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단지 앱으로 시작해 가장 주목받는 스타트업이 된 그들, 우아한형제들

조회수 2018. 4. 18. 08:2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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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스타트업보다도 성공한 '대표 스타트업'

촉망받던 스타트업이 커진 규모와는 달리 실적이 받쳐주지 못해 무너지는 광경을 우리는 자주 목격한다. 스마트폰 시대에 들어 급부상한 많은 스타트업들이 성공 이후의 성장의 단계에서 턱없이 높아진 시장의 기대치를 충족치 못하고, 제대로 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채 무너지고 있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기업인 ‘우아한형제들’은 비슷한 시기에 성장한 다른 어떤 스타트업보다도 시장의 관심이 뜨거웠던 스타트업이었다. 그리고 이들은 시장의 비관적 전망과는 달리 작년 큰 폭의 성장을 이루며 시장의 높아진 기대를 제대로 충족시키고 있는 ‘대표 스마트 스타트업’으로 도약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으로 유명한 바로 그 기업

‘우아한형제들’은 지금까지 대규모 마케팅을 통해 없던 시장을 형성하고 성장시킨 스마트폰 시대의 대표적 선도 기업으로 꼽힌다. 배우 류승룡이 출연한 광고는 안 보이는 곳이 없을 정도로 전국의 매체를 뒤덮었고, 그 덕에 기업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인 배달의민족은 순식간에 스마트폰 서비스의 태풍의 핵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대규모의 광고비 지출로 인해 이들이 받아들었던 성적표는 그다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190억 원의 광고비를 지출한 2014년에는 150억 원이 넘는 적자를, 2015년에는 매출 459억 원에 영업손실 249억 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크게 성장한 매출에도 불구하고 마케팅비 지출과 메워지지 않는 적자로 인해 이들의 사업 전망은 불투명한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

▲ 당초에 장난삼아 공표했던 실적을 빠른 속도로 실현한 회사

하지만 이듬해인 2016년에 반전이 일어났다. 우아한형제들은 2배 가량 뛴 849억 원의 매출을, 그리고 실적은 마이너스 성장의 골을 벗어나 마침내 흑자를 기록했다. 그리고 작년에 이르러서 이들은 ‘홈런’이라고 불러도 부족함이 없는 대박을 터트리는 데에 성공했다. 1,626억 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직전연도 대비 2배 가까운 매출 성장세를 유지한 것에 이어, 2016년의 10배에 달하는 217억 원의 영업이익까지 달성한 것이다. 2014년 월간 500만 건이었던 주문량은 2016년에는 1천만 건으로 늘어났고, 2017년 말에 이르러서는 1,800만 건까지 증가했다. 월간 이용자 수도 600만 명을 넘어섰다. 여전히 실적은 누적적자 169억 원을 기록하고 있지만 이 추세대로라면 올해에는 누적 실적도 메워낼 것이 확실시된다.

▲ 현재 우아한형제들은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배달의민족을 통해 거래되고 있는 식음료의 매출 규모는 연간 3조 원에 달한다. 배달음식 시장의 전체 규모는 업계 추산 약 15조 원으로, 여기에서 20%가량을 차지하는 거래가 우아한형제들의 서비스를 통해 발생되고 있다. 단일 업체가 거대 시장을 이 정도로 점유하고 있다는 것은 그 시장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위치에 올라있는 것으로 평가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지금부터는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우아한형제들의 탄생과 걸어온 발자취를 되짚어 보고자 한다.


경영하는 디자이너, 김봉진 대표

우아한형제들의 창업자 김봉진 대표를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있는 문장은 ‘경영하는 디자이너’다. 이모션, 네오위즈 등 IT, 광고 등의 분야에서 디자이너로 사회생활을 시작한 그가 창업에 몸을 던졌던 것은 2008년이었다. 첫 번째로 창업에 도전한 분야는 ‘가구’였다. 수제 디자인 가구 사업으로 창업한 그의 첫 시도는 안타깝게도 실패로 돌아갔고, 1년 동안의 사업 끝에 남은 것은 약 2억 원의 빚이었다.

▲ B급 정서가 가득한 제작물들은 우아한형제들의 상징과도 같다

빚을 갚기 위해 낮에는 NHN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고, 밤에는 별도의 디자인 시안 일감을 하며 빚을 갚아가던 그는 빚을 채 다 갚기도 전인 2010년에 다시금 창업에 도전했다. IT 분야의 전문가 5명과 UX 컨설팅 에이전시인 ‘플러스엑스’를 공동창업한 것이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는 다시금 사표를 던지고 오직 자신만의 사업모델을 궁리하기 시작했다. 보다 심도 있게 디자인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원에 진학한 그가 금번에 주목한 분야는 스마트폰 앱이었다. 때마침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가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받아들이며 급변하고 있는 시기였다. 김봉진 대표는 처음에는 스마트폰용 전화번호부 앱을 만들고자 했으나, 수익성과 확장성, DB 구축의 어려움에 한계를 느끼고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리게 된다. 그게 바로 ‘배달’이었다.

▲ 상업용으로도 사용이 가능한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 폰트들

그는 길거리를 다니며 5만 개의 전단지를 모아서, 이를 정리한 전단지 앱 ‘배달의민족’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출시했다. 배달의민족은 앱 디자인은 김봉진 대표가, 그리고 현재는 CTO를 역임하고 있는 김봉진 대표의 셋째 형이 클라이언트 개발을 담당해 완성된 앱이다. 배달의민족은 최초의 배달 앱은 아니었는데, 이 앱이 출시된 시점에 이미 시장에는 배달통, 배달114 등 경쟁자가 이미 자리를 잡고 있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김봉진 대표 특유의 B급 정서가 가득 담긴 디자인, 그리고 발로 뛰어 모은 배달점 데이터베이스가 무기가 돼 배달의민족은 양대 앱스토어 다운로드 순위 1위에 등극하며 마침내 성공을 거두게 된다. 앱 서비스 사업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김봉진 대표는 개인사업자로 출발한 우아한형제들을 법인으로 전환시키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 나가기 시작한다.


