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지 않는 폴더폰의 매력

조회수 2018. 1. 2. 08:1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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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더폰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길래 아직까지 살아남은 것일까?

우리는 지금 스마트폰의 시대에 살고 있다. 스마트폰이라고 하면 보통 네모 반듯하고 전면부 대부분이 디스플레이로만 되어있는 기기를 떠올리게 되고, 간혹 블랙베리처럼 쿼티 키보드가 달려있는 모델을 볼 수도 있다. 국내에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는 많은 수의 사용자들이 이러한 형태의 스마트폰을 쓰고 있는데, 어찌 된 영문인지 피처폰의 시대가 저물면서 곧 사라질 것 같았던 폴더폰이 아직도 사용되고 있고, 아직도 간간이 새로 출시되고 있다. 누구에게는 추억을, 누구에게는 새로움을 선사해주는 폴더폰은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길래 아직까지 살아남은 것일까?


벽돌폰과 플립폰

개인용 휴대전화 1세대 제품들을 지금 보면 우스꽝스럽게 보일 수도 있고, 놀랍기도 하다. 일명 벽돌폰이라고 불리는 이 1세대 아날로그 휴대전화는 정말 거대하고 묵직해 보이는데, 형태는 자판이 그대로 노출된 바(Bar)형이라고 할 수 있다. 이후에 훨씬 더 작아진 바형 휴대전화가 출시되었는데, 최초의 개인용 휴대전화인 모토로라의 다이나택 8000X와 같은 초창기 바형과는 느낌이 사뭇 다르다.

▲ 영화에서 등장하는 벽돌폰, 모토로라 다이나텍 (출처 : American Psycho)
▲ 바 타입은 오랜 시간 사랑받았다

한동안 이처럼 엄청난 크기의 바형으로 출시되던 휴대전화는 모토로라 마이크로택 시리즈가 선보이면서 플립(Flip)형으로 넘어가게 된다. 플립형 휴대전화의 특징은 사용하지 않을 때는 커버를 접어서 키패드를 가리는 동시에 크기를 작게 줄일 수 있다는 점이다. 초창기의 플립형 휴대전화는 키패드 덮개 끝부분에 마이크가 있어서 펼쳐서 통화를 위해 얼굴에 가져다 댔을 때 입이 있는 위치 가까이에 마이크가 갔지만, 이후에 출시된 플립형 휴대폰들은 대부분 커버가 단순히 덮개 역할만 하고, 실제로 음성통화용 마이크는 본체 아래쪽에 있는 경우가 많았다. 플립형 휴대전화의 가장 큰 장점이라면 키패드를 완전히 덮기 때문에 주머니 속에서 잘못 눌릴 일이 없다는 점이다. 

▲ 최초의 플립형 전화기, 모토로라 마이크로택
▲ 플립형의 커버는 이후 단순한 덮개의 역할만 하게 된다

폴더폰의 시대 

플립형의 유행은 이후 폴더형으로 바뀌게 된다. 플립형의 경우 플립 커버가 본체 아랫부분에 있는 키패드만 덮어주는 형태였으나, 폴더형은 아래쪽과 위쪽의 길이가 거의 동일해 정말 반으로 접은 듯한 형태를 취하고 있었다. 최초의 폴더형 휴대전화는 모토로라가 1996년 내놓은 스타택으로, 약 6천만 대의 판매고를 올린 기념비적인 제품이다. 폴더형의 장점은 플립형과 마찬가지로 접었을 때 키패드가 완전히 가려지기 때문에 휴대 시에도 버튼이 잘못 눌릴 걱정이 없고, 디스플레이까지 덮어서 보호된다는 점이 추가된다. 또한 사용할 때에는 통화용 스피커와 마이크가 귀와 입에 가까이 닿을 정도로 크고, 사용 후 접으면 크기가 절반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휴대성도 크게 증가한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최초의 폴더폰인 스타택의 경우 디스플레이와 키패드가 모두 아래쪽에 몰려있고 위쪽에는 스피커만 있었지만, 이후 출시되는 대다수의 폴더폰은 위쪽에 디스플레이, 아래쪽에 키패드로 분리되면서 디스플레이와 키패드의 크기를 크게 늘릴 수 있었다. 하지만 전화가 걸려왔을 때에도 전화기를 펼치지 않으면 발신자가 누구인지 확인할 수 없고, 현재 상태나 시간을 확인할 때에도 항상 펼쳐보아야 한다는 불편이 있었기 때문에 이후에는 접은 상태의 바깥쪽에도 작은 디스플레이를 추가해서 펼치지 않은 상태로도 발신자를 확인하거나 시간을 볼 수 있는 제품들이 많아졌다.

