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수수료 0% 제로페이, 잘 준비되고 있을까?

조회수 2018. 11. 20.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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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각종 지역 화폐, 상품권들을 아우르고 종국적으로는 공공페이로 역할을 하게 될 제로페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12월부터 시행되는 제로페이, 공공페이의 시대가 온다

결제 수수료 0%의 간편결제 시스템인 ‘제로페이’가 곧 시범 사업 시행을 개시할 계획이다. 국회와 민간에서 연내 시행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부정적 여론이 확산됨에 따라 중소벤처기업부와 서울시가 서울페이 서비스 개시를 앞당기며 결정된 것이다. 제로페이는 QR코드를 통해 서울페이와 제휴된 간편결제 앱만 있으면, 소비자는 즉시 상품을 결제할 수 있으며 소상공인은 결제 수수료 없이 판매할 수 있는 형태의 간편결제 서비스다. 지금부터는 우리나라의 각종 지역 화폐, 상품권들을 아우르고 종국적으로는 공공페이로 역할을 하게 될 제로페이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결제 수수료 0%의 간편결제 서비스

▲​전국 각 지역의 지자체들이 자체 지역 화폐를 융통하고 있다

각 지역별로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자 하는 지역용 화폐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고양시에서는 시민에게 제공되는 각종 마일리지, 청년수당 등을 핀테크와 결합해 스마트폰과 카드로 사용할 수 있는 ‘고양페이’를 시도하고 있으며, 성남시에서는 현재 유통되고 있는 성남사랑 상품권을 모바일화하고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지역 화폐로 통용시킬 계획이다. 시흥시에서도 ‘시루’라는 이름의 지역 화폐를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일부 지역들에서는 지역 소상공인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에 대한 시도까지 이뤄지고 있다.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기술들 중 가장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한 것은 서울시의 ‘서울페이’였다.


서울시에서 선보인 서울페이는 QR코드 방식의 간편결제 서비스다. 서울페이는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인식하면, 구매자의 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직거래 결제 시스템을 취하고 있다. 이 방식은 돈이 구매자의 계좌에서 판매자 계좌로 바로 이체되는 구조를 취하고 있기 때문에 카드사, 밴(VAN)사, 전자결제대행(PG)사를 거치지 않기 때문에 별도의 수수료가 발생하지 않는 구조다. 당초 서울페이는 계좌송금 방식으로만 운용될 계획을 밝혔으며, 신용카드 결제 방식의 지원은 계획하지 않고 있음을 알린 바 있다. 서울시는 서울페이에 신용결제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당장 도입되는 것은 힘들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오는 12월 시범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서울페이

서울페이는 중간 결제 과정을 줄여서 소상공인이 부담하게 되는 결제 수수료를 줄이는 데에 주안점을 둔 서비스다. 이는 서울페이에 협력하는 기관, 기업들은 영세 소상공인 관련 결제, 이체 수수료 등의 무료 제공을 확약받은 덕이다. 지금껏 연 매출 기준 3억 원 이하의 영세 가맹점은 결제 수수료율을 0.8%, 3억 원 이상 5억 원 이하의 중소가맹점은 결제 수수료가 1.3%로 적용돼 왔다. 서울시가 밝힌 서울페이의 수수료는 0%로, 이를 통해 서울시는 소상공인의 수수료율 지출을 줄이고자 하고 있다. 서울시는 결제 플랫폼 사업자, 시중은행과 공동으로 기본 인프라에 해당하는 공동QR을 개발하고 허브 시스템을 구축해 운영할 계획을 밝혀왔다. 이는 하나의 QR코드로 결제가 가능해지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였다.


