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대담] 무인점포 시대,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왔을까

조회수 2018. 7. 26.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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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무인점포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최근 인공지능, 머신러닝, 컴퓨터 비전 등 최신 ICT 첨단 기술의 집합체라 할 수 있는 무인점포가 하나 둘 생겨나고 있다. 아마존이 세계 최초로 내놓은 무인점포, 아마존고를 시작으로 리테일 산업에 급속도로 번지고 있는 양상이다. 무인점포라는 말만 들으면 사실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로 운영되는지 상상하기 어렵다. 과연 무인점포는 지금 어디까지 왔을까. 그리고 국내에서는 어떤 형태로 운영되고 있을까. IT 기자들과 함께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눠봤다.

▲ 이제는 무인점포 시대, 우리나라는 어디까지 왔을까

무인점포,

어디까지 왔을까

- 아마존, 2016년부터 시범적으로 오픈하던 '아마존고' 대중에 오픈

- 입점한 손님이 곧 계정, 시스템 상 절도 어려워

- 빙고 박스, 타오카페 등 중국의 무인점포 급속도로 성장

- 국내 무인점포, 아직 갈 길 멀어

- 핀테크와 사물인터넷 및 생체 인증까지, 첨단 기술의 집약체 


이귀주(이하 이): 안녕하세요~ 알면 돈이 되는 IT 상식! 앱스토리 IT스토리의 이귀주 기자입니다. 아마존이 실험적으로 운영했던 무인점포인 아마존 고를 확대하고 있죠. 우리나라의 무인점포는 어느 위치에 있는지 또 사용되는 기술은 어떠한 것이 있는지 이야기 나누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두 분 안녕하세요.


원수연(이하 원): 앱스토리매거진 원수연 편집장입니다. 


최덕수(이하 최): 앱스토리매거진 최덕수 기자입니다. 

▲ 이귀주 기자
▲ 원수연 편집장
▲ 최덕수 기자

아마존고,

대체 어떤 시스템일까

이: 2016년 12월 5일 미국 시애틀의 아마존 본사 1층에서 처음으로 아마존 고를 시범 영업했었죠. 매장에 들어설 때 스마트폰용 아마존고 앱을 실행시켜 QR코드를 스캔하고 입장한 다음, 점포 내에서 사고자 하는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하면 되는 완전 무인점포 시스템인데요. 이런 무인점포 시스템, 활용 면에서 어떻게 보고 계신가요?


원: 아무래도 사람과 부대끼는 것을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좋겠죠. 그런데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면서 일자리가 급격하게 줄어들게 되는 것이 이러한 기술의 발전으로 인한 것이라고 봐요. 이런 사례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기술로 인해 따라오는 편리성, 반면에 이로 인해 일자리를 잃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이 두 가지를 항상 염두에 둬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그렇군요. 그런데 QR코드만 입력하고 물건을 들고 나오기만 해서 참 신기한데 어떻게 물건을 계산하지 않고 그냥 갈 수 있는 건가요?


원: 아마존고는 매장에 입장한 손님을 아마존 계정으로 봐요. 다들 계정 하나씩 갖고 계시죠? 그 계정을 고유 인식체로 보는 거죠. 그리고 카메라와 센서로 고객이 어떤 물건을 집었는지 추적한 다음 실제 계산은 아마존 계정으로 청구하는 구조를 띠고 있어요.


이: 와, 정말 신기하네요. 정말 IT세계로 들어온 기분이에요. 그럼 그 기반을 가능하게 한 아마존고에 적용된 기술은 어떤 것이 있나요?



최: 아마존고에는 자율주행차에도 적용되고 있는 컴퓨터 비전, 딥러닝, 센서 퓨전 기술 등이 적용되어 있어요.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원형 카메라가 고객의 움직임을 따라다니고, 제품을 집으면 이를 감지해 고객의 아마존 계정 장바구니에 상품이 담기는 거죠. 카드 정보만 입력되면 결제가 되는 시스템 덕분이죠. 혹시나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원래 있던 선반에 다시 되돌려 놓으면 장바구니의 상품은 삭제돼요.


원: 아마존고 매장 천장에 보시면 검은색의 블랙박스 모양 센서가 약 100여 개 정도 부착돼 있어요. 상품에는 별도의 센서가 있지는 않은데 대신에 진열대에서 고객이 물건을 집는 행위를 인지하기 위해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서 진열대에 설치된 카메라가 고객의 손이 물건에 닿음과 함께 연속 촬영을 하는 거죠. 이를 통해서 어떤 고객이 즉 어떤 계정이 어떤 상품을 선택한 것인지 확인하는 과정을 거치게 됩니다.


