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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비트코인' 앞으로의 전망

조회수 2018. 1. 17. 15:58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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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가상화폐 비트코인은 이제 앞으로 어느 방향을 향해 달려 나가게 될까

세계 최초의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8년이었다. 오픈 소스 공유 플랫폼인 소스포지에 비트코인 프로젝트가 등록된 것이 2008년 11월 9일이었으며, 2009년 1월 3일에 첫 번째 비트코인 클라이언트가 생겨났다. 처음으로 50BTC가 채굴된 이후 십여 년의 시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비트코인을 비롯해 다양한 후발주자 알트코인(Alt-coin, Alternative coin의 줄임말)들이 금융시장을 주름잡는 시대를 살고 있다. 높은 자유도와 투명성, 익명성을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의 화폐를 지향했던 가상화폐들은 이제, 그들이 벗어나고자 했던 현대의 금융체제에 완연히 편입된 상태다. 투자자들은 자산을 불리기 위한 수단으로 가상화폐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매체들은 연일 가상화폐의 등락 소식을 전하고 있다. 자유를 외치던 개발자들의 지향점을 완전히 벗어나 버린 가상화폐는 이제 앞으로 또 어느 방향을 향해 달려 나가게 될까.


투자를 위한 가치만 남아버린 가상화폐

가상화폐, 암호화폐 등 다양한 명칭으로 불리고 있는 비트코인과 같은 코인들은 원대한 꿈을 가지고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화폐’였다. 화폐란 사회적 약속의 산물이다. 화폐란 어떤 특정한 대상과 교환할 수 있는 ‘교환의 매개’, 화폐의 크기로 가치를 매길 수 있는 ‘가치의 척도’, 그리고 화폐를 보관함으로 인해 가치를 보관하는 ‘가치의 저장’ 기능을 가진 무언가를 뜻하는 말로, 사용자들의 사회적 합의를 통해 성립되게 되는 개념이다. 화폐의 종류는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실물 지폐나 동전일 수도 있으며, 상평통보 같은 엽전의 형태를 띨 수도 있다. 거기에 이것을 ‘화폐’로 사용하자는 사회적 합의만 존재한다면 말이다. 당연히 실물이 아닌 ‘디지털’적인 무언가일 경우에도 사회적 합의만 존재한다면 그 화폐는 화폐로서 성립될 수 있다.

▲ 비트코인, 전 세계를 집어삼키다

그렇다면 지금 현재의 가상화폐들은 명칭대로 ‘화폐’로 인정할 수 있을까. 비트코인을 위시한 가상화폐들은 화폐가 아니라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나름대로 화폐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으로 생각된다. 비트코인은 실물화폐와 교환할 수 있는 매개로도, 가치를 매길 수 있는 척도로도, 보관을 위한 저장 수단으로서의 기능도 모두 수행하고 있다. 그 범위와 범용성의 면에 있어서는 몇 가지 미심쩍은 부분이 있긴 하지만 말이다. 비트코인을 사람들은 실제로 거래하고 있으며, 그 시장이 이제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어디에나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것처럼 길거리를 거닐다 들른 편의점에서, 마음에 드는 물건을 사기 위해 간 옷가게에서,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방문한 식당에서 사용할 수 없을 뿐이다.

▲ 비트코인의 대체제인 알트코인들의 가치도 덩달아 연일 치솟고 있다

물물교환의 수단으로 사용되지 못하고 있는 가상화폐는 그렇다면 어디에서 거래되고 또 활용되고 있는 것일까. 현재 가상화폐는 어디까지나 투자를 위한 개념으로만 존재하고 있다. 비트코인을 구매하는 사람들은 그것으로 다른 물품을 교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 구매비용보다도 더 많은 돈을 추후에 얻고자 ‘투자’하고 있는 중이다. 즉 더 많은 화폐를 벌기 위해 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가상화폐의 기술적 화두가 모두 무색해진 지금

가상화폐가 던진 기술적 화두는 다양하다. 네트워크형 전자화폐의 가능성을 보여줬으며, 중앙은행 없이 실제 가치를 가진 화폐가 만들어지고 유통될 수 있다는 선례를 만들어 냈다. 비트코인이 만들어 낸, 모든 거래내역이 기록되고 공개돼 관리되는 블록체인 기술은 금융혁명을 한 단계 앞당긴 것으로 평가받는다. 하지만 투자, 투기가 중심이 된 지금의 가상화폐가 만들어 내는 시장의 움직임은 이런 긍정적인 화두들, 새로운 기술들을 빛바래게 만들고 있다.

▲ 블록체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키워드 중의 하나다

가상화폐가 4차 산업혁명과 맞물려 시너지를 일으키는 날, 우리의 금융생활은 가상화폐를 중심으로 획기적으로 바뀔 수도 있었다. 하지만 기술적 의도와 본질이 투기로 인해 희석된 지금의 상황에서는 비트코인이 다가올 금융혁명에 중심에 놓이게 될 것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 비트코인을, 혹은 알트코인을 구매하는 이들은 블록체인 기술 혹은 중앙은행의 영향력을 벗어난 새로운 화폐에 투자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현재의 가상화폐들은 기존 금융질서에 부합된 화폐를 더 많이 증식시키기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코인 등의 다양한 가상화폐들이 갖는 기술적인 차이점, 그것이 지향하는 바는 제대로 시장에 비치지 않고 있다. 단순히 등락이 격심하고 투자해서 이익을 보기 쉬운 하나의 상품으로만 가상화폐는 통용되고 있다.