이후 밀어 올려서 감춰져 있는 키패드를 노출시키는 슬라이딩 타입이나 디스플레이를 회전시키는 스윙 타입 등 다양한 형태의 휴대전화가 출시되면서 춘추전국 시대를 맞이하게 되었다.

▲ 슬라이딩 타입의 노키아 8110
▲ 회전식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삼성 가로본능2

스마트한 세상, 스마트폰 세상 

다양한 형태의 휴대전화가 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던 시절, 해외에서는 컴퓨터나 노트북에 사용되던 쿼티 키보드가 달린 전화기가 직장인들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모으기 시작했다. 현재 스마트폰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는 블랙베리가 나타난 것이다. 최초의 블랙베리는 휴대전화도 아니었고, 블랙베리 중에서 휴대전화 기능을 최초로 탑재한 모델은 터치스크린도 없었다. 하지만 당시의 다른 휴대전화들이 할 수 없는 다양한 기능을 갖춤으로써 스마트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주기 시작한 것이다. 

▲ 아이폰보다 앞선 스마트폰, 블랙베리

그다음에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아이폰이 드디어 세상에 출시되었다. 물리적 키패드를 완전히 제거하고 전면부를 디스플레이로만 가득 채운 아이폰의 출현은 휴대전화 시장에서는 거의 혁명과도 같은 일이었으며, 아이폰의 출시로 전 세계가 스마트폰 시장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기 시작했다. 물론 터치스크린을 갖춘 휴대전화가 이전에 없던 것도 아니고, 키패드를 없앤 터치폰이 최초도 아니다. 하지만 현재의 네모 반듯하고 풀터치 디스플레이에 앱을 설치하고 사용하는 지금의 스마트폰 구조를 새롭게 만들어낸 아이폰으로 인해 지금은 대다수의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네모 반듯한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 스마트폰 시대를 활짝 연 애플 아이폰

스마트 세상에 다시 나타난 폴더폰 

스마트폰이 대세가 된 이후에도 피처폰이 극히 일부 모델로 줄어들어 한동안 계속 출시되었다. 그 이유는 물론 수요가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 시대의 피처폰 수요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힘들어하는 노년층과 휴대전화를 처음 갖는 어린이가 주 고객이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점차 대중화되면서 실버세대와 어린이들도 점점 스마트폰에 익숙해져 갔으며, 피처폰의 수요는 점점 줄어들었다. 하지만 다시 피처폰의 수요가 늘어나기 시작한 시점이 있었으니, 중고등학교 학생들, 특히 고3 수험생을 중심으로 스마트폰이 학습의 방해 요소로 지목되면서 부모에 의해 강제로 스마트폰에서 다시 피처폰으로 회귀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의 피처폰은 거의 모두가 폴더폰이었는데, 본의 아니게 스마트폰 시대에 다시 폴더폰이 상승세를 타게 된 셈이다.

