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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도 병원가는 훈련이 필요해

조회수 2018. 11. 17. 08:30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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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홍섭의 멍냥이 사이언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사람도 마찬가지지만, 병원 가는 걸 좋아하는 고양이는 없다. 고양이 처지에서 생각해 보자. 비좁은 이동장에 불쑥 넣어져 차에 태운다. 소음과 진동이 심한 여행 뒤 기다리는 건 이상한 냄새가 진동하고 다른 동물이 다가오는 낯선 환경이다.

차가운 진료실 바닥에 끄집어내어진 뒤에는 수의사가 이리저리 만지고 쑤시고…

공포에 휩싸여 동공이 확장하고 하악거리며 발톱을 세워 결사 항전하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이렇게 말이다

다음부터는 이동장만 보아도 꽁무니를 빼고 병원에 가려면 고양이를 구석에 몰아 붙잡는 난리를 쳐야 한다.


병원 스트레스는 고양이와 주인만 힘들게 하는 게 아니다. 진료 시간이 길어지고 여러 명의 의료진이 들러붙어야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극심한 스트레스에 사로잡힌 고양이의 몸은 싸움이나 도망에 대비해 심장 박동과 호흡이 늘어나고 혈압이 높아지며 이상 고열이 나타난다. 이런 생리 반응은 질병 증상을 제대로 알아내는 것을 방해한다.

수의학자들은 고양이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병원에 다닐 수 있도록 평소에 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런 훈련 효과를 실험으로 증명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리디아 프라치 등 오스트리아 빈 수의대 연구자들은 고양이 11마리를 대상으로 주 4∼5회 6주 동안 이동장과 10분 거리 자동차 이동에 익숙하게 하는 훈련을 했다. 


두 집단의 고양이는 함께 병원에 갔다 온 뒤 한 집단에만 맛있는 간식을 주면서 이동장과 자동차 이동에 호감을 갖도록 훈련했다. 두번째 병원에 갈 때 훈련받은 집단의 고양이는 행동과 생리적 반응에서 스트레스가 훨씬 줄어든 것으로 드러났다.

를 들어, 고양이는 스트레스를 받으면 우뇌가 활성화하면서 오른쪽 귀 온도가 약간 오른다. 이 실험에서 귀 온도는 0.5∼1도 상승했다. 그러나 훈련을 거친 고양이 집단에서는 1차 진료 때 나타난 온도 상승이 2차 때는 나타나지 않았다. 훈련받지 않은 집단은 그대로였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연구팀은 “훈련이 병원 가는 스트레스를 현저히 줄였다”고 과학저널 ‘응용 동물행동학’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밝혔다.

미국 고양이 수의사 협회(AAFP)는 고양이의 병원 스트레스를 막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병원과 병원 가는 절차에 익숙해지도록 훈련해야 한다고 권고한다. 수의사들이 제시하는 병원 스트레스 방지책은 다음과 같다.


•이동장에서 나쁜 연상을 하지 않도록 단계적으로 훈련한다. 먼저 이동장을 방에 내놓고 익숙하도록 한다. 맛난 간식을 이동장 주변에 주고 나중에는 안에서 준다. 캣닢 등을 주어 환심을 사는 것도 좋다.

•이동장에 들어가는 것이 익숙해지면 덮개를 씌우거나 들고 방 안을 돌아다니는 훈련을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차 타는 일에 민감하지 않도록 이동장에 넣어 차에 몇 분 동안 태운 뒤 내린다. 익숙해지면 시동을 걸고 이동해 본다. 병원 아닌 곳을 가기도 해, ‘차=병원’이란 연상을 하지 않도록 한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병원에서는 이동장을 수건으로 덮어 고양이가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 뚜껑이 열리는 이동장이라면, 가능한 만큼 이동장 안에서 진료를 받는 것도 좋다.

•고양이가 놀라 거칠게 행동하더라도 소리를 지르거나 야단치면 안 된다. 고양이의 공포심을 부채질할 뿐이다.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정기적으로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 병원에 익숙하게 하는 것도 방법이다.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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