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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의 복귀, 삼성전자에 미칠 영향은?

항소심을 통해 집행유예가 선고 된 이재용 부회장, 그의 행보가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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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농단 사태에 연루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은 작년 1월 16일이었다. 영장실질심사 이후 이 구속영장은 기각되었으나, 증거를 보강한 특검에 의해 그는 2월 17일 4시경 전격 구속되어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되었다. 그로부터 1년 남짓한 시간이 지난 올해 2월 5일, 이재용 부회장은 징역 5년이 선고된 1심과는 달리 항소심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이 선고됨에 따라 마침내 석방됐다. 이로 인해 세간의 관심은 곧 이어지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이재용 부회장의 삼성 경영정상화 행보에 집중되고 있다. 

▲ 이재용 부회장이 삼성 사옥을 방문한 마크 루터 네덜란드 총리를 직접 안내하고 있다


항소심 끝에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구속 353일 만에 석방됐다. 뇌물 공여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이재용 부회장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면서 지난 2월 5일 서울구치소를 나왔다. 이재용 부회장과 함께 1심에서 법정 구속된 최지성 전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 장충기 전 삼성 미래전략실 차장,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도 함께 집행유예를 받고 풀려났다. 이번 사건의 핵심 쟁점이었던 뇌물 공여의 대가성 여부에 대해 “뇌물 공여 대가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어떠한 이익을 요구하거나 취득한 증거가 없다"라는 이재용 부회장 측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 집행유예 판결의 주된 사유였다.

▲ 353일 만에 항소심 결과가 나오고, 이재용 부회장이 석방됐다

이로 인해 삼성그룹의 삼성전자 중심의 재편 과정에는 보다 속도가 붙을 것이 전망된다. 그룹 회장이 아닌 삼성전자 경영에만 집중하고자 했던 이재용 부회장의 일련의 움직임은 석방 이후 빠르게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수십조 원을 투입해 경기도 평택 반도체 단지에 제2생산라인을 건설할 투자계획을 밝힌 것은 이에 대한 상징이다. 이는 삼성전자가 예전부터 검토하던 안들이 이재용 부회장의 복귀와 함께 속도를 내게 될 것이라는 시그널을 시장에 보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할 수 있다.

▲ 빠르게 대규모 투자를 위한 움직임이 시작된 평택 반도체 제2생산라인


당분간은 ‘로우키’ 전망

▲ 액면분할의 요는 ‘지배력의 약화’다

다만 삼성그룹이 재판 과정에서 끊임없이 총수 중심의 체계를 재편하고자 한다는 의지를 재판부에 보인 점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경영 정상화의 속도는 더딜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는 재판 1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횡령액 80억 원의 전액 변제는 물론, 지난 1월 31일에는 삼성전자의 주당 액면가액을 50분의 1로 낮추는 액면분할 계획까지 밝힌 바 있다. 액면분할이 이뤄지게 되면 삼성전자 경영진의 지배력은 결과적으로 약해지게 된다. 현재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약 13만 8천 명의 개인주주는 액면분할로 인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며, 주주를 관리하는 비용도 증가하게 된다. 주주의 증가는 장기적으로는 경영진의 지배력 하락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 삼성전자 호황의 한 축을 담당한 스마트폰 갤럭시 라인업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인 삼성전자에게는 액면분할을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보다 접근하기 좋도록 주가를 조정할 이유가 하등 없는 삼성전자가 이 시점에 액면분할을 단행한 것은 재판부에 ‘삼성이 바뀌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결단이었던 것으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삼성전자, 삼성그룹을 이재용 부회장이 보다 투명하게 경영해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재판부에 표명하기 위해, 항소심을 앞두고 액면분할을 단행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항소심을 앞두고 이와 같은 의견을 피력한 삼성그룹이기에, 석방 이후로도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은 큰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항소심 결과에 대한 비난 여론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라도 당장 삼성그룹, 삼성전자는 변화의 움직임을 띠지 않을 것이 자명하다. 구속 전까지 진행되던, 이재용 부회장의 판단을 기다리던 삼성전자의 내부 프로젝트들도 당분간은 판단을 보류할 것으로 예상된다.


