스의 ‘U+tv’로 삼분지계 되어 있다. 국가 이동통신 산업의 목을 쥐고 있는 그들은, 이미 4천만 이상이 가입된 이동통신 시장을 기반으로 IPTV 산업을 팽창시켰다.

▲​위 사업자의 모회사 주식은 셋 중에 제일 비싸다

일반 시청자 입장에서, 디지털방송이 시작되고 EBS 13번 이후 다음 채널이 100개가 넘는 시대에 살게 된 이상, 누가 그 채널을 공급하든 체감상 가격상 큰 차이는 없다. 하지만 휴대폰은 적어도 2년에 한 번은 바꾸게 된다. 그리고 그때마다 계산기를 두드려주는 그 사람이 ‘결합할인’을 목놓아 부르짖는 걸 보게 된다. 그리고 어차피 휴대폰도 쓰고 인터넷도 쓰는데 TV 방송도 더 할인해준다고 하는 그 결합할인을 굳이 마다할 이유는 없었다. 2016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집계 결과 이동통신 3사의 결합상품 가입자 수 비중은 전체의 84.6%를 차지했다. 그렇게 결합할인으로 성장한 IPTV가 마침내 올 상반기에 들어 케이블과 위성사업자를 제치고 유료방송 점유율 1위를 차지하게 된 것이다.

▲​셋 중 3위는 두려울 것이 없다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집계한 유료방송 점유율 순위를 보면, KT 20.67%, SK 13.97%, CJ헬로 13.02%, LG 11.41%, 스카이라이프 10.19% 순으로 나타났다. 이중 CJ와 스카이라이프를 뺀 3개사가 IPTV 사업자다. 유료방송 분야별 점유율에서 IPTV는 46.05%, 케이블TV가 43.76%, 위성방송이 10.19%를 차지하여 우리는 현재의 IPTV 성장을 목도하게 되었다. 2017년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유료방송을 넘어 방송 시장 전체로 놓고 봐도 IPTV의 성장세가 괄목할 수준이다. IPTV는 2015년 방송 매출이 1조 9천억 원 수준이었으나 2017년도 2조 9천억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지상파 사업자의 매출 규모는 4초 1천억 원에서 3조 6천억 원 수준으로 감소했다. 다른 유선사업자 매출은 이미 IPTV에 뒤처진 지 오래다. 즉, IPTV 사업자의 전체 매출이 지상파 방송국 매출에 근접해가고 있다는 것이다. 담배도 충전해야 하는 시대에 더불어 방송과 통신의 경계도 허물어지고 있다.


용병술과 인수합병이 난무할 IPTV의 2019년

▲​2018년 상반기 유료방송시장 점유율 및 매출 추이

이동통신 ‘넘버쓰리’ LG의 기구한 운명은 사실 지금 IPTV 시장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원체 IPTV 시장 자체가 결합할인으로 성장했고, 그 결합할인은 애초에 이동통신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제공되기 때문에 대략적으로 그 선상에서 IPTV 점유 그래프도 같이 그려질 수밖에 없었다. 올 상반기 IPTV 시장에서 LG는 24.77%의 점유율로 SK 30.34%, KT 44.88%에 이어 ‘역시나’ 업계 3위를 달리는 중이다. 같은 기간 집계된 매출 역시 2,530억 원으로 SK 3,228억 원, KT 5,019억 원보다 뒤처져 있다.


하지만 LG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이기 때문에 쉽게 포기할 리가 없다. 지난 10월 16일부터 해외 용병과 손잡고 단독 서비스를 개시한 것이다. 그 용병은 전 세계 콘텐츠를 주름잡고 있다는 ‘넷플릭스(NETFLIX)’인데, 아직은 다소 불완전하다. 넷플릭스가 오직 LG ‘U+tv’를 통해 콘텐츠를 제공하긴 하는데, 그걸 이용하려면 넷플릭스와 LG의 각 서비스에 가입해서 각각 요금을 지불해야 한다.