최: 그리고 마지막으로 쇼핑을 마친 고객이 상품을 가지고 매장을 나서면, 아마존고는 고객이 장바구니의 상품을 실제로 구매한 것으로 인식하고 아마존 계정으로 구매 비용을 청구하죠. 배달된 청구서에는 구매한 상품은 물론 매장에서 머무른 시간까지 표시되어 있어요. 아마존은 이 일련의 과정에 쓰인 기술들을 통칭해서 '저스트 워크아웃 테크놀로지'라고 칭하고 있고요.

▲ 저스트 워크아웃 테크놀로지

아무도 모르게

가지고 나갈 수는 없을까?

이: 근데 이야기를 듣다 보니 한가지 의문점이 생기는데요? 감시하는 직원도 없고 그냥 입장해서 물건을 가지고 나오는 거라면 몰래 훔쳐서 매장을 빠져나가는 것도 쉽지 않을까요?


원: 그래서 아마존고에서 한 가지 실험이 행해졌어요. 점포 내에서 물건을 가방에 넣어 밖으로 나오는 절도를 실제로 행한 것인데요.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실험자들은 상품을 훔치는 데 실패했다고 해요. 이는 아마존 계정 보유 여부가 아마존고 매장 입장을 위한 전제 조건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에요. 아마존은 아마존 계정이 없고 아마존고 앱을 설치하지 않은 사람은 아마존고 매장 안으로 들어갈 수 없도록 원천적으로 통제하고 있어요.


최: 추가적으로 말씀드리자면, 점포 안에서 고객이 물건을 집으면 그 어떤 물건이라도 집는 순간 그 고객의 장바구니에 담기게 돼요. 상품을 제자리에 돌려놓지 않는 이상은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삭제시킬 수 없고요. 물건을 몰래 숨겨서 계산을 하지 않고 매장을 빠져나가는 것은 아마존고의 결제 시스템 하에서 아무런 소용이 없는 거죠. 여기서 한가지 의문이 드는데, 편집장님과 제가 아마존고에 가서 편집장님이 집은 물건을 제 장바구니에 넣었을 때는 어떻게 결제가 되는 걸까요?


원: 그런 경우 제 계좌로 돈이 나가는 거고, 저는 최 기자님을 신고하면 되는 겁니다. 


이: 아마존고의 계정과 어플이 무조건 필요하고 없을 경우에는 출입이 완전히 통제되며 물건을 집는 순간 바로 계정에 등록이 된다는 말씀이시죠?


최: 그렇죠. 일단 계정이 없으면 출입이 아예 불가능하니까 그만큼 절도도 힘든 것 같아요.

▲ 고객이 쇼핑하는 동안 원형 카메라가 고객의 움직임을 따라다닌다

중국의 무인점포 시스템,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원: 그리고 이웃나라인 중국은 무인점포 시스템에서 우리보다도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중국의 대형 전자 상거래 업체들은 속속 무인점포 운영 계획을 밝히고 있고, 여기에 식품 업체들도 가세해서 무인점포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수 있어요.


최: 중국의 시장조사업체 아이메이리서치는 중국 무인점포 시장 매출 규모가 2020년까지 300조 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내다본 바 있죠. 현재 중국 무인점포의 선두주자는 빙고 박스가 있어요. 빙고 박스는 작년 기준으로 약 150여 무인점포를 운영 중이고요, 올해 내로 가맹점을 5,000개까지 확충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해요. 중국에서 운영되고 있는 무인 편의점들 또한 그 기본적인 메커니즘은 아마존고와 유사하고요.


이: 중국 역시 앱을 통해서 가능한 건가요?


최: 그렇죠. 앱을 통해 인증된 이용자들만 점포에 입장할 수 있도록 통제된 환경을 기본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원: 또 하나 더 예를 들자면 중국 최대의 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기술적으로 아마존고에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무인 편의점을 선보였어요. 알리바바의 무인 편의점인 타오카페는 아마존고가 취하고 있는 방식과 유사한 형태로 운영되고 있는데요. 매장 입장을 위해서는 알리바바의 타오바오 앱, 그리고 결제를 위한 알리페이 계정이 요구돼요. 타오카페 방문 시 고객은 결제가 가능한 알리페이 앱으로 QR코드를 생성해야 하고, 입점 이후에는 매장에 설치된 수많은 카메라들이 고객의 동선을 추적하죠.



최: 해외에서는 정말 QR코드가 잘 되어있는 것 같아요. 또 계산대를 지나서 매장을 나서면 고객이 집은 상품을 스캔하고, 알리페이 계정으로 구매대금을 자동결제시키는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 중국 무인점포의 선두주자, 빙고 박스

국내 무인점포 시스템,

아직 무인 계산대에 지나지 않아

이: 중국은 이미 타오카페가 활성화되어 있고 빙고 박스가 올해 내로 무인점포 가맹점을 5,000개까지 확충할 계획이라고 하니, 우리나라는 어떤지 궁금해지는데요?