18개 은행, 10개 간편결제 서비스사 참여

▲​별도의 앱을 설치해야 하는 포스트페이 또한 수수료 0%의 간편결제 서비스

서울시에서 시도되는 서울페이, 경상남도에서 시도되는 경남페이 등 각 지역별로 진행되던 공공 간편결제 서비스는 통합을 전제하고 논의되는 중이다. 지역별 페이를 통합하지 않으면 호환성이 떨어지고 사용하기도 복잡해질 것이라는 이유로, 플랫폼을 단순화하기 위해 진행되고 있는 통합 공공 간편결제 서비스는 현재 ‘제로페이’라고 불리고 있다. 이는 서울페이, 경남페이는 물론 인천광역시, 부산광역시, 전라남도 등에서 시도되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합함과 함께, 중소벤처기업부가 준비하고 있는 소상공인페이를 모두 아우르는 개념의 서비스가 될 계획이다. 다만 여기에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우정사업본부가 지난 9월 3일부터 서비스하고 있는 포스트페이는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제로페이의 구축을 위해 나선 것은 정부,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서울페이의 서울시였다. 여기에 18개 은행과 10개 간편결제 서비스 운영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참여은행은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의 4대 시중은행과 경남은행, 케이뱅크, 기업은행, 부산은행, 농협은행, 산업은행, 수협은행 등이다. 간편결제사는 당초에 이야기된 카카오페이와 비씨카드가 빠지고 네이버, 페이코(엔에이치엔페이코), 한국스마트카드, 신세계아이앤씨, 토스(비바리퍼블리카), 한국정보통신, 인스타페이, 갤럭시아커뮤니케이션즈, 쿠콘, 그리고 하나카드다. 서울페이 계획 발표 시에 거론되었던 카카오페이가 시범사업에 불참하는 것은 이들이 이미 보급한 QR코드 결제 체계와 제로페이에서 사용할 QR코드가 호환되지 않는 점 때문이었다. 

▲​지난 7월 지자체, 은행, 간편결제 서비스사들이 모여 제로페이를 위한 업무협약식을 체결했다

카카오페이가 불참을 선언하기도 한 결제용 QR코드의 규격은 금융위원회가 마련해 지난 11월 6일 제정, 공표했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결제원, 금융보안원 등과 민간전문가가 함께 작업한 QR코드 결제 표준은 제로페이의 공식 결제 표준으로 쓰이게 된다. 정부 차원에서 QR코드 표준이 만들어진 이유는 결제의 범용성과 보안성을 높이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QR코드 결제 표준 지정에 따라 제로페이 가맹점은 탈퇴, 폐업 즉시 코드를 파기한 뒤 가맹점 관리자에게 신고해야 하는 등의 파기 원칙도 함께 정해졌다.


신용 거래 불가, 그 대신 제공되는 혜택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중국 기업의 페이 서비스들과도 제휴를 계획하고 있다

빠르게 논의되고 있는 제로페이는 서울시가 먼저 시범사업을 시도할 예정이다. 공공페이들이 기치로 내걸었던 수수료율 0%를 실현하기 위해, 제로페이는 서울페이 발표 때도 이야기된 ’신용카드 결제 미지원’ 정책을 시범사업 때도 고수할 계획이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오프라인에서 바로 금액이 빠져나가는 현금거래보다는 '외상'과도 같은 신용카드 결제를 선호한다는 점에서 제로페이의 실용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은행계좌에 결제금액만큼 잔액이 있어야 하며, 신용카드로 결제할 시에 받을 수 있는 포인트 적립, 할인 혜택 등의 부가 서비스가 없다는 점이 서울페이 확산의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수수료율이 없다는 이야기는 달리 이야기하자면 서울시가 서울페이로 취하는 수익이 없다는 이야기가 된다. 수익이 없는 상황에서 여타 신용카드, 간편결제 서비스들처럼 별도의 부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로페이는 이와 같은 지적에 대해 결제 금액 40%의 소득공제율을 적용이 해결책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연봉 5,000만 원인 직장인이 2,500만 원을 제로페이(서울페이)로 소비할 경우, 연말정산으로 약 79만 원을 환급받게 되며 이는 동일 금액을 신용카드로 사용했을 경우보다 48만 원을 더 돌려받게 되는 셈이다. 또한 제로페이의 부가 서비스로 교통비, 공용주차장, 문화시설, 공공자전거 따릉이 등 서울시가 운영하는 유료 서비스들의 할인 혜택도 제공할 계획을 밝히고 있다. 제로페이의 소득공제율 40%는 앞서 이야기한 신용카드의 15%, 체크카드의 30%보다 높으며, 간편결제 서비스에 등록된 전화번호로 현금영수증이 자동으로 발행되는 시스템이라 사용에도 상당한 편의성을 가져다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울페이 이용자들에게는 공공 서비스의 할인 혜택이 주어질 예정