오히려 세간의 비판을 피해 속도를 늦출 수도

현재 삼성전자가 어떤 결정을 빠르게 내려야만 하는 간절한 상황에 처해있는 것도 아니다. 반도체 호황, D램 반도체의 가파른 가격 상승으로 인해 삼성전자는 현재 사상 최고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으며, 아이폰 판매 부진으로 인해 예상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실적 감소도 하반기에 이르러서는 다시금 회복될 것이 전망되고 있다. 올해 삼성전자의 예상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17.2%가 늘어난 62조 8,892억 원으로 전망되며, 이는 삼성전자 사상 최고치에 달하는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는 전 세계 시가총액 순위 18위 기업(2,831억 달러, 2018년 2월 기준)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 총수 없이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삼성전자

쌓여있던, 구속 전에 처리했어야 했던 일들이 해결되는 데에는 삼성전자는 신속하게 대처하게 될 것이 분명하다. 하지만 완연히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에는 주변의 시선을 신경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시장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이 당분간 구설수를 주의하며 외부 일정을 자제하고,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한동안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내실’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처럼 경영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석방은 삼성전자에게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아서는 여러 불안점을 안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이재용 부회장 부재중에도 승승장구한 삼성전자 사업부의 속도가 총수의 등장으로 인해 오히려 늦춰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차기 먹거리를 찾기 위한 움직임이 안정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현재의 구설수를 피하고 미래의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해 큰 움직임을 보이지 못할 우려도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 전 세계적으로 호황이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뉴 삼성’에 쏠린 기대감과 불안감

▲ 이재용 부회장의 앞으로의 행보는 어떨까

당분간 이재용 부회장은 해외 출장 일정도 제대로 소화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해외 도피’라는 부정적 의견이 생겨날 것을 경계해야 하기 때문이다. 중단된 글로벌 네트워크 활동의 재개는 당분간은 힘들 것이다. 적극적인 대외 활동 대신 이재용 부회장은 당분간 이건희 회장의 차명계좌 실명전환, 세금 납부, 사회환원 등을 통해 신뢰 회복 활동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보다도 큰 규모의 새로운 사회 공헌 활동도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 아이폰의 판매 부진도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의 위험요소

과거 이건희 회장이 휴대폰 시장의 급변과 삼성전자의 위기, 불확실성 가중을 이유로 삼성전자 경영 일선에 복귀한 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 당시 이건희 회장은 사장단 협의회를 통해 경영복귀 요청을 받아 경영 일선에 복귀해, 실제로 이전까지와는 다른 완연히 새로운 삼성전자를 새로이 세울 수 있었다. 그때와는 달리 지금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시장 글로벌 일인자의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연일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그룹의 리더십 부재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삼성전자가 지금 ‘위기’라는 말은 대중들의 공감을 사지 못했다. 이재용 부회장의 경영 일선 복귀가 시급하다는 국민적 공감대는 형성되지 못했다고 봄이 옳을 것이다.

▲ 이재용 부회장의 진정한 시험은 이제 시작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날로 개선되는 실적에도 위기임을 부르짖었던 삼성전자는 지금 정말 ‘위기’를 맞은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재판 결과에 대해 일부는 찬사를, 또 반대편에서는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세간의 시선 때문에라도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의 행보는 더욱 조심성을 띠게 될 것이 자명하다.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하자면, 속도전의 글로벌 경쟁에서 삼성전자는 하나의 핸디캡을 안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여러 논란의, 우려의 시선을 불식시키기 위해서 삼성전자에게, 그리고 이재용 부회장에게 지금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때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석방은 ‘뉴 삼성’의 달라진 면모를, 사상 최대의 실적을 내고 있는 지금보다도 더 발전해 나가는 모습을 보여야 하는 숙제를 떠안은 것과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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