▲​1997년 설립, 2016년 한국 진출, 스트리밍(OTT) 서비스로 다 흔들고 있는 넷플릭스

그래서 LG는 내년 초부터 U+tv와 넷플릭스를 한 번에 이용할 수 있는 요금제를 출시하여 우리나라 사람들이 더욱 편리하게 돈을 쓰며 양질의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계획을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IPTV 업계에서는 이 같은 LG의 행보가 업계의 지각을 뒤흔들 수 있는 무시무시한 전략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는 중이다. 2019년의 IPTV 업계에서 또 하나의 주요 이슈는 인수합병이다. 플랫폼이란 것이 결국 가입자 수 경쟁이다 보니, 덩치를 불려 더 큰 입김을 내야 시장을 장악하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우선 넘버쓰리를 벗어나기 위해 몸부림치는 LG가 이 부분에서도 가장 주목받고 있다. 이미 증권업계에서는 LG유플러스가 CJ헬로를 인수합병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게 점쳐지고 있다. CJ헬로는 케이블TV의 1위, 유료방송 전체에서도 SK브로드밴드에 근소하게 뒤처지는 3위 사업자다. LG가 CJ헬로를 사들이면 단번에 업계 2위로 올라선다.

▲​속 터지지만 속 편하다

그런데 업계 2위 SK가 그 꼴을 좌시할 리 없다. 지난 11월 열린 ‘IPTV 10주년 기념식’에서 SK브로드밴드의 수장이 ‘케이블TV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는 값진 활자를 입 밖으로 꺼낸 바 있으며, 업계에서는 케이블TV 2위 사업자 ‘티브로드’가 그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미 이전에 SK브로드밴드는 16년에 CJ헬로를 집어삼키려다가 공무원들의 필사적인 노력에 가로막힌 적이 있었다. 참고로 티브로드는 SK텔레콤 계열이 아니라 태광그룹 계열이다. LG가 CJ헬로랑 합치고, SK가 티브로드를 잡아들이면 두 사업자가 거의 비슷한 가입자를 확보하게 된다. 물론 아랫것들이 뭘 어떻게 합치든 태초부터 업계 1위였던 KT의 아성을 위협하긴 좀 모자라지만, 1위는 1위대로 영원히 1위를 하고 싶은 법이다. 이미 황창규 사장 취임 이후 1위가 예전 같은 1위가 아니라며 대내외적으로 힐난 받는 중이다.

▲​2011년 KT 계열 편입, 2014년 누가 봐도 KT랑 같은 편이라고 보여주는 로고로 개편

KT는 IPTV의 올레tv와 더불어 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를 갖고 있다. 따라서 유료방송 상위 5개 사업자 중에 1위와 5위 사업자는 KT 계열이다. 이것만으로도 무시무시한데, 자꾸 2위, 3위들이 신경을 건드리니까 KT도 ‘딜라이브’라는 케이블TV 사업자를 인수하겠다고 시장에 흉흉한 소문을 퍼뜨리고 있다. 물론 황사장은 지난 10월 미국에서 ‘인수합병도 좋지만 자체적 기술 확보가 더 바람직하다’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같은 전방위적인 노력을 통해, IPTV의 2019년은 더욱 광범위해질 전망이다. 이미 유아교육전시회에 이동통신 3사가 나타나 ‘키즈’시장 공략을 위해 뛰고 있다. 언제든지 아이들을 현혹시켜 부모의 정신건강 증진에 요긴하게 쓰일 키즈 콘텐츠는 IPTV의 가장 직접적인 차세대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5G 상용화를 기반으로 언제 어디서든 증강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서비스가 가시화되고 있다. 따라서 IPTV는 단순히 드라마 다시보기나 VOD, 고화질과 수백 개의 채널이라는 종래의 범주에서 벗어나는 중이다. 새로운 소비 층을 섭렵하고,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IPTV 2019년의 핵심이 될 것이다.