제로페이를 통해 소상공인의 사업을 장려하는 방안의 한 방편으로, 관광객들이 이용하는 중국 알리바바의 알리페이, 텐센트의 위챗페이와도 연계되는 방안이 현재 논의되는 중이다. 연간 600만 명의 중국 관광객을 골목상권으로 끌어들여 소비 촉진에 힘을 싣기 위한 것이다. 제로페이는 별도의 앱, 프로그램을 배포하는 형태가 아니라 기존 간편결제 서비스 사업자들이 만든 플랫폼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형태이기 때문에, 페이코나 네이버페이의 사례처럼 중국의 간편결제들도 제휴만 이뤄진다면 어렵지 않게 국내에서의 사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까지는 큰 잡음 없이 준비되고 있는 상황

▲​신용 결제를 지원하지 않는다는 점은 제로페이의 가장 큰 우려점

공공페이인 제로페이가 가야 할 길은 아직 멀다. 우선 이용자를 제대로 확보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우려다. 이미 많은 가입자를 확보한 민간 기업과의 경쟁에서 제로페이가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을 것인가는 이들이 가장 먼저 내놓아야 할 해답이 될 것이다. 시범운영이 되기 전의 단계인 지금의 시점에서 조심스레 평가해 보자면, 소상공인의 입장에서는 결제 수수료가 없는 서비스며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소득공제율과 공공 서비스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결제 수단이라는 점은 제로페이가 내놓을 수 있는 가장 매력적인 카드로 봐야 할 것이다. 사업 준비의 단계에서의 시장성 마련은 어느 정도 되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새로운 기술보다는 기존의 금융 사업자들을 ‘짜내서’ 운영되는 서비스라는 비판에 대해서도 제로페이는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제로페이가 수수료 0%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은행사들의 이체 수수료 0원의 덕이었으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인프라를 구성하는 데에 빠른 속도로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었던 것은 현재 이미 앱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사들의 적극적인 협조 덕이라 할 수 있다. 뒤집어 이야기하자면 이들 기존 사업자들의 협조가 없는 상태에서는 제로페이는 제대로 운영되기 힘든 서비스라는 이야기도 된다. 하지만 제로페이는 은행사들의 입장에서는 사용을 위해서 잔고를 채워야 하는 서비스기에 예금액 유치에 도움이 되는 서비스며, 간편결제 서비스사들에게도 규모 확대를 위해 유용하게 활용될 서비스가 될 것이 분명해 보인다. 마냥 제로페이를 기존 금융사들의 무조건적인 자발적 협조로 운영되는 서비스로 매도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제로페이를 견제한 기존 금융사들의 QR코드 기반 결제 서비스들도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제로페이의 첫 시작을 끊을 서울페이는 지난 10월 29일부터 공동 가맹점을 모집하기 시작했으며, 오는 12월 17일 시범 사업 개시의 절차를 거칠 계획이다. 종국적으로는 내년부터 전국적으로 시행될 제로페이는 종국적으로 전국의 지역 화폐, 지역 전용 상품권을 흡수하고 대체할 서비스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로페이는 금융 사업자 등 직접적으로 이권이 얽힌 이들과 큰 마찰 없이 조심스레 준비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까지처럼 비교적 큰 잡음 없이 천천히 준비가 이뤄진다면, 제로페이는 시범 운영, 정식 서비스까지 순탄한 길을 걸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디 제로페이가 소상공인들의 수수료 부담을 효율적으로 덜어줄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제대로 자리를 잡을 수 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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