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금도 나눠주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열풍, 새로운 트랜드로 자리잡을까

조회수 2018. 6. 14. 08:0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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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서비스들은 최근 급속히 이용자들을 모으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점심시간에만 급속히 동시 접속자가 증가하는 희한한 서비스가 요즘 인기다. 하루에 단 한 번, 15분 동안만 치러지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의 이야기다. 10개 내외의 문제가 출제되고, 전문 방송인이 진행을 맡아 보는 것만으로도 재미를 주는 서비스. 게다가 이 문제들을 모두 맞히면 상금까지 얻을 수 있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서비스들은 최근 급속히 이용자들을 모으며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다. 지금부터는 이제 막 시작된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들은 과연 어디에서 유래된 서비스들인지, 그리고 이들은 어느 곳을 바라보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 나가게 될 것인지 진단하고 살펴보고자 한다.


폭넓은 사랑을 받는 고전적인 콘텐츠, 퀴즈

▲ 퀴즈는 현대 사회가 오기 전에도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사람들이 즐기던 유희거리였다

단순히 누군가가 퀴즈를 맞히는 것을 보면서 감정을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이용자들이 퀴즈를 풀 수 있는 형태를 취한 ‘게임’들도 우리에게는 익숙한 개념이다. 지금도 많은 아케이드 센터(오락실)에는 퀴즈를 즐길 수 있는 아케이드 게임기가 다수 존재하며, 모바일 게임으로도 다수의 게임이 지금까지 선을 보인 바 있다. 넥슨이 온라인 게임 초창기 선보였던 퀴즈퀴즈를 필두로, 우리나라 게이머들에게 있어서도 퀴즈를 주요 소재로 삼은 게임은 그리 생소한 개념은 아니다.

▲ 종영된 무한도전을 대신해 편성된 MBC의 ‘뜻밖의 Q’

하지만 폭넓은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최근 몇 년 동안은 퀴즈 장르의 콘텐츠가 우리나라에서는 침체 일변도를 걸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TV 프로그램 다수는 90년대 말을 기점으로 순차적인 폐지의 길을 걸었으며,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도 제대로 된 성공을 거둔 퀴즈 게임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해외에서는 높은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퀴즈 요소를 도입한 수집형 RPG 장르도 국내에서는 그다지 재미를 못 보고 있는 실정이다. ‘퀴즈’라는 키워드가 힘을 잃어버린 올해, 이례적이게도 현재 시장에서는 과거보다도 더 거센 강도로 퀴즈쇼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열풍의 시작은 미국의 HQ트리비아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기업들이 최근 연이어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를 선보이고 있다. 많은 기업들 중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는 기업으로는 네이버의 자회사 스노우, NHN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캐시슬라이드로 유명한 엔비티의 세 회사를 꼽을 수 있다.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하루에 1회, 약 15분간 동안만 퀴즈쇼를 진행하고, 그날의 모든 퀴즈를 다 맞힌 이용자들에게 상금을 N등분해서 나눠주는 형태의 서비스를 하고 있다. 국내의 모든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제공자들이 동일한 포맷을 취하고 있는 것은 이들 모두가 해외의 성공사례를 충실히 벤치마킹하고 있기 때문이다.

▲ 미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HQ트리비아

이들이 벤치마킹하고 있는 콘텐츠는 미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원조 모바일 퀴즈쇼 앱 ‘HQ트리비아’다. 인터미디어랩이 2017년 8월 출시한 이 앱은 인터넷 생방송과 퀴즈쇼를 결합한 콘텐츠로, 유명 코미디언 스콧 로고스키가 출연해 12개의 선다형 퀴즈를 제시하고 이를 모두 맞힌 유저들이 총상금을 배분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한 문제당 제한시간은 공통적으로 10초, 퀴즈가 시작되면 이용자들의 중간 참여는 불허된다. 이용자들은 퀴즈쇼가 진행될 때 실시간 채팅창을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 있으며, 퀴즈쇼 진행자들은 채팅 창의 내용을 보며 피드백을 주기도 한다.