대규모 투자, 그에 따른 더 큰 성공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의민족이 지금처럼 큰 성공을 거뒀던 비결은 무엇일까. 앞서 이야기한 대로, 많은 이들은 여기에 대한 해답으로 ‘마케팅’을 주로 이야기한다. 이들이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이름을 각인시킬 수 있었던 가장 큰 계기는 다른 어떤 스타트업보다도 빠르게 그 가치를 인정받고 또 대규모를 투자를 유치했으며, 투자금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거행해 인지도를 높인 공격적 전략이었다. 우아한형제는 최초에 본엔젤스파트너스로부터 2억 원, 2012년에는 IMM인베스트먼트와 스톤브릿지캐피탈, 미국 알토스벤처스로부터 20억 원, 2014년에는 골드만삭스 컨소시움에서 400억 원, 2016년 힐하우스캐피탈기업 주도 컨소시움에서 570억 원, 그리고 작년에 이르러서는 네이버로부터 350억 원의 투자금을 유치한 바 있다.

▲ 대규모 마케팅으로 대중들에게 확실히 각인된 배달의민족

이들이 연이어 대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커다란 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배달음식 분야에서 배달의민족이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 전망이 실제의 성공으로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서는 장밋빛 미래에 대한 기대만큼이나 부정적 전망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많은 O2O 스타트업이 안고 있는 ‘이용자는 많지만 수익성은 낮은’ 사업의 함정에 빠져 제대로 실익을 거두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었다. 실제로 수익성을 위해 도입한 주문중개수수료 수취 사업모델은 시장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고 말았으며, 결국에 이는 ‘수수료 0% 선언’으로 이어지게 된다. 중개수수료 수취가 사업의 핵심 모델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정면으로 반하는 이 결단은 당시에는 배달의민족 성공 가능성을 어둡게 보기에 충분한 충격적인 선언이었다.

▲ 배달의민족 서비스가 배달음식 시장 전체를 확대시키고 있는 추세

하지만 직접 수수료 수취에서 매장 광고를 중심으로 한 이들의 수익 모델 전환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큰 성공을 거둬들이게 된다. 현시점에서 배달의민족은 단순히 존재하던 배달 시장의 파이를 차지한 것이 아니라, 주문 편의성 도모를 통해 시장 전반의 확대를 가져온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배달의민족을 바라보는 시선에 골목상권 침해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이 담겨있다. 중개수수료 0%는 점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선언이기도 했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한 광고 모델의 강화로 인해 오히려 다수의 상인을 압박하는 반대급부를 가져오기도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배달음식 점주들은 배달의민족 광고비가 영업의 또 다른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토로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는 이와 같은 형태의 사업모델이 중개수수료 수취보다도 더한 ‘시장 지배자적 권한 남용’이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플랫폼 확장, 푸드테크 기업으로 나아가다

개인사업자로 시작된 우아한형제들은 현재 자회사를 포함해 총 700여 명에 이르는 구성원이 재직하고 있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성장의 과정에서 이들은 배달의민족 외의 다른 사업모델 발굴, 플랫폼 다각화를 위해 노력했으며, 작년부터 그 노력은 실제 성과를 거둬들이고 있는 중이다. 배달음식을 넘어 외식으로, 또 신선식품으로, 마침내는 테크의 영역으로까지 우아한형제들의 플랫폼은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 700여 명에 달하는 규모로 식구를 늘린 우아한형제들

우아한형제들의 신사업들 중 가장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레스토랑 외식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다. 배달의민족에서 파생된 배달 서비스인 배민라이더스는 2015년 6월 서울 강남, 송파, 서초구를 중심으로 출범해 현재는 서비스 지역을 점차 넓히고 있는 중이다. 배민쿡과 통합 후 배민프레시에서 이름을 바꾼 모바일 반찬 배송 서비스 ‘배민찬’도 작년 183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선전 중이다. 이외에도 오프라인 공유주방 서비스 ‘배민키친’, 현재는 서비스 구상 단계인 레시피 공유 및 저작권 관리 서비스 ‘배민셰프’ 등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 플랫폼 다각화의 과정에서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서비스는 배민라이더스

심지어 이들은 자율주행의 분야에까지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지난 3월 우아한형제들은 자사에서 개발 중인 자율주행 배달로봇의 시제품 개발을 완료했음을 밝힌 바 있다. ‘딜리셔스’와 ‘딜리버리’에서 따온 ‘딜리(Dilly)’라는 이름의 이 배달로봇은 로봇 전문가인 고려대 정우진 교수팀과 협업해 제작한 전고 80cm 안팎의, 네 개의 바퀴로 4km의 속도로 달릴 수 있는 제품이다. 주된 활용처는 실내 혹은 실외에서 음식 배달의 용도가 될 예정이며, 이를 위해 음식 보관용의 독립된 세 개의 공간을 가지고 있는 로봇이다. 딜리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부터 푸드코트 매장에서 시범 운행을 시작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배달을 넘어 음식, 그리고 그에 관련된 테크 분야 전반으로 우아한형제들의 영향력은 계속 커지고 있으며, 그 속도도 줄어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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