콘텐츠가 좌우하는 IPTV의 다가올 10년

▲​어디든 언제든 연결될 수 있다는 무한한 가능성을 제발 국경과 국적으로 제한하지 말자

넷플릭스 덕분에 LG는 업계 대내외적으로 무차별 폭격을 맞고 있는 중이다. 매출의 90% 정도를 넷플릭스에 헌납하는 것이 정도에 어긋난다는 ‘상도덕론’부터, 외세의 힘을 그렇게 함부로 모셔오면 우리나라 콘텐츠 생태계가 무너진다는 ‘민족자결주의’까지, 비난의 이유는 다양하다. 하지만 비난의 근간은 같다. ‘이건 반칙이다’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 중 그 누구도 넷플릭스에 대항할 수 없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뿐만 아니라 ‘유튜브’의 IPTV 입성에도 벌벌 떨고 있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 IPTV 업계의 현주소다. LG는 이미 지난해부터 ‘유튜브 키즈’를 IPTV에 들여와 키즈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예나 지금이나 결국 우리나라 대기업의 필승 전략은 다른 나라의 힘이다.

▲IPTV 무선시대를 가져온 KT 올레tv air
▲​SK브로드밴드, ITU 전권회의서 10기가 인터넷 선보였다
▲​U+tv와 Netflix가 드디어 만났다

세상이 천지개벽하여, KBS나 MBC 말고도 다른 방송사가 콘텐츠를 만들더니, 이제는 인터넷 전용 콘텐츠 사업자가 등장하여 콘텐츠를 외주 생산하고 인터넷으로만 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터넷은 모바일을 통해 전 세계에 24시간 공급된다. TV보다 모바일로 콘텐츠를 더욱 손쉽게 접하고 그게 더 편한 세상이 도래했다. 콘텐츠 접근 환경과 생산, 유통 구조의 변화는 IPTV의 성장을 만들었지만, 그렇기 때문에 IPTV가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콘텐츠가 결국 핵심이다. 지금 우리나라 콘텐츠 시장을 이끌겠다고 판을 키우고 있는 이동통신 3사는 자체 콘텐츠 역량이 부족하다. 그래서 다른 힘을 끌어다 쓰는 한편 그게 반칙이라고 비난하는 것이다. 그런데 ‘자체’ 콘텐츠에 굳이 목을 매야 하는지도 의문이다. 사실 ‘자주국방’이라는 개념이 초래하는 싸움과 크게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자체 콘텐츠가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건 다른 다수가 그 콘텐츠를 선호한다는 것인데, 그게 넷플릭스가 되든 KT 올레tv가 되든 일반 시청자가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 것인지는 분명치 않은 것이다. 이제 애국심이나 ‘우리’라는 단어는 그만 쓸 때가 되기도 했다.

▲​언제까지나 규제로 모든 것을 제한할 수는 없다

다가올 10년에 IPTV 사업자들은 결정하거나 결정될 것이다. 콘텐츠를 공급하는 통로로 남을지, 그렇게 남다가 통로만 끌어안고 다른 경쟁자의 하수인으로 전락하든지, 콘텐츠를 만드는 생산자로 거듭날 것인지, 그러다가 빚만 잔뜩 지고 한방에 날아가든지, 생산과 유통의 조화를 추구하면서 이도 저도 아닌 채로 역사 속으로 사라지든지, 방법은 다양하고 결과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다만 시청자들과 업계, 공무원들이 생각해야 될 것은, 이제 억지로 시장을 왜곡해서는 장기적으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이다. 넷플릭스나 유튜브는 미국의 콘텐츠 육성정책 같은 것에 빨대를 꽂아 성장한 회사가 아니다. 자국 산업 보호 정책 같은 방어막 속에서 살아남은 콘텐츠는 결국 시들게 되어 있다. 소비자의 선택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원동력이 콘텐츠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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