원: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신세계그룹의 이마트24와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이 무인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죠.


최: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운영되는 무인점포에는 아마존고, 타오카페처럼 고도의 인물 추적, 센서 기술이 사용되고 있진 않아요. 이마트24 무인점포의 경우에는 매장 입구에 카드를 인식시켜 입점하고, 고객이 개별 상품의 바코드를 직접 찍어 결제해야 하는 구조를 취하고 있어요.


원: 사실 어떻게 보면 대형 마트의 무인 계산대와 사실상 동일한 구조 같아요. 세븐일레븐 같은 경우는 무인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선보였는데, 이마트24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신체 정보 인증을 한 고객만 점포에 입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요. 여기에는 롯데카드와 연동된 정맥 인증 결제 시스템 핸드 페이가 사용되고 있고요.


이: TV 광고에서 봤어요. 핸드 페이가 여기서 사용되는군요.


최: 저도 그 광고 참 센세이션이라고 생각했는데. 카드 찍는 곳에 손을 갖다 대니까 삑 하더니 결제가 되더라고요. 엄청 신기했어요. 정말 기술의 발전이 이렇게까지 가는구나 이 생각이 들더라고요.


원: 핸드 페이는 저도 신기하더라고요. 어떻게 사용이 되냐 하면 입장 시에 자기 정맥의 특성을 미리 등록하고 이를 본인 명의의 신용카드와 연계하는 방식이에요. 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도 마찬가지로 고객이 가져온 상품을 직접 스캐너에 통과시켜 물건을 인식시켜야 하는 구조로 아마존처럼 장바구니에 담아주는 방식은 아니에요.


이: 이마트 형식에 핸드 페이가 추가된 거라고 볼 수 있겠네요.


최: 다시 말해서 국내의 무인 편의점 관련 기술은 입점 시 이용자를 특정한다는 개념만 채택하고 있는 상태고, 매장 내에서 고객 움직임을 추적하고 집은 상품을 자동으로 결제하는 기술은 적용돼 있지 않은 상태라고 보시면 될 거 같아요. 국내 무인 편의점 내 카메라는 고객 동선 분석을 위한 장비가 아닌 단순 감시용 CCTV고요.

▲ 세븐일레븐 시그니처

무인점포에

필요한 기술은?

이: 그럼 마지막으로 앞으로 상용될 무인편의점에 필요한 기술에 대해서 정리해 주실 수 있으신가요?


원: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바로 입장이겠죠. 무인점포에 어떻게 들어가냐인데,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편의점 무인점포화는 입장한 고객을 특정할 수 있는 앱 기술이 필요해요. 아마존과 알리바바처럼 현재 자사의 앱으로 QR 코드를 생성해 인증된 고객만 무인점포에 입장하도록 하는 거죠.


최: 다음으로는 이제 핀테크예요.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별도의 정산 과정 없이도 자동으로 결제할 수 있도록 한 간편 결제 기술이야말로 무인점포를 현실화시킬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죠.


이: 매장 내에서 고객이 선택한 상품을 인지하기 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나요?


최: 그게 바로 사물 인터넷 기술입니다. 이용자가 어떤 상품을 집었음을 실시간으로 식별하고, 그것을 또 고객의 계정에 연동시키는 일련의 작업은 사물 인터넷 기술의 발전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부분이에요.


이: 우리나라의 생체 인증 기술은 어떤가요?


원: 생체 인증 기술은 무인 편의점을 구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로는 보기 힘들어요. 이용자를 특정 시킬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별도의 생체 인증 과정 없이도 무인점포는 실현될 수 있으니까요.


최: 이렇게 국내 사례로 보듯이 편의점 무인화는 기술 발전과 시장의 필요가 맞물려서 빠르게 진행되고 있잖아요. 당장 모든 편의점이 무인화가 되는 급격한 변화가 일어나지는 않겠지만 변화하는 속도는 점차 가속도가 붙어서 아주 멀지 않은 미래에 편의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점포 상당수가 무인화로 이루어질 거라고 봅니다.


이: 정말 그렇겠네요. 인공지능, 사물 인터넷 확산 등의 기술 발달이 맞물리면서 무인화에 대한 미래가 기대됩니다. 두 분 말씀 잘 들었고요,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지 할게요. 좋은 정보 주신 두 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듣고 싶고~ 알고 싶은~ 주제가 있다면 댓글 남겨주세요. 우리는 다음 방송에서 다시 만나요.  


원, 최: 안녕히 계세요.

▲ 아마존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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