▲ 오직 ‘차익 실현’만이 가상화폐가 존재하는 이유가 되어버렸다

주식시장은 일부에게는 국가가 유일하게 허락한 ‘합법적 도박의 장’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의 가상화폐 시장과 가장 유사한 형태를 띠고 있는 것은 주식시장이다. 대부분의 주식시장 투자자들은 주가의 등락에 따라 이익을 내고, 높아진 가치의 주식을 다시 되파는 형태로 이익을 실현하고 있다. 가상화폐 또한 마찬가지다. 가상화폐로 돈을 버는 방법은 간단히 이야기하면 쌀 때 가상화폐를 사고, 비쌀 때 되파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상화폐의 ‘가치’를 매기는 방법이다. 주식시장의 주식은 기업의 실적, 전망에 따른 가치를 보고 ‘투자’하는 상품이다. 하지만 가상화폐의 가치를 매기는 방법은 주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불투명하며, 또 외부요인에 쉽사리 흔들리는 불확실성을 띠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수요자가 없어지면 그 순간이 끝

▲ 가상화폐의 거래가는 오직 수요와 공급 만으로 결정되고 있다
화폐라 불리지만 실물화폐로의 강제성을 띠지 못하는 가상화폐의 가치를 결정하는 가장 주된 요소는 현재 사람들의 ‘수요’다. 사고자 하는 사람이 많아지면 가치는 오르고, 사고자 하는 사람이 없으면 그 가치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앞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가상화폐는 오로지 다른 사람에게 판매, 양도하는 용도로만 사용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순간 수요가 없어지게 된다면, 즉 아무도 가상화폐를 구매하고자 하지 않게 된다면 가상화폐는 말 그대로 아무런 실용성을 갖지 못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가상화폐의 매매 이외의 다른 용도는 발견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 일본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는 오프라인에서 비트코인을 통해 물품을 구매하고, 또 ATM기기로 출금도 할 수 있도록 하는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일부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비트코인으로 지불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은 말 그대로 시도로만 끝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일부 오프라인 매장에서 비트코인을 결제 수단으로 삼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비트코인 결제 가능 업체는 100여 개 내외에서 전혀 늘지 않고 있으며 실제 결제 사례도 전무하다시피 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 네덜란드 튤립 파동은 현재의 비트코인 열풍을 가장 잘 설명하는 사건이다

비트코인, 가상화폐의 사용처는 앞으로도 늘지 않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아무도 비트코인을 사려고 하지 않게 된다면, 이 코인은 실물로서의 가치를 말 그대로 ‘상실’하게 될 것이다. 미국 레이건 정부 때 백악관 예산국장을 맡았던 데이비드 스톡먼은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가 실제 화폐로서 기능할 수 없다고 확신한다”며, “17세기 네덜란드 튤립 파동(튤립의 알뿌리에 투기가 일어나 비정상적으로 비싼 가격에 튤립이 거래되고, 마침내 공황을 일으켜 값이 폭락하며 파산자가 속출한 사건)보다 더한 광풍이며 가장 어리석은 시장”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최소한의 규제가 필요한 시점

위험한 투기가 지속되고 있는 가상화폐 시장이지만, 법적으로 이를 제제할 방법은 마땅치 않아 보인다. 거래를 추적하거나 몰수하는 것도, 세금을 매기는 것도 여의치 않다. 과열양상의 가상화폐 시장에 우리나라 정부도 적극적인 개입 의사를 밝히고 경고 메시지도 발표한 바 있지만,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태다. 거래소 폐쇄 가능성까지 언급되었지만, 실상을 살펴보면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조차 제대로 시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 작년 최고의 유행어인 ‘가즈아!!’는 비트코인의 불확실성을 가장 잘 대변한다

웹 개발자 안 모 씨는 지난 3년 동안 불법 성인 사이트를 운영한 혐의로 작년 4월 구속 기소되었다. 그는 음란 게시물을 열람하려는 회원들에게 비트코인으로 포인트를 결제하도록 하고 포인트를 차감시키는 방식으로 사이트를 운영했다. 이렇게 3년 동안 벌어들인 비트코인 수익은 216BTC. 안 씨가 기소된 당시의 216BTC의 가치는 약 5억 원에 달했다. 검찰은 1심에서 216BTC를 몰수하겠다고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객관적 기준 가치를 상정할 수 없는 비트코인은 물리적 실체 없이 전자화된 파일 형태로 돼 있어 몰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판결했다. 정부도, 법원도 시장의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그럼에도 가상화폐는 국가 차원에서의 최소한의 규제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사회적으로 가장 크게 대두되고 있는 가상화폐의 문제는 ‘사행성’이기 때문이다.

▲ 비트코인 규제란 단순히 ‘세금을 떼겠다’는 것을 의미하지만은 않는다

가상화폐라는 개념을 우리 모두가 다 이해하게 된 지금, 당장 사회는 ‘코인 하고 있는 사람’을 어떤 눈으로 보고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가상화폐 투자자를 정말 ‘투자자’로 보고 있는지, 아니면 ‘도박꾼’ 혹은 ‘투기꾼’으로 보고 있는지가 그 답이 될 것이다. 비트코인 투자자들은 열심히 일하는 노동자들을 ‘기회를 못 잡은 바보’라 비웃으며, 이를 바라보는 이들은 그들을 투기꾼이라 부르며 하루빨리 그들의 코인이 제로가 되기를 바라며 저주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합법적 도박장으로 기능할 수 있는 것은 거기에 체계화된 규제책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규제란 것은 어떤 것을 제제하기만 위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이런 불확실성이 가득한 시장에서, 다가올지도 모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대비책이 되어줄 수 있는 규제 방안이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가상화폐 시장에는 아무런 안전 브레이크가 걸려있지 않다. 가상화폐의 가치가 어떻게 변동하게 될 것인지는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지금의 가치가 영원히 유지될 수도, 다시금 급등할 수도, 혹은 폭락하거나 모두 다 제로가 되어 버릴지도 모를 일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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