▲ HQ트리비아의 제작자는 동영상 앱 '바인'을 만들었던 콜린 크롤과 러스 유수포브

미국의 유명 TV 퀴즈쇼의 포맷을 그대로 차용하고, 퀴즈라는 콘텐츠에 모바일 디바이스를 통한 실시간 인터렉션을 구현, 거기에다가 ‘상금’이라는 솔깃한 요소를 결합시킨 HQ트리비아는 서비스 4개월 만에 누적 사용자 40만 명 돌파, 매회 방송 평균 동시 접속자 수십만 명이라는 성공적인 지표를 기록하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IT전문 매체인 리코드에 따르면 앱 제작자들은 HQ트리비아를 위해 약 1억 달러의 벤처 투자를 추진하고 있으며, 실제 기업의 가치평가는 그 이상인 것으로 전해진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국내 서비스들

▲ 중국의 대부분의 퀴즈쇼 서비스들은 HQ트리비아를 그대로 옮겨온 듯하다

국내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들은 정확하게는 HQ트리비아보다 IT 서비스의 양태가 우리와 가까운 중국 백만의위너의 성공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가장 두각을 나타내는 플랫폼은 지난 2월부터 서비스되고 있는 스노우의 ‘잼라이브’로 이 앱의 평균 접속자 수는 7만 명, 그리고 주말이면 급등하는 동시 접속자 수는 최근 13만 명을 돌파한 것으로 전해진다. 캐시슬라이드로 유명한 엔비티는 지난 3월부터 퀴즈포텐에서 이름을 바꾼 ‘더 퀴즈 라이브’라는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이 앱 또한 평균 접속자 3만 명을 기록하며 성공을 이어가고 있다.

▲ 빠르게 움직여 시장을 선점한 스노우의 잼라이브

여기에 최근에는 NHN엔터테인먼트가 가세했다. 페이코와 연계된 새로운 퀴즈쇼 ‘페이큐’를 내놓은 것이다. 이들은 팟캐스트 앱 ‘팟티’를 통해 페이큐 방송을 진행하고, 상금은 페이코와 연계시켜 페이코 포인트로 전환시켜 주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페이큐 또한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한 자사의 다른 플랫폼들과 연계를 시키면서 빠른 속도로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는 추세로, 현재 첫 방송에 비해 접속자 수가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전해진다.


달라진 이용자들의 콘텐츠 소비 행태를 대표하는 서비스

이들 앱들은 빠르게 이용자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과 함께, 모두 현재 이렇다 할 수익모델을 갖추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잼라이브, 더퀴즈라이브, 페이큐 모두 현재는 앱 내에서 직접적으로 이용자들이 구매할 수 있는 상품을 판매하고 있지 않은 것이다. 상금을 주된 보상으로 설정한 앱의 기본 성격 때문에라도, 이런 형식의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들은 앞으로도 인앱상품을 판매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자연스레 이들 서비스들은 앞으로 광고, 마케팅의 영역에서 주로 활용될 것이며, 앱 결제를 통한 직접적 수익 창출은 힘들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 엔비티의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 서비스는 캐시슬라이드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현재 시장에 뛰어든 플레이어들도 이 서비스를 통해 인앱결제를 통한 직접적 수익 창출은 목표로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NHN엔터테인먼트는 팟티와 페이코의 이용자 확보, 스노우는 이용자 풀의 확대, 엔티비는 캐시슬라이드에 이은 마케팅 채널의 추가 확보가 서비스의 주된 목표인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이는 곧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들은 스스로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는 자생력이 약하며, 매체력이 제대로 확보되지 못한다면 장수하기 힘든 서비스가 될 수도 있다는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도 풀어서 볼 수 있다.
▲ 후발주자인 NHN엔터테인먼트는 페이코, 팟티와의 연계가 주된 전략이다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의 열기는 현재 TV로 옮겨가고 있다. 이 서비스들과 비슷한 포맷의 예능 프로그램들이 속속 론칭되고 있으며, 또 이들이 주말 황금시간대에 배치되고 있는 형국이다. 거기에 최근에는 국내 선발주자들의 실적에 영감을 받은 중국 대형 서비스사들의 국내 진출 소식도 들려오고 있다.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는 현재 태동기를 지나고 있으며 뜨거운 관심 속에서 하루가 다르게 커가고 있지만, 이 서비스들이 긴 시간 이용자들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장수 서비스가 될 수 있을지는 아직은 예단하기 힘든 상황으로 보인다.


분명한 것은 이 모바일 실시간 퀴즈쇼는 예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이용자들의 미디어 소비 행태를 보여준다는 점이다. 과거처럼 선별된 일부 참가자들에게 감정이입하며 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현대의 사람들은 쇼에 직접 참여하고 또 실시간으로 의견을 나누는 형태로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이는 일방적 콘텐츠 제공방식인 기존의 매스미디어의 침체, 그리고 유튜브나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들의 급부상이라는 현대의 미디어 소비 행태 변화와도 이어서 생각할 수 있는 화두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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