▲ LG 와인 3G

학생층 이외에도 업무상 휴대전화를 두 개 이상 사용하는 경우 메인 휴대전화는 스마트폰을 쓰면서 서브 폰으로 폴더폰을 이용하는 경우도 많아서 폴더폰은 계속해서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 삼성 마스터 3G

폴더형 스마트폰의 출현 

이때까지의 폴더폰은 스마트폰 이전 세대인 피처폰, 즉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거나 앱을 설치할 수 없고 처음 출고될 때에 제공되는 기능만을 써야 하는 기기였다. 형태뿐만 아니라 기능면에서도 스마트폰과는 큰 차별점이 있는 셈이다. 하지만 폴더폰의 인기가 계속되자, 아예 스마트폰을 폴더 형태로 만든 폴더형 스마트폰이 출시되었다. 삼성에서는 2011년 최초의 안드로이드 폴더폰인 SCH-W899를 중국에 출시한 바 있으며, 국내에는 2013년 삼성 갤럭시 골든이 폴더형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등장하였다.

▲ 국내 최초 폴더형 스마트폰, 삼성 갤럭시 골든

이후에도 폴더형 스마트폰은 계속 출시되어서 현재 국내에는 삼성전자의 갤럭시 폴더 시리즈가 판매되고 있으며, LG전자는 와인스마트 시리즈와 아이스크림 스마트, 잰틀, 그리고 스마트폴더 시리즈를 연이어 출시했다.

▲ 카카오톡 버튼이 눈에 띄는 LG 아이스크림 스마트


폴더폰의 매력

 

스마트폰 시대에 폴더폰이 계속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 피처폰 시대에 폴더폰을 오래 사용해온 중장년층에게는 옛 향수를 느낄 수 있다는 점이 인기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물리적인 버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조작법도 더욱 직관적이고 간편해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폴더형 피처폰을 가져보지 못하고 처음부터 스마트폰만 사용해온 젊은 층에게는 새로움과 개성으로 어필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 밖에도 경제적으로도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도 제공하고 있다. 폴더형 스마트폰의 경우 디스플레이나 배터리가 작기 때문에 가격도 좀 더 저렴하기 때문이다.

▲ 장점도 많은 폴더 디자인

하지만 폴더형 스마트폰이라고 해서 반드시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가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해서 출시하고 있는 심계천하나 영세기함 등의 일부 폴더형 스마트폰 시리즈는 다른 일반적인 스마트폰 중에서도 프리미엄 급보다도 더 비싸다. 심계천하 W2017의 경우 300만 원대 중반의 높은 출고가를 자랑하고 있다. 또한 중국 지오니의 W909 역시 폴더형 스마트폰으로, 70만 원대로 심계천하나 영세기함과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지만 사양에 비하면 꽤나 비싼 가격이라고 할 수 있다.

▲ 프리미엄 폴더 스마트폰, 삼성 심계천하 W2017


폴더폰의 진화, 종착지는?

 

이제 조만간 진정한 폴더형 스마트폰이 출시될 전망이다. 지금처럼 두 파트를 경첩으로 이은 폴더폰이 아니라 디스플레이를 직접 접을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의 이야기다. 삼성전자는 2018년 내에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얼마 전에는 ZTE에서 AXON M이라는 폴더형 스마트폰을 출시한 바 있는데, 접는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최초의 스마트폰이라는 루머와는 달리 실제로 출시된 제품은 양쪽 모두 디스플레이로만 이루어져 있고 중간은 경첩이 들어가 있는 형태를 갖춰 아쉬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 두 개의 디스플레이를 연결한 ZTE의 AXON M

왜 사람들은 전화기를 접으려고 할까? 아마도 접은 상태에서는 크기가 작아지니 휴대성이 좋아지고, 펼치면 크기가 두 배가 되어 많은 정보를 한 화면에서 볼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여기에 접는 디스플레이 기술이 더해져 정말로 화면을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 스마트폰이 머지않아 실제로 제품화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이러한 형태가 폴더폰의 최종적인 진화의 종착지가 될지는 미지수이지만 폴더형 휴대전화 역사에서 또 한 번의 기념비적인 사건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 접는 디스플레이는 조